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검색을 사용해 보세요
검색창 이전화면 이전화면
최근 검색어
인기 검색어

소득공제
저수지 13
창비 2020.12.28.
가격
15,000
10 13,500
YES포인트?
750원 (5%)
5만원 이상 구매 시 2천원 추가 적립
결제혜택
카드/간편결제 혜택을 확인하세요
  • 2017 코스타 상 수상

이미 소장하고 있다면 판매해 보세요.

  •  해외배송 가능?
  •  문화비소득공제 가능

이 분야의 이벤트

카드뉴스로 보는 책

카드뉴스0
카드뉴스1
카드뉴스2
카드뉴스3
카드뉴스4
카드뉴스5
카드뉴스6
카드뉴스7
카드뉴스8
카드뉴스9

상세 이미지

책소개

목차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옮긴이의 말(김현우)

저자 소개 2

존 맥그리거

관심작가 알림신청
 

Jon McGregor

스물일곱 살에 쓴 첫 소설 『기적을 말하는 사람이 없다면』과 두 번째 소설 『너무나 많은 시작』으로 영국의 가장 권위 있는 문학상인 부커상 최종 후보에 오르며 언론과 문단의 주목을 한 몸에 받은 영국의 차세대 작가. 1976년에 북대서양의 버뮤다에서 태어나 잉글랜드의 노퍽, 노팅엄 등지에서 유년 시절을 보냈다. 노퍽의 브래드퍼드 대학교에서 영상 기술·제작을 전공했다. 대학 마지막 학기에 쓴 실험적인 글들을 「시네마 100」이라는 제목으로 묶어 내면서 본격적으로 창작 활동을 시작했다. 문학잡지 《그란타》를 통해 단편소설들을 발표해 왔으며, 「당신이 잠든 사이에」라는 단편소설
스물일곱 살에 쓴 첫 소설 『기적을 말하는 사람이 없다면』과 두 번째 소설 『너무나 많은 시작』으로 영국의 가장 권위 있는 문학상인 부커상 최종 후보에 오르며 언론과 문단의 주목을 한 몸에 받은 영국의 차세대 작가.

1976년에 북대서양의 버뮤다에서 태어나 잉글랜드의 노퍽, 노팅엄 등지에서 유년 시절을 보냈다. 노퍽의 브래드퍼드 대학교에서 영상 기술·제작을 전공했다. 대학 마지막 학기에 쓴 실험적인 글들을 「시네마 100」이라는 제목으로 묶어 내면서 본격적으로 창작 활동을 시작했다. 문학잡지 《그란타》를 통해 단편소설들을 발표해 왔으며, 「당신이 잠든 사이에」라는 단편소설은 라디오에서 방영했다.

그는 노팅엄의 거룻배 위에서 생활하면서 첫 번째 소설인 『기적을 말하는 사람이 없다면』을 완성했다. 이 작품이 2002년 맨 부커상 최종 후보에 올랐고, 가장 어린 나이에 유일하게 처녀작으로 후보에 올랐다는 사실로 주목을 받았다. 『기적을 말하는 사람이 없다면』을 통해 2003년에 서머싯 몸 상과 베티 트라스크 상을 수상하고, 브리티시북어워즈 ‘올해의 신예’, 커먼웰스 작가상, 《선데이 타임스》 올해의 젊은 작가상 최종 후보에 오르는 영예를 안았다. 이 작품은 미국을 비롯하여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일본, 스페인, 포르투갈, 러시아, 그리스 등 세계 각국에서 번역되었다. 2006년에 출간한 두 번째 소설 『너무나 많은 시작』 역시 부커상 최종 후보에 올랐으며, 2010년에 세 번째 소설 『개들조차도』를 출간했다.

金玄佑

1974년생으로, 연세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 비교문학과 석사과정을 수료했다. 역서로 『스티븐 킹 단편집』 『행운아』 『고딕의 영상시인 팀 버튼』 『G』 『로라, 시티』 『알링턴파크 여자들의 어느 완벽한 하루』 『A가 X에게』 『벤투의 스케치북』 『그레이트 하우스』 『킹』 『멀고도 가까운』 『우리가 아는 모든 언어』 『초상들』, 삼부작 ‘그들의 노동에’ 『끈질긴 땅』 『한때 유로파에서』 『라일락과 깃발』, 『저수지 13』 『4 3 2 1』 등이 있다.

