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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생각과의 만남
사유의 스승이 된 철학자들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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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들어가는 말_20세기 위대한 지성을 만나다

Part1 다시 경험으로
|01| 앙리 베르그송_현실과의 완전한 접촉을 추구하다
|02| 윌리엄 제임스_모든 진리는 상대적이다
|03| 지그문트 프로이트_지식과 진리를 구분하기에 이르다

Part2 과학과 철학의 동행 혹은 배신
|04| 버트런드 러셀_진리에 대한 욕구를 다양한 형태로 구현하다
|05| 에드문트 후설_위기의 과학을 가까스로 구해내다
|06| 마르틴 하이데거_존재의 의미에 대해 밝히려 하다

Part3 소리 이상의 언어
|07| 루트비히 비트겐슈타인_어떻게 사고를 ‘청소’한다는 생각을 했을까?
|08| 한나 아렌트_폐허 속에서 국가 재건의 방법을 연구하다
|09| 윌러드 밴 오먼 콰인_철학을 과학적 사고방식의 한 요소로 발전시키다

Part4 자유와 부조리
|10| 장 폴 사르트르_개인이 모든 것을 결정한다는 불가능한 목표에 도전하다
|11| 모리스 메를로퐁티_진리란 완전히 눈에 보이는 것이 아니다
|12| 알베르 카뮈_반항하는 인간에 대한 믿음을 굽히지 않다

Part5 진리는 무엇을 할 수 있는가
|13| 마하트마 간디_도덕적 투쟁을 재발견하다
|14| 루이 알튀세르_마르크스와 구조주의를 연결시키려 하다
|15| 클로드 레비스트로스_인간의 유일한 진리라는 사고를 해체시키다

Part6 인간의 자취가 보이지 않을 때
|16| 질 들뢰즈_‘동물-되기’와 속도의 쾌락을 만들어내다
|17| 미셸 푸코_광기와 이성을 연구하다
|18| 에마뉘엘 레비나스_타인에게서 윤리의 원천을 발견하다

Part7 끝나지 않는 논쟁
|19| 자크 데리다_질문에 거듭 질문을 던지다
|20| 위르겐 하버마스_이성의 소멸을 그냥 두고 볼 수는 없다

맺는말_진리를 향한 모험은 계속된다

저자 소개 2

로제 폴 드르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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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ger-Pol Droit

1949년 파리에서 태어났다. 프랑스 국제철학학교의 교수를 역임했으며, 프랑스 국립과학연구센터CNRS의 연구원으로 활동했다. 1972년부터 프랑스 대표 일간지 <르몽드Le Monde>의 고정 칼럼니스트로서 철학평론을 썼으며, 시사주간지 <르포엥Le Point> 및 경제일간지 <레제코Les Echos> 등에도 기고한다. 지은 책으로 《처음 시작하는 철학》, 《일상에서 철학하기》, 《그리스 로마 철학자들의 삶과 죽음의 명장면》, 《사물들과 철학하기》, 《철학자들과 붓다》 등 다수가 있다.

로제 폴 드르와의 다른 상품

연세대학교 불어불문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학교 대학원에서 카뮈의 『이방인』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대학에서 강의하며, 좋은 책을 찾아 번역하는 일을 하고 있다. 뻔하지 않은 다양한 상상력이 느껴지는 어린이 책을 좋아한다. 논문으로 「부조리와 신화」, 「카뮈의 반항의 현재성」 등이 있으며, 번역한 책으로 『처음 시작하는 철학』, 『위대한 생각과의 만남』, 『일상에서 철학하기』, 『페르세폴리스』, 『과학자들은 왜 철새를 연구했을까?』, 『목발 짚은 하이진』, 『장미 정원의 비밀』, 『왜?로 시작하는 어린이 인문학』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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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13년 08월 25일
쪽수, 무게, 크기
344쪽 | 594g | 153*224*30mm
ISBN13
9788952769893

