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출간일 | 2010년 02월 28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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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380쪽 | 603g | 148*210*30mm |
ISBN13 | 9788996295150 |
ISBN10 | 8996295159 |
출간일 | 2010년 02월 28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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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380쪽 | 603g | 148*210*30mm |
ISBN13 | 9788996295150 |
ISBN10 | 8996295159 |
'안네의 일기'보다 더 많은 유럽인을 감동시킨 홀로코스트의 생생한 증언 『상처 입은 영혼의 편지』는 홀로코스트 시대에 한 독일계 유대인 가족의 비극적인 운명을 기록한 책이다.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네덜란드, 일본 등 20개국에서 출간되어 전 세계 수많은 독자들을 감동시킨 이 책은, 독일 나치스의 반유대주의 정책으로 다섯 명의 어린 자녀들만 남겨둔 채 브라이테나우 노동교정수용소에 수감, 아우슈비츠에서 희생된 유대인 여의사 릴리가 자녀들과 가족, 지인들과 주고받은 550여 통의 편지를 엮은 것이다. 이 책에는 아주 개인적인 이야기가 담겨 있다. 한 어머니의 고통과 어머니를 근심하는 어린 자녀들의 공포, 그리고 이방인에 대한 증오가 낳은 엄청난 결과들이다. 어떤 사회가, 어떤 피부색이 그런 일을 당하느냐는 중요하지 않다. 어느 누구도 출신이나 종교나 정치사상 때문에 비난을 받거나 차별을 당해서는 안 된다는 것. 이렇듯 이 책이 모든 사람들에게 전하는 메시지는 단순하다. |
시작하는 글 쾰른의 유대인 가족 우리는 들떠 있습니다 | 릴리의 유년기와 청소년기 우리는 어떻게 될까? | 사랑의 기쁨과 슬픔 내가 누구인지 좀 이해해 줘! | 의사, 아내이자 엄마? 그리고 물은 아직도 아주 깊어! | 릴리 부모의 결혼 반대 안달이 나서 못 참겠어 | 랍비의 축복을 받은 결혼식 임멘하우젠에서의 박해의 나날 나를 위한 당신의 감동적인 배려 | 젊은 가족 우리는 충격적인 일을 겪었어요 | 국가사회주의자들의 권력 장악 우리에게 주어진 운명 | 릴리와 가족의 고립 유대인 할머니 | 릴리의 사촌 올가에 대한 오마주 사랑은 언제까지나 떨어지지 아니하니 | 릴리와 에른스트의 결혼이 파국을 맞다 한없이 외롭고 쓸쓸한 | 한 지붕 아래의 별거 생활 카셀로의 추방 이별은 몹시 힘들어요 | 임멘하우젠에서 추방된 릴리와 아이들 새로운 혼란 속에서 | 게슈타포에 체포되다 브라이테나우 노동교정수용소 빵 조금, 소금 약간 | 시설에서 겪은 굶주림과 추위 그리움이 점점 커져 | 아이들에게 보낸 릴리의 비밀 편지 헨스헨이 겁을 내요 | 공중전이 임박하다 삶을 위한 질주 | 1943년 10월 22일의 폭격 엄마, 힘들 때가 많아요 | 아이들이 그들만의 생활을 꾸리다 아주 조심해야 한다! | 비밀 만남을 계획하다 자루 같은 옷과 나막신 | 노동교정수용소에서 엄마를 만나다 엄마는 많이 울지 않을 거야 | 1943/44년 전환기 엄마가 우리 곁으로 돌아오신다면 | 릴리의 소식을 기다리는 아이들 내가 곧 풀려나도록 도와주렴! | 에른스트는 게슈타포에 청원서를 보냈나? 아우슈비츠에서의 죽음 나는 계속 씩씩할 거야 | 동쪽으로의 강제 이송 내 마음은 모두의 곁에 있어요 | 강제수용소에서 보낸 최후의 몇 달 맺는 글 릴리 얀의 생애 | 감사의 글 | 옮긴이의 글 |
읽고 싶었던, 그리고 찾았던 책을 기회가 되어 만나게 되었다. 물론 그 전에도 ‘상처 입은 영혼의 편지’라는 이 책이 어떤 것이라는 사실은 대강을 알았다. 여러 글들을 통해서, 리뷰를 통해서 자세히는 몰라도 어느 시대를 배경으로 했고, 어떤 내용을 다루고 있다는 것등은 알았다. 제목을 보아도 대충 내용을 생각해 볼 수 있는 책이 이 책이 아닌가 생각된다. 하지만 생각보다 훨씬 더 가슴 아릿하게 읽은 책이다.
아우슈비츠, 역사의 참혹한 현장 그 속에 있었던 한 사람이라는 것만으로도 세인의 관심거리가 됨은 모두가 인지할 수 있는 사실이다. 이 책은 그 속에서 희생되어간 한 유대인 여의사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녀의 삶을, 그리고 죽음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을 자손 중의 한 명에 의해 엮어 나갔다. 저자는 그녀의 손자가 되는 사람이다. 그가 기존에 있었던 편지글을 모아 정리하고 해설을 곁들여 보기 좋게 엮어 놓은 책이다. 그녀(릴리)의 가족이 이 책을 펴내는 데는 많은 고충과 힘겨움이 있었다고 얘기되고 있다. 가족의 이야기를, 그것도 시대에 희생된 한 평범한 사람의 이야기를 책으로 펴내면서 주변에서 받게 될 눈총과 억눌림을 감내하는 것이 힘들었다고 한다. 그래서 시대의 아픔을 그려내는, 이미 있었던 많은 내용의 편지가 빛을 보는 일이 늦어지게 된 듯하다.
