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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코를 위해

[ 스페셜 리커버 에디션 ]
리뷰 총점8.7 리뷰 73건 | 판매지수 13,9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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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0년 03월 04일
쪽수, 무게, 크기 424쪽 | 450g | 128*188*25mm
ISBN13 9791196814342
ISBN10 1196814341

이 상품의 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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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2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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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9년 8월 22일
요리코가 죽었다.
--- p.9

내게 필요한 건 단 하나, 요리코의 죽음에 대한 진상뿐이다.
단언해도 좋다, 나카하라 형사는 뭔가 숨기고 있다.
--- p.23

자, 이걸로 끝내자. 안녕, 우미에. 나는 이제 요리코 곁으로 갈게. 난 당신과 요리코 두 사람을,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우리 가족을 사랑해.
--- p.78

“인간이란 종종 가까이 이웃한 누군가에게 모든 죄업을 뒤집어씌우곤 합니다. 때론 거기서부터 비극이 태어나죠. 니시무라도 자신이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 진정으로 증오해야 할 적을 잃어버리고 손이 닿는 곳에서 증오의 표적을 정해버린 겁니다. 증오란 결코 이성으로 컨트롤할 수 없는 것이니까요.”
--- p.113

“요리코는 무슨 마음으로 너를 만났을까? 아니, 정말로 널 좋아하지 않았다고 단언할 수 있을까?”
소년은 입술을 오므리고는 상반신을 오뚝이처럼 좌우로 흔들었다. 표정이 갑자기 어른스러워졌다.
“그런 건 몰라요. 하지만 니시무라를 몇 번이나 만나면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니시무라는 나한테 설교를 늘어놓으면서 사실은 자신을 타이르는 게 아닐까.”
--- p.279

세 사람 모두 행복으로 충만한 표정이었다. 사진 속 세 사람은 미래에도 이와 같은 행복이 이어지리라고 조금도 의심하지 않는 듯 보였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다. 가혹한 운명은 이 직후 배 속의 8개월 된 아들을 빼앗았고, 니시무라 우미에의 몸에서 자유를 빼앗았으며, 그리고 14년의 세월이 지난 후엔 하나 남은 딸의 목숨마저 빼앗아갔다.
사진을 보고 있자니 니시무라 유지의 행동이 이해될 것 같았다. 그는 사이메이 여학원과 히이라기 노부유키에게 복수했다기보다 가차 없는 운명에 과감하게 저항한 게 아닐까.
--- pp.289-290

“전 약한 인간이지요. 압도적인 불행을 무덤덤하게 제 삶에 받아들일 수가 없었습니다.”
--- p.398

폐허처럼 고립된 사랑. 그게 당신이 사랑이라 부르는 것의 형태란 말인가? 그런 것에 사랑이란 이름을 붙일 수 있단 말인가.
--- p.416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모두가 누군가가 세팅한 무대 위의 인형에 지나지 않았다
괴물은 누구이며, 그 괴물을 움직이는 자는 누구인가?
『요리코를 위해』 스페셜 리커버 에디션!

『요리코를 위해』는 독자들의 입소문으로 온라인서점 종합베스트 17위, 소설 분야 2위에 랭크인하더니 마침내 온라인서점에서 선정한 ‘2021년 첫 역주행 베스트셀러’ 타이틀까지 거머쥐었다. 그런 『요리코를 위해』가 스페셜 리커버 에디션으로 새로운 약진을 기대한다. 결말까지 쉴 틈 없이 몰아치는 힘 있는 전개와 여느 드라마를 뛰어넘는 극적인 정서, 치밀한 구성과 충격적인 반전으로 아낌없는 찬사를 받은 『요리코를 위해』는 반짝 판매에 그치지 않고 현재까지도 베스트셀러 반열에서 굳건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내 딸을 살해한 남자를 죽였다. 그리고 나도 자살한다.”
애끊는 분노와 냉혹한 복수심으로 점철된 아버지의 수기가 세상에 던져지다

