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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트에 관한 20가지 이야기

하트에 관한 20가지 이야기

: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 이모티콘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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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9년 11월 04일
쪽수, 무게, 크기 328쪽 | 396g | 140*220*30mm
ISBN13 9788959407187
ISBN10 89594071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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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깃든 심장이 시각적 형태를 갖추기 오래전부터 심장과 사랑의 관계는 말과 글에서 단단히 자리 잡았다. 이미 고대 그리스의 서정시에서 심장을 사랑과 동일시했다. 알려진 최초의 사례 중 하나인 그리스 시인 사포는 사랑으로 전율하는 ‘미친 심장’ 때문에 괴로워했다. 그는 기원전 7세기 레스보스 섬에서 여성 제자들에게 둘러싸여 살며 위해 열정적인 시를 썼다. --- p.19

핀 아모르는 사랑하는 이에게 자신의 가치를 입증하려는 연인에게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평가되었다. 트루바두르 아르노 다니엘은 심장 안의 사랑이 자신을 “더 나은 존재가 되게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극단적 사랑이 다른 누구의 심장이나 영혼에도 들어간 적 없다고 주장했다. 트루바두르는 노래든 사랑이든 도덕적 용기이든 자신의 개인적 솜씨를 예찬하는 데 거리낌이 없었다. 에로틱한 욕망을 표현하는 데에도 거리낌이 없었다. --- p.56

크레티앵도 결혼과 사랑을 화해시키려 했다. 그는 『클리제스』에서 행복한 결혼으로 사랑의 결실을 맺은 두 젊은이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에렉과 에니드』와 『이웨인』에서는 한발 더 나아가 부부 간의 진정한 사랑을 그렸다. 하지만 그의 로맨스 중에서 예나 지금이나 가장 인기 있는 것은 불륜 연인의 이야기인 『랜슬롯: 전차의 기사』다. 이 걸작 이야기시에서 랜슬롯은 아서 왕의 아내 귀네비어를 구출하려고 목숨을 건다. 마침내 석방을 확신한 그녀는 그를 침대로 맞아들이며 두 사람의 심장은 궁극의 기쁨을 맞본다. --- p.73

13세기 종교철학자 성 토마스 아퀴나스는 백과사전격인 『신학대전』에서 믿음, 소망, 자선(사랑)이라는 신학적 덕목에 절 하나를 할애하면서 자선을 맨 앞에 놓았다. 그가 이해한 자선은 하느님의 사랑과 인간의 사랑이었다. 그의 해석에 따르면 자선에는 타인에게 공감하고 고통을 덜어줄 것을 요구하는 덕목인 미세리코르디아가 포함된다. 오늘날 우리가 ‘공감’이라고 부르는 것을 아퀴나스는 하느님에 대한 사랑의 결과라고 생각했다. --- p.105

우리가 하트라고 부르는 두 잎의 형상이 약 2,500년 전 처음 나타났을 때 그것은 아무 의미도 없는 장식 문양에 불과했다. 나뭇잎이나 꽃 같은 자연물에서 진화했을 테고 순전한 장식 효과만 있었을 것이다. 고대 페르시아 미술과 (심지어) 스페인 베아투스 필사본에 있는 사례들은 도저히 사랑을 나타낸다고 볼 수 없다. 하지만 13세기와 14세기에 이 장식적 형상은 사랑의 의미를 얻었다. --- p.127

오를레앙의 샤를의 사촌인 앙주의 르네는 심장에 더 큰 자율성을 부여했다. 그의 알레고리 『사랑에 빠진 심장의 서』에서 처음 등장하는 주인공은 르네 자신이다. 그는 조카 부르봉의 장에게 편지를 쓰고 있다. 하지만 꿈에서 사랑이 르네의 심장을 뜯어내어 욕망이라는 알레고리적 등장인물에게 준 뒤로는 심장이 화자가 되어 중심 등장인물로 나선다. 심장은 젊은 기사로 변신하여 추구 서사 특유의 모험을 떠난다. 물론 심장이 추구하는 것은 다정한 자비라는 이름의 “아름답고 젊고 고귀하고 정숙한 여인”으로, 수치와 공포라는 악당의 손에서 반드시 구해내야 한다. --- p.149

마르틴 루터는 언뜻 보기에 심장이나 꽃과는 관계가 없는 듯하지만, 이 불굴의 남자는 흰 장미 안에 붉은 심장이 들어 있고 그 한가운데에 검은색 십자가가 담긴 문양을 자신의 개인 문장으로 삼았다. 그는 1530년 7월 8일에 쓴 편지에서 이 이미지가 자신의 신학을 제대로 표현한다고 설명했다. --- p.169

‘심장을 손바닥에 꺼내놓다’라는 표현은 부정적 의미로 쓰이기도 한다. “심장을 손바닥에 꺼내놓지 않겠어”라는 말은 어떤 사람에 대한 자신의 감정을 사람들에게 밝히지 않겠다는 뜻이다. 이 관용 표현은 중세 마상 창 시합으로 거슬러 올라가는데, 당시 기사들은 여인을 나타내는 색깔이나 휘장을 소매에 찼다. 하지만 사전학자들에 따르면 이 표현 자체는 1600년경 셰익스피어가 만들어낸 것이다. --- p.191

데카르트의 심장 비하에 이의를 제기한 사람도 있었다. 그의 호적수는 연하의 동시대인 블레즈 파스칼이었다. 그 또한 수학자이자 과학자이자 철학자였다. 파스칼은 결코 심장을 버리지 않았으며, 늘 심장이 뇌보다 우월하다고 생각했다. 그는 심장을 뇌에서 분리하고 느낌을 생각에서 분리했다. --- p.207

여성은 소설의 주 독자였으며 남성 작가를 소개하고 말과 편지를 통해 사랑에 대한 대화에 끊임없이 참여했다. 소설과 에세이의 영역에 진출한 여성 작가들이 문학의 전면에 나선 것은 19세기 들어서 제인 오스틴, 샬럿 브론테, 에밀리 브론테, 조르주 상드 등의 작가가 남성의 문학 헤게모니에 도전하고 심장 문제에 여성적 관점을 주입한 뒤였다. --- p.225

벨리니와 로마니만 못한 예술가라면 두 여인이 질투심을 폭발시키는 쪽으로 플롯을 짰을지도 모르겠다. 역사를 통틀어 남자들은 두 여인을 서로 적대하는 끔찍한 라이벌로 그리지 않았던가. 하지만 〈노르마〉는 평범한 삼각관계에 빠지지 않는다. 노르마와 아달지사는 필리오네라는 적에게 맞서 손잡는다. 두 사람은 서로를 자매 영혼으로 여기고 치욕스러운 운명에 맞서 싸우겠노라 맹세한다. --- p.256

지난 몇 년간 인사장의 판매가 급감했으나 발렌타인데이 카드만은 예년 수준을 유지했다. 성 발렌티노는 자신이 수많은 사람들의 연애에 일조했다는 사실을 알면 뿌듯할 것이다.사랑을 위해 제정된 특별한 날이 600년 넘도록 살아남았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 그것은 가벼운 섹스가 대수롭지 않아진 현대에도 낭만의 힘이 여전함을 보여준다. 운명의 심장은 오직 하나뿐임을 이젠 아무도 믿지 않더라도, 우리는 여전히 사랑하는 사람이 내게 다가올 때 두근두근하는 심장 박동을 느끼고 싶어 한다.
--- p.2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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