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출간일 | 2017년 09월 13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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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320쪽 | 540g | 140*215*30mm |
ISBN13 | 9788962621952 |
ISBN10 | 8962621959 |
출간일 | 2017년 09월 13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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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320쪽 | 540g | 140*215*30mm |
ISBN13 | 9788962621952 |
ISBN10 | 8962621959 |
혐오발언, 구직자 차별, 고용불안, 참사… 사회적 상처는 우리 몸을 어떻게 병들게 하는가? 데이터가 말해주는 우리가 아픈 진짜 이유 『아픔이 길이 되려면』은 공중보건의사 시절부터 김승섭 교수가 걸어온 치열한 고민의 흔적들과 연구의 발자취를 고스란히 담고 있다. 데이터를 통해 질병의 사회적·정치적 원인을 밝히는 사회역학을 도구 삼아 혐오, 차별, 고용불안 등 사회적 상처가 어떻게 우리 몸을 아프게 하는지 말하고 있다. 개인의 몸에 사회가 어떻게 투영되는지도 함께 이야기한다. 저자는 “사회적 환경과 완전히 단절되어 진행되는 병이란 존재할 수 없”다고 말하면서, “사회적 원인을 가진 질병은 사회적 해결책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한다. 최첨단 의료 기술의 발전으로 유전자 수준에서 병을 예측하고 치료하는 게 가능해지더라도, 사회의 변화 없이 개인은 건강해질 수 없다고 말이다. 사회역학자인 김승섭 고려대학교 보건과학대학 교수는 자신의 연구를 통해 차별 경험이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이야기한다. 취업 과정에서의 차별을 측정하기 위해 연구의 설문에서는 다음과 같이 질문했다. “새로운 일자리를 경험할 때 차별을 겪은 적이 있습니까?” 대답은 ‘예, 아니오, 해당사항 없음’ 3개 항목 중 선택이 가능하다. ‘해당사항 없음’은 구직 경험이 없는 응답자를 위해 만들어둔 항목이다. 이미 직장에 다니는 사람이라면, ‘예’ 혹은 ‘아니요’의 응답이 가능할 것이다. 그런데 직장인 상당수가 ‘해당사항 없음’이라고 응답했다. 어떻게 된 일일까? 김승섭 교수는 ‘해당사항 없음’이라고 대답한 사람들의 건강 상태를 조사했다. 그러자 놀라운 결과가 나온다. 남성의 경우, ‘해당사항 없음’이라고 응답한 사람은 차별이 없었다고 응답한 사람들과 건강에 별다른 차이가 없었다. 하지만 여성들의 경우 달랐다. ‘해당사항 없음’이라고 답한 여성들의 건강상태는 차별을 받았다고 응답한 사람보다도 더 나쁘게 나타났다. 비슷한 또 다른 연구에서, 이번에는 다문화가정 청소년을 상대로 질문했다. “학교폭력을 경험한 뒤 어떻게 대응했습니까?” 응답자 중 김승섭 교수가 주목한 것은 “별다른 생각 없이 그냥 넘어갔다”라고 답한 학생들이었다. 이 학생들의 건강 상태를 조사했더니 이번에도 남녀 간에 극명한 차이가 드러났다. 여학생들의 경우, 별다른 차이가 없었지만 이번에는 남학생들에게서 차이가 나타났다. “별다른 생각 없이 그냥 넘어갔다”라고 대답한 남학생들의 정신 건강이 가장 나쁜 것으로 조사된 것이다. 대수롭지 않은 일이라고 넘겨버렸던 경험이 실제로는 몸을 아프게 하고 있었던 것이다. 차별이나 폭력을 겪고도, 말조차 하지 못할 때, 혹은 애써 괜찮다고 생각할 때 실은 우리 몸이 더 아프다는 것을 이 연구들은 보여준다. 저자 김승섭 교수의 표현을 빌자면 ‘몸은 정직하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는 고용 불안, 차별 등 사회적 상처가 어떻게 우리 몸을 아프게 하는지, 사회가 개인의 몸에 어떻게 반영되는지를 사회역학의 여러 연구 사례와 함께 이야기한다. |