한가로운 여름방학 아침, 평화로운 공원에서 시체로 발견된 17세 여학생 요리코. 아버지 유지는 경찰로부터 지나가던 성범죄자의 범행이라는 말을 전해 듣는다. 그러나 지나치게 단정적인 경찰의 어조에 유지는 수상함을 느끼고, 설상가상 요리코가 임신 4개월의 몸이었으며 경찰이 그 사실을 은폐했음을 알게 되자 직접 범인을 잡기로 한다. 고독한 추적 끝에 마침내 진범을 찾아낸 유지. 범인을 살해한 후 요리코의 뒤를 따라 자살을 시도하지만 기적적으로 살아남고, 경찰은 그의 방에서 노트 한 권을 발견하고 경악한다. 그것은, 범인을 추적하고 복수하기까지의 과정을 기록한 열흘간의 수기였다.

“어쩌면 죽여야 했던 사람은 그 남자가 아닐지도 몰라.”
다 끝난 줄 알았던 사건의 제2막이 시작되고, 진실은 전면적으로 재구성된다!

‘순진무구한 17세 여학생 피해자’와 ‘죽은 딸을 위해 복수귀가 된 아버지’. 사건의 성격은 너무나 자명해 보였다. 그러나 사건 재조사 요청을 받은 탐정 노리즈키 린타로는 유지의 수기를 읽고 어딘가 석연찮음을 느낀다. 어쩌면 요리코의 아버지는 엉뚱한 사람을 죽인 게 아닐까? 린타로는 수기의 내용을 신뢰할 수 없다는 판단을 내리고 요리코와 그 가족의 주변 인물을 탐문한다. 조사를 진행하면서 린타로는 단순해 보였던 사건의 이면에 많은 것들이 복잡하게 얽혀있음을 깨닫는다. 정치권의 이해관계와 14년 전 가족에게 들이닥친 비극적인 사고, 그리고 ‘완벽한 여학생’인 줄로만 알았던 요리코가 가면 뒤에 감춰둔 비밀. 그 비밀은 곧 린타로를 고뇌의 구렁텅이에 빠뜨리고, 어느 순간 외면하고 싶을 만큼 참혹한 진실의 그림자가 린타로를 집어삼킨다.

“내가 알았던 요리코, 내가 몰랐던 요리코.
관 속의 싸늘한 몸은 대체 어느 쪽 요리코인가?”

“상냥하고 현명한 딸”이자 “참 어여쁜 아가씨”, 혹은 “보기 드물 정도로 착실”하고 “야무졌던” 요리코는 그러나 소설에서 죽은 채로 등장해 유일하게 끝끝내 본심이 나오지 않는 캐릭터이다. 소설 전반에는 ‘목 졸려 살해당한 17세 여학생’이라는 수동적인 위치에서 출발하지만, 린타로가 증언을 모으며 사건의 윤곽을 잡아갈수록 요리코는 우리 상상 속의 ‘피해자’로 남길 거부하고 입체적인 존재로 점점 모습을 바꿔가며 강렬한 존재감을 뿜어낸다. 증언 속 ‘선하고’ ‘바른’ 모습 이면의, 남을 상처 입히거나 기만할 수 있는, 또 한편으로는 아이처럼 그저 사랑을 원하는 고독한 요리코가 모든 비극의 처음과 끝에 서 있다.

“그렇다, 모든 것은 요리코를 위해, 그리고 요리코 때문이었다.”
노리즈키 린타로는 이 소설을 통해 인간의 마음속 우물, 잘 가꾼 인공정원 뒤편에 방치된 폐허와 같은 공간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사랑은 사람을 어디까지 파멸시킬 수 있으며, 또 서로는 서로에게 어떤 괴물까지 될 수 있는가. 진실 뒤엔 무엇이 남는가. 이야기가 끝난 후에도 마르지 않는 끈적한 습기. 연못인 줄 알고 발 담갔다가 빠져나오려고 몸부림칠수록 깊게 가라앉는 늪과 같은 작품이다.
2017년 일본에서 발표한 신장판을 저본으로 출간한 『요리코를 위해』는 작가가 기존의 문체를 훼손하지 않으면서 작중 오류를 수정하여, 이제야 진정한 의미에서 완성되었다고 볼 수 있다.


