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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공제 청년패스
한 줄도 좋다, 우리 희곡
순간으로 머물며 오래도록 반짝이는 양장
정수진
테오리아 2021.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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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도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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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작가의 말

그리움의 깊이를 잴 수 있다면 〈규한〉
몰입과 감동의 조건 〈김영일의 사〉
그래도 인생은 살아볼 만한 것 〈난파〉
연애를 할 만큼 한가하지는 않지만 〈부음〉
인생의 예술은 연애 〈두 애인〉
풍자로 꿰뚫은 시대의 모순 〈호신술〉
누구도 위로할 수 없는 거친 마음 〈토막〉
절망의 끝에서 정의를 외치다 〈박 첨지〉
사랑했으므로 불행하였네라 〈사랑에 속고 돈에 울고〉
완고한 예절을 이겨낸 사랑의 힘 〈어머니의 힘〉
인생은 낮과 밤의 장기판 〈해연〉
디스토피아의 청춘, 유토피아를 노래하다 〈봇똘의 군복〉
돈이냐 삶이냐 그것이 문제로다 〈살아있는 이중생 각하〉
사랑은 가도 옛날은 남는 것 〈꽃잎을 먹고 사는 기관차〉
사랑은 산뜻하게 인생은 명랑하게 〈딸들 자유연애를 구가하다〉
삶이라는 공포에 대하여 〈원고지〉
혹독한 기다림으로 피어난 희망이어라 〈목이 긴 두 사람의 대화〉
꽃다운 새색시 억척 어멈이 되었네 〈달집〉
자유는 행동 속에 있는 것 〈노비 문서〉
죽음은 견딜 수 없고 치욕은 견딜 수 있으니 〈남한산성〉
전통과 조우한 명작의 힘 〈하멸태자〉
언제나 우리를 목마르게 하는 사랑아 〈봄이 오면 산에 들에〉
어떤 숙명의 물결처럼 〈카덴자〉
달도 없는 밤 형광등 불빛만 반짝거리네 〈공장의 불빛〉
애끓는 가슴으로 두드려도 꿈쩍 않는 모진 세상 〈장산곶매〉
봄은 꿈속같이 멀어라 〈봄날〉
어두웠던 믿음의 시절 〈사팔뜨기 선문답〉
우리 이제 그만 어른이 되자 〈경숙이, 경숙아버지〉
연암에게 길을 묻다 〈열하일기 만보〉
꿈은 부서지고 삶은 남루해졌지만 〈목란언니〉

저자 소개 1

연극을 공부하고 만들고 가르치며 산 지 20년이 다 되어간다. 연극하며 살기로 결심한 것을 인생에서 가장 훌륭한 선택이라 믿고 있다. 그 믿음 하나로, 삶의 복잡다단한 격랑에도 지지 않고 지금까지 연극쟁이로 잘 살고 있다. 희곡을 토대로 실제 무대 대본을 만드는 텍스트 책임자인 ‘드라마터그’로서 연극을 만들고,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에서 연극사를 가르치며, 고려대학교에서 우리 희곡을 연구하고 있다. 대표작으로는 [심청길-곡성 프로젝트](극단 마실, 2019) [실수 연발](국립극단, 2016) [타조 소년들](국립극단, 2014·2016) [헤다 가블러](명동예술극장, 2012)
연극을 공부하고 만들고 가르치며 산 지 20년이 다 되어간다. 연극하며 살기로 결심한 것을 인생에서 가장 훌륭한 선택이라 믿고 있다. 그 믿음 하나로, 삶의 복잡다단한 격랑에도 지지 않고 지금까지 연극쟁이로 잘 살고 있다. 희곡을 토대로 실제 무대 대본을 만드는 텍스트 책임자인 ‘드라마터그’로서 연극을 만들고,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에서 연극사를 가르치며, 고려대학교에서 우리 희곡을 연구하고 있다. 대표작으로는 [심청길-곡성 프로젝트](극단 마실, 2019) [실수 연발](국립극단, 2016) [타조 소년들](국립극단, 2014·2016) [헤다 가블러](명동예술극장, 2012) [예술하는 습관](명동예술극장, 2011) 등이 있다. 마포출판문화진흥센터 PLATFORM-P 1기 입주자로 선정되어, 경의선 책거리 한가운데에서 관객의 지평을 확장시키는 연극쟁이의 삶을 소박하게 실천하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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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1년 01월 31일
판형
양장 ?
쪽수, 무게, 크기
232쪽 | 312g | 120*190*17mm
ISBN13
9791187789314

