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발행일 | 2019년 04월 15일 |
---|---|
판형 | 양장? |
쪽수, 무게, 크기 | 48쪽 | 400g | 210*270*15mm |
ISBN13 | 9791158361365 |
ISBN10 | 115836136X |
KC인증 | ![]() 인증번호 : |
발행일 | 2019년 04월 15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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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형 | 양장? |
쪽수, 무게, 크기 | 48쪽 | 400g | 210*270*15mm |
ISBN13 | 9791158361365 |
ISBN10 | 115836136X |
KC인증 | ![]() 인증번호 : |
여기에 개가 한 마리. 표정이 묘하다. 웃는 듯 아닌 듯, 지친 듯 그저 덤덤한 듯, 나를 꿰뚫어 보는 듯 말을 건네 주기를 기다리는 듯. 가만히 눈을 마주보다, 왠지 내가 움직이면 나를 그대로 따라할 것 같은 느낌에 슬쩍 고개를 갸웃 움직여보면서 시선을 계속 맞추며 표지를 넘긴다. ‘방울이, 순영이, 구슬이에게’, 작가가 짧은 인사를 전하고, 그 다음, “사람들은 나를 구슬아! 하고 부른다.” 고개를 들고는 긁적긁적. 여유롭게 바뀐 표정과 자세. 구슬이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나는 개다』는 백희나 작가가 동동이와 구슬이의 『알사탕』 전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알사탕의 ‘늙은 개’ 구슬이가 직접 자신의 견생, 가족과의 일들을 들려준다. 소소하게 울고 웃는 날들, 별 것 아닌 일에 서운했다가 이내 풀리고 다시 감동하고 마는, 특별할 것 없는 일상의 모습들이 작가의 손에서 반짝반짝 빛나는 풍경으로 새롭게 태어났다. 공들여 만든 흔적 가득한 매 장면, 그 속에 숨은(것이 있다고 멋대로 해석해보곤 하는) 요소요소가 재미를 더하고 책을 거듭 펼치게 만드는데, '이 구역의 왕엄마’ 슈퍼집 방울이로부터 시작된 가계도도 그 중 하나다. 이 가계도는 SNS를 통해 받은 실제 개들의 사진을 바탕으로 만들어 채웠다. 흘러가는 시간에서 건져 올린 순간들을 소중하게 붙잡아 모았다. 나는 개다. 나는 구슬이다. 나는 땡이다. 나는 모리다. 나는 살바다. 하나하나 의미 있는 이름들이 가득하다. 그리고 슈퍼집 방울이와 산책 나온 구슬이가 왼쪽 오른쪽에 함께 등장하는 장면. 방울이를 발견한 줄로만 알았던 구슬이는 다음 장면에서 동동이를 향해 달려간다. 달리는 구슬이를 보다가 멈추고 잠깐 페이지를 돌렸다 다시 넘겼다. 손이 느려졌다 다시 움직였다. 책을 덮고 구슬이의 뒷모습을 본다. 뭉클한 마음을 잠시 그대로 두었다가 책을 다시 뒤집어 앞을 본다. 개가 한 마리. 구슬이의 앞모습을 본다. 무언가 할 말이 있는 표정이다. 그래. 이제 나는 네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다시 들을 준비가 됐어. 구슬아! 작가 백희나가 만든 세계는 이렇게 독자의 세계와 맞닿아 생명력을 얻고, 그것으로 이미 그곳의 존재와 시간들은 제 알아서 움직이며 생기를 발산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보이지 않지만 그들은 어딘가에서 지금도 무궁무진한 사연들을 만들어내고 있음이 분명하다. 마음을 움직이는 힘을 가진 이야기를 또 한 편 곁에 두게 되어 든든하다. 이 힘으로 또 그들과 그 친구들이 들려줄 다음 이야기를 기다린다. |
이 책은 ‘구슬이’라는 개의 입장에서,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구슬이는 ‘수년 전 슈퍼집 방울이네 넷째로 태어나’ 동동이네로 보내져 가족이 되었다고 한다. ‘해마다 새끼를 엄청나게 낳은’ 엄마개 방울이에 대해 소개하면서, ‘어쩌면 동네에서 마주치는 개들이 거의 다 형제자매일지도 모른다’는 소개도 잊지 않는다. 그래서 한밤중에라도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오면’ 여기저기서 동네 개들이 ‘열심히 대답해‘주는데, 그 이유를 ’기억나지 않는다 해도 우리는 가족‘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그러나 주인 입장에서는 그 소리가 단지 소음으로 여겨지기에, 조용하라고 핀잔을 줄 뿐이다.