김현우의 다른 상품

관련 분류

품목정보

발행일
2020년 12월 28일
쪽수, 무게, 크기
368쪽 | 384g | 128*188*30mm
ISBN13
9791191248036

책 속으로

실종된 여자아이의 이름은 리베카, 베키, 혹은 벡스였다. 사라질 당시에는 열세 살이었다. 후드가 달린 흰색 상의와 진청색 방한 조끼, 검은색 진, 캔버스화 차림이었다.
--- p.42

낮은 길고 고요했다. 뜨거운 태양 아래 언덕길을 걷는 것만으로 죄책감이 느껴질 때가 있었고, 어떤 사람들은 그 죄책감을 떨쳐내려고 다른 이들보다 더 열심히 일했다. 헌터 저택 주변을 피해 다니면 도움이 되었다. 기분이 그랬다. 여자아이의 어머니가 아직 그 집에 있었다. (중략) 종종 나타나 사진을 찍으려는 사람들이 있었고, 그들은 이른 아침에 그 언덕길을 올랐지만 이내 사람들 눈에 띄어 내려와야 했다. 그들의 바지에 풀과 나뭇조각이 묻어 있었다. 늘 남자였다. 그런 사람들은.
--- p.59

해 뜨는 시간이 다시 늦어졌고, 마구간을 개조한 주택 2층에서 수 쿠퍼는 종종 해 뜨기 전에 쌍둥이와 함께 잠에서 깼다. 우는 아이들을 놀이판에 내려놓고 주전자로 수돗물을 받으며, 그녀는 손바닥으로 입을 가린 채 비명을 지르고 싶은 것을 참았다. 자신이 지금보다 강해져야 한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어떤 아침에는 완전히 혼자인 것처럼 느껴졌다. 부모님은 너무 멀리 계셨다. 친구들도 너무 멀리 있었다. 마을에는 아무도,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밤에는 오소리들이 너도밤나무 숲에서 서로 싸웠다.
--- p.65

후드 달린 흰색 상의가 황무지 고지대 계곡에서 발견되었다. 이탄 같은 갈색 기름에 잔뜩 절어 있고 솔기 부분이 해져 있었다. 실종된 여자아이의 어머니가 상표와 디자인을 확인했다.
--- p.114

어느 날 아침 집을 몇 시간 비운 적이 있는데, 돌아와보니 지저분한 기저귀가 널브러져 있고, 음식은 다 엎질러져 있고, 유아차 바퀴가 망가져 있었다고 했다. 버스 정류장에 도착했을 때 누군가 원피스를 뒤집어 입었다고 알려주는데 그만 눈물이 터지더라고요, 그녀는 웃음을 터뜨리고는 버터 바른 토스트를 카운터 너머로 넘겨주었다. 수는 희미하게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힘드셨겠네요, 혼자서 그걸 다 감당하셨으면.

아, 아니에요, 자기, 그때는 혼자가 아니었어요, 수재나가 말했다. 혼자되고 나서는 더 쉬웠죠. 아이들은 이제 벽에 자동차를 충돌시키며 놀고 있었다. 늘 어렵죠, 수재나가 부드러운 어조로 말했다. 쌍둥이라면 특히 더 어렵겠죠. 사람들도 다 이해할 거예요, 알죠? 자기한테 뭐라는 사람은 아무도 없어요. 자기가 정말 대단한 일을 하고 있다는 거 다들 알고 있어요. 알았죠? 그녀는 카운터 너머로 손을 뻗어 수의 팔을 가볍게 쥐었고, 수는 다시 한번 몸을 살짝 움직였다. 그녀는 울지 않았고 입을 꽉 다물고 있었고, 뻣뻣하게 서 있었다.
--- p.120

실종 전해 여름에 모두가 그 아이를 만났다고, 그는 말했다. 가족이 함께 2주 정도 일정으로 왔고, 베키는 그들과 어울려 놀기 시작했다. 대단한 일을 한 건 아니고, 그냥 애들 놀이였다. 비밀 장소를 만들고, 강에서 수영하고, 동굴에 들어가보는 그런 일들. 베키는 늘 조금 더 놀고 싶어 했고, 한 발 더 나아갔다. 그들보다 나이가 아주 많지는 않았지만 훨씬 성숙해 보였다. 진짜 예뻤다고, 소피가 파이프에 다시 불을 붙이며 말했다. 걔 예쁘지 않았어, 제임스? 제임스는 백미러로 소피를 슬쩍 쳐다봤다. 소피는 눈을 감은 채 미소를 짓고 있었다. 제임스는 로한을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다들 걔를 좋아했어, 그가 말했다. 당시에는 아무도 인정하지 않았지만 말이야. 뭔가 재미있는 면이 있었거든, 그가 말을 이었다. 우리를 데리고 가서 채석장 담장을 함께 넘었고, 줄 그네에서 제일 먼저 뛰어내린 것도 걔였어. 완전 제대로였지.
--- p.137~138

