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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선의 민낯
선불교란 무엇인가
설지
BOOKK(부크크) 2020.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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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1부 참선의 민낯

불완전한 열반
선불교는 번뇌를 다루지 않는다
철저히 자아가 된다
출세간, 세간
깨달음의 위험성
앉아있는 삶
깨달음에는 윤리가 없지만
감정의 문제
현상과 현상의 바탕
부모미생전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지만
욕망 속으로
고통에 관하여
완벽한 재료
참선의 섬뜩함
개에게는 불성이 없다
삶의 미장센
도겐의 좌선
종교는 피로 쓰여진다
선불교적인 삶
뜯겨져 나오는 것들
간화선과 조사선 수행에 관한 고찰
본래면목의 함성
공 도리 조금 봤을 뿐이오
본래면목이 우리에게 해줄 수 있는 것들
1인칭의 실존적 체험
풍요롭게 하는 것들
욕망, 분노, 어리석음을 위한 변명
초기불교와 선불교의 철학
선불교를 위한 변명
불교적 수행
선불교의 이단아, 조동종
치매는 깨달음을 앗아가는가
삶의 날 것
쿨하지 못해 미안해
조사선은 어째서 살아남지 못했나
단조로운 삶
깨달음의 값어치
반反깨달음주의
영적 물질주의
수행으로부터의 자유
삶의 바깥
부처도 알지 못한다
어떤 사람들
내가 이야기하면 곧이 듣겠느냐
깨달은 뒤에도 수행을 해야 합니까?
깨달음과 번뇌

2부 사적인 단상들

어쩔 수 없이 미니멀라이프
죽음에 대해서는 조금도 생각하지 않는다
대중성과 전문성, 그 사이에서
그렇게 불교는 흘러간다
승려로서의 삶에 관하여
읽고 쓰는 사람, 말하고 듣는 사람
일상적인 이야기
정리되지 않은 단상들
다도, 커피, 카페인 그리고 선방
삶의 역설
사는 대로 생각하기
삶을 선택할 수 있는가
먹물옷의 무게
적당히 좋은 삶
잠에서 깨어나는 꿈
미완의 깨달음, 미완의 수행
아이러니
선의 첫 번째 관문
선의 두 번째 관문
깨달음 한탕주의
달마는 아직도 좌선 중

저자 소개 1

스무살, 친구가 죽었고 나는 죽음을 두려워했다. 죽음에 대한 몸부림이 나를 절로 가게 만들었다. 머리를 밀고, 먹물옷을 입고, 선원에서 좌선을 하며 때론 글을 쓰기도 한다. 저서로는 『인생의 허무함에 관한 논고』, 『참선일기』, 『묵조선을 위한 변명』, 『나는 어째서 중이 되었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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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0년 12월 22일
쪽수, 무게, 크기
200쪽 | 128*188*20mm
ISBN13
9791137229204

책 속으로

초기불교에서 깨달음의 목적은 ‘다시 태어나지 않는 것’이다. 삶은 고통의 연속일 뿐이라는 염세적 통찰이 바탕에 깔려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승불교에서는 삶이 고통스러워도 계속해서 태어나겠다는 다짐을 한다. 모두가 ‘다시 태어나지 않을 때 까지’ 자신은 계속해서 태어나, 모든 중생들을 구제하겠다는 숭고한 염원이다. 숭고하기는 숭고하지만, 이 역시도 염세적 통찰에 바탕을 두고 있다. 이러한 대승에서 선불교가 파생한다. 선불교는 불교계의 이단아다. 선불교는 삶에 대한 절대적 긍정을 캐치프레이즈로 내건다. 생사의 불안에서 벗어나면, 생사 그 자체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이야기다. 탐진치 그대로의 삶을 통째로 긍정해버리는 것이다.
--- p.45

고통은 고통대로 가져다 주는 미장셴이 있고, 불행은 불행대로 가져다 주는 미장셴이 있다. ‘인생에 실패하면 재능의 도움을 받지 않고도 시詩의 세계에 접근하게 된다.’ 에밀 시오랑의 말이다. 오직 행복만 삶의 목적이 된다면 그것은 그것대로 서글픈 일일 것이다. 삶이 가져다주는 다양한 재료들을 적극적으로 요리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어쨌든 우리는 삶에 내던져졌고, 운명이 다할 때까지는 살아내야 하는 것이니까.
--- p.53

전통불교의 수행자들처럼, 우리는 우리의 욕망과 정서와 어리석음을 ‘주시’하거나 혹은 화두 위에 올려놓아서 수시로 태워버릴 수 있다. 죽음이 올 때까지, 끊임없이 샘솟는 욕망과 정서와 어리석음을 끊임없이 태워버리는 삶을 살 수 있는 것이다. 이것이 전통적인 불교 수행자의 삶이다. 한편으로 우리는 우리 자신의 욕망과 정서, 어리석음을 껴안을 수 있다. 고통과 결핍을 껴안을 수 있다. 껴안는다는 것은 그것을 수용함으로써 해소하고자 함이 아니다. 정면으로 의욕해가는 것이다. 욕망에, 정서에, 고통에 망설이지 않는 것이다. 그 모든 재료들이 다채로운 삶을 구성하게 된다. 이것은 선불교적 삶이다.
--- p.63

‘화’는 인간관계에 있어 많은 부분을 조율해준다. 화는 서로가 지켜야 할 매너와 거리를 알려준다. 분노는 부당한 것에 대한 해명을 요구한다. 우리가 누군가에게 적개심을 느낀다는 것은, 그와 우리 사이에 해결해야 할 무언가가 있다는 신호이다. 중요한 것은 화를 억제하고 억누르는 것이 아니다. 화가, 분노가, 적개심이 우리에게 무엇을 원하고 있는가, 무엇을 알려주려 하고 있는가 귀를 기울이는 것이다. 분노를 없애기보다 분노를 근사하게 표출하는 방법을 알아야 한다.
--- p.85

우리는 수행할 수 있다. 또, 우리는 그냥 ‘살아갈 수도’ 있다. 본래면목을 통찰한 뒤에, 우리는 여전히 본래면목에 주의를 기울인 채 경계 속을 헤엄치며 공부를 해나갈 수 있다. 반면, 본래면목을 통찰한 뒤에, 우리는 수행이라던가 깨달음이라던가 하는 것들을 완전히 잊어버리고, 온전히 삶 자체를 누릴 수 있다. 자기 향상에 대한 족쇄에서 벗어나, 삶의 불완전성을 온전히 만끽할 수 있다.

--- p.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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