책 속으로

플라톤이나 아리스토텔레스의 철학 행위 속에도 자리하고 있었던 이 놀라움의 위력은 20세기에도 여전히 유효하다. “삼라만상은 왜 이런 식 혹은 저런 식으로 존재하는 것일까?” 이러한 의문은 수없이 다양한 형태를 통해 현대 철학 속에서 여전히 살아 있다. 한나 아렌트는 예루살렘에서 나치 전범 아이히만의 재판을 보고, 그의 ‘평범함’에 놀란다. 이 사람이 잔혹한 살인마라고? 그는 평범하기 짝이 없는 아무개 씨, 애통하게도 지극히 별 볼 일 없는 사람일 뿐이었다. 이 같은 대조는 놀라움에 뒤이어 뭔가 생각할 거리를 던져준다.
사실 사고한다는 것 자체는 절대 사라질 수 없는 일이다. 이 세상의 부조리 앞에서도 성찰은 계속된다. 철학자들은 언제나 우리의 오류와 우리의 막다른 골목과 우리의 공포까지도 이해하려고 한다. 그 어떤 고립무원 속에서도, 그 어떤 악조건 속에서도 철학은 알고자 하는 욕망을 멈추지 않는다.--- pp.12-13 「들어가는 말」

프로이트의 업적들 중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분명 무의식의 발견이다. 단, 철학적 관점에서 보았을 때 “인간 정신 속에는 무의식이 존재한다”는 주장 속에 진정으로 새로운 점이 있다는 것을 인정한다는 조건에서 그러하다. 이 주장은 이후에 정신분석학의 기반과 그 이론적 구상을 형성하게 되는 발견이다. 그로부터 100년 뒤 ‘무의식적 사고’라는 말을 일상적으로 듣고 사는 우리로서는, 이러한 주장이 당시 철학자들에게 얼마나 기이하고 물의를 일으키는 발언인지 가늠할 수가 없다.
프로이트가 등장하기 이전에도 무의식이라는 말은 있었지만, ‘의식의 부재’, ‘사고의 부재’라는 의미 외에 다른 뜻은 없었다. 그저 단순히 정신을 잃고 쓰러진 사람을 ‘무의식적’이라고 불렀던 것이다. 이 사람은 온전한 정신을 잃고, 주변과의 접촉이 완전히 차단된 사람이다. 생명이 없는 물질도 무의식적이다. 나무 조각은 모든 형태의 의식과 사고가 부재한다. 차원을 달리하여, 도덕심의 경우를 생각해보자. 이 경우, 책임감이 없고 자기 행동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을 ‘무의식적’이라고 판단했다.--- pp.56-57 「|03| 지그문트 프로이트_지식과 진리를 구분하기에 이르다」

옛날에 한 마을이 있었다. 그 마을 남자들 중 어떤 이들은 손수 면도를 하고, 어떤 이들은 이발소를 이용했다. 즉 손수 면도하는 사람의 집단, 이발소를 이용하는 사람의 집단이라는 두 개의 서로 다른 집합이 존재한다. 그렇다면 이발소의 이발사는 이 둘 중 어느 집합에 포함될까? 이발사는 손수 면도를 하기 때문에 첫 번째 집합에 속한다. 하지만 자신이 이발사이기 때문에 손수 면도하는 행위는 이발사에게 면도를 시키는 행위이기도 하다. 즉 그는 두 번째 집합에도 속한다. 이런 것이 바로 논리적 난관이다.
이 이야기는 1903년, 러셀이 발견한 가장 단순한 형태의 역설에 속한다. 당시는 특히 독일의 수학자 고틀로프 프레게Gottlob Frege의 이론에 힘입어 집합론이 그 형태를 갖추기 시작한 시기였다. 그런 의미에서 논리학에 대한 프레게의 기여도 역시 상당하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프레게는 위와 같은 난관을 예상하지 못했다. 러셀은 프레게에게 편지를 보내 이 같은 역설을 제기했다. 이는 당시 수학자들 이 구축하기 시작한 논리체계를 완전히 뒤흔드는 모순이었다.--- pp.79-80 「|04| 버트런드 러셀_진리에 대한 욕구를 다양한 형태로 구현하다」

러셀은 《기억의 초상》에서 이 독특한 젊은이를 이렇게 기억하고 있다. “그는 좀 특이했고, 그가 알고 있는 것들도 좀 이상해 보였다. 그래서 한 학기 내내 그가 비상한 천재인지 아니면 그냥 엉뚱한 괴짜인지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었다. 케임브리지에서 처음 한 학기를 이수한 그가 학기말에 나를 찾아와서는 ‘제가 완전 바보인지 아닌지 말씀을 좀 해주시면 좋겠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래서 내가 대답했다. ‘학생, 나도 그건 알 수가 없다네. 그런데 왜 나한테 그런 걸 묻는 건가?’ 그가 대답했다. ‘왜냐하면, 제가 백 퍼센트 바보라면 전 경기구 조종사가 될 것이고, 그게 아니라면 철학자가 되려고 합니다.’ 나는 그에게 방학 동안 한 가지 철학 주제에 대해 뭐든 써오라고 말했다. 그때 가서 그가 바보인지 아닌지 알려주겠노라고 했다. 다음 학기 개강 후, 그는 내가 내준 숙제의 결과물을 가지고 왔다. 나는 딱 한 문장을 읽고 난 후 그에게 이렇게 말했다. ‘자네는 경기구 조종사가 될 사람은 아니야.’ 결국 그는 조종사가 되지 않았다.”--- pp.123-124 「|07| 루트비히 비트겐슈타인_어떻게 사고를 ‘청소’한다는 생각을 했을까」