그녀가 처음 넬슨 산책을 부탁받았을 때는 윌슨 씨가 본인의 힘든 상황을 과장하는 거라고, 캐시를 좀 더 자주 집 밖에 나오게 하고, 억지로라도 규칙적인 일정을 가지게 하려고 그러는 거라고 생각했다. 남편 패트릭이 죽은 다음의 일이었다. 윌슨 씨의 배려와, 그 배려를 티 내지 않으려는 마음에 어느 정도 감동한 게 사실이었다. 개 산책시키기 정도로는 버림받은 것 같은 그녀의 감정에 조금의 변화도 일어나지 않았다. 당연했다. 하지만 그 일이 그녀를 집 밖으로 나오게 했다.
--- p.145~146

아버지는 린지가 떠나면 빨래는 누가 하냐며 대학 이야기 자체를 농담으로 받아들였다. 남자 형제들은 에든버러에서는 영어를 거의 쓰지도 않는데, 뭐 하러 영문학을 배우겠다고 거기까지 가냐고 물었다. (중략) 책만 읽으러 북쪽으로 가는 거라면 아버지가 돈을 안 대줄 거야. 그건 린지도 알고 있었다. 그리고 자신이 떠나고 나면 어머니가 자신이 하던 집안일까지 모두 떠맡게 될 거라는 점도 알고 있었다. 다른 사람과 그 문제를 상의할 수 없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 p.148

기도를 많이 했지만, 아이가 정상이 되게 해달라고 기도하지 않는 법을 배웠다. ‘정상’ 같은 말을 쓰지 않으려고 애썼다. 테드는 함께하지 않았다. 그는 앤드루의 행동에 고집이나 나쁜 뜻이 담겨 있을 거라 생각했다. 그는 아이의 응석을 견디지 못했다. 아이 때문에 여기저기 돈을 쓰고 다니는 것을 못마땅해했고, 공을 차거나 토끼 사냥에 함께 나갈 수 있는 아들이 아니어서 못마땅해했다. 남편이 이런 사실 때문에 우는 모습을 본 적이 있는 것도 같았지만, 확신할 수는 없었다. 그런 식으로 감정을 표현하는 남자가 아니었다. 보통은 술을 마시거나, 소리를 지르거나, 문을 거칠게 닫는 식이었다. 아니면 그냥 쉬는 쪽이었다.
--- p.152

문제는 소피가 자신이 어디에서 왔는지를 말하고 나면 모두 실종된 여자아이 이야기를 꺼낸다는 점이었다. 나는 그 이야긴 하기 싫은데 말이야, 엄마. 사람들은 어떻게 그 사건을 기억하고 있을까? 제스는 사건 당시에는 꽤 큰 뉴스였다고 알려주었다. 사람들은 그런 사건은 기억하거든, 그녀가 말했다. 나중에 로한과 린지, 제임스도 똑같은 일을 겪고 있다고 페이스북으로 전했다. 로한은 ‘실종 소녀의 저주’라고 했고, 린지는 그런 식으로 싸구려 티 내지 말라고 했다.
--- p.175

전남편을 본 사람들은, 그가 그런 폭력을 저지를 수 있는 인물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런 몸집이 아니었고, 그런 유형의 남자로 보이지 않았다. 그녀는 사람들이, 심지어 그가 무슨 짓을 했는지 알고 난 후에도 그렇게 이야기하는 것을 들었다. 그런 말들 때문에 그녀는 한동안 그 모든 게 자기 잘못이라고 생각한 적도 있었다. (중략) 그는 늘 통제력을 잃어버리는 거라고 이야기했지만, 그 와중에도 그녀의 얼굴에 상처를 남기지 않으려고 주의했다. 팔이 두 번 부러졌고, 어깨가 탈골된 적도 한 번 있었다. 병원에서는 그런 부상에 대해 거짓말을 해야 했다.

