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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탈로니아 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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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12월 14일
쪽수, 무게, 크기 400쪽 | 388g | 120*188*30mm
ISBN13 9788931023428
ISBN10 8931023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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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3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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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막연히 신문 기사를 쓴다는 생각을 갖고 스페인에 갔지만, 거의 도착하자마자 의용군에 들어갔다. 당시 분위기에서는 그 길 말고 다른 길은 생각할 수 없는 것 같았다.
--- p.19

이 모든 것이 기묘하고 감동적이었다. 내가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 많이 있었다. 어떤 면에서는 호감이 가지도 않았다. 하지만 나는 바로 이것이 싸워서 지킬 가치가 있는 상황임을 금방 깨달았다.
--- p.21

초창기 전투에서 여자들은 당연한 듯이 남자들과 나란히 싸웠다. 혁명기에는 그런 일이 자연스러워 보인다.
--- p.24

그들은 의용군 내부에 계급 없는 사회의 작동 모델을 일시적으로나마 만들어내려고 시도했다. 물론 평등이 완벽하게 이루어지지는 않았지만, 내 경험상 평등에 가장 가깝기는 했다. 전쟁 중에 그런 평등이 가능할 줄은 몰랐다.
--- p.55

사람들은 더러움을 두고 지나치게 호들갑을 떤다. 손수건 없이 지내는 생활과 그릇 하나로 식사도 하고 세수도 하는 생활에 사람이 얼마나 빨리 익숙해지는지 놀라울 정도다.
--- p.61

마을 아가씨들은 찬란하고 생생했다. 머리카락은 석탄처럼 새까맣고, 걸을 때는 엉덩이가 흔들리고, 태도는 솔직했다. 남자 대 남자로 말하는 것 같은 태도는 십중팔구 혁명의 부산물이었을 것이다.
--- p.96

폭음이 들리더니 즉시 지독한 비명과 신음이 들려왔다. 어쨌든 우리가 놈들 중 한 명을 해치운 것이다. 그가 죽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심하게 다친 것은 분명했다. 불쌍한 놈, 불쌍한 놈! 그의 비명을 들으며 나는 어렴풋이 슬퍼졌다.
--- p.124~125

우리가 사회주의의 맛보기를 경험하고 있었다고 말해도 될 것 같다. 우리들 사이에서 정신적으로 대세를 차지한 것이 사회주의였다는 뜻이다. (…) 평범한 계급 구분도 돈으로 더럽혀진 영국의 분위기에서는 거의 생각도 할 수 없는 수준으로 사라졌다.
--- p.136

노동계급이 아직 고삐를 쥐고 있던, 아니 그렇게 보이던 몇 달 전만 해도 빈부격차가 이렇게 노골적으로 드러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었다.
--- p.153

지금까지 친구였던 사람이 비밀경찰에 나를 고발할지도 모른다는 기분 나쁜 생각이 내내 따라다녔다.
--- p.199

당시 바르셀로나에 있었던 모든 사람과 마찬가지로, 나 역시 내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만 보았을 뿐이지만, 그곳에서 보고 들은 것만으로도 그동안 세상에 퍼진 많은 거짓말을 반박할 수 있을 정도는 된다.
--- p.203

노동자 독재가 들어설 기회는 확실히 지나가버렸다. 전반적인 흐름이 파시즘 쪽으로 향할 것이라는 뜻이었다. 물론 더 정중한 이름으로 불리는 파시즘일 것이다. 또한 여기는 스페인이므로, 독일이나 이탈리아의 파시즘보다는 더 인간적이고 덜 효율적인 파시즘일 것이다.
--- p.205

1천 마일도 채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전쟁이 벌어지는 현실과는 상관없이 접의자에 앉아 일광욕을 하거나 수영을 즐기는 이 지역의 통통한 부르주아들.
--- p.224

당시 내가 만난 의사, 간호사, 보조 의사, 환자 중 누구도 목을 관통하는 상처를 입고 살아난 사람은 세상에서 가장 행운아라는 말을 빼먹지 않았다. 나는 애당초 총에 맞지 않는 편이 더 행운이었을 것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 p.226

내가 바르셀로나에서 머무른 몇 주 동안 유난히 고약한 분위기가 도시에 퍼져 있었다. 의심, 두려움, 불안, 감춰진 증오가 섞인 분위기였다.
--- p.227

이 시기에 바르셀로나로 돌아온 POUM 의용군은 누구나 곧바로 몸을 숨기지 않으면 감옥에 갇힐 수밖에 없었다. 전선에서 서너 달을 보낸 사람들에게 유쾌한 대접은 아니었다.
--- p.257

친구가 감옥에 갇힌 모습을 보는 것도, 자신에게 그를 도울 힘이 없음을 깨닫는 것도 모두 끔찍한 일이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하나도 없었다.
--- p.264

스페인 사람들이 정말로 20세기에 찾아보기 힘든 너그럽고 품격 있는 사람들이라는 점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그래서 스페인에서는 심지어 파시즘조차 비교적 느슨하고 참을 만한 형태가 될지 모른다는 희망이 생긴다. 현대의 전체주의 국가에 필요한 저주받을 능률과 일관성이 스페인 사람들에게는 거의 없다.
--- p.271

스페인에서 일어난 일은 사실 단순한 내전이 아니라, 혁명의 시작이었다. 스페인 외부의 반파시스트 언론이 특히 가리려고 애쓴 것이 바로 이 점이다. 그들은 상황을 ‘파시즘 대 민주주의’로 정리해서 혁명적인 일면을 최대한 감췄다.
--- p.291

짧은 시간 동안이나마 겉으로 보기에는 노동자의 나라인 것 같던 스페인이 사람들의 눈앞에서 부자와 가난한 사람이 평범하게 나뉘어 있는 일반적인 부르주아 공화국으로 변해가고 있었다.
--- p.299

당파들이 주고받는 논쟁을 상세히 살펴볼 수밖에 없는 처지라면 끔찍한 일이다. 마치 시궁창에 몸을 던지는 것과 같으니까.
--- p.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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