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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 말이 안 되는 말
10 곤란 11 쉽지 않은 일 12 내 손톱 밑의 가시 13 RELEASE(해방) 14 과녁을 빗나간 15 거짓말 16 GO ON 에필로그 다시 제대로 작가의 말 |
ス.シンジ,신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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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어떤 임신중지는 죄가 맞다고 생각했을까요?”
아이를 낳는 일. 참 쉽지 않은 일. 임신을 하는 것도 유지하는 것도 중지하는 것도 어느 하나 쉽지 않은 일. 그래서 내가 결정해야 할 일. 1953년 낙태죄가 생긴 이후 한 번이라도 낙태 수술을 받은 적이 있는 여성들을 적극 처벌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가상의 대한민국 이야기 『곤gone 1』의 완결편 『곤go on 2』가 귤프레스에서 출간되었다. 전작에서 ‘낙태가 정말 ‘죄’라서 실효성 있는 처벌을 묻는다면 여성들은 어떻게 될까?‘ ’돌봄과 육아노동을 책임지고 있는 여성들이 감옥으로 사라지고 나면 대한민국은 제대로 돌아갈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던졌다면, 『곤go on 2』에서는 ’낙태‘한 여성들에게만 지우는 ’죄책감‘에 집중한다. 생명을 중시하기 때문에 낙태에 대해 죄책감을 느끼게 되는 것일까. ’죄‘라는 이름으로 낙태한 여성과 시술 의사를 처벌하는 것이 과연 누구를 위한 일일까. ’낙태‘가 아니라 불법을 저지르는 경험이 더욱 ’죄책감‘을 강요하는 것은 아닐까. 『곤go on 2』에 등장하는 모든 여성들은 ‘낙태’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노민형, 노민아, 노민태 이 3남매의 엄마도 정부에서 지원했던 낙태 시술을 받았음에도 처벌 대상이 된다. 아기 돌봄의 도움이 필요했던 노민형도 이유 모를 양성 판정이 나오고 초조해진다. 시험관 시술을 받은 배아를 선택하는 것도 낙태라고 외치던 시위대의 목소리가 겹쳐지면서 더욱 불안에 떨게 된다. 노민태의 여자 친구 나샛별의 엄마도 결혼 전 낙태 사실로 감옥에 갈 처지에 처하게 된다. 임신 사실을 미처 가족에게 털어놓지 못한 딸 샛별의 사연은 까맣게 모른 채, 남편에게 딸에게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막막하기만 하다. 한편 노민아는 아이가 자신의 성(姓)을 따르는 문제와 관련해 남편 제갈경과의 갈등이 심화된다. 혼인신고 때 별도로 체크하지 않으면 엄마 성을 따를 수 없는 법에 따라, 함께 동의하고 신고한 것인데도 제갈경은 불편한 심기를 숨기지 않는다. 그런 남편에게 동의할 수 없는 노민아는 자신만의 방법을 찾기 시작한다. 그리고 어학연수를 포기한 노민태와 함께 병원을 찾은 나샛별은 누구보다 자신을 위한 선택을 실행하게 되는데……. “이야기가 세상을 바꿀 수 있느냐는 질문을 또 받는다면 나는 여전히 그렇다고 대답하고 싶다. 우리는 계속 말하고 더 멀리 나아갈 것이다.”_ 「작가의 말」 중에서 2019년 4월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 이후, 헌법재판소가 규정한 기한인 2020년 12월 31일까지 낙태죄 조항이 개정되지 않으면 낙태죄 규정은 자동 폐지된다. 수신지 작가는 이 작품을 구상하면서부터 마지막 장면을 앵커인 샛별이가 낙태죄 상황을 발표하는 것으로 완결시키고자 했다. 연재 마지막화가 공개된 지난 10월, 그리고 책이 출간되는 12월까지도 정부는 ‘낙태는 죄’라는 틀을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대한민국은 어디로 향하는 것일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나샛별은 이렇게 뉴스를 마무리한다. “우리 함께 끝까지 지켜봅시다.” 사라졌던(gone) 여성들의 삶은 결코 사라지지 않고 나아간다(go on). 『곤go on 2』로 노민아, 노민형, 노민태의 이야기는 끝이 나지만 2020년을 살아가는 여성들의 목소리는 멈추지 않을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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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한 해 주변에 가장 많이 선물한 책은 단연 『곤』이다. ‘낙태죄’ 폐지에 무심하거나 혼란스러운 입장을 가진 사람들에게 나의 백 마디 말보다 이 책 한 권이 주는 힘이 훨씬 큰 것 같았다. 지극히 현실적인 순간들을 생생하게 포착해서 보는 사람이 답답함으로 결국 가슴을 치게 만드는 수신지의 고구마 재배력은 이 책에서도 탁월하다. 그 고구마를 먹고 공감이 무럭무럭 자라고, 물을 찾는 심정이 되어 ‘이제 어떻게 해야 할까?’라는 절실한 질문에 다시 한 번 가닿는다. 임신중지뿐 아니라 모계의 성을 따르는 문제, 돌봄 노동 등 이 시대에 여전히 유효한 젠더 이슈들을 어떻게 몇 컷만으로, 몇 마디 말로 다 담아내는지, 수신지의 만화를 볼 때마다 놀란다. 나는 또 한동안 이 책을 열심히 선물하고 다닐 것이다. 부디 모두가 꼭 읽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 김혼비 (『우아하고 호쾌한 여자 축구』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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