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소장하고 있다면 판매해 보세요.
Yura Komine,こみね ゆら
황진희의 다른 상품
|
“바람이 이상한 소리를 내며 불어오면
신기한 가게 놀이가 시작될 거야!” 들판에 돗자리를 폈어요. 소풍을 온 게 아니에요. 색종이로 만든 상자, 귀여운 꽃송이를 차려 놓으니 멋진 가게가 되었지요. “가게 놀이 합니다. 어서어서 오세요!” 누군가 오길 바라며 외쳤어요. 그러자 ‘후루루루, 삐루루루’ 이상한 소리를 내며 바람이 불어오고, 다람쥐와 곰이 차례로 찾아 왔어요. 그런데 모두 가게만 차리고, 손님은 아무도 없네요. 괜찮아요. 손님을 부르면 되니까요. 셋이서 다시 힘껏 소리 쳤어요. “어서 오세요, 어서 오세요!” 목소리가 바람에 실려 날아가고, 곧 누군가 다가와 신기한 말투로 말했어요. “사고 싶어용, 가게를 통째롱.” ‘휘리릭 뿅!’ 셋의 몸이 어디론가 빨려 들어가더니 하늘 위를 날고 있어요. 어떻게 된 걸까요? 자, 이제부터 신비로운 친구들과 두근두근 가게 놀이가 시작될 거예요. 아이가 가진 가장 큰 재산인 상상력이 고스란히 들어간 이야기로, 일본 최고 권위의 ‘일본그림책상’을 2회나 수상한 코미네 유라 작가의 사랑스러운 그림이 돋보이는 그림책이에요. 일본그림책상 2회 수상 작가, 코미네 유라의 그림 속 꿈같은 이야기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해 등교, 등원을 정상적으로 할 수 없게 된 영유아동들이 무기력함과 우울감을 겪는, 이른 바 ‘아동 코로나 블루’가 사회 문제로 대두됐다. 평소 기관에 가기를 거부하던 아이들마저도 “등원하고 싶어요.”, “친구들과 못 만나 우울해요.”라며 호소하는 사례가 많았다. 이 시기 아이들에게 사회성 및 또래 관계 발달은 매우 중요하다. 영아기가 지나며 혼자보다는 친구와 놀고 싶어 하고, 또래 관계로부터 사고와 놀이를 확장하는 경험을 쌓아 나가기 때문이다. 사회적 거리 두기를 차치하더라도, 요즘 아이들에겐 친구 경험이 부족하다. 동네 아이들과 다함께 뒤엉켜 놀다 시간이 되면 집으로 자연스레 흩어지는 것이 일상이던 예전 아이들과 비교해, 옆집에 누가 사는지조차 모르는 경우가 많다. 파편적 · 단절적인 또래 관계는 ‘친구 사귐’에 대한 결핍을 야기한다. 아이들의 이러한 사회관계의 욕구를 맑고 순수한 이야기로 풀어 낸 그림책, 『가게 놀이 할 사람?』이 출간된다. 들판에 혼자 돗자리를 펼쳐 가게 놀이를 시작하던 아이에게 벌어진 하룻밤 꿈같은 이야기. 다람쥐와 곰 친구가 차례로 나타나 아이의 가게 놀이에 참여하고, 신비로운 바람 소리와 함께 마녀가 찾아와 이 셋을 자신의 집으로 초대한다. 마녀의 집이란 으레 어린이의 소망이 투영된 공간이다. 이 이야기 속 마녀의 집에는 무엇이 있을까? 다름 아닌 마녀의 아이들, 즉 주인공과 같이 가게 놀이를 할 친구들이 기다리고 있다. 일본에서 그림책 분야에 수여하는 가장 권위 있는 상인 ‘일본그림책상’을 2회나 수상한 코미네 유라가 그림을 그렸고, 여러 동화 작품으로 호평 받고 있는 이노우에 요코가 이야기를 썼다. 특히 코미네 유라는 일본 내 굵직한 클래식 작품 및 여러 수준 높은 그림책 작업을 진행하면서 자신만의 작품 영역을 구축해 온 것으로 유명하다. 2014년에는 국민 과자로 불리는 ‘고소미’ 패키지 일러스트를 그려 한국 내에도 마니아를 형성하고 있다. 기계적 방식을 벗어나 따뜻한 손 그림 감성이 그대로 담겨 있어 아이들에게는 신선함을, 부모 세대에는 어린 시절 보던 그림책의 향수를 느끼게 해 줄 것이다. 함께 놀고 싶은 마음, 적당한 만큼만 부리는 욕심… 아이다운 소망과 깨끗한 상상력이 담긴 그림책! 『가게 놀이 할 사람?』을 번역한 황진희 그림책테라피연구소장은 상상력이야말로 아이들이 가진 가장 큰 재산이라고 말한다. 사실 아이들이 놓인 현실은 마냥 따뜻하지만은 않다. 어른들이 만든 제약들이 곳곳에 놓여 있어, 작고 힘없는 어린이에게 벅차고 힘겨운 곳일지도 모른다. 