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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 일라이저의 영국 주방

: 현대 요리책의 시초가 된 일라이저 액턴의 맛있는 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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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04월 17일
쪽수, 무게, 크기 456쪽 | 590g | 142*210*30mm
ISBN13 9791188941933
ISBN10 1188941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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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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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지고 싶은 마음이 불쑥 샘솟는다. 괴물 같은 런던의 악취에서 벗어나고 싶다, 요리책 같은 경박한 실용 서적 때문에 시를 퇴짜 맞은 수모에서 벗어나고 싶다. 서둘러 계단을 내려가는데 눈물이 차오른다.
불쑥 미스터 롱맨의 목소리가 울려 퍼진다.
“깔끔하고 기품 넘치게 써요, 미스 액턴. 당신의 시처럼 깔끔하고 기품 넘치는 요리책을 가져와요.”
---「1.일라이저_생선 뼈」중에서

식품저장실로 가는데 가슴이 공포에 휩싸인다. 석탄과 물을 날라야 되는 거 아닌가? 소프 부인은 그럴 거라고 했다. 요리에 대해서는 일언반구도 없었고. 더 나쁜 것은 ‘양념에 대해 의견을’ 말해야 된다고 알려주지 않은 점이다. 그제야 머리를 때리는 게 있다. 소프 부인이 잭 이야기를 했구나. 미스 일라이저가 오해해서, 오빠에게 요리를 배운 줄 아는구나. 난 식품저장실에서 뛰쳐나와 다 털어놓으려 한다. 어머니는 정신을 놓았고 아버지는 술을 좋아하는 불구자라고, 잭은 고작 꼬치구이를 돌리고 토끼 가죽을 벗긴다고, 나는 감자를 심고 요강을 씻고 그 외의 허드렛일밖에 안 해봤다고. 그런데 그 순간 공기가 달콤해서 아찔하다. 실한 자주색 열매가 수북이 담긴 그릇에서 향내가 난다. 과분이 낀 열매 위를 꿀에 취한 말벌들이 기어간다. 순간적으로 제대로 생각할 수가 없다. 이 독특한 열매의 향기를 마시고만 싶다.
---「10.앤_액턴 진저브레드」중에서

우리는 손발을 착착 맞춰 만찬을 준비하면서 하루를 보낸다. 식기실에서 리지가 단조롭게 흥얼대는 쉰 목소리가 거슬리지만, 소리를 밀어내며 그 아이 덕분에 앤이 요리사로서 꽃필 수 있다고 자위한다. 또 앤이 능력을 발휘하는 덕에 내가 아르놋 씨에게 마음을 쏟을 수 있다. 앤이 다지고, 썰고, 튀기고, 휘젓고, 씻고, 화력을 딱 맞추기에 내가 아르놋 씨와 그의 아내가 될 생각에 젖을 수 있다. 물론 아내가 되는 데는 조건들이 있다. 아주 조심스럽게 제시해야 되는 민감한 조건들이다. 어머니와도 의논한 적 없는 조건들. 어떻게 제시할지 난감하지만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된다. 생각들이 오락가락하는 와중에 앤이 조리한 시간과 재료의 양을 기록한다. 난 그녀가 내미는 스푼을 받아 맛을 보면서 양념과 향신료에 대해 조언하며 아르놋 씨를 생각한다.
---「29.일라이저_인도식 생선 커리」중에서

바구니에서 미스 일라이저에게 빌린 『요리사의 귀중한 조언』과 잼들을 꺼낸다. 엄마를 추도하지 않고는 돌아갈 수가 없다. 글을 가르쳐준 사람은 엄마였다. 흙무덤 중간에 책을 반듯하게 놓는다. 일종의 묘비다. 버터 얼룩이 있는 가죽 표지가 검은 흙 위에서 빛난다. 차가운 진흙 바닥에 무릎을 꿇고, 모과 마멀레이드 단지 위에 자두잼 그릇을 포개서 책 위에 올려놓는다. 내가 엄마의 무덤을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여느 묘비 못지않게 보기 좋은 비석이다. 바바리아 갈색 빵, 버터 덩이, 크림 단지로 십자가를 만든다. 그러고 나서 하나하나 입 맞춘다. 책, 단지들, 빵, 찬 검은 흙.
---「50.앤_바바리아 갈색 빵」중에서

너무 많은 혼란과 의구심 때문에 머리가 답답하게 느껴진다. 그래서 미시즈 런델의 요리책으로 눈을 돌리자, 생각이 내 요리책과 헌정 문제로 되돌아간다. 책등의 버터 묻은 손자국을 닦고 밀가루 얼룩을 털어낸다. 그러는 사이 이름 하나가 눈앞에 번뜩인다. 앤! 내 책을-우리 책을-앤에게 헌정하고 싶다……. 하지만 아니, 그리되지 않을 것이다. 어느 작가도 하인에게 책을 헌정한 바 없고 어머니가 격노하리라. 앤과 수재너를 포함하는, 주방 친구가 필요한 누구에게나 말을 거는 헌정 대상을 찾아야 한다. 주방에서 추방된 이들…… 부자와 빈자, 기혼자와 미혼자, 유대인과 이교도를 아우르는 상대를. 머릿속에서 말들이 오려지고 접히기 시작한다. 명확하고 단순한, 핵심적인 어휘들이 필요하다. 내 레시피들 같은. 나 같은…….
---「56.일라이저_여왕님의 푸딩」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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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토리아 시대 영국의 맛이 풍부한 감각의 향연! 나는 일라이저, 앤과 함께 모든 요리를 준비했고 모든 페이지를 다 먹어 치웠다. 문학적이고 요리의 승리다!
- 헤이즐 게이너 (『우리가 젊고 용감했을 때(When We Were Young & Brave)』 저자)
애너벨 앱스의 글과 그녀가 발견한 비범하고 숨겨진 이야기들을 좋아한다. ‘일라이저 액턴’은 그녀가 찾아낸 최고의 발견이다.
- 클레어 풀리 (『진실 프로젝트』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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