노리즈키 린타로의 작품 가운데 가장 높은 평가를 받는, 가장 묵직한 테마를 지닌 걸작. 초반에 나오는 살인자의 수기에서부터 시작해 역전을 거듭하며 명탐정의 추리가 어긋나가는 과정은 더없이 스릴 넘친다. 모든 것이 이 소설의 단순한 제목이 상징하는 진실로 완벽하게 수렴돼가는 라스트가 압권이다.
- 와세다 대학신문


작가의 말

이 책은 많은 독자로부터 노리즈키 린타로의 첫 작가적 전기를 알리는 작품이라 받아들여지는 모양이지만, 실제로 집필하기 시작한 시점의 내게 그런 자각은 전혀 없었다. 왜냐하면 이 작품은 대학교 4학년 때 추리소설연구회 기관지에 발표한 200매가량의 중편을 장편화한 작품으로, 기본적인 플롯은 그때와 거의 바뀌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한 작품의 원형인 중편의 제목도 똑같이 「요리코를 위해」였다.
다음 소설은 되도록 머리를 굴리지 않고 가볍게 술술 쓸 수 있는 작품으로 해야겠다는 마음에, 먼지를 뒤집어쓰고 있던 동인지에서 비상금을 찾듯이 「요리코를 위해」를 꺼내 쓰기로 했다. 그러나 이 계산은 어긋났다. 그것도 대폭 어긋났다. 결과적으로 『다소가레』 때의 고생과는 전혀 다른 의미에서 나는 훨씬 고된 작업에 놓이고 말았다. 요컨대 다루는 주제가 마니아 출신의 스물다섯 먹은 신출 작가가 감당할 만한 물건이 아니었던 것이다. 매일 한없이 후퇴만 하는 전쟁을 벌인다는 느낌이었고, 표면적으로 허점이 드러나지 않도록 안간힘을 쓰는 게 고작이었다. 후기를 투덜거려봐야 아무 소용 없기에 여기서 그만두겠지만, 확실히 이 소설을 통해 나는 어떤 전기를 맞이하고 말았다는 느낌이 든다.

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트집 잡을 곳이 없는 완벽한 작품이다! 인간의 무서움으로 직결하는 수수께끼가 기막히다. 현실적으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이상기체 같은, 현실에 존재할 수 없는 현실. 그러나,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인간의 본질을 드러낸다. 대단히 빼어난 소설이다.
호시 오사나에 (소설가)

회원리뷰 (73건) 리뷰 총점8.7

혜택 및 유의사항?
구매 요리코를 위해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u**a | 2022.11.09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살짝 클래식한 느낌의 추리소설입니다. 2017년에 스페셜 에디션이 나왔는데, 노리즈키 린타로 작가님이 이 책을 처음 쓰신 것은 스물다섯살 때, 1989년이라고 합니다. 지금 읽어도 어색한 부분은 없지만, 당시 유행하던 추리소설의 느낌을 알 수 있습니다. 아마도 스페셜 에디션이 나온 정도면 우리들은 알 수 없지만, 당시에 크게 인기를 얻었던 소설 아닐까 싶습니다. 당연히 재미있습;
리뷰제목

살짝 클래식한 느낌의 추리소설입니다. 2017년에 스페셜 에디션이 나왔는데, 노리즈키 린타로 작가님이 이 책을 처음 쓰신 것은 스물다섯살 때, 1989년이라고 합니다. 지금 읽어도 어색한 부분은 없지만, 당시 유행하던 추리소설의 느낌을 알 수 있습니다. 아마도 스페셜 에디션이 나온 정도면 우리들은 알 수 없지만, 당시에 크게 인기를 얻었던 소설 아닐까 싶습니다. 당연히 재미있습니다. 단순에 읽어 내려갑니다. 분량도 적절하고 이야기가 전개되는 스피드도 좋습니다. 그리고 반전에 반전에 반전입니다. 일본 추리 소설 작가들이 아주 좋아하는 기법이 모두 나옵니다.

