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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 발행일 | 2022년 06월 15일 |
|---|---|
| 쪽수, 무게, 크기 | 372쪽 | 548g | 152*225*19mm |
| ISBN13 | 9788950900434 |
| ISBN10 | 8950900432 |
지켜야 하는 아이
: 성장소설로 다시 태어난 6.25전쟁
줄리 리 저 / 김호랑 그림 / 배경린 역
|
아울북
|
2022년 06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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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소년 top100 1주
- 원서이동
- e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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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이 너무 많은 어른들을 위한 심리학 (10만부 돌파 기념 스페셜 에디션)
16,020원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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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3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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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수야!” 나는 날카로운 조가비로 뒤덮인 돌투성이 강바닥을 발가락에 힘을 주어 움켜잡아 가며, 허리까지 잠기는 물속을 첨벙첨벙 헤쳐 나갔다. 물살이 내 주위를 소용돌이치며 흘렀다. 남동생의 손을 꼭 움켜쥐고서 강둑까지 끌고 왔다.
--- p.10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손가락을 타고 피가 흘렀다. 두툼한 사과 껍질이 부뚜막 위에 이리저리 흩어진 꼴이, 끊긴 곳 하나 없이 소라 껍데기 속처럼 곱게 소용돌이치는 오마니의 사과 껍질과 대비를 이루었다. 오마니가 깎은 사과는 흠잡을 데 없이 완벽한 모습으로 손님상에 올릴 접시 위에 놓여 있었다. 나는 그 옆에다 내가 깎은 사과를 놓았다. 울퉁불퉁하고 두껍게 깎여 나가다 못해 살구만큼 작아진 사과가 보였다.
--- p.25
“우리 가족이 안 들킨 게 얼마나 다행이니. 하나님이 도우셨다.” 오마니가 떨리는 목소리로 속삭였다.
“그 아자씨, 아주마이는 어찌 되는 겁네까?” 내가 물었다.
아무도 내 질문에 대답하지 않았다.
--- p.101
이 낯선 곳에서는 과일을 예쁜 모양으로 깎지 않아도 되었다. 깎은 과일을 접시에 가지런히 담아 동생들에게 갖다 바치지 않아도 되었다. 음식을 먹거나 웃을 때 이를 가리지 않아도 괜찮았다. 전쟁 한복판에서 길을 잃고 낯선 사람의 감나무 아래에 웅크리고 앉아 있는 이 순간, 내가 어떤 사람인지는 하나도 중요하지 않았다. 그리고 아주 잠시나마 이런 게 바로 천국이 아닐까 생각했다.
--- p.168
“너 같은 애들은 내가 잘 알지 않갓니.” 언니가 계속 말했다. “시키는 대로 잘 따르는 착한 딸. 뭐, 그게 나쁜 건 아니다만… 니 자신도 소중히 여길 줄 알아야 한다.”
--- p.173
임진강이 온통 붉게 물들기 시작했다.
울부짖는 소리가 골짜기를 가득 채웠다.
나는 멈추지 않고 달렸다. 돌아보지도 않았다. 내 등에 업힌 영수가 총에 맞지 않았기만을 간절히 기도하고 또 기도하며.
--- p.195
“소라야.” 선생님이 몸을 앞으로 기울였다. “커서 뭘 하고 싶건 간에, 대학에는 꼭 가야 한다. 학교를 그만둬선 안 돼. 네가 할 수 있는 데까지 해 봐. 그걸 목표로 삼고 나아가는 기야. 누가 뭐라건 절대 굴하지 말고. 내 말 알아듣갓니?”
--- p.202
아바지가 너를 다시 내렸고 나는 너를 한 번 더 들여다보았다. 세상에서 가장 예쁜 아기였다. 앵두 같은 입술과 보슬보슬한 곱슬머리, 조그마한 콩알 같은 코. 도저히 참을 수가 없어서 너의 부드러운 머리카락에 입을 맞췄다.
처음 본 순간부터 나는 늘 너를 사랑했어.
--- p.314
“부산에 오구 나서도 변한 게 하나도 없습네다.” 나는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오마니는 여전히 저한테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 되기만을 강요하잖습네까?”