그는 자신이 없으면 그녀는 아무것도 아니라고, 사람들이 그녀를 야단스럽고, 시끄럽고, 이상한 여자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녀가 살을 빼고, 체력을 기르고, 옷을 가려 입고, 큰 소리로 웃지 말고, 사람들 앞에서 음식을 먹지 말고, 다른 친구들을 사귀고, 더 좋은 엄마가 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로한이 왜 떠나지 않느냐고 물었을 때, 그런 일이 가능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처음 들었다. 그때 로한은 열두 살이었다. 어떤 상황인지 아이가 그녀보다 먼저 파악한 것 같았다.
--- p.211~212

그는 영화의 볼륨을 줄이고 세 사람의 숨소리에 귀 기울였다. 아이들이 갓난아기일 때 그 소리에 귀 기울였던 기억이 있었다. 그사이 아이들은 훨씬 큰 존재가 되었다. 그는 아이들의 가슴이 오르락내리락하는 모습을 지켜봤다. 여전히 폐는 작지만 아이들의 몸은 빠르게 자라고 있었다. 그는 아이들을 쳐다봤다. 깔끔한 몸의 비율. 그 피부. 얼굴에 내려앉은 절대적인 고요함. 바깥의 나무들이 움직이면서 실내의 빛도 계속 달라졌다. 영화 속 인물들은 서로에게 고함을 지르고 있었다, 소리 없이. 그리고 수는, 그를 향해 몸을 살짝 돌린 채, 그 작은 몸을 호흡에 맞춰 천천히 규칙적으로 움직였다. 그는 자신이 그 세 사람을 받치고 있는 것 같은, 그 거실과 집을 받치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자신이 대단히 능력 있는 사람인 것 같은 느낌과, 이런 상황을 전혀 감당할 수 없는 사람인 것 같은 느낌이 동시에 들었다.

--- p.263~264

출판사 리뷰

무엇보다도, 삶은 눈이 먼 채 계속 이어진다
상실 이후 13년, 비극도 기적도 묵묵히 받아들이는 자기 앞의 생


어느 겨울 영국의 작은 마을에서 열세 살 여자아이가 실종된다. 경찰이 도로를 차단하고 몰려든 기자들로 조용했던 마을은 시끄러워진다. 마을 사람들도 합류해 황무지 곳곳을 수색한다. 실종된 여자아이의 이름은 리베카, 베키, 혹은 벡스였다. 모든 것이 멈춰 마땅할 것 같은 이 비극적인 사건이 발생한 후, 무심히 13년이라는 시간이 흐른다. 계속되는 수색 작업은 긴장감을 부여하는 동시에 죄책감에 짓눌린 마을 사람들의 내면을 이따금 비추며 실종사건이 각자의 삶에 끼친 영향을 가늠하게 한다.

밤이면 사람들은 여자아이가 있을 만한 곳에 관한 꿈을 꾸었다. 아이가 황무지를 따라 걸어가는 꿈에서, 아이의 옷은 젖어 있고 피부는 거의 파란색이었다. 맨 처음 아이를 발견하고 담요로 감싸서 안전하게 집으로 데려오는 꿈도 있었다. (22면)

여전히 모두들 그 아이에 대한 꿈을 꿨다. 그 아이가 버스를 타고 기차역에 가서는, 선로 위를 미친 듯이 달리는 기차에 올라타는 꿈들이 있었다. 그 아이가 도로로 달려 내려와 어떤 남자가 모는 차를 타고 채석장으로 가는 꿈들이 있었다. 아이가 달리는, 계속 달리기만 하는 꿈들이 있었다. 아이는 도로를 향해, 버스 정류장을 향해, 안전한 숨을 곳이 있는 도시를 향해 달렸다. 실종 당일에 그 아이를 찾는 꿈들이 있었다. 어스름 무렵에 황무지에서 아이를 우연히 발견하고 부모에게 데려다주었다. 꿈속에서 여자아이의 부모는 감사하다고 짧게 인사를 했고, 사람들은 아무 일도 아니라는 듯이 중얼거렸다. (361-62면)