 

작가님이 노리즈키 린타로인데, 소설 속 주인공의 이름도 린타로입니다. 그리고 직업은 추리소설 작가입니다. 작가 약력을 보니 노리즈키 린타로 작가님의 대표작은 린타로 시리즈입니다. 필명을 쓰시는 작가님들도 많으시지만 굉장히 재미있는 발상을 하신 작가님입니다.

 

1964년 시마네 현에서 태어나 교토대학에 진학한 후, 1988년 시마다 소지의 추천을 받아 밀폐교실로 데뷔, 1989년 눈밀실을 발표해 ‘노리즈키 린타로’시리즈의 개막을 알렸다. 탐정이자 추리소설 작가인 노리즈키 린타로와 그의 아버지 노리즈키 사다오 경시가 등장하는 ‘노리즈키 린타로’시리즈는 미국 추리소설의 거장 엘러리 퀸에 대한 오마주이며, 작가의 대표 시리즈로서 일본 추리소설 팬에게 오랫동안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요리코를 위해는 가족의 비극을 다룬 3부작 중 첫번째 작품이자 ‘노리즈키 린타로’시리즈의 세번째 작품이다. 소설이 끝난 후에도 독자의 참혹한 감정에서 놓아주지 않는 깊은 여운을 남겨 노리즈키 린타로의 최고의 작품이라 손꼽힌다.

 

밀폐나 밀실이란 단어가 나오는 것을 보면 완전범죄류의 소설로 데뷔하셨다가, 가족의 비극 쪽의 얽힌 관계를 다루는 소설로 방향을 살짝 바꾸셨나 봅니다. 가족들에 얽힌 이야기는 반전에 반전을 더하기 다소 쉬워서 그럴까요... 정말 재미있는 살짝 클래식한 일본 추리소설 많은 분들께 일독을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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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선도 절대악도 없다! 내용 평점3점   편집/디자인 평점3점 YES마니아 : 골드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q*****2 | 2022.11.03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아찔함까지는 아니지만 한동안 멍했다. 대체 이게 무슨 이야기이며, 누가 얼마를 잘못했다고 말해야 하는 건지 혼란스러웠던 탓이다. 혹자는 막장도 하나의 장르임을 증명한 소설이라고도 하던데. 그 말에 살짝 동의가 되면서도 동시에 이 또한 인간의 추악한 면모를 여실 없이 드러낸 하나의 사례로 받아들일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단지 작가의 상상력에 의해 창조됐다고만 하기에는;
리뷰제목

아찔함까지는 아니지만 한동안 멍했다. 대체 이게 무슨 이야기이며, 누가 얼마를 잘못했다고 말해야 하는 건지 혼란스러웠던 탓이다. 혹자는 막장도 하나의 장르임을 증명한 소설이라고도 하던데. 그 말에 살짝 동의가 되면서도 동시에 이 또한 인간의 추악한 면모를 여실 없이 드러낸 하나의 사례로 받아들일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단지 작가의 상상력에 의해 창조됐다고만 하기에는 왠지 어딘가에서 비슷한 일이 벌어지고만 있을 듯 싶었기 때문이다.