책 속으로

기다림의 병을 앓고 있는 여인들의 수다는 극이 진행될수록 한으로 바뀌어 시댁 모퉁이 방안 가득 켜켜이 쌓여간다. 제목 그대로 ‘규한閨恨’이다.
--- p.16

용기 내어 고백한 사랑 때문에 청춘이 치러야 할 대가가 이렇게 가혹하다면, 무엇이 행복스럽다고 연애를 하고 결혼을 결심했을지. 100년 전에도 청춘들은 여전히 고통스럽고 고독한 인생의 길목에서 한없이 서성이고 있었던 것이다.
--- p.40

그저 자기 마음의 주인이 되고자 했을 뿐인 신여성의 소박한 욕망은 근대의 새로운 가치에서 철저히 배제되어 차가운 현실의 바닥 위로 내동댕이쳐졌다. “모든 것이 다 열렬하면 열렬할수록” 여인의 운명은 더욱 비극으로 치닫게 되는, 참으로 비정한 세상이었다.
--- p.47~48

연극은 끝났지만, [호신술]의 상룡이들은 오늘도 여전히 건재하다. 자신들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그 열정은 100년의 시간에도 꺾이지 않고 있다.
--- p.55

역사의 암흑기에서 청춘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찬란한 여름의 햇살이 아닌 가을 석양의 여윈 광선 같은 희미한 미래를 향해서 맥없이 손을 흔드는 일이었다.
--- p.59

지금 우리에게는 여전히 부족하고 모자란 나라이지만, 식민지 조선의 청년들에게는 미련한 목숨과 맞바꿀 수 있을 만큼 그토록 바랐던 ‘새 조선’이었다.
--- p.98

불행 속에 내던져진 이들이 선택한 삶이란, 행복했던 시절의 추억을 더듬으면서 매일을 그저 늙어가는 것이었다. 어차피 기다리는 미래는 결코 오지 않을 것이므로.
--- p.111

혹독한 기다림을 견딜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함께’ 기다리는 것이리라. 홀로, 오지 않을 이를 기다린다는 것처럼 서러운 일이 어디 있을까. 무엇을 해도 시원치 않은 그 막막한 시간을 보내기 위해서는 기다림의 동지가 꼭 필요하다. 둘이서 놀며 이야기하며 푸념하며 시간을 보내다 보면, 기다림도 제법 견딜만한 것이 된다.
--- p.118~119

“길은 있으되 어디에나 없는 것이오”라는 [노비 문서]의 대사를 곱씹어본다. ‘어디에도 없는 길’이 아니라, ‘어디에나 없는 길’. 찾을 수 없는 길이 아니라 찾기 어려운 길이라는 뜻. 서로를 향한 신뢰를 거두지 않는다면, 어디에나 없는 그 좁은 길로 우리는 걸어갈 수 있을 것이다. 뜨겁고 영원한 행동으로 언젠가는 자유 안에 거할 수 있으리라.
--- p.148~149

역사적 사건을 극화해서 폭압적인 현실 문제를 정면으로 응시하고자 했던 작가의 용기는 그렇게 관객에게 고요히, 그러나 강력하게 번져 나갔던 것이다.
--- p.177

“몹쓸 세상 설운 거리”에서 아무리 봄을 기다려본들 “봄은 아련하게 멀”기만 했고, 남은 것은 병든 몸과 돌아갈 수 없는 고향뿐이었다. 공장지대를 두고 떠날 수도 고향으로 돌아갈 수도 없는 노동자들의 비극적인 운명은, “두어라 가자”라는 헛헛한 노래 속에서 계속 되풀이되고 있었다. 세상은 변한 지 오래였으나 봄은 아무에게나 허락되지 않았던 시대였다.
--- p.184

