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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사랑
사랑이라고 하면 안 되나 『빈란드 사가』 해피엔딩도 충분하다 『비상전』 희망을 말할 자격 『건슬링거 걸』 멀리 사는 가까운 친구 『슬램덩크』 초여름을 추억하지 말라 『도련님의 시대』 마음껏 온순해지기 『엔젤전설』 사랑이 어떻게 안 변하니 『시나리오대로의 사랑』 사람은 그냥 죽지 않는다 『클레이모어』 필요한 사람 『사채꾼 우시지마』 비밀스러운 사랑 혹은 사랑의 비밀 『소년탐정 김전일』 2부 정의 퇴장하라, 옛날 아빠 『북두의 권』 예술가와 일상 『4월은 너의 거짓말』 그런 자유는 없다 『히스토리에』 모성애 말고 사랑 『야스민』 스피커가 중요하다 『하이큐!!』 죽어야 사는 여자 『일곱 개의 대죄』 포기할 수 있는 권력 『원펀맨』 사람은 가만히 있으면 『히카리맨』 형식이 있는 곳에 진심이 있다 『아즈망가 대왕』 가짜는 그 가짜가 아니다 『충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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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렇다면 부모가 자식을 … 부부가 서로를, 래그널이 나를 소중하게 생각하는 마음은, 대체 뭐지? / 차별입니다.”
『빈란드 사가』의 한 줄 X “그러니까 신이 모두에게 일일이 아침 인사를 건넬 수 없어서, 모든 길짐승을 위해 밥과 물을 줄 수 없고, 모든 아들딸을 병원까지 차로 데려다줄 수 없어서, 이리도 수많은 인간을 지은 게 아닐까. 차별처럼 보이는 그 사랑을 서로 해보라고. 차별이 무서우면 사랑도 없다.”(17) --- 「사랑이라고 하면 안 되나」중에서 “그 사람에게도 가슴이 뛰던 초여름이 있었음을.” 『도련님의 시대』의 한 줄 X “물론 계절도 사람의 마음도 신경 쓰지 않고 가만히 두면 겨울로 변하기는 한다. 다른 점이 있다면, 계절이 겨울로 향하는 건 막을 수 없어도 마음의 여름은 붙잡아 둘 수 있다는 것이다. 사랑이 결심이기 때문이다.”(44) --- 「초여름을 추억하지 말라」중에서 “필요한 사람이 되고 싶다. 안심하고 싶다.” 『사채꾼 우시지마』의 한 줄 X “‘너’가 ‘나’를 필요로 할 때, ‘나’라는 존재는 ‘너’가 요구하는 필요성을 충족하기 위하여 자기라는 모양을 구부러뜨리거나 비틀기도 해야 한다. 아니, 아쉬운 사람은 ‘너’인데, 그러니까 지금 우물가 와서 물 찾는 사람은 ‘너’인데, 왜 ‘나’가 그렇게까지 해야 하냐고? ‘너’가 오지 않으면 ‘나’는 우물도 뭣도 아니기 때문이다. ‘너’가 목마르지 않으면, 그렇게 목마른 ‘너’가 우물을 발견하지 않으면, ‘나’는 얼마 지나지 않아 쓰레기나 쌓여 있는 흉한 구덩이로 남게 될 뿐이다.”(72-73) --- 「필요한 사람」중에서 “이 세상은 남자와 여자, 바보와 천재. 그리고 보통 사람과, 특별한 사람으로 나뉘지.” 『히카리맨』의 한 줄 X “한마디로 시는 이분법을 싫어한다. 만일 어떤 시가 겉으로 이분법을 내세운다면 그 이분법은 해체당하려 거기에 불려 나온 것이 분명하다. 좋은 시란 게 이토록 이롭다.”(136) --- 「사람은 가만히 있으면」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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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어린 날을 함께 했던 만화책 속 한 줄 대사
『이 집에서 슬픔은 안 된다』, 『다만 이야기가 남았네』, 『슬픔 비슷한 것은 눈물이 되지 않는 시간』 등의 시집을 통해 한 개인의 실존적 조건을 자기만의 언어로 형상화해 오고 있는 시인 김상혁은, 매년 수십 권의 장편 만화를 재독, 삼독하는 만화 팬이자 잡지에 만화 리뷰를 연재하는 리뷰어이기도 하다. 이런 그가, 어린 날 마음껏 읽고 마음껏 웃었으며 그러다가 마음껏 잠들며 함께한 만화책을 다시 읽어 첫 에세이집을 냈다. 이 에세이에서 그는 짧은 만화 대사에 주목해 만화책을 읽는 새로운 읽기 방법을 취한다. 시인이 주목한 대사는, 때로는 시인의 삶의 이야기가 되고 때로는 세상사, 인간사에 대한 사색이 되고 때로는 시론이 된다. 한 시대를 말 그대로 주름잡은 『슬램덩크』의 한 줄 대사 “가까우니까.” 