제목을 통해 알게 된 요리코라는 인물을 주인공 삼기에는 다소 모호하다. 그도 그런 것이, 이 인물의 면모에 대해 알기가 무섭게 이미 그는 이 세상 사람이 아닌 것이, 미궁에 빠져 버리고야 만 하나의 사건으로 거론되기 시작한다. 조금은 거창하다 싶은 일기가 앞으로 전개될 이야기에 대한 궁금증을 자극한다. 그는 자신이 범행을 저지를 수밖에 없는 이유를 장황하게 나열함으로써 불특정 다수일 독자(?) 설득을 시도한다. 안타깝게도 그 또한 이미 이 세상을 떠났으며, 자살에 앞서 타인을 살해했다. 그의 딸이 바로 요리코였으니, 불의의 사고로 사망한 딸의 복수에 나선 아버지의 모습이 그려지면서 가치 판단에 혼돈이 빚어지기 시작한다. 잘못이 있다면 법의 엄정한 심판을 받아야지, 피해자의 가족이나 친지가 나서서 단죄를 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딸이 사망했고, 심지어 임신한 상태였다 하여도 이 점만큼은 변하지 않는다. 심적으로는 동의하나 그래도 너무했다는 생각이 들려는 찰나에 이보다 더 독특한 방식의 문제 해결에 저자는 나선다. 사건을 조사하고 범인을 찾아내는 일은 경찰의 몫일 터인데, 진실에 다가서는 이는 따로 있다. 노리즈키 린타로라는 인물은 글을 쓰는 것으로 설명이 되는, 실질적으로는 탐정에 가까운 인물이었다. 나 같았으면 알고 싶지도 않을뿐더러 꺼려지는 심정에 본능처럼 멀리하고자 하는 일에 거침없이 다가선다. 역시나 본질은 추악했다. 약자의 편에 서야 할 이들은 막대한 권력과 부를 거머쥔 이들의 이해관계를 거부하지 못한다. 요리코의 아버지가 남긴 글을 철썩 같이 믿는 듯한 태도를 보이는데, 이는 진실 은폐의 결과를 낳을 터였다. 추리소설이라면 범인 색출에 성공하는 게 가장 바람직한 결말일 것이다. 작가는 나름의 방식으로 독자들 앞에 범인을 제시하고, 그와 동시에 좀체 진척이라고는 없을 법해 보이는 일은 마무리 단계로 치닫는다. 그럼에도 어딘가 모르게 찜찜한 느낌이 내 안에 감도는 건 왜 인지 모르겠다. 계속되는 비틀기에 비해 너무 쉬이 막이 내린 듯한 인상을 지우기가 힘들다. 마치 거창했던 시작이 시간에 쫓긴 나머지 뱀의 꼬리처럼 시시해진 거와 흡사했다고 할까나. 아쉬웠고, 왠지 뭔가 더 있어야만 할 거 같은 마음은 어쩌면 오롯이 내가 감당해야 할 몫일 수도 있다.

