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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말 하나
제1부 패인 자리|걸어 잠그다|사랑을 두드리다|기다리지 못했네|두근두근 눈부신 체취|바람 분다|틈 지다|달빛|상처|원동을 떠나다|신거역(驛)|처음 가는 길|그곳|서성이다|세탁소에서의 조언|부엌의 사색|환(環)|손을 들여다보다|오만|고구마 순 틔우기|붉은 산|각(角) 제2부 쌀과 꽃|내 사랑 클레멘타인|무고(無故)|희망|끌고 간다|거기|( ) 년|그리운 돼지코|이방인|십팔 번|두 개|악센트|벙어리 삼룡|자장가|결근|화상 통화|기내 풍경|심란한 편지|어느 이른 봄 하루|말이여 된장이여|추수감사절|정체 제3부 홑것의 내력|늙은 소|보따리|독사의 자식|언덕과 사람|눈물 났다|황혼에 듣는 부음|향기|슬펐다|귀룽나무 꽃 필 때|미국 할배|박장대소|늦은 오후의 티타임|大聲一喝|마침내 성공|작아지는 너|분홍 립스틱|장군과 퇴기|횡설수설|즐거운 답장|멜로로 갈 것이다 해설: 이방(異邦)의 신체감각_구모룡(문학평론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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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자 시인이 말하는 타국에서의 질곡
미국 이민자인 시인은 “섬 같은” 소외감을 토로하고 있다. 시들은 차이와 차별에 민감한, 이방인으로서 어쩔 수 없이 느끼게 되는 감정을 표출한다. 가령 「쌀과 꽃」은 미국 생활에 대한 해학을 품고 있는 시이다. “쌀 포대는 크고 무겁고/꽃다발은 작고 가볍지만/값은 같다”라는 결구를 지닌 이 시는 “쌀과 꽃으로 구별되는 한국인과 미국인에 대한 선물의 양식을 표상한다. 유머와 해학이 깃든 시선은 일종의 관조와 거리”(해설, 150쪽)이다. 시인은 요절한 친구를 보낸 후, 시적 화자의 입을 빌려 “우리는 모두 무언가를 끌고 간다/여기까지 끌고 온 것에 대해/지금 끌고 가는 것에 대해/앞으로 끌고 가야 할 것에 대해/뒤에서 저를 주저앉히려 한 것에 대해/담담하게 말할 수 있는 반전의 때가/생의 마감을 알리는 신호라면/치욕도 상처도 내려놓음 없이/헐떡이며 마냥 끌고 가야 하는 것일까/저 헐떡이며 쉼 없이 내리는 눈발처럼”이라고 묘사하는데, 이는 “생을 끌고 가는 행위에 비유함으로써 이민자 생활의 질곡을 단번에 요약”(해설, 151쪽)하는 것이라 하겠다. 시적 감각을 깨우는 고향의 기억들 고향의 기억은 강남옥 시인의 시적 영감을 깨운다. 「원동을 떠나다」는 “마른 먼지 자욱한 가로수 길/소 버짐같이 쓸쓸하던 봄 그날/첫 차 타고 떠나왔다, 떠난 그대처럼/보고 싶고 안 보고 싶던 날들 셀 수 없건만/다시는 다시는 작은 원동/내 돌아가지 못했다”라고 진술한다. 원동은 “추억 속의 한 마을이지만 시적 원천과 같은 상징으로 자리한다.”(해설, 149쪽). 고단한 이민살이는 고향을 더욱 그리워하게도 하지만 시인의 시적 감각을 깨우는 원천이 되기도 한다. 바다 건너서 전해오는 고향 이야기는 새롭고 또 애틋하다. 시인의 아련한 정서가 시를 읽는 사람에게도 전해진다. 오랜 그리움 해감에 넘어 나오는 것들 훔치느라 코 밑 꺼매진 행주 그렁그렁한 눈물 닦아주며 몽당연필 같은 여생 빈 볼펜 자루에 끼워 조심조심 뾰족이 다듬고 있다네 _「부엌의 사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