들어가며 1. 말하지 못한 상처, 기억하는 몸 말하지 못한 내 상처는 어디에 있을까 -차별 경험에 대한 ‘같은 응답, 다른 의미’ 불평등한 여름, 국가의 역할을 묻다 -시카고 폭염으로 배우는 공동체가 재난불평등에 대처하는 법 낙태를 금지하면 벌어질 일들에 관하여 -루마니아 사례로 살펴본, 평등하지 않은 낙태금지법 성인이 되어도 몸에 남겨진 태아의 경험 -몸에 새겨진 사회환경, 절약형질 가설 가난은 우리 몸에 고스란히 새겨진다 -가난한 몸과 해부학의 역사 당신은 거미를 본 적이 있나요 -질병의 ‘원인의 원인’을 추적하는 사회역학의 역사 [지극히 개인적인, 과학적 합리성의 세 가지 요소] 2. 질병 권하는 일터, 함께 수선하려면 해고노동자에게 국가란 무엇인가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 건강 연구’를 하며 누군가는 그들 편에 서야 한다 -삼성반도체 직업병 소송과 IBM 직업병 소송, 연구자가 거대 기업에 맞선다는 의미 위험한 일터는 가난한 마을을 향한다 -직업병 만드는 공장, 원진레이온과 제일화학은 어디로 갔나 아파도 일할 수밖에 없는 사람들 -고용불안과 ‘저성과자 해고’라는 함정 아파도 병원에 가지 못하는 의사들 -연구자가 되어 다시, 전공의 근무환경과 환자 안전을 묻다 안전을 지키는 사람들, 그들이 아프다 -‘소방공무원 인권상황 실태조사’를 하며 [건강한 일터를 위한 올바른 숫자 읽기] 3. 끝과 시작, 슬픔이 길이 되려면 재난은 기록되어야 한다 -‘세월호 참사 생존 학생 실태조사’를 하며 사회적 고통을 사회적으로 치유하려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설명 없는 치료’의 딜레마 [아이들은 살아남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제도가 존재를 부정할 때, 몸은 아프다 -동성결혼 불인정과 성소수자 건강의 관계 동성애를 향한 비과학적 혐오에 반대하며 -동성애, 전환치료, 그리고 HIV/AIDS [쏟아지는 비를 멈추게 할 수 없다면, 함께 그 비를 맞아야 한다] 수술대 앞에서 망설이는 트랜스젠더를 변호하며 -비수술 트랜스젠더의 현역 입영처분 소송 한국을 떠나면 당신도 소수자입니다 -부끄러움을 모르는 우리 사회 인종차별 교도소 의사로 일한다는 것 -‘재소자 건강 연구’를 하며 4. 우리는 연결될수록 건강한 존재들 연결될수록 오래 사는가 -사회적 관계망과 건강 연구의 역사 스스로를 지킬 수 있다면, 우리는 안전해질까 -총기 규제, 공동체는 어디까지 책임져야 하는가 위험사회에서 함께 생존하려면 -가습기 살균제 사망사건, 규제를 위한 충분한 증거를 묻다 당신의 공동체는 안녕하신지요 -로세토 마을에서만 심장병 사망률이 낮은 이유 [우리 이기심을 뛰어넘는 삶을 살아요] 주 |
아픔이 길이 되려면…, 제목이 눈길을 끈다. 어제 일요일 송영길의 서울시장 출마 선언이 있었다. 어차피 질 텐데.. 라는 나약한 마음이었다가 개딸들의 지지와 성원에 정신을 차렸다. 손수 키워본 자의 자긍심과 신뢰가 봄꽃보다 더 눈부셨다. 홍대는 지난 대선 유세의 현장 열기가 가시지 않은 공간이기도 하다.. 이 길이 ‘이기는 길, 송영길’을 낳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김승섭의 신작 <미래의 피해자들은 이겼다>를 먼저 읽고 일본소설 <애도하는 사람>같다는 인상을 받았다. 대선 후유증에 헤매던 시기라 그런지 머리에서 가슴으로는 알겠는데 발은? 이라는 삐딱한 반문이 고개를 쳐들었다. 생존자들의 시간이 어떠했는지는 알겠는데 그래서 뭐가 바뀌었는데, 라며 답답해했다. 그러다가 교보문고 리뷰대회 우수작들을 통해 책의 의미를 곱씹을 수 있었다. 보수와 진보의 양 진영에서 “정쟁의 도구”로 쓰이고 버려지는 참사와 재난들 속 사람들을 비춘다는 점만으로도 살펴볼 가치가 충분한 것이다. 당파적 견해에서 벗어나 국민이 바로 설 자리에 대해서 사유하도록 이끈다.
