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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과의 연애를 끝내기로 했다

아들과의 연애를 끝내기로 했다

: 엄마라는 여자들의 내 새끼를 향한 서툰 연애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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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5년 03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150쪽 | 454g | 153*224*20mm
ISBN13 9791186455005
ISBN10 1186455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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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김수경
책 만드는 후배들에게 ‘글 천재’라는 별명을 하사(?)받았지만, 자기 글은 통 안 쓴다. 대신 글 쓸 시간에 책을 만드는, 기획자이자 편집자다. 책 만드는 일에 미쳐서 ‘에프북’이라는 기획사를 차리고, 좋아하는 후배들과 모여 행복한 책 짓기를 하고 있다. 그러느라 하나밖에 없는 아들을 ‘옆집 여자’ 같은 자태로 키웠다. 사진을 찍고 대학에서 사진을 가르치는 아버지, 글 쓰고 책 만드는 엄마를 둔 아들은 늘 부재중인 부모 덕분에 매우 자유롭게, 자기 마음대로 컸다. 그게 미안했는지 입만 열면 아들 흉을 보는 척하면서 칭찬을 쏟아놓거나 아들을 그렇게 키운 자신을 탓하더니 기어코 이런 책을 썼다.
서울예술대학 문예창작과를 졸업한 뒤 『여학생』, 『퀸』, 『리빙센스』 등의 기자와 편집장을 거치며 20년이 훌쩍 넘는 세월을 잡지쟁이로 살았고, KBS·MBC·교통방송 등의 라디오 구성 작가 및 리포터로도 활동했다. 『리넨이 좋아』, 『작은 집이 좋아』, 『살림이 좋아』, 『수납이 좋아』 등 여자들의 미감을 사로잡는 ‘좋아’ 시리즈를 기획해 생활 무크의 새로운 장을 열었으며 『生活 세제』, 『生活 약차』, 『生活 방향』, 『生活 미용』, 『生活 발효』 등의 연작 실용서로 감각 있는 주부들의 응원도 듬뿍 받고 있다. 저서로는 장편소설 『아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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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래를 널 때 가장 햇빛이 좋은 자리에 아들의 옷을 넌다. 남편 옷은 그저 적당한 곳에! 아들이 입을 옷은 매일 챙기면서도 남편이 아무거나 입고 나와서 “이렇게 입으면 될까” 그러면 “응, 응” 하면서 대충 보고 대답한다. 아들이 남긴 밥은 먹으면서도 남편이 먹다 남긴 건 못 먹겠더라. 미안하네. 미안하지, 뭐. 하지만 남편이랑 아들이 똑같을 수 없는 거 아냐? 그런데 생각해보니 남편한테도 어머니가 있잖아. 어머니가 꼭 나처럼 아들한테 그러시던데? 그럼 됐네. 우린 다 쌤쌤이네.
--- p.33

야단을 치기보다 격려하고 용기를 주는 엄마로 살자, 그랬었다. 그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조건 없이 믿어주고, 잘할 수 있다고 희망을 주는 엄마가 될 수 있을 거라고 자신도 했다. 그런데 돌이켜보니 야단은 많이 치지 않고 키웠지만, 격려와 용기도 별로 주지 못했던 것 같다. 아주 어릴 때야 머든 잘한다고 박수쳐주었겠지만 그 시절의 기억은 나도 잊고, 걔도 잊었으니 도루묵 아닌가. 정작 소년에서 청년으로 커가는 그 시기에 힘을 실어 주었어야 마땅한데 왜 그걸 못했을까? 아직 늦지 않은 엄마들이 나처럼 뒤늦게 후회하지 말고 최고의 응원자가 되어주기를!
--- p.39

세상의 엄마들을 향해 무슨 대단하나 교훈을 남기려고 이러는 건 아니다. 내가 무슨 자격이 있나. 나는 천하에 둘도 없는 바보 천치 엄마였는걸. 다만, 말해주고 싶다. 꼭 그렇게까지 자책하고, 낙담하고, 한숨 쉴 것까지는 없다고, 당신은 잘하고 있는 거라고. 어떻게 더 잘하나. 하루하루가 우리 ‘엄마’들에게는 전쟁, 바로 그것인데. 육아 전쟁에서 살아난다는 게 얼마나 치열한 일인지를 숱하게 겪으며 살지 않았는가 말이다.
--- p.239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연애는 내 새끼와의 연애, 그것 같다. 내가 걔의 엄마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그저 풍덩 빠져들게 되는 이 얼토당토않은 사랑을 막을 길이 없다. 그때, 그 철없던 시절의 사랑 놀음 따위와는 비교할 수조차 없다. 주면서도 살피고, 자면서도 생각하고, 돌아서면 다시 그리운 이런 사랑이 자식 말고 또 있다는 말은 나, 아직 들어보지 못했다. 아니다. 또 있고, 더 있대도 사절이다. 그래, 이만하면 됐다.
--- p.2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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