저자는 편지를 정리하면서 의문을 느끼게 되고 그 의문이 이 책을 엮게 하였다고 말하고 있다. 할머니는 유대인이고 할아버지는 비유대인이다. 그런데 그들은 결혼을 하고 5명의 자녀를 낳았다. 그리고 독일의 군국주의가 그 맹위를 떨칠 때 그들은 이혼을 하게 된다. 이혼을 하면 유대인인 할머니(릴리)가 어려움을 겪게 됨은 당연한 노릇이다. 그런데 왜 나치 독일의 그 치하에서 이혼을 하게 되었을까 하는 의문을 느끼게 되고, 많은 편지를 정리하게 되는 결과를 가져왔다. 그런 가운데 시대의 아픔이 절절히 묻어나는 많은 편지를 더 발견하게 되고 이 책이 엮여지게 되었다.
이 책은 그녀의 젊은 시절 부분에 상당한 면을 할애한다. 남편이 된 사람과 서신 왕래가 잦았고 그것이 흔적으로 남아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내용은 결혼 과정과 젊은 지식인으로서의 삶, 그리고 유대인과 비유대인의 결합, 그로인한 아픔 등이다. 약간은 이지적이고 냉정한 성품의 남편과 모든 면에 나서길 좋아하고 활달한 그녀의 삶은 서로 상충되는 부분이 많았다. 그리고 의학을 같이 공부하는 입장에서 여자가 먼저 박사가 되고 앞서가는 것도 조금은 문제로 작용한 듯하다. 허나 그런 것은 사회적인 문제가 없다면 사소한 것으로 치부될 수 있는 일이다.
문제는 유럽에서 군국주의의 발호로 인한 유대인에 대한 적개심이다. 그것이 유대인인 그녀와 살고 있는 그 가정에 엄청난 압박으로 다가오고, 남편에게도 위협과 모욕으로 부댓기도록 만드니 남편이 견딜 수가 없게 되었다. 심지어 집에 주위 사람들이 돌을 던지는 흉흉한 분위기까지 마련되고, 안온함을 잃어버린 가정은 고통으로 점철되었다. 이런 힘겨운 상황이 이성적인 남편의 결단을 재촉하여 이혼이 이루어지게 된 듯하다.
그것이 그녀를 더욱 어려운 지경으로 몰아가는 계기가 되었다. 유대인들에 대한 적개심을 가진 국가사회주의자들은 그녀의 가족을 삶의 터에서 몰아내고, 특히 그녀를 체포하기에 이른다. 하여 그녀의 수용소 생활이 시작된다. 노동교정수용소라는 이름의 수용소에서는 그래도 재생될 수 있는 기대감은 있었다. 그러나 2차 세계대전이 막바지에 이르면서 유대인 말살정책을 편 나치들의 뜻에 따라 그녀는 유대인이라는 하나의 사실 때문에 아우슈비츠로 이송되고, 결국 그곳에서 정확한 사인을 알 수 없는 죽음에 이르게 되었다.
이 모든 내용이 그녀(릴리)의 편지로 우리들에게 전해지고 있다. 벗에게 보낸 편지, 자식들에게 보낸 편지, 남편에게 보낸 편지 등을 시간에 맞게 재구성하여 제시하면서 그녀의 삶을 그려내 보여주고 있다. 그녀의 편지는 곳곳에 시대의 아픔이 묻어나 있고, 유대인으로 살아가는 것이 얼마나 힘든 세월이었던가를 잘 보여준다. 우리가 ‘안네의 일기’에서 읽었던 내용이나 다시 한 번 기억 속에 재생시킬 수 있는 기회를 주었다. 당시의 불안한 사회, 그리고 인간의 이기 등이 가슴 저미게 사실적인 편지로 전달되었다. 인간의 존엄성이 사라진 공간에 남은 인간의 모습을 생각해 보는 것은 고통이요, 절망이었다.
이 책은 그 시대를 증언하면서 우리에게 무수히, 이름 없이 사라져간 우리의 이웃들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게 만들었다. 영웅들이 이끌어간 세상보다는 평범한 사람들의 삶을 통해서 세상을 통찰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주고 있는 것이다. 그녀의 삶은 고난 받으면서 그것을 극복하지 못하고 사라져간 많은 사람들의 대명사로 우리에게 다가온다. 보통의 글들은 이러한 위기의 인물을 그려나가면 그 위기에서 어떤 형태로든 벗어나 긍정의 세상을 만나는 내용인데, 이 책은 그렇지가 않다. 많은 이름 없이 사라져간 그 사람들 중의 하나를 제시하면서 그녀가 겪은 생생한 삶의 모습과 심리를 자필로 제시해 나가고 있다. 가슴 가득히 그 쓰린 마음이 감동으로 밀려오는 책이다.
참 가까이 하고 싶었던 책이다. 극한 상황을 맞이하면서 어떻게 그 삶을 치열하게 바라보고 있는가? 시대가, 이념이 어떻게 인간을 피폐하게 만들 수 있는가를 생각해 볼 수 있는 책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함께 아픔을 공유하고, 이러한 상황이 이제는 이 지구상에서 절대로 이루어져서는 안 되겠다는 마음을 지녀 본다. 그리고 이 책이 널리 읽히면서 1900년대 전반 유럽에서 일어났던 국수주의로 인한 인간성 상실의 아픔을 공유하고, 읽는 모든 사람들의 마음에 민족간의 화해를 담아나가는 초석이 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