구슬이와 함께 사는 가족은 아빠와 할머니 그리고 5살의 동동이까지 모두 셋이다. 아침이 되어 출근을 하는 아빠와 유치원에 가는 동동이가 집을 나서고, 할머니까지 볼일을 보러 외출을 하면 구슬이는 텅빈 집에서 혼자서 가족들을 기다린다. 할머니가 외출에서 돌아오면 산책을 나가고, 그 길에 길가의 풍경들을 관찰하는 구슬이의 모습이 그려진다. 그 시간이면 동동이가 유치원에서 돌아오기에, 동동이가 보이면 반가워 냅다 달려가곤 한다. 목줄을 이기지 못해 종종 넘어지곤 하는 동동이를 보며, 구슬이는 달리기가 서툰 ‘인간의 아이는 참으로 나약하다’고 생각한다.
집으로 돌아오면 그때부터는 동동이와 함께 신나게 노는 모습이 연출된다. 간혹 아무데나 실례를 하기도 해서, 가족들의 꾸중을 듣고 베란다로 쫓기는 신세가 되기도 한다. 하지만 그때마다 동동이가 구슬이 곁으로 살며시 와서 함께 잠을 자는 것으로 내용이 끝난다. 사람들과 더불어 사는 반려동물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도록 하는 내용이기에, 저자는 <나는 개다>라는 제목을 붙였을 것이다. 사람의 입장이 아닌 반려동물의 관점에서 바라보고 있다는 점이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이라고 하겠다.
여전히 ‘애완동물’이라는 용어가 사용되고 있으나, 지금은 함께 사는 동물이라는 뜻의 ‘반려동물’이라고 일컫는 것이 일반적이다. ‘애완(愛玩)’이 아끼며 즐긴다는 뜻이라면, ‘반려(伴侶)’는 함께 살아가는 짝을 의미한다. 그래서 결혼한 부부를 '반려자'라고 표현하고, 불교에서 함께 수행하며 정진하는 이를 ‘도반(道伴)’이라 일컫기도 한다. 단지 사람의 입장에서 키워지는 존재로서가 아니라, 사람들과 더불어 살아가는 ‘반려’라는 입장을 강조한 표현이라고 하겠다. 이 책의 구슬이가 바로 그러한 반려동물이며, 그들의 입장에서 함께 살아간다는 의미를 진지하게 생각하도록 하는 내용이라고 여겨진다.(차니)
아이들이 백이면 백 다 좋아하는 믿고보는 백희나 선생님의 책이다.
이 책은 개의 시선에서 가족에 대해 이야기한다. 책에서의 개는 생물학적인 가족이 아닌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가족을 진짜 가족으로 생각한다. 주인이라고 할 수 있는 그 가족의 아버지를 개도 아버지라 부르고 그집 아들 동동이를 지켜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알고보면 동동이도 구슬이를 지켜주는 가슴 따뜻한 가족이야기.
아이들과 책을 읽고 애완견과 반려견의 뜻을 얘기도 해보고 무어라 부를 것인지, 구슬이와 무엇을 하며 놀 수 있을지 상상해 보는 시간을 보내면서 개와 친해질 수 있는 시간을 가져볼 수 있는 책이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