그래서일까. 작가는 자꾸만 과거를 더듬는다. ‘뒤틀린 장판처럼 눅눅한’ 현재가 아닌, ‘빛나는 이마 높이 쳐들고 온몸에 푸른 잎사귀 피우던 시절’을 그리워한다. 어두웠지만, 함께 모여서 하나의 가치를 이야기하던 믿음의 시절을. 결코 돌아갈 수 없다는 진실을 너무도 잘 알면서도.
--- p.204~205

하고 싶은 일보다는 해야 하는 일을 따라 살아야 하기에 늘상 심연에는 자기만이 알고 있는 서늘한 바람이 불고 있다. 매 순간 그 바람을 애써 잠재우며 책임과 의무를 저버리지 않는 선택들이 차곡하게 쌓일 때 비로소 어른이 되는 것이다.
--- p.209

연암은 18세기 조선을 벗어던진 채, 오늘의 우리에게 직접 말을 건다. 지워지기 전에 지워 버리라고. 관객들은 모래바람 서걱거리는 사막의 한가운데에서 잠시 연암 낙타 등에 올라탄다. 그리고 삶이라는 가파른 모래언덕을 조금은 수월하게 넘어간다. 어디에도 머물지 않고 느린 걸음으로 계속 나아가던 연암 박지원처럼.
--- p.219

막연할지라도 맘껏 꿈꿀 수 있는 것이 청춘의 패기라면, 아무리 바랄지라도 이룰 수 없는 것이 있음을 깨닫는 것은 철든 자만이 누릴 수 있는 평안이다.

--- p.222~223

출판사 리뷰

김우진의 〈난파〉에서 김민기의 〈공장의 불빛〉까지
한국 근현대 희곡의 대표작 30편을 만나다


한국 희곡은 3·1운동을 겪으면서 근대극으로 발전되었다. 한국 최초의 근대 희곡은 이광수의 〈규한〉(1917)이다. 이후 한국 희곡은 김우진, 유치진, 함세덕, 오영진, 이근삼 등을 거쳐 노경식, 윤대성, 이현화, 이강백, 김민기에 이르기까지, 당대의 사회와 내면의 풍경을 때로는 비유와 풍자로 때로는 분석과 성찰로 명징하게 포착해냈다.

누구도 위로할 수 없는 거친 마음

한국 최초의 근대 희곡 〈규한(閨恨)〉은 “백림(伯林)이란 데가 얼마나 먼가요?”라는 주인공 이 씨의 대사로부터 시작된다. 이 한 줄에 담긴 그리움의 깊이는 대체 얼마일까. 백림이라는 낯선 도시는 떠난 임의 알 수 없는 마음과도 같다. 그 이물스러움만큼이나 멀기만 한 거리감과 먼 곳으로 훌쩍 떠난 임을 향한 원망, 그러면서도 곧 다시 만나리라는 포기할 수 없는 희망, 그리고 무엇보다 시간이 흐를수록 깊어만 가는 그리움이라는 병.
이광수 〈규한〉, 조명희 〈김영일의 사〉, 김우진 〈난파〉, 김영팔 〈부음〉, 유치진 〈토막〉 등의 희곡에는 봉건, 압제, 궁핍 등의 질곡에 빠져 누구에게도 위로받지 못한 거친 마음이 그려져 있다.

