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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부 …‥ 7
제2부 …‥ 71 제3부 …‥ 121 작가의 말 ····· 192 옮긴이의 말 ····· 19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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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아기 가졌어.” “아기라니? 무슨 아기?” 그녀는 그들이 함께 살았던 초기에나 볼 수 있었던 무척이나 쑥스러운 웃음을 지으면서 손으로 배를 가리켰다.
--- p.26 여자는 다시금 겁이 났다. 그녀는 누가 누구와 싸우고 누가 이기든 아무 상관없었지만, 보도 내용들이 너무 끔찍해서 밤새도록 잠들지 못했다. 유리가 깨지고 전기와 물이 끊긴 집들과 텅 빈 가게들, 행렬들, 사람의 무리, 총격 등이 머릿속에 떠올랐다. ‘만일 이럴 때 출산을 하게 되면 어떻게 하지?’ --- p.35 분노가 가라앉자 그에게 슬픔이 찾아들었다. ‘하느님, 왜 우리는 서로 증오하는 걸까요? 한 사람이 다른 사람을 어느 정도까지 증오할 수 있을까요? 대체 왜 그래야 하는 거죠?’ 그는 10월의 그날 밤이 떠올랐다. --- p.67 그녀가 아이를 구한 것이 아니라 아주 작고 연약한 이 아이가 오히려 그녀를 도와 절망과 두려움을 이겨낼 수 있도록 해준 것이었다. 일어날 수 없는 일이 일어났다. 그녀는 아이를 가질 수 없었는데 그녀가 아이를 임신한 것도, 조산이었는데 유산하지 않은 것도, 지독한 운명이 내내 그녀를 방해하려 했지만 그러지 못했던 것도, 모두 기적이라 할 수 있었다. --- p.102 시계를 보니 밤 11시 45분이었다. 힘든 일의 연속이었던 하루가 끝났고, 생각해보니 오늘은 그의 아들 생일이었다. 어찌 됐든 그는 아들이 생겼고, 이제 누구도 아이를 뺏어가지 못할 것이다. 어쩌면 이 생일이 처음이자 마지막 생일이 될지도 모를 일이다. --- p.118 ‘얘야, 떠나지만 말아줘. 우리와 같이 있어 주기만 하면 돼.’ 하고 여자는 아기를 끌어안으면서 간절히 빌었다. --- p.148 아기의 앙증맞은 눈은 초록색 벽을 따라가다가, 깜빡이는 흐릿한 램프와 수간호사의 주름진 얼굴에서 멈췄다. 봄 햇살과 요란하게 지저귀는 새소리가 얼굴에 흩뿌려지자 아기는 눈을 반쯤 감았다. --- p.19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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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러시아의 탄생을 깊은 통찰력과 상징으로 그려낸
바를라모프의 소설 『탄생』, 드디어 한국 독자를 만나다 알렉세이 바를라모프의 소설 『탄생』은 서로에게 소원했던 부부가 어느 날 기적처럼 아기를 임신하게 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아이의 탄생은 기쁨이며 희망이다. 그러나 서른다섯 살에 예상치 못한 첫 임신을 하게 된 여자는 모든 것이 낯설고 불안하기만 하다. 자신이 아버지가 될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던 남자 역시 어리둥절하기는 마찬가지다. 러시아는 페레스트로이카 이후 구소련이 붕괴되고 자본주의를 향해 새로운 노선을 걷게 된다. 그 과정에서 구소련의 낙후된 현실과 불안정한 정치 상황이 정면으로 충돌하면서 급기야 1993년 옐친 대통령이 의회 건물을 폭파하는 ‘검은 10월’ 사건이 발생하고 많은 인명 피해를 입었다. 소설 속에서 여자는 남자와 함께 텔레비전으로 이 상황을 지켜보며 유리가 깨지고 전기와 물이 끊긴 집들과, 텅 빈 가게들, 사람의 무리, 총격 등을 떠올리며 ‘만일 이럴 때 출산을 하게 되면 어떻게 하지?’ 하며 불안해한다. 소설 곳곳에서 이런 불안정한 상황들이 배경으로 묘사된다. ‘검은 10월’ 사건 이후로 배 속의 아기의 상태가 나빠지면서 결국 조산을 하게 되고 아기는 집중치료실에서 검사를 반복하지만 병명을 찾지 못한다. 하지만 미숙아였던 아기는 잉태된 지 열 달이 되자 건강한 아기가 되어 퇴원한다. 탄생은 작가 자신의 아들의 출생에 얽힌 일을 담은 소설이다. 이 소설은 한 아이의 탄생의 과정을 통해 구소련의 붕괴 이후 새로운 러시아가 태어날 때까지 그 과정이 혼돈과 불안의 연속이라 할지라도 시간이 지나고 나면 회복되고 다시 러시아를 재건하리라는 믿음이 깔려 있다. 그러면서도 구소련의 그늘을 날카롭게 비판하는 것을 잊지 않고 있다. 고려대학교 석영중 교수는 추천사에서, 바를라모프는 무수한 문학 평론과 전기를 집필한 만큼 그의 작품 속에는 러시아 문학의 역사와 저력이 녹아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이 소설에는 푸시킨, 체호프, 부닌의 향기가 흘러넘친다고 하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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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러시아 문학을 대표하는 소설가 중의 한 사람인 알렉세이 바를라모프의 작품이 한국 독자를 찾아오게 되어 기쁘게 생각한다. 모스크바국립대학 교수직을 거쳐 현재 고리키문학대학 총장으로 있는 바를라모프는 소설뿐만 아니라 무수한 문학 평론과 전기를 집필한 만큼 그의 작품 속에는 러시아 문학의 역사와 저력이 녹아 있다. 그의 소설에 푸시킨, 체호프, 부닌의 향기가 흘러넘치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한 아기의 탄생에 얽힌 이야기를 통해 한 나라와 민족의, 더 나아가 전 인류의 새로운 삶을 내다보는 소설 『탄생』이 우리 독자에게 희망과 위로를 선사해주기 기대한다. - 석영중 (고려대학교 노어노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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