의도한 건 아니지만 거꾸로 읽은 <아픔이 길이 되려면>에서 저자의 진가를 더 잘 살필 수 있었다. ‘사회역병’학을 전공한 공중보건의사이자 교수라는 직함 아래로 인권 활동가이자 기록하는 자의 이력과 묵묵한 소임이 흐르고 있다.
딴소리이지만 불과 이십 년 전만 해도 한국의 정 문화는 알아주었다. 당연한 기질이자 국민성으로 여겼던 것이 두 번의 경제위기 여파로 해고와 줄도산을 겪으며 각자도생으로 빠르게 변질된 듯하다. 부동산 투기와 주식 열풍 속에 비윤리적으로라도 돈과 권력을 (갈)취해 기득권으로 안착하는 것에 주안점을 두는 지옥문이 열리고 말았다. 심지어 ‘특혜’라는 단어조차 이중적으로 적용된다. 문제를 제기하면 무슨! 이라며 잡아떼고 뭉개거나 아니면 너는? 이라며 탈탈 털고 본질을 흐려버린다.
무책임하고 부정한 국가 권력과 폭력을 촛불혁명으로 끌어내렸지만 민주 정치가 일상 속에 자리 잡기도 전에 끝나버렸다.. 그놈의 국민의 바람대로 정권교체는 이루어지고 시간은 십년, 십오년 전으로 거침 없이 되돌려지고 있다. 당선인은 그네 님을 친히 찾아가 보기 흉한 어퍼컷을 날리면서도 세월호 8주기에 대해선 안전한 대한민국을 다짐하고 개놀이3하는데 그쳤다. 자기 사람을 대구로, 경기도로 파견하고.. 친구와 심복을 장관 후보로, 핵관들을 최측근에 두며 취임도 하기 전부터 퇴임 후 정권을 챙기는 모습이다. 가짜 모범생이자 권위주의자이자 사익형 관료라는 추측이 사실로 드러나며 상상 그 이상이다. 이렇게 된 마당에 좋아 빠르게 가! 하하하 아하하하.