『저수지 13』에 등장하는 다양한 인물들은 자신의 삶에 닥친 크고 작은 기회와 불운을 묵묵히 따른다. 13년이란 시간 안에서 누군가는 태어나고 누군가는 죽는다. 사랑이 시작되는가 하면 끝이 난다. 지긋지긋하다며 마을을 떠나고 새 삶을 꿈꾸며 이사를 온다. 일자리를 얻거나 오랜 직장을 그만둔다. 실종된 아이의 부모에게 기꺼이 숙소를 내준 헌터 씨네 가족, 일 년 내내 바쁜 양떼 목장에서 평생을 보내는 잭슨 씨네 형제들, 마을 사람들을 두루 살피는 제인 목사, 은행으로부터 정육점을 압류당한 부부 마틴과 루스, 마을 소식지를 발행하는 오스틴 쿠퍼와 일과 쌍둥이 양육을 병행하는 수 쿠퍼, 가정폭력으로부터 탈출해 아이들과 새 삶을 꾸려가고자 애쓰는 수재나, 재미있는 걸 찾기 위해 늘 몰려다니는 10대 아이들, 특수학교에 다니는 앤드루와 그 아이를 감당하기 위해 노력하는 엄마 아이린, 은퇴 후 건강이 나빠진 이웃 윌슨 씨를 대신해 개 넬슨과 매일 산책을 하는 캐시 등 시간의 흐름에 따라 한 장면씩 집중되었다 사라지는 마을 사람들의 삶이 매년 축적되면서 마치 그들의 압축된 인생을 함께 산 듯한 경험을 제공한다.

존 맥그리거는 그토록 많은 일을 겪는 마을 사람들의 선택이나 행동을 결코 인과관계로 설명하지 않고 명쾌한 답을 내리지도 않는다. 이렇게 창조된 세계는 그래서 오히려 더 우리의 현실과 닮아 있다. 13년이라는 시간은 인간으로서 잃지 말아야 할 가치와 인간이라서 품게 되는 욕망 사이에서 입장을 자주 번복하며 때로는 아름답고 때로는 옹졸한, 하나로 규정하기 어려운 삶의 총체를 만들어내는 역할을 한다.

그때까지는 그저 순간들이 차곡차곡 쌓일 뿐이다. 그런 의미에서 삶은 언제나 미완성이다. 어쩌면 답을 찾는 소설보다는 이렇게 하나의 세계를, 완성되지 않은 채 순간들이 쌓여가는 그 시간들을 온전히 보여주는 소설이 우리의 삶에 더 가까울지도 모른다. (「옮긴이의 말」 중에서)

수많은 상실과 실패에도 쉽게 절망하거나 긍정하지 않는 사람들
평범한 우리의 삶으로 증명하는 생의 의미


『저수지 13』에는 사랑과 이별, 성공과 실패가 뒤섞인 삶이 있다. 친절과 폭력, 열정과 피로, 인내와 실망이 뒤엉킨 관계가 있다. 날마다 반복되는 생활은 단순하지만 작고 안전한 기쁨이기도 하다. 지겨운 일상, 소통의 실패, 삶을 뒤흔든 상실, 견디기 힘든 고통 속에서도 오늘과 별반 다르지 않은 내일을 맞이하게 될 거라는 사실은 우리에게 크나큰 안도감을 준다. 이 책의 구성은 다분히 의도적이다. 총 13개의 장은 각각 1년씩을 이야기하고 각 장에선 13개의 문단이 반복된다. 실종사건이 발생한 후 13년 동안 이야기는 매해 불꽃놀이로 시작되고 4월엔 제비가 돌아오며 8월엔 크리켓 시합이 열리고 10월이면 서머타임이 끝나면서 겨울이 온다. 그리고 다시 불꽃놀이가 시작된다.

되풀이되는 일상은 실종된 여자아이를 찾는 일만큼이나 중요하다. 마을 사람들은 오늘도 내일도 그저 살아야 한다는 그리 특별하지 않은 삶의 진리를 조용히 받아들인다. 어쩌면 그들의 인생에서 여자아이를 찾는 수색이 계속될지도 모른다. 평범한 일상 또한 계속될 것이다. 그건 우리가 삶을 사랑하는 가장 익숙한 방식이자 위대한 일이 될 것이다. 사랑은 알고 있다. 삶이 긴 시간을 견디며 흔들리고 넘어지다 일어서 종내에는 눈앞에 주어진 길로 우리를 다시 데려다 놓을 것임을, 그리하여 우리는 층층이 쌓인 고통과 기쁨 위로 거듭 발걸음을 옮겨 앞으로 나아갈 거란 사실을 말이다. 인간적인 온기를 잃지 않고 다양한 맥락에서 읽히는 풍부한 서사로 새로이 독자 곁을 찾아온 존 맥그리거의 이번 작품은 오랫동안 우리 마음속에 남아 있을 것이다. 사랑으로, 삶으로, 기적으로.

