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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트로피를 경매에 부친 날
트로피를 경매에 부친 날 줄 수 있는 것 0의 의미 나의 가격은 어떻게 정해지는가, 아니 어떻게 정하는가 제발 포스트잇과 모니터 화면 망원동 작업실 1 넌 왜 돈 얘기만 하냐 H의 무용 노동 예술이라는 노동 작업실을 떠날 수 없는 이유 망원동 작업실 2 코로나 시대의 금융예술인 나는 왜 몰라요 2부 나를 재료로 삼아 이야기를 만듭니다 바깥으로 엄마를 생각한다 이야기의 힘 왜 하고 있어? 우리의 이야기는 의미가 있다 듣고 싶었던 말 재미있게 할 수 있을까 내가 할 수 있는 것 나를 재료로 삼아 이야기를 만듭니다 매력 시장 우리는 왜 별을 주고받나요 유통 기한 욘욘슨 잘 듣고 있어요 청소년 특강에서 주고받은 질문과 대답 3부 그냥 존재랍니다 ‘미투 때문에’ 여자 감독을 불렀다고요? 그 많던 언니들은 어디에 있을까? 키스 연습과 가슴 재단 기능하는 몸 거울을 본다 기능하는 얼굴 기능하는 머리카락 기능하는 이름 나와 너의 이야기 어떤 꼬리표 그냥 존재랍니다 4부 나의 깃발에는 용감한 고양이 준이치의 눈물 우리의 방 나를 돌보는 일 하우스 보광 오늘도 이야기할 수 있어서 좋았다 사라져 줘 통증 무감각 평범한 사람의 노래 이랑 선생님 나의 깃발에는 여성 동료를 찾아서 앨리바바와 30인의 친구친구 오직 뛰어오르는 사람 내 친구들은 평안한 하루를 보내고 있을까 |
李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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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문 속으로
내가 지금까지 해 왔고 앞으로도 할 일들은 돈을 벌어 먹고살게 하는 내 ‘직업’이라는 것을 사람들은 잘 모른다. 어떨 때는 창작 활동보다 증명 활동을 더 많이 해야 하는 것 같다. 유·무형의 창작물을 만들고 파는 것이 내 일이라는 사실을 어떻게 증명할 수 있을까. 「넌 왜 돈 얘기만 하냐」 중에서 집에는 얼마 전에 주문한 10킬로그램짜리 쌀 한 포대, 곽티슈 스물네 개, 그리고 집들이 선물로 받은 화장지 삼십 개가 있다. 이렇게 정확한 수량을 셀 수 없고, 정확한 가격이 붙지 않은 것들은 현재 어디서 어떻게 살아가고 있을까. 이 질문은 곧 ‘나는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가.’와 같은 말처럼 느껴진다. 「나는 왜 몰라요」 중에서 이 ‘매력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그들이 예쁘고 멋지다고 생각하는 얼굴과 몸과 말을 유지하고 살아야 하나 싶은 생각이 또 한 번 들었다. 왜냐하면 그 출연료는 누구에게나 적지 않은 돈이었고 그 돈이 있으면 월세를 열 번은 더 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인터뷰에서 거짓말을 할 수는 없었다. 「매력 시장」 중에서 언젠가 하루는 너무나 많은 사람이 같은 말의 인사를 건네 와 머리가 이상해질 정도였다. 왜 사람들은 내게 “잘 듣고 있어요.”라고 인사를 할까? 나는 이 사회에서어떤 역할을 맡고 있는 걸까? 사람들은 나를 통해 무엇을 듣고 있을까? 이 책은 질문으로 가득 차 있고, 내가 쓰는 모든 글과 노래도 그렇다. 이렇게 내가 지치지 않고 질문하는 것들이 언제부턴가 누군가에게 들리기 시작한 것일까? 「잘 듣고 있어요」 중에서 ‘이랑’과 ‘랑이’의 균형을 맞추기로 한 뒤 일을 할 때의 나와 한 인간 존재로서의 나를 인식하는 것이 좀 쉬워졌다. 사람들 앞에 서는 노동을 끝낸 뒤 나는 ‘이랑’을 종료하고 ‘랑이’로 집에 돌아간다. 무대를 앞두고 대기실에 시간 확인을 하러 온 스태프에게 ‘아직 이랑을 만드는 중’이라고 대답하기도 한다. 그런데 ‘이랑’이 일을 하는 동안 ‘랑이’는 어디에 있는 것일까? 「기능하는 이름」 중에서 제일 하고 싶지 않은 말은, ‘아프지 말자’였다. 모두 각자의 아픔으로 하루를 버티고 있는 상황에 어떻게 그 모든 게 없던 것처럼 ‘아프지 말자’고 말할 수 있을까. 그렇다면 어떤 말을 하면 좋을까. 조금이라도 덜 아팠으면 좋겠다? 조금이라도 쉴 시간이 있으면 좋겠다? 「앨리바바와 30인의 친구친구」 중에서 세상의 모든 것이 의미 있는 것 같으면서도 동시에 무엇도 의미 없게 느껴지기도 해서 무엇에 집중하고 어디다 마음을 두어야 할지도 잘 모르겠다. 내 친구들은 평안한 하루를 보내고 있을까. 「내 친구들은 평안한 하루를 보내고 있을까」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