황 소장은 아이들의 상상력이 바로 이러한 현실을 이겨 내는 오아시스이며, 자신다움을 지키는 피난처라고 말한다. 이 책에는 아이다운 깨끗한 상상이 그려진다. 과하거나 자극적인 판타지 대신, 일상적인 소망과 맑은 꿈이 펼쳐 있다. 돗자리 하나짜리 작은 가게에서 아이는 손수 만든 종이 상자와 꽃송이를 차려 놓는다. 손님이 없어 풀 죽은 주인공 앞에 마녀가 나타나 깊은 숲속 자신의 집으로 데려간다. 그곳에는 마녀의 아이들이 있고, 주인공과 아이들은 주인과 손님을 바꿔 가면서 복작복작 가게 놀이를 한다. 이야기 속에 굉장하고 거창한 마법은 등장하지 않는다. 대신 마녀는 빵과 과자를 뚝딱 만들어 주고, 놀이가 끝난 후 주인공을 바래다주기 위해 빗자루를 타고 허공을 난다. 그녀가 부리는 마법은 과시적인 대신, 이처럼 따뜻하고 다정하다. 마치 늘 곁에 있는 엄마처럼. 『가게 놀이 할 사람?』은 아이의 시선으로 상상해 낸 즐거운 모험으로, 주인공은 다음번에도 꿈속에서 가게 놀이가 이어지길 바란다. 함께 놀고 싶은 마음, 적당한 만큼만 부리는 욕심은 딱 아이답게 사랑스럽다. 오늘도 치열하게 어린이의 삶을 사는 친구들은 이 따뜻한 이야기를 읽으며 앞으로 나아갈 힘을 얻을 것이다. 그들이 일상 속에서 돗자리, 색종이 상자, 꽃송이, 유리구슬을 보면 이제 이 가게 놀이는 현실 속 놀이로 확장될 수 있다. 그들만이 가진 가장 큰 힘, 바로 아이다운 상상력으로 말이다. l 번역가 서문 l 사람이 나면서부터 갖는 많은 능력 중 가장 놀라운 건 단연코 ‘상상력’입니다. 아쉽게도 이는 어른이 되어 가면서 점점 굳어 버리지요. 누군가 말랑말랑한 상상력의 판을 지녔다면, 그는 어린아이 같은 사람이란 뜻일 거예요. 사실 상상력은 어린이들이 가진 가장 큰 재산입니다. 상상의 세계는 작고 힘없는 어린이가 현실을 이겨 내는 힘이며, 힘센 어른들과 함께 살아가는 방법이기도 합니다. 아이들은 어른들이 곳곳에 놓아 둔 제약과 규제를 요리조리 피해 상상의 세계를 만들어 냅니다. 상상력이란 어린이의 피난처이자 오아시스인 셈이지요. “우리 아이는 보자기 한 장, 막대기 하나만 있으면 온종일 놀아요.” 정말로 아이들은 별것 아닌 물건 하나로 몇 시간이나 놀 수 있습니다. 상상의 세계를 누비는 거지요. 연령이 어릴수록 더욱 그렇습니다. 좀 더 자라면 여럿이 어울리면서 이 세계는 더 확장됩니다. 흔하디흔한 보자기가 마법 양탄자가 되고, 배가 되고, 연못이 됩니다. 보자기를 두 눈으로 보자마자, 아이의 머릿속에서 끝없는 여행이 시작되는 거예요. 『가게 놀이 할 사람?』에 등장하는 친구들의 돗자리도 상상 속에서 가게가 됩니다. 그들은 마녀의 세상으로 날아가 한바탕 가게 놀이를 하고 돌아옵니다. 이를 들여다본 어린이들의 상상은 어디까지, 어떻게 뻗어 나갈까요? 아이들은 풀꽃으로 김치를 담그고, 진흙으로 밥을 지어 어른들에게 상상 속 역할을 나눠 줍니다. 우리도 최선을 다해 맛있게 먹고 대꾸해 줍니다. 우리도 모두 그런 어린 시절을 지나 왔으니까요. 잊고 있던 감정이 뭉근하게 올라오기도 합니다. 하지만 몇 번씩 반복되는 아이의 놀이에 짜증날 때도 있습니다. 현실감 없고 귀찮으니까요. 어느 날, 아이의 눈에도 진흙이 주먹밥으로 보이지 않게 되겠지요. 점점 물건의 원래 기능만 생각하게 되며, 어느 순간 놀이를 멈춥니다. 그제야 우리는 아이가 차려 주던 밥상이 그리워집니다. 상상력은 어린이가 오직 자기 힘으로 만들어 낸 근사한 비밀입니다. 어른이 되고 나서도 가끔 상상의 세계로 떠날 때가 있습니다. 내 힘으론 안 되는 간절한 일을 상상력을 빌려 꿈꾸곤 하지요. 그러면서 스스로를 달랩니다. 책 속 아이의 주머니에 남은 유리구슬은 그 상상의 씨앗이자 증거입니다. 이처럼 상상하는 어린이의 세상을 인정해 주는 어른들이 많아지면 좋겠습니다. 즐겁게 대꾸해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어린이는 이 유리구슬로 다음 세상을 꿈꿀 테니까요. 혹시 우리 아이의 주머니에도 유리구슬이? 황진희(번역가, 그림책테라피연구소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