오마니가 다시 사나운 표정으로 짓씹듯 말했다. “아, 그러냐? 그럼 진정한 너는 누군데? 전 하나 제대로 부칠 줄 모르는 글쟁이 나부랭이가 인생 잘 살 수 있을 것 같니?”
--- p.341
“그래, 누나 여기 있어.” 내가 말했다.
담벼락에서 내려와 지수를 안아 들었다. 지수가 동경인지, 사랑인지, 아니면 둘 다인지 모를 시선으로 나를 빤히 바라보았다.
--- p.10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손가락을 타고 피가 흘렀다. 두툼한 사과 껍질이 부뚜막 위에 이리저리 흩어진 꼴이, 끊긴 곳 하나 없이 소라 껍데기 속처럼 곱게 소용돌이치는 오마니의 사과 껍질과 대비를 이루었다. 오마니가 깎은 사과는 흠잡을 데 없이 완벽한 모습으로 손님상에 올릴 접시 위에 놓여 있었다. 나는 그 옆에다 내가 깎은 사과를 놓았다. 울퉁불퉁하고 두껍게 깎여 나가다 못해 살구만큼 작아진 사과가 보였다.
--- p.25
“우리 가족이 안 들킨 게 얼마나 다행이니. 하나님이 도우셨다.” 오마니가 떨리는 목소리로 속삭였다.
“그 아자씨, 아주마이는 어찌 되는 겁네까?” 내가 물었다.
아무도 내 질문에 대답하지 않았다.
--- p.101
이 낯선 곳에서는 과일을 예쁜 모양으로 깎지 않아도 되었다. 깎은 과일을 접시에 가지런히 담아 동생들에게 갖다 바치지 않아도 되었다. 음식을 먹거나 웃을 때 이를 가리지 않아도 괜찮았다. 전쟁 한복판에서 길을 잃고 낯선 사람의 감나무 아래에 웅크리고 앉아 있는 이 순간, 내가 어떤 사람인지는 하나도 중요하지 않았다. 그리고 아주 잠시나마 이런 게 바로 천국이 아닐까 생각했다.
--- p.168
“너 같은 애들은 내가 잘 알지 않갓니.” 언니가 계속 말했다. “시키는 대로 잘 따르는 착한 딸. 뭐, 그게 나쁜 건 아니다만… 니 자신도 소중히 여길 줄 알아야 한다.”
--- p.173
임진강이 온통 붉게 물들기 시작했다.
울부짖는 소리가 골짜기를 가득 채웠다.
나는 멈추지 않고 달렸다. 돌아보지도 않았다. 내 등에 업힌 영수가 총에 맞지 않았기만을 간절히 기도하고 또 기도하며.
--- p.195
“소라야.” 선생님이 몸을 앞으로 기울였다. “커서 뭘 하고 싶건 간에, 대학에는 꼭 가야 한다. 학교를 그만둬선 안 돼. 네가 할 수 있는 데까지 해 봐. 그걸 목표로 삼고 나아가는 기야. 누가 뭐라건 절대 굴하지 말고. 내 말 알아듣갓니?”
--- p.202
아바지가 너를 다시 내렸고 나는 너를 한 번 더 들여다보았다. 세상에서 가장 예쁜 아기였다. 앵두 같은 입술과 보슬보슬한 곱슬머리, 조그마한 콩알 같은 코. 도저히 참을 수가 없어서 너의 부드러운 머리카락에 입을 맞췄다.
처음 본 순간부터 나는 늘 너를 사랑했어.
--- p.314
“부산에 오구 나서도 변한 게 하나도 없습네다.” 나는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오마니는 여전히 저한테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 되기만을 강요하잖습네까?”
오마니가 다시 사나운 표정으로 짓씹듯 말했다. “아, 그러냐? 그럼 진정한 너는 누군데? 전 하나 제대로 부칠 줄 모르는 글쟁이 나부랭이가 인생 잘 살 수 있을 것 같니?”
--- p.341
“그래, 누나 여기 있어.” 내가 말했다.
담벼락에서 내려와 지수를 안아 들었다. 지수가 동경인지, 사랑인지, 아니면 둘 다인지 모를 시선으로 나를 빤히 바라보았다.
--- p.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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