아렌트가 생각한 인간의 본질은 개인적 천성에만 달려 있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정치적 장치와 관련되어 있었다. 아이히만은 “우리가 알고 있는 것은 정부의 공식언어뿐이다”라고 말했다. 사람의 사고가 국가의 천편일률적인 공식표현 속에 완전히 매몰되고, 언어가 전체주의적 중화작용에 굴복하고, ‘강제추방’ 대신 ‘재편성’이라는 말을, ‘살인’ 대신 ‘특별조치’라는 말을 사용할 때, 세상은 얼음장처럼 차갑고 냉혹해진다. 실제로 인간의 조건은 자연적이기 이전에 정치적이다. 만약 이 정치의 공간이 황폐해지면, 인간의 야만성은 언제든 우리를 덮칠 수 있다.--- p.143 「|08| 한나 아렌트_폐허 속에서 국가 재건의 방법을 연구하다」

그에게 의식이란, 무의 문제, 부재의 문제, 결핍의 문제와 깊은 연관을 맺고 있다. 의식이란 “의식이 아닌 것이고, 의식인 것은 의식이 아니다”라고 사르트르는 말한다. 인간은 결핍 및 부재와 특별한 관계를 맺고 있기 때문이다. 가령 내가 카페에 들어가서 “폴 여기 있어요?”라고 묻는다고 하자. 이 질문은 내가 그 카페를, 내가 찾는 친구 폴이 없는 장소로 인식하고 있음을 전제한다. 만약 그 카페를 바라보던 내가 폴이 거기 없다는 것을 확인한다면, 그것은 내가 부재를 표현할 수 있고, 내가 찾는 사람이 부재한다는 사실을 인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서 사르트르가 주목한 것은, 그가 말하는 의식의 무화 능력이다. 이것은 부재를 인식하는 능력, 결핍을 알아보는 능력, 부재하는 것에 대해 말하고,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과거를 환기하거나 아직 오지 않은 미래를 내다볼 줄 아는 능력이다. 이러한 의식의 특징은 바로 텅 비어 있다는 점이다. 반면 사물들은 스스로의 충만함 속에, 그 꽉 찬 밀도 속에 자리한다. 사르트르가 《존재와 무》에서 말했듯이 사물은 의식과는 별개인 ‘즉자적卽自的’ 존재다. 반면 의식은 무엇에 대한 “대자적對自的” 존재로서 그 자체로 느껴지는 것이긴 하지만, 본질, 속성, 적극성이 영구히 부재하는 것으로 느껴진다.--- p.177 「10| 장 폴 사르트르_개인이 모든 것을 결정한다는 불가능한 목표에 도전하다」

부조리를 순간의 쾌락과 무관심을 통해 극복되는 운명으로 받아들이고 그것과 함께해야 한다. 이러한 부조리는 반항(카뮈의 두 번째 키워드)을 통해 변신을 꾀한다. 모든 예속과 모든 굴욕과 모든 수치에 맞서는 반항은 인간들의 암묵적 공모, 모든 형제애를 위한 복합적 자양분이다. 《반항적 인간》의 “나는 반항한다, 고로 우리는 존재한다”라는 외침은 일종의 새로운 코기토cogito로 울려 퍼진다. 이러한 반항 역시 결코 무절제에 굴복하지 않고 자유의 건설을 폭정으로, 희생자를 새로운 압제자로 변화시킴으로써, 반항 그 자체를 배반하지 않는다. 이것이 바로 카뮈의 진정한 위대함이다.--- p.206 「12| 알베르 카뮈_반항하는 인간에 대한 믿음을 굽히지 않다」

철학적 관점에서 본 간디의 특수성은 도덕적 진리라는 것을 완전히 초토화시키고 완전히 부정하려고 하는 20세기의 한복판에서 이러한 진리를 되살리려고 시도했다는 점에 있다. 그가 보기에, 이러한 도덕의 차원을 힘의 역학관계 속에 편입시키는 것은 세계의 급진적 변화를 예고하는 것이었다. “나는 진리 추구가 상대에 대한 폭력을 동반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과, 오류는 인내와 연민을 통해 종식되어야 한다는 것을 최근의 시위 속에서 사티아그라하를 적용함으로써 깨달았다. 그러한 상황은, 한 사람에게는 진리로 비치는 것이 다른 사람에게는 거짓으로 보이는 상황이다. 그리고 여기서 인내심은 개인의 고통을 의미한다. 요컨대, 나의 원칙은 상대방에게 고통을 강요하는 것이 아닌 자기 자신이 고통을 겪음으로써 진리를 요구하는 것이다”라고 간디는 기록하고 있다.

