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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완전과 불완전
2. 다윈적 세계 3. 인간의 진화 4. 과학을 정치적으로 해석하다 5. 변화의 속도 6. 최초의 생물 7. 과소 평가된 동물들 8. 몸 크기와 시간 |
Stephen Jay Gou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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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진화 현상을 증명해주는 가장 좋은 예로 판다의 엄지손가락을 든다. 처음 동물원에서 대나무를 따먹고 있는 판다를 보았을 때 저자는 매우 놀랐다. 인간을 만물의 영장이 될 수 있게 했던 능력, 바로 엄지손가락을 다른 손가락과 맞댈 수 있는 인간 고유의 능력이 판다에게도 있었기 때문이다. 또한 판다의 엄지손가락을 제외한 나머지 다른 손가락을 세어보니 네 개가 아닌 다섯 개였다는 사실도 충격을 주었다. 그렇다면 엄지손가락은 손가락이 아니란 말인가?
판다의 엄지손가락은 실제 손가락이 아니라 요골종자골이라는 뼈가 발전한 것이다. 이것은 잡식성 판다가 대나무만 먹으면서 진화 변형돼 이루어진 구조였다. 여기서도 진화에 대한 굴드의 독특한 견해를 볼 수 있다. 판다가 다른 동물들에게도 있는 신체 부위를 매우 복잡한 장치로 변환시켰다는 사실이 진화설을 더욱 신빙성 있게 한다는 것이다. 만일 천적을 피하려 마른 나뭇잎 모양으로 위장하는 나비의 교묘한 위장술을 예로 든다면 진화를 설명하기에는 그리 적절치 않았을 것이다. 그러한 완벽한 구조는 자연계의 매우 놀라운 신비를 제시해주기는 해도, 그에 대한 설명을 하려면 초월적인 어떤 힘을 빌어야 하기 때문이다. 반면에 판다의 엄지는 이상적인 구조를 원하는 현명한 신이라면 결코 택하지 않았을 경로, 역사에 속박되어 어쩔 수 없이 진행된 자연의 과정을 제공해준다. 따라서 이것은 초월적 섭리가 개입되는 완전성이 아니라 역사 속에 구현되는 불완전성을 보여줌으로써 진화론을 유추해낼 수 있게 해준다. 이 책은 다윈의 진화설을 주된 기조로 택하면서도 다윈과 다른 견해를 갖는다. 굴드는 새로운 종이 다윈의 학설처럼 돌연 변이와 자연 선택이 누적돼 점진적으로 형성된 것이 아니라 하나의 종에서 다른 종으로 단계 이동한다고 주장한다. 그러한 격변적 진화가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유전자 치환으로 단순화시킬 수 없는 복잡한 메커니즘을 이해해야만 한다. 최근 복잡계(complexity)에 대한 연구하는 이러한 진화의 단속성을 잘 보여주고 있다. 생물체들이 돌연 변이, 환경 적응, 자연 선택 등에 의해 조금씩 변해온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지금과 같이 복잡한 형태로 진화하기 위해서, 그리고 새로운 종의 곁갈래로 갈라져 나오기 위해서는 좀더 파격적인 사건을 거치지 않으면 안 된다. 그것은 예상한 대로 움직여주지 않는 우연적이며 예측 불가능한 힘이다. 따라서 다윈의 말마따나 생명계에는 ‘장엄한 무엇’이 깃들여 있는 것 같다. 비록 그것이 우연의 작용이라 해도 말이다. 이 책은 생명의 기원을 설명하는 모네라류, 진화 현상을 증명하는 판다의 엄지, 한치의 오차 없이 먼 거리 이동을 하는 바다거북, 제 신체 일부를 미끼 물고기 모형으로 바꾸는 아귀아목 생물, 태어나기도 전에 죽는 진드기 등 신비한 생물 현상을 보여줄 뿐 아니라, 이를 통해 그 동안 잘못돼온 우리들의 인식도 환기시켜준다. 즉 필트다운 인 사기극을 맹목적으로 믿게 한 영국의 인류학적 유물 빈곤과 자존심, 여성의 뇌가 상대적으로 작다고 생각한 남성 우월적인 편견, 지적으로 저능한 다운증후군 환자를 동양인과 동일하게 본 시각, 아프리카 미개인의 뇌는 원시인의 뇌 또는 유럽 현재인 가운데 지적으로 가장 떨어지는 사람의 뇌와 같다는 견해 등등 문화적 편견에 사로잡힌 인간의 어리석음에 예리한 비판을 던져주고 있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