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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 강점기 최초의 여성 노동 운동가 강주룡
여성 인물 도서관-07이동
김미승 글 / 클로이 그림
|
청어람주니어
|
2024년 05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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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룡은 빨래터에 있는 사람들을 돌아보았다. 다들 모른 척, 안 본 척, 그저 자기 빨래만 열심히 하고 있었다. 주룡의 편을 들어 주는 사람은 없었다.
“아주머니가 이 자리 사기라도 했어요?”
주룡은 사람들 들으라고 더 목소리를 높였다.
“뭐? 얘가 아주 버릇이 없네. 어른이 그렇다면 그런 줄 알아야지 어디서 따져?”
덩치가 주룡에게 눈을 부라렸다.
“그런 게 어딨어요? 빨래터는 동네 사람 누구나 자유롭게 사용하는 것이지, 자리를 정해 놓는 게 말이 돼요?”
주룡은 물러나지 않고 따졌다.
--- pp.15~16
“해 보겠습니다!”
갑자기 주룡이 당차게 말했다.
“아, 고맙습니다. 최 동지, 너무 걱정 마시오. 강 동지의 용기라면 충분히 해낼 수 있을 거요. 내가 함께할 테니까.”
전빈은 숙소로 돌아와 주룡을 나무랐다.
“부인, 어쩌자고 나서는 게요. 지금이라도 못 하겠다고 하면 내가 대장에게 가서 말씀드리겠소.”
“서방님, 걱정하지 말아요. 나 잘 해낼게요. 해 보고 싶어요. 서방님이 그랬잖아요. 빼앗긴 나라를 반드시 되찾아야 한다고.”
“그건 남자인 내가 하면 될 일이오. 당신은 그냥 가만히 있어요.”
“독립운동에 남자 여자가 따로 있나요? 예전엔 몰랐지만 이젠 나도 하고 싶어요.”
--- pp.46~47
주룡은 평원고무공장 모집 공고를 보았으니 기왕이면 그곳으로 가고 싶었다. 어쩌면 인연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돈을 벌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감에 가족들이 떠올랐다. 주룡은 집을 떠나오면서 동생과 약속했다. 공장에 취직해서 돈 많이 벌어 학교에 꼭 보내 주겠다고.
“모집 공고를 보고 왔습니다.”
평원고무공장에 도착한 주룡은 경비원이 심드렁하게 턱짓으로 가리킨 쪽으로 갔다. 면담실이라고 쓰인 방문을 노크하고 들어가니 작업복 차림의 남자가 자리에 앉아 있었다.
“여공 모집 공고를 보고 왔습니다.”
“경험은 있나?”
남자는 주룡을 흘낏 한 번 쳐다보더니 물었다.
“경험은 없지만 신체는 건강합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
주룡은 전단지에서 봤던 조건을 떠올리며 말했다. 그러자 남자가 흡족한 표정을 지었다.
“좋아. 내일부터 출근하시오.”
--- p.63
“여러분, 오늘 사장의 통보문 보셨지요? 지금 우린 부당한 벌금 제도로 임금을 깎이고 실제로 받는 임금으로는 생활하기도 어렵습니다. 그런데 작업 시간은 더 늘리고 임금은 십칠 퍼센트 깎는다고 합니다.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임금 삭감을 철회할 때까지 우리 같이 투쟁합시다. 여러분 생각은 어떻습니까?”
“옳소!”
“더는 종노릇할 수 없어!”
마흔아홉 명의 여공이 뜻을 함께했다.
“아주머니가 이 자리 사기라도 했어요?”
주룡은 사람들 들으라고 더 목소리를 높였다.
“뭐? 얘가 아주 버릇이 없네. 어른이 그렇다면 그런 줄 알아야지 어디서 따져?”
덩치가 주룡에게 눈을 부라렸다.
“그런 게 어딨어요? 빨래터는 동네 사람 누구나 자유롭게 사용하는 것이지, 자리를 정해 놓는 게 말이 돼요?”
주룡은 물러나지 않고 따졌다.
--- pp.15~16
“해 보겠습니다!”
갑자기 주룡이 당차게 말했다.
“아, 고맙습니다. 최 동지, 너무 걱정 마시오. 강 동지의 용기라면 충분히 해낼 수 있을 거요. 내가 함께할 테니까.”
전빈은 숙소로 돌아와 주룡을 나무랐다.
“부인, 어쩌자고 나서는 게요. 지금이라도 못 하겠다고 하면 내가 대장에게 가서 말씀드리겠소.”
“서방님, 걱정하지 말아요. 나 잘 해낼게요. 해 보고 싶어요. 서방님이 그랬잖아요. 빼앗긴 나라를 반드시 되찾아야 한다고.”
“그건 남자인 내가 하면 될 일이오. 당신은 그냥 가만히 있어요.”
“독립운동에 남자 여자가 따로 있나요? 예전엔 몰랐지만 이젠 나도 하고 싶어요.”
--- pp.46~47
주룡은 평원고무공장 모집 공고를 보았으니 기왕이면 그곳으로 가고 싶었다. 어쩌면 인연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돈을 벌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감에 가족들이 떠올랐다. 주룡은 집을 떠나오면서 동생과 약속했다. 공장에 취직해서 돈 많이 벌어 학교에 꼭 보내 주겠다고.
“모집 공고를 보고 왔습니다.”
평원고무공장에 도착한 주룡은 경비원이 심드렁하게 턱짓으로 가리킨 쪽으로 갔다. 면담실이라고 쓰인 방문을 노크하고 들어가니 작업복 차림의 남자가 자리에 앉아 있었다.
“여공 모집 공고를 보고 왔습니다.”
“경험은 있나?”
남자는 주룡을 흘낏 한 번 쳐다보더니 물었다.
“경험은 없지만 신체는 건강합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
주룡은 전단지에서 봤던 조건을 떠올리며 말했다. 그러자 남자가 흡족한 표정을 지었다.
“좋아. 내일부터 출근하시오.”
--- p.63
“여러분, 오늘 사장의 통보문 보셨지요? 지금 우린 부당한 벌금 제도로 임금을 깎이고 실제로 받는 임금으로는 생활하기도 어렵습니다. 그런데 작업 시간은 더 늘리고 임금은 십칠 퍼센트 깎는다고 합니다.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임금 삭감을 철회할 때까지 우리 같이 투쟁합시다. 여러분 생각은 어떻습니까?”
“옳소!”
“더는 종노릇할 수 없어!”
마흔아홉 명의 여공이 뜻을 함께했다.
--- p.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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