--- p.225 「13| 마하트마 간디_도덕적 투쟁을 재발견하다」

출판사 리뷰

지금 우리의 사고방식을 탄생시킨
철학자들의 화려한 사유의 향연

이 책은 일곱 가지 서로 다른 주제로 스무 명의 사유의 스승들을 분류하며, 그들의 철학을 간단 명료하면서도 깊이 있게 다룬다. 저자 로제 폴 드르와는 이들 철학자들의 이야기를 마치 전기처럼 풀어놓으면서도 결코 그 뒤에 숨지 않고 적절한 순간에 자신을 드러내고 있다.
각 부를 간략히 살펴보자. 1부에서 앙리 베르그송, 윌리엄 제임스, 지그문트 프로이트는 고대 철학에서 한발 더 나아가, 잃어버린 명증성을 찾아 다시 경험으로 돌아온다. 베르그송은 ‘의식의 직접적 소여’로 돌아와서 철학에 있어 이성의 역할을 재고하는데, 이로써 진리 개념을 손에 쥐고 그것을 보증해주는 유일한 존재였던 이성은 더 이상 그런 역할을 하지 못하게 된다. 프로이트는 그 이전까지 간과되었던 꿈, 망각과 같은 경험들을 마침내 무의식과 연결시켰다. 이는 상상과 욕망의 영역에 대한 일종의 과학적 인식이 비로소 사유의 대상 속으로 들어가게 된 결정적 사건이었다.

2부에서 버트런드 러셀, 에드문트 후설, 마르틴 하이데거는 철학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인 과학에 주목한다. 분석철학의 선구자 러셀은 이른바 ‘러셀의 역설’을 고안해내 기존 논리체계를 송두리째 흔든다. 한편 과학의 끈을 놓지 못했던 러셀, 후설과 반대로 하이데거는 “과학은 생각을 하지 않는다”는 주장을 펼치며 과학과 철학을 분리시키려 했다. 하이데거에 대한 후대의 평가는 상당히 엇갈리지만 여전히 논쟁의 여지가 있다는 점에서 그 영향력은 쉽게 무시할 수 없을 것이다.
3부에서 루트비히 비트겐슈타인, 한나 아렌트, 윌러드 밴 오먼 콰인은 소리 이상의 의미를 갖는 ‘언어’에 주목한다. 특히 아렌트는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을 통해 세상에 악의 평범성을 고발하고 핵심적 정치 용어들이 어떻게 그 의미를 박탈당하게 되는지를 탐구한다. 저자 로제 폴 드르와는 나치가 ‘강제추방’ 대신 ‘재편성’이라는 말을, ‘살인’ 대신 ‘특별조치’라는 말을 사용했고, 아이히만이 “우리가 알고 있는 것은 정부의 공식언어뿐이다”라고 말한 것에 주목하며 언제부턴가 우리는 이런 말들이 어제는 어떤 의미였는지, 내일은 또 어떤 의미일지 짐작할 수 없게 되었으며, 모든 것을 다시 시작해야 한다고 덧붙인다.