디스토피아의 청춘, 사랑을 노래하다

김명순 〈두 애인〉, 임선규 〈사랑에 속고 돈에 울고〉, 이서구 〈어머니의 힘〉, 함세덕 〈해연〉, 하유상 〈딸들 자유연애를 구가하다〉 등은 암울한 현실 속에서도 사랑을 꿈꾸는 우리네 청춘들의 희망과 좌절을 이야기한다.
〈두 애인〉의 주인공 아내 ‘기정’은 “걷잡을 수 없는 비인 마음”으로 번민한다. 기정은 금욕주의적 연애를 신봉하는 신여성이다. 그는 자신의 신념에 따라 육체적 관계를 맺지 않는 조건으로 ‘주인’과 결혼하였지만, 결혼 후에도 청교도주의자인 ‘김춘영’과 사회주의자 ‘리관주’와 영적 연애를 즐기고 있다. 기정의 “걷잡을 수 없는 비인 마음”은 그의 위태로운 연애 상황을 암시하는 동시에 파국으로 마무리되는 비극의 결말을 짐작하게 만든다.

꿈쩍 않는 세상 속에서 빼앗고 빼앗기고

송영 〈호신술〉, 유진오 〈박 첨지〉, 김사량 〈봇똘의 군복〉, 오영진 〈살아있는 이중생 각하〉, 이근삼 〈원고지〉 등은 꿈쩍 않는 시대와 실존 속에서 뺏고 뺏기며 몸부림하는 사람들을 보여준다.
〈박 첨지〉에서 “쓸 만한 전답은 신작로 되고 문전옥토는 정거장이 된다”라며 뜻 모를 노래를 부르는 천진한 아이들의 모습은 조선의 산야를 마음대로 파헤치던 일제의 무도함과 대조되면서 더욱 처연한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그리고 일제의 부당한 수탈에 어떠한 저항도 할 수 없는 주인공 박첨지의 딱한 처지는 식민지 조선에 살고 있던 평범한 인생들의 공통된 비극이었다.

망각이라는 유토피아

〈꽃잎을 먹고 사는 기관차〉의 “추억은 젊고 인생은 늙어가고”라는 대사에는 전쟁이 남겨놓은 상실과 돌이킬 수 없는 삶에 대한 회한이 짙게 묻어있다. 폐허의 땅에서 찬란하던 청춘의 꿈은 노쇠한 이의 텅 빈 눈으로 사라져 버린 것이다. 모두 어딘가 하나는 부서지고 허물어지는 그런 절망. 전쟁은 그런 것이었다.
임희재 〈꽃잎을 먹고 사는 기관차〉, 노경식 〈달집〉, 이강백 〈봄날〉, 박근형 〈경숙이, 경숙 아버지〉, 김은성 〈목란언니〉(2011) 등에는 고통의 세월을 망각에 묻어 이겨내려는 애달픈 현실이 그려져 있다.

전통에게 길을 묻다

〈노비문서〉의 “길은 있으되 어디에나 없는 것이오”라는 코러스는 작품 전체를 압도하는 암담한 현실 인식을 압축적으로 담고 있다. 이 작품은 표면적으로는 고려시대 ‘김윤후 대사의 사건’을 재창조한 역사극의 얼개를 쓰고 있지만, 유신정권의 검열과 통제를 이길 방책으로 전통적인 소재를 차용하고 있음을 쉬이 짐작할 수 있다.
윤대성 〈노비문서〉, 김의경 〈남한산성〉, 안민수 〈하멸태자〉, 최인훈 〈봄이 오면 산에 들에〉, 배삼식 〈열하일기 만보〉 등은 전통에 기대어 현재의 길을 모색한다.

시대를 고민하고 행동하는 인간

박조열 〈목이 긴 두 사람의 대화〉, 이현화 〈카덴자〉, 황석영 〈장산곶매〉, 김민기 〈공장의 불빛〉, 윤영선 〈사팔뜨기 선문답〉 등은 시대를 고민하고 행동하는 인간을 보여준다. 인간은 시대 안에서 고민하고 행동하고, 이는 자유를 위해서이다.
〈공장의 불빛〉의 ‘언니’는 고향 식구들을 위해 홀로 상경한 수많은 여공들을 형상화한 인물이다. 그는 달도 없이 공장의 불빛만 반짝이는 삶을 매일 꾸역꾸역 살아내야 한다. 공장지대를 떠날 수도 고향으로 돌아갈 수도 없는 노동자들의 비극적인 운명은, “두어라 가자”라는 헛헛한 노래 속에서 계속 되풀이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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