그럼에도 이 소설만의 독특함은 여러 면모에서 보인다. 우선 선-악 구도의 모호함이다. 나를 비롯해 아마도 대다수는 이미 살해당한 요리코를 절대적으로 선한 인물의 영역에 놓길 희망할 것이다. 복수에 나선 아버지는 살짝 애매하다손 치더라도 14년 전 사고로 하반신 마비의 비극에 처한 요리코의 어머니 또한 딸을 앞세운 데다 남편마저 세상을 떠났으니 동정심을 자아내기에 딱이다. 선악 판단 기준으로 가장 큰 힘을 발휘하는 건 독자들이 느끼는 감정이다. 실상 요리코가 어떠한 인물인지 우리로서는 알 길이 없다. 저자가 이 인물을 묘사하는 일에 친절함을 발휘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참 어여쁘고 야무진, 보기 드물 정도로 착실, 상냥하고 현명한 딸, 그것도 다른 등장인물들의 말이 요리코에 대해 알 수 있는 전부이기에, 나도 모르는 사이 요리코는 내 안에서 전적인 피해자로 그려진다. 허나 이 인물이 비극적인 사건에 얼마나 발을 담그고 있는지에 대해 알고 나면 믿을 사람 하나 없다며 혀를 내두르게 될 수도 있다. 요리코를 범하고 사망에 이르게 한 인물로 추정되는 이에 대해서도 판단은 쉽지가 않다. 그가 누구인지 자체가 일단은 의문이요, 유력한 악인이긴 해도 그가 사건 속 모든 악행을 도맡았다고 해도 좋을지는 알 길이 없다. 게다가 그는 요리코의 아버지에게 살해당해 억울해도 아무말을 하지 못한다. 선하진 않은 거 같지만, 잘못이 있다면 어디까지가 그의 잘못인지. 선을 명확히 긋기 위해 우리는 노리즈키 린타로의 도움에 의존해야만 한다. 침대에서 벗어날 길 없는 요리코의 엄마는 그럼 어떠한가. 딸이 아이를 가져 체형이 변해가는 걸 몰랐다는 게 사실일까. 남편이라면 복수심에 불탄 나머지 사람을 죽일 수도 있다는 점에 대해서도 크게 동요 않고 동의를 한다는 건 혹 그 또한 유력한 악인이라는 방증은 아닐까. 이런저런 각도에서 사건을 살피다 보면 이야기는 저자가 의도한 것 이상으로 풍성해진다. 온갖 가능성을 열어놓고 사고하길 요하는 소설로 독자들에게 제 작품을 각인시키는 것 또한 어쩌면 저자가 지닌 능력의 일환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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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반 흡입력은 상당, 마치 한편의 막장 드라마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YES마니아 : 플래티넘 내**녕 | 2022.10.27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지난번 <백광> 추리소설을 읽고 지인 추천을 받아 읽게 된 책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초반 흡입력은 상당하지만 결말은 약간 아쉬웠다. 무엇보다 한 편의 막장 드라마를 한 권의 책으로 읽은 느낌!  맨 첫 챕터는 '수기 형태'로 이뤄진 살인자 아버지의 고백이 나오는데, 이 부분이 이 책의 압권이자 모든 것의 시작이다. 사실 읽으면서도 일기가 너무 잘 짜여진 각본 같;
리뷰제목

지난번 <백광> 추리소설을 읽고 지인 추천을 받아 읽게 된 책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초반 흡입력은 상당하지만 결말은 약간 아쉬웠다.
무엇보다 한 편의 막장 드라마를 한 권의 책으로 읽은 느낌! 

맨 첫 챕터는 '수기 형태'로 이뤄진 살인자 아버지의 고백이 나오는데,
이 부분이 이 책의 압권이자 모든 것의 시작이다.

사실 읽으면서도 일기가 너무 잘 짜여진 각본 같다라는 생각과
이거 범인은 따로 있는 거 아닐까? 알고보면 아빠가 범인?
이런 생각을 드문 드문 하면서 읽어나갔는데
너무 절절한 딸과 아내에 대한 사랑에 왜 아버지가 
살인범이 될 수 밖에 없었는지 동의하게 되었다. 

여기에 트릭이 있을 줄은 몰랐지만 말이다 :) 
이 책은 내용 자체도 매우 극적이였지만 플롯이 다른 추리소설에
비해 다채로운 점이 눈여겨 볼 점인 것 같다.

살인범인 아빠의 수기, 이 사건을 쫓는 탐정 노리즈키,
그리고 이 모든 것을 읽어가는 독자들까지 모두가 하나의 장치로
맞물러 이뤄져 있다는게 재밌었던 포인트!

<백광>을 재밌게 읽었다면 시도해 볼만한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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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평 (72건) 한줄평 총점 8.4

혜택 및 유의사항 ?
구매 평점4점
아들이 추리 소설를 좋아해서 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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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마니아 : 로얄 상**화 | 2023.01.12
구매 평점5점
이 책이 추리소설 중 최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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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마니아 : 플래티넘 참*샘 | 2022.07.15
구매 평점3점
좋아요
이 한줄평이 도움이 되었나요? 공감 0
l******6 | 2022.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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