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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서 | 내 시론의 원리에 대하여 5
1부 안경을 닦으며 나이 15 안경을 닦으며 17 겨울 햇살 18 오늘 지금 이 時間 21 풍경 23 소묘 25 손금 27 세월 29 새벽에 창을 닦자 30 목마를 타며 32 2부 서재에서 내 소년기의 추억 37 유년을 소환하다 39 옛이야기 41 서재에서 43 사랑하는 病에게 44 생 46 3부 비보 족보와 유댁 사이 51 포란의 꽃씨 방 53 이발소에서 54 방에 대하여 57 우리 부부 싸움 발전사 고 59 누가 당신께 인생을 묻거든 61 비보 63 구혼 65 4부 내 안의 백수광부 나는 나를 무서워한다 69 내 몸이 나무라면 71 내 안의 백수광부 73 꿈 이야기 75 다시 꿈에 대하여 77 미몽 79 5부 권태와 변태 사이 에피소드 83 공생으로 가다 85 詩와 밥 87 백화점에는 시계가 없다 88 무요일 90 인생 불패 91 앙꼬 없는 찐빵 92 권태와 변태 사이 94 뼈가 있는 농담 95 자화상 97 얼룩에 대하여 98 해설 | 영원·해탈에 이르는 오늘 이 순간의 솔직담백한 시학 / 이경철 문학평론가 101 류근조 자술연보 131 |
柳謹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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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년 시 인생, 경륜에서 우러난 깊이
류근조 시인은 중학 시절부터 시를 교지에 발표하며 시 인생을 시작했다. 고등학교ㆍ대학교 학창 시절 내내 문학청년이었던 그는 1966년 [문학춘추] 신인상에 당선돼 시단에 나온 이래로 지금까지 10여 권의 시집을 펴냈다. 그는 시 창작뿐 아니라 중앙대 교수로 정년퇴직할 때까지 40여 년 동안 시 창작론과 시론, 시인론을 연구하며 가르쳐온 시론가(時論家)이기도 하다. 퇴임 후에도 시 창작과 학문에 몰두하며 우주적 공동체로서의 더 나은 삶을 모색하고 있으니, 평생을 시와 함께 살아온 것이다. …나는 그간 시마(詩魔)에 시달리면서 달포 전 12번째 졸시집 『황혼의 민낯』을 내놓고도 시에 대한 갈증으로 아직도 시의 제왕(帝王)을 꿈꾸며 시도 때도 없이 열리지 않는 궐문(闕門)을 두드리는 “부끄러운 시 바보”라 한 줄에 줄여 본다. - 「자화상」 부분 시 「자화상」에 드러나듯 시인은 전 생애를 시에 바치고도 여직도 시에 목말라하는 “시 바보”다. 시인의 열세 번째 시집 『안경을 닦으며』는 평생 시와 함께 산 체험과 경륜, 그리고 관성에 안주하지 않고 시 정신과 형태를 끊임없이 닦고 모색해온 시인만의 철학을 담담히 담았다. 새롭고 긴장된 실존의 시 『안경을 닦으며』는 쉽게 잘 읽힌다. 은유나 감춤, 모호함보다는 그저 명명백백하다. 꾸밈이나 짜냄의 단계는 훌쩍 넘어 버리고, 지금-여기 바로 눈앞의 세계를 있는 그대로 보여 준다. 화려하게 ‘뭐뭐인 양’, ‘뭐뭐인 체’ 하지 않고 그냥 본질로 직격해 들어가는 경지에 이른 것이다. 일체의 꾸밈이나 감춤, 의심이나 부정이 없는 세계를 담담히 펼치고 있으니, 편편의 시가 명쾌하고도 깊다. 나는 오늘 모처럼 남향 창가 의자에 앉아, 자신을 찾아온 황제에게 햇볕을 가리지 말아 달라 주문하던 디오게네스처럼 안온한 마음이 되어본~다//난생처음 느껴 보는 이 마음의 평화는 무엇인가 마음속에 이름 모를 아름다운 선율까지 흐르는 이 한겨울 따뜻함은 어디서 온 것인가//닦아도 닦아도 더 맑게 닦고 싶은 허전함과 이 마음의 평화는 진정 어디서 온 것인가//지난 내 삶의 무게를 벗어나 깃털처럼 가벼워져 모처럼 한 점의 티끌도 없는 마음의 창공을 날아 본다. - 「안경을 닦으며」 이번 시집에 실린 시들은 안경, 창문, 손금 등 일상의 소재에서 얻은 철학을 쉽고 진솔하게 전한다. 세상을 맑게, 명쾌하게 보려 안경을 닦듯이 마음을 맑게 닦아 우리의 본래 마음, 세계와 삶의 본질을 있는 그대로 보여 주려 한다. 석양의 어스름이 깔리는 노년 무렵에 이른 시인은 지나온 생애와 시 쓰기의 체험과 경륜을 바탕으로, 자신의 감성과 자신이 바라본 세상을 담백하게 전하고 있다. 그건 시인 자신이 덥석, 편안하게 순환의 세계에 안주하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거꾸로 쏟아질 듯 쏟아지지 않고 매어 달린 채” 시 앞에서 “생과 사의 경계”(「구혼」)를 냉철하게, 긴장되게 마주해 왔기 때문일 것이다. 시대를 넘나드는 이야기시(「내 안의 백수광부」), 담백한 산문시(「손금」), 파격 형태의 시(「포란의 꽃씨 방」) 등 시의 내용과 형식을 끊임없이 탐색해온 시인의 도전은 매번 생생한 실존을 드러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