지독한 양극화 현상 속에, 그리고 코로나 유행병으로 인해 사회적 약자와 취약계층이 감당했을 소외와 차별은 제대로 논의되거나 당사자들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 상태이다. 그 스피커(플랫폼) 위치에 저자의 귀와 펜이 달려있다. 정치인들의 입에서 여과 없이 배설되는 각종 혐오와 분열의 프레임과 괴상한 말들에 제동을 걸어야 한다. 국민 정서와 생활을 위협하고 겁박하는 폭주는, 일상의 파시즘은 대한민국에서는 국민이 막을 수밖에 없다. 국민의 힘에는 국민이 없고 정의당에는 정의가 없고 더불어민주당에는 더불어가 없다는 진단이 내려졌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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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은 인권을 지켜내기 위한, 정치 경제적인 기회를 보장받기 위한 조건입니다. 건강해야 공부할 수 있고 투표할 수 있고 일할 수 있고 사랑할 수 있으니까요. (72)
몸은 정직하기 때문입니다. 물고기 비늘에 바다가 스미는 거처럼 인간의 몸에는 자신이 살아가는 사회의 시간이 새겨집니다... 사회역학은 그 사회적 관계가 인간의 몸에 질병으로 남긴 상처를 해독하는 학문입니다. (12; 14)
인간은 사회 속에서 살아갑니다. 우리 몸에서 나타나는 병리적인 변화는 항상 유전적인 요소와 환경적 요소가 함께 상호작용하며 나타나고 진행됩니다. (71)
우리가 살아가는 공동체의 사회적 환경은 주어진 고정물이 아니라 역사 속에서 정치적 경제적 문화적 토대 위에서 형성된 것인데도, 왜 질병의 원인을 항상 개인 차원의 고정된 요인으로만 가정하는지 질문한 것입니다. (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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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더 합리적이고 올바른 것인지를 곰곰이 따져보고 발언하는 것뿐입니다. (83)
정보가 어떤 과정을 거쳐 생산되었는가에 따라 우리의 선택을 돕는 신뢰할 수 있는 근거가 되기도 하고 때로는 우리를 오히려 잘못된 판단으로 이끌기도 합니다. (140)
쌍용차 문제는 재난의 문제다. 인간이 만든 해고가 인간 삶을 부수는 극단의 형태로 드러난 정치적 사건이다. (재인용 101)
나는 왜 지금까지 세월호 참사를 잊지 못하고, 공부하고 연구하고 있는 것일까... 아픔이 기록되지 않았으니 대책이 있을 리도 없었겠지요. 그 참사의 원인을 제공했던 국가는 그 아픔을 개개인에게 넘긴 채, 계속 정권이 바뀌며 시간이 흘렀습니다. 세월호 참사마저 그렇게 보내고 나면, 우리에게 공동체라고 부르는 무엇인가가 영영 사라져버리지는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기록되지 않은 역사는 기억되지 않습니다. 그리고 기억되지 않은 참사는 반복되기 마련입니다. (161; 166)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는 감당하기 어려운 비일상적 사건으로 인해 인간의 마음에, 더 구체적으로는 두뇌에 상처가 남아 생기는 질병입니다... 어젠다 세팅, 한국어로는 ‘의제설정’이라고 부르는, 개념이 있습니다. 신문이나 뉴스가 자주 특정한 주제를 특정한 방식으로 다루면, 대중의 의견도 그렇게 변화한다는 의미입니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라고 부를 때... 그것이 세월호를 ‘교통사고’라고, 운이 없었다고, 개인의 책임이었다고 말하는 입장과 과연 얼마만큼 다른가에 대해 고민하게 됩니다. (168-169; 176)
이렇듯 원인을 파악하는 행위는 이미 그 안에 해결책을 일정 부분 담고 있습니다. (173)
정부와 언론, 지원기관, 지역사회 등이 모두 맞물려 있다... 부조리는 항상 연결되어 있다. (181; 183)
보상이나 여타 지원 내용을 언론이 대대적으로 과장해 보도했고, 참사로 고통 받는 피해자를 운 좋은 사람 취급했다. 정부와 언론이 국민과 피해자를 이간질했다... 특수 상황이 아니라면 재난 당사자가 애도하고 치유에 집중하도록 사회가 침묵해야 한다. (183-184)
충분한 신뢰를 쌓기도 전에... 일방적으로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방식이 아니라, ‘네가 필요할 땐 언제나 곁에 있겠다’며 기다려주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었다.... 어쩌면 누구도 풀어줄 수 없는 감정이다. 다만 함께 품고 갈 수는 있는 일이다... (그런) 그들에게 ‘선량한 피해자’의 롤모델을 요구했다. 보이지 않는 우리가 피해자를 가뒀다. (186)
