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처럼 인플레이션이 심하지 않은 환경에서도 내가 벌어들인 돈은 비트코인을 처음 채굴했던 10년 전에 비해 구매력이 높지 않다. 그러나 경제 정책을 결정하는 권력기관으로부터 자유로운 내 암호화폐는 그 가치가 무려 1만 퍼센트나 증가했다. 유통업계의 거물 아마존에 투자했더라도 이토록 큰 성공을 거둘 수는 없었을 것이다. 그것도 2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말이다. 더욱 멋진 일은 비트코인의 이런 뛰어난 성과가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라는 사실이다. --- p.33~34
무릇 발명이란 전혀 다른 출처에서 얻은 아이디어들이 서로 엮여 탄생하는 것이다. 이것은 먼 옛날 물레방아에서부터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애플 등 최신 기술까지 모두 마찬가지다. 대표적인 예를 들어 보자. 1990년대에 여러 회사가 컴퓨터를 발명했지만, 이 기계의 형태와 기능을 적절히 조합하면 전 세계인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다는 사실을 간파한 사람은 오직 스티브 잡스뿐이었다. “독창성이란 기존
의 아이디어를 지금까지 상상하지 못했던 방식으로 연결하는 데서 나온다.” --- p.65
물론 비트코인의 공급량은 제한되어 있지만, 채굴이든 다른 방법으로든 이를 획득할 기회는 아직 충분히 남아 있으니 안심해도 된다.
금을 캐는 것과 비트코인을 채굴하는 것의 차이점은, 후자는 땅을 파는 것이 아니라 수학 알고리즘과 컴퓨터를 이용하여 가상의 목적물을 획득한다는 것이다. 사토시 나카모토가 창안해낸 시스템에서 채굴이란 특정 방정식을 푸는 사람들에게 제공하는 보상을 말한다. 이때 이 방정식은 특정 거래가 일어났음을 보여주는 더할 나위 없는 증거다. 이렇게 증명된 거래는 가상의 원장, 즉 장부를 통해 다른 사람들에게 공유된다. 그리 오래지 않은 과거 회계 담당자들이 종이에 기록하던 장부를 온라인에 옮겨놓은 것으로 생각하면 된다. --- p.84
‘조직적인 부주의’야말로 오늘날 은행 시스템이 안고 있는 문제를 가장 잘 표현하는 말이다.
고객에게 유익을 안겨주고자 애쓴다고 주장하는 은행들은 실제로는 고객이 돈을 입수하고 쓰는 능력을 조금씩 훼손하고 있을 뿐이다. 이런 어쩔 수 없는 부주의가 바로 현금의 취약점이다. 그런데도 우리가 이런 시스템에 맞서 싸우지 않는 이유는 이것이 우리의 삶에 너무나 깊이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아는 거라곤 부모 세대부터 익숙해졌고 개인의 금융 관리에 필요한 모든 기반 구조를 제공해주는 기존의 금융 시스템뿐이니. --- p.114
더구나 비트코인은 수백, 수천, 아니 수만 달러 규모의 거래도 마음대로 할 수 있다. 시간과 장소의 제약도 없다. 비트코인은 아무런 제약이 없으며, 그 누구의 승인이나 허가도 필요 없다. 정부가 아무리 권위적으로 변해 엄격한 제한을 가하더라도 비트코인의 프로세스는 바뀌지 않는다. 비트코인은 검열과 탄압에도 끄떡없다. 애초에 설계할 때부터 그렇게 만들어졌다. 한 번 채굴된 비트코인은 절대로 사라지지 않는다. 생각해보라. 지금까지 12년 동안 비트코인을 옥죄려는 시도가 그렇게 많았음에도 여전히 아무 탈 없이 잘 운영되고 있다. --- p.170~171
1만 달러를 돌파하고 그 이후에 일어난 일은 실로 비트코인 가격에 대한 나의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일대 사건이었다. --- p.…) 나조차 상승세가 그토록 엄청난 모습으로 펼쳐질 줄은, 그로 인해 사람들의 걱정이 눈 녹듯 사라지고 비트코인이 마침내 주류에 성큼 다가서게 될 줄은 미처 몰랐다.
비트코인은 2017년에 약 1천 달러 근처에서 출발한 뒤 상승을 시작하자마자 금세 3배나 뛰어올라 3천 달러에 도달했다. 그 시기에 급등세를 보이던 주식시장의 어느 주식도 이 성적에 필적하지 못했고, 이만큼의 잠재력을 지닌 것도 없었다. --- p.227~228
내 비트코인 투자법은 옳았다. 나는 다른 사람보다 비트코인에 대해 더 잘 알았고, 하루 이틀 사이의 움직임에는 그리 매달리지 않았다. “비트코인은 비트코인일 뿐이지.” 내가 늘 하던 말, 변동이 심한 가격을 보고 하던 말이다.
활발한 친구도, 조용한 친구도 모두 친하게 잘 지내듯이 비트코인의 특성도 그렇게 생각하고 받아들이는 편이 좋다. 다양한 성격마다다 단점이 있지만, 그들은 모두 내 인생을 풍성하게 가꾸어준다. 그들의 모든 면을 인정하고 함께 사는 법을 배우는 것이 인생이다. 당분간 크게 움직이지 않는 분야에 투자하고 싶다면 채권이나 기간산업 주식을 사면 된다. 단기간에 비트코인이 어떻게 움직일지는 아무도 모른다. 비트코인은 일반적인 분석을 번번이 뛰어넘는다. --- p.254
환태평양 지역과 유럽, 중앙아시아 등에서는 정부가 노동자들에게 급료를 지급할 때 디지털 플랫폼을 사용하기 때문에 사람들이 모바일 계좌를 개설할 수밖에 없다. 이러한 변화는 특히 여성들에게 중요한 혜택을 제공한다. 여성은 전통적으로 취약 가정의 경제활동에서 소외되거나 그리 큰 역할을 차지하지 못했다. 빌앤드멜린다게이츠재단의 공동대표 멜린다 게이츠는 이렇게 말한다.
“정부가 사회 급여나 각종 보조금을 여성들의 디지털 은행 계좌에 직접 지급한다면 놀라운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여성들이 가정에서 의사결정권을 가질 수 있고, 더 많은 금융 수단을 동원해 가정의 재산 증식에 투자함으로써 폭넓은 경제 성장에 이바지할 수 있습니다.” --- p.326
나는 2017년에 비트코인에 투자할 때 사람들이 저지르는 가장 대표적인 실수 네 가지를 정리해서 트위터에 올렸다. 일반 투자자들이 보고 비트코인을 좀 더 제대로 경험할 수 있는 원칙으로 삼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에서였다. 내가 오랫동안 미숙한 비트코인 투자자들을 보면서 느꼈던 점은 다음과 같다.
비트코인을 사는 데 주저한다.
사기로 마음은 먹었지만, 너무 적게 산다.
조금만 오르면 금세 팔아버린다.
가격이 폭락하면 겁에 질려 전부 매도한다.
--- 본문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