한국의 독자들에게

안녕하세요, 존 맥그리거입니다.

저의 새 소설 『저수지 13』은 열세 살 여자아이의 실종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대부분은 그 아이가 사라진 후 남겨진 사람들에게 일어나는 일에 관한 것입니다. 이 책은 몇 년 동안 품고 있던 하나의 장면에서 시작되었습니다. 그것은 언덕을 줄지어 오르며 실종된 어린아이의 흔적을 찾아 나선 자원자들의 모습을 담은 뉴스 이미지였습니다. 저는 수색대에 속한 사람들이 언덕길을 몇 시간 동안 가로지를 때 어떤 기분이었을지 궁금했습니다. 그들이 다시 일상적인 대화를 나누기까지 시간은 얼마나 걸릴까? 누군가는 오븐을 켜놓은 채 나왔다는 걸 떠올리지 않을까? 집에 돌아가면 고양이에게 밥을 챙겨줘야겠다고 생각하는 건 아닐까? 입사 지원에 관한 이야기를 꺼내거나 직장에서의 갈등 혹은 애인에 관해 이야기하지 않을까? 사람들이 그런 이야기를 나누는 이유는 실종된 아이에 대한 생각을 애써 피하기 위해서일까? 아니면 그저 그게 일상이기 때문일까?

그래서 저는 그 이미지에 대한 단편을 썼습니다. 초고를 완성하고 나니 어떤 이야기가 되더군요. 다시 만나고 싶은 인물들에게 계속 매달렸습니다. 그것도 제가 아주 잘 아는 풍경 속에서요. 그래서 계속 그곳으로 돌아갔고 마침내 소설 한 권이 되었습니다. 소설의 배경은 더비셔(Derbyshire)입니다. 잉글랜드 중앙부의 시골 지역이지요. 농장과 목초지, 황무지, 강이 있는 곳입니다. 채석장과 시멘트 공장, 폐광도 있습니다. 예쁜 곳이지만 거친 곳이기도 합니다. 마을 위쪽에는 저수지가 13개 있습니다. 보이지 않을 정도로 깊고, 차갑고 텅 빈 수면은 무언가 숨기고 있는 듯도 합니다.

이야기는 13년 동안 펼쳐집니다. 한 해마다 열세 달이 있습니다. 시간은 일정하게, 어김없이 흐릅니다. 『저수지 13』은 열세 명의 인물, 열세 곳의 장소, 열세 개의 직업, 열세 종류의 동물들이 차곡차곡 쌓이면서 진행되는 소설입니다. 모든 구성요소의 조각조각이 겹겹이 쌓이고, 해를 지나면서 반복됩니다. 4월엔 제비가 돌아옵니다. 8월엔 크리켓 시합에서 집니다. 10월엔 서머타임이 끝나면서 밤이 짧아진 낮의 자리를 대신합니다. 무슨 일이 있어도 삶에서는 뭔가가 끊임없이 일어나니까요. 누군가 태어나고, 아프고, 죽습니다. 사랑에 빠지는 사람들이 있고, 사랑에서 빠져나오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 소설을 쓰는 데 아주 오래 걸렸습니다. 13년이 걸렸다고 하면 좋을 텐데 실제로는 8년 정도 걸렸네요. 쓰다가 자주 멈췄습니다. 몇몇 일들 때문에 글을 쓸 수 없을 때도 있었습니다. 이 작품을 끝내지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작품이 서랍 안에서 쉬고 있었던 시간은 결국 도움이 되었습니다. 작업에 임할 때마다 제가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분명하게 알 수 있었던 건 그 시간 덕분입니다.

여러분은 실종된 여자아이가 어떻게 되었는지 궁금하시겠지요.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독자들도 그러할 겁니다. 삶이 종종 그렇습니다. 종종 사람들이 사라지고, 절대 찾을 수 없게 됩니다. 그리고 인생은 계속되지요. 그래야만 하니까요. 이 작품을 통해 계속되는 삶에 관해 이야기하고 싶었습니다. 시간은, 아무리 우리가 멈추고 싶다 해도 언제나 앞으로 나아갑니다. 삶의 작은 부분들이 차곡차곡 쌓여 더 큰 이야기들이 되는 과정을, 『저수지 13』을, 부디 잘 읽어주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리뷰/한줄평19

리뷰

8.8 리뷰 총점

한줄평

9.0 한줄평 총점

클린봇이 부적절한 글을 감지 중입니다.

설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