왜 하필 북산고 농구팀에 갔나고 따지는 상대팀 감독의 질문을 성의 없이 받아친 서태웅의 대사는, 시인에게 ‘멀리 사는 가까운 친구’의 추억을 소환한다. 시인은 어린 시절 잦은 이사로 죽마고우를 만들기 어려웠고 사람 마음이 고작 도시 몇 개도 넘지 못하고 발길을 돌리기도 한다는 사실을 허무하다 여기기도 했다. 하지만 언제나 예외는 있어, 생활에 시달리며 우정이니 사랑이니 신경 쓸 겨를도 없던 어느 날 시인을 찾아 먼 길을 찾아온 친구가 있었고, 시인은 지금까지도 그의 마음을 잊은 적이 없다. 그 친구는 이제 주변에 살게 되었고 근래 시인과 그 친구는 더 친해졌는데, 그 이유를 묻는다면 당연히 “가까우니까”이다. 탐험가 토르핀의 일대기를 그린 만화책 『빈란드 사가』에서 던져진 ‘부모가 자식을, 부부가 서로를 소중하게 생각하는 마음은 대체 뭐냐’는 질문과 ‘그것은 차별’이라는 대답은, 시인을 사랑의 본질에 대한 사색으로 이끈다. 인간은 이기적이어서 진정한 사랑은 불가능하다는 『빈란드 사가』의 주장, 인간의 사랑이 모두 차별이라는 주장은 아예 엉뚱한 소리는 아니다. 부모가 자식을 소중히 여기는 마음은 다른 모든 사람보다 자식을 아끼는 태도이니 차별이 맞다. 하지만 이 지점에서 시인은 우리에게 묻는다. 저 숭고한 사랑이 고작 차별의 다른 이름이었다고 절망해야만 할까? 시인은 이렇게 말한다. “신은 모든 곳에 있을 수 없어서, 그러니까 신이 모두에게 일일이 아침 인사를 건넬 수 없어서, 모든 길짐승을 위해 밥과 물을 줄 수 없고, 모든 아들딸을 병원까지 차로 데려다줄 수 없어서, 이리도 수많은 인간을 지은 게 아닐까. 차별처럼 보이는 그 사랑을 서로 해보라고. 차별이 무서우면 사랑도 없다”고. 『클레이모어』의 대사를 통해서 시인은 갑작스러운 죽음에 대해 사색하고, ‘사람은 그냥 죽지 않는다’고 결론 내린다. 우리에게 가장 소중한 존재가 ‘뭐가 뭔지도 모르게’ 죽었다면, 남겨진 우리는 그러한 죽음을 끝내 떨쳐낼 수 없을 것이고, 제대로 슬퍼하려면 살아남은 사람은 그 죽음의 이유를 알아야만 한다고 시인은 말한다. 우리는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이 ‘그냥’ 죽었다고는 결코 말할 수 없다는 것이다. 불치병에 걸린 바이올리니스트 소녀의 대사, “무대 밖에서의 것으로 마음이 차오르는 게, 왠지 우스워”에서, 시인은 예술가라는 존재가 무대 밖에 존재하는 일상의 욕망과 얼마나 밀접하게 얽혀 있는지를 일러주는 통찰을 발견한다. 『4월은 너의 거짓말』의 이 한 줄 대사에서 시인은 비일상적이고 비범한 예술의 경지는 언제나 일상적인 손끝에서 구현되는 것이라는 예술론을 이끌어내는 것이다. 때로는 한 편보다 한 줄, ‘한줄도좋다’ 시리즈 『한 줄도 좋다, 만화책-만화는 사랑하고 만화는 정의롭고』는 ‘한줄도좋다’ 시리즈의 2권이다. ‘한줄도좋다’는 다양한 예술이 전하는 한 줄의 의미를 마음에 새겨보는 에세이 시리즈로, 보고 듣던 한 편의 예술작품을 한 줄로 읽는 즐거움을 선사한다. 작품 속 한 줄이 좋다 ‘한줄도좋다’는, 작품 속 한 줄이 주는 감동을 발견하는 에세이 시리즈다. 연극, 영화, 노래, 만화 등 다양한 예술작품들은 작품 전체로도 감동적이지만 때로는 작품 속 인상적인 한 줄 대사, 한 줄 가사가 특별한 감동을 주기도 한다. ‘한줄도좋다’는, 전체가 아닌 그 부분의 특별한 감동을 포착한 시리즈이다. 작가들의 한 줄이 좋다 ‘한줄도좋다’는, 작가들이 자신들이 선정한 작품에서 고갱이가 되는 한 줄 대사와 가사 등을 뽑은 에세이 시리즈다. 작가들은 그 한 줄을 실마리로 이야기를 전개한다. 자신들이 뽑은 작품의 한 줄에 대해 자신들만의 삶의 이야기, 작품 이야기, 세상 이야기로 화답하는 것이다. 읽으니까 한 줄이 좋다 ‘한줄도좋다’의 한 줄은 오직 텍스트로서의 한 줄이다. 영화의 대사나 노래의 가사를 이미지와 사운드와 함께 보고 듣는 것도 감동적이지만 때로는 오로지 문장으로 읽을 때 새로운 의미로 다가오기도 한다. 문학이 아닌 예술작품 속 한 줄 문장은 봐도 좋고 들어도 좋지만 읽어도 좋고, 또 읽으니까 좋은 것이다. ‘한줄도좋다’ 01 장석주/한 줄도 좋다, 우리 가곡-내 쓸쓸한 마음의 울타리 02 김상혁/한 줄도 좋다, 만화책-만화는 사랑하고 만화는 정의롭고 03 유재영/한 줄도 좋다, SF 영화-이 우주를 좋아하게 될 거예요 04 조현구/한 줄도 좋다, 옛 유행가-이 아픈 사랑의 클리셰 (‘한줄도좋다’는 계속 이어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