4부에서 장 폴 사르트르, 모리스 메를로퐁티, 알베르 카뮈는 세상의 문제를 직접적으로 고민한다. 카뮈는 자신의 여러 저작을 통해 ‘부조리’, ‘반항’ 등의 핵심 개념을 내세운다. 그가 1950년대에 책을 출간한 이후 세상은 전혀 다른 모습으로 변화했지만 신기하게도 그의 핵심 개념들은 여전히 우리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이 책의 저자는, 카뮈가 부조리라 이름 붙인 이 철저한 비합리성, “세계와 내 정신 사이의 단절”은 지금껏 본 적이 없는 양상으로 세상에 드러나고 있다고 평가한다.
5부에서 마하트마 간디, 루이 알튀세르, 클로드 레비스트로스는 정신의 문을 열고 굴레를 벗어나고자 한다. 인도의 정신적 지도자인 간디는 비폭력 투쟁이라는 자신만의 원칙을 내세워 진정한 해방으로 나아가고자 했다. 저자는 간디의 투쟁에 대한 양면성을 지적하고 있는데, 간디의 비폭력 원칙은 (소크라테스가 확신했듯이) 도덕적 가치의 영역이 존재한다는 것을 분명히 전제하고 있기 때문에 이 가치들이 그저 환상에 불과하다면 그의 사상체계는 그 가치를 완전히 상실해버릴 위험이 있다고 밝히고 있다.
6부에서는 인간 개념의 위기 속에 봉착한 질 들뢰즈, 미셸 푸코, 에마뉘엘 레비나스가 그 위기를 어떻게 사유의 출발점으로 삼는지 보여준다. 마지막 7부의 자크 데리다, 위르겐 하버마스는 가장 최근의 철학자들로서 합리성에 대한 입장 차이를 사이에 두고 끝없는 논쟁을 계속하고 있다.

이 책의 저자 로제 폴 드르와는 이와 같이 경험, 과학, 언어, 자유와 부조리, 진리 탐험, 위기, 논쟁 등 일곱 가지 키워드를 통해 사유의 스승들을 소개한다. 이러한 전방위적 여정을 마치며 저자는 이를 통해 진리를 향한 인간의 모험은 계속되고 있고, 역사의 가능성 또한 여전히 열려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될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우리가 몰랐던 철학자들의
생생한 인생 여정을 만나다

이 책은 거대한 사유의 향연과 함께 철학자들의 흥미로운 인생 이야기 또한 담았다. 감히 가까이 다가가서 만질 수조차 없을 것 같던 대가들의 생생한 삶은 다시 한 번 우리를 강력하게 책 속으로 끌어당긴다.
어쩌면 우리는 철학자 비트겐슈타인을 만나지 못할 뻔했다. 케임브리지 대학에서 공부하던 시절 그는 스승인 러셀을 찾아가 자신이 바보인지 아닌지 얘기해달라고 청했다. 그는 러셀의 대답에 따라 경기구 조종사 아니면 철학자가 될 작정이었다. 이에 러셀은 방학 동안 한 가지 철학 주제에 관해 어떤 글이라도 써오라고 했고, 개강 후 그의 글을 보고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자네는 경기구 조종사가 될 사람은 아니야.” 하마터면 비트겐슈타인이라는 위대한 철학자가 존재하지 않을 수도 있었다는 사실이 사뭇 놀랍다.
하이데거와 아렌트는 서로 정치적으로 절대로 타협할 수 없는, 수평적 입장을 취했다. 그런 두 사람 가운데 평생을 이어온 로맨스가 존재했다는 사실은 그야말로 의외일 것이다. “나는 다섯 개의 살이 있는 빗으로 너의 엉킨 머리카락을 빗어주는 꿈속으로 종종 빠져든다.” 하이데거가 아렌트에게 보낸 편지의 일부다. 그들은 몇 십 년 동안 이와 같은 편지를 주고받으며 서로에 대한 애정을 확인했다.

한편 철학자, 마르크시즘의 투사, 수많은 지식인들의 주목을 한 몸에 받는 공산주의 사상가였던 알튀세르의 뒷면에는 누구보다 어두운 면이 자리했다. 그는 발작적 광기와 걷잡을 수 없는 우울증, 환각으로 고통받았다. 이러한 정신적 불안정 속에서 그는 결국 자신의 부인을 살해하기에 이른다. 이는 사람들의 넘치는 칭송 속에서 내면의 불안을 극복하지 못했던 한 인간의 처절한 말미를 보여주고 있다.
이와 같이 이 책은 위대한 지성을 탄생시킨 철학자들의 생생한 삶을 함께 담고 있다. 이로써 우리는 이 사유의 스승들을 가까이 할 수 없는 성인聖人이 아닌 우리와 함께 숨 쉬고 생각했던 실존 인물로서 느끼게 된다.

이 책은 정보의 홍수, 선과 악의 극단적인 분리, 디지털 치매의 위험 속에서 과연 우리의 사고는 안전한지에 대한 중간 점검을 하게 한다. 사고의 확장과 해체, 무의식, 부조리에 대한 고발 등 위대한 생각들에 대한 탐험은 결국에는 자연스럽게 우리 자신의 사고방식에 대한 탐험으로 넘어가게 되기 때문이다. 이 책을 통한 위대한 사유의 스승들과의 만남은 오늘 우리 인생의 아주 중요한 사건으로 기억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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