어떤 재난에도 갈등은 존재한다. 살아온 역사와 삶의 조건이 다르기 때문에 피해자들은 각자 입장이 다르다... 누가 옳고 그른 것이 아니다. 재난에서 나타나는 삶의 복잡성이다... 갈등을 대하는 자세가 한 사회의 실력이다. (1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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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성애가 치료받을 질병이 아니라 마땅히 존중받아야 하는 성적 지향이고 HIV감염은 바이러스가 원인이며 관리 가능한 만성질환이라는 과학적 사실 위에서 한국사회는 논의를 시작해야 합니다. (215)
한 인간이 트랜스젠더인가 여부는 (호르몬주사나 외과 수술이라는) 의학적 조치가 아니라, 상담기록을 포함하여 그 사람이 살아온 삶을 총체적으로 검토하는 데서 결정되어야 합니다. (223)
모욕과 차별은 사람을 아프게 합니다... 차별받는 소수자가 되어본 경험이 있는 사람들만 자신에게 주어진 특권에 대해 더욱 조심할 줄 알았던 것입니다. (231; 234)
상처를 준 사람은 자신이 한 행동에 대해서 성찰하지 않아요. 하지만 상처를 받은 사람은 자신의 경험을 자꾸 되새김질을 하고 자신이 왜 상처받았는지, 그 이유는 무엇인지에 대해 질문해야 하잖아요. 아프니까. 그래서 희망은 항상 상처를 받은 사람들에게 있어요. 진짜에요. (305)
한국사회의 구성원이 된 이민자에게 최소한의 예의를 지킬 줄 모르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으면, 과연 한국사회가 세계화 시대에 구성원으로서 자격이 있는지 되묻게 됩니다. 인터넷과 일상에서 인종차별적 발언을 서슴지 않는 이들은 자신들 역시, 한반도만 벗어나면 ‘소수 인종’이라는 사실을 잊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볼 일입니다. (238-239)
인권이 무엇인지는 잘 모르지만, 공동체의 수준은 한 사회에서 모든 혜택의 사각지대에 놓인 취약한 사람들을 어떻게 대하느냐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라고요. (249)
쏟아지는 비를 멈추게 할 수 없을 때는 함께 비를 맞아야 한다. (재인용 219)
인간은 누구나 늙고 병들고 죽는다. 인간은 착각을 한다. 자신이 노력하면 아프지 않을 수 있다는 착각이 첫 번째이다. 이런 경우를 '아상'이 생겼다고 한다. 노력하면 아프지 않을 수 있다고 생각하니, 열심히 운동하고 영양제를 챙겨 먹는다.
두 번째는 아프면 자신의 잘못이라고만 생각한다. 그래서, 회사에서 잘려서 머리가 아프면 두통을 치료하기 위해 두통약을 먹는다. 계속 아프면 다니는 병원을 옮기거나 다른 약을 먹는다. 의사가 용하지 않거나 약이 잘 듣지 않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또는 자신이 게으름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평소에 운동 열심히 하고 영양을 고르게 섭취하고 긍정적인 생각을 하면 아플리가 없기 때문이다.
회사에서 잘려서 머리가 아프고 우울하면 그 질병의 원인은 평소에 대비를 하지 않은 게으른 개인일까 사회일까? 이 책은 사회라고 말한다. 그 분야가 '사회역학'이다. 몸은 정직하다. 사회적 경험은 인간의 몸에 새겨진다. 나쁜 경험이면 병으로 새겨진다. 그런 병은 개인이 아무리 노력해도 치료되지 않는다.
이 책은 이렇게 사회적 이유로 생긴 병의 다양한 사례들을 제시한다. 쌍용차 해고노동자의 사례, 세월호 사례, 이주노동자들의 사례, 트렌스젠더의 사례 등등. 어찌 이리 많은 지 모르겠다.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은 하나다. 아무리 좋은 약이 나와도 치료 불가능하다. 그 하나는 건강한 공동체. 건강한 공동체는 사회 구성원들이 자신이 힘들때 우리 공동체가 나를 도와 줄 것이라고 확신할 수 있는 공동체다.
그러고 보니 할 일이 많다. 이 책의 저자와 같은 똑똑한 학자만 할 일이 많은 게 아니다. 우리 각자가 할 일이 많다. 건강한 공동체의 복원은 유능한 지도자와 함께 공동체 구성원들의 노력도 같이 필요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