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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말씀은 나무 아래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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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양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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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0년 11월 06일
판형 반양장?
쪽수, 무게, 크기 376쪽 | 400g | 128*188*30mm
ISBN13 9788954445306
ISBN10 8954445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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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하죠? 다라수는 엽서나무라는 별명도 있어서 잎을 긁으면 글씨가 새겨져요. 몇십 년이 지나도 남아 있고, 우표를 붙이면 발송도 된다는군요. 두어 장 정도는 괜찮으니까 가져가세요.”
---「첫 번째 잎사귀-서향」중에서

낮 동안의 찌는 듯한 더위를 견디면 서쪽 하늘이 때를 만나 이렇게 아름다운 저녁놀의 풍경으로 바뀐다니……. 억지로 잊어버리려고 하지 말고 기다리자, 하고 결심했다. 아직 남아 있는 가슴속 아픔이 언젠가 누군가를 행복하게 해줄 만큼 훌륭한 무언가로 변할 그때까지.
---「첫 번째 잎사귀-서향」중에서

나도 마찬가지 아니었던가. 때가 되자 자연스럽게 나 자신의 의지로 부모님과 다른 전철로 갈아탔다. 그리고 미에코와 만났고 둘이서 같은 전철을 탔고…… 그 전철에 사쓰키가 올라탄 것이다. 사쓰키 자신의 티켓을 가지고.
---「두 번째 잎사귀-티켓」중에서

전철이 우리를 싣고 덜컹덜컹 달렸다. 잠들어버린 사쓰키의 머리가 내 어깨에 톡 얹어졌다. 지금 이순간만큼은, 아직은 조금만 더 이 사랑스러운 묵직함을 내가 받아주게끔 해줄래?
---「두 번째 잎사귀-티켓」중에서

“있잖아, 신. 자기만 할 수 있는 일 같은 게 세상에 있을까? 내가 기타를 그만둔다고 해서 곤란해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걸? 밴드에서 빠져도 다른 기타리스트가 들어오면 그만이야. 나보다 몇 배는 더 잘하는 녀석이 수천 명은 있을 거고.”
---「세 번째 잎사귀-포인트」중에서

파란 동그라미는 수상한 사람처럼 지도 위를 어슬렁거리고 있었다. 나랑 똑같네. 기껏 목적지를 보여줬는데도 자기가 어디 있는지를 몰라 이어질 수 없는 점과 점. ……포인트와 포인트. 그렇게 생각한 순간 눈앞의 풍경이 명확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세 번째 잎사귀-포인트」중에서

내가 이미 오래전에 방치해버렸던 마음이 아주 약간이라도 미오에게 전해진다면 좋을 텐데. 과연 프라모델을 좋아해줄까? 그러면 이 세상에 태어난 보람을 조금이라도 느낄지도 모른다. 미쿠지는 내게 그 사실을 일깨워주려고 등을 밀어준 게 아닐까?
---「네 번째 잎사귀-씨뿌리기」중에서

“씨앗이란 건 원래 자리 맘대로 날아가서 부모도 모르는 데서 자기 맘대로 피는 거잖아. 나만 그런 게 아니라 분명 그 가게를 찾아왔던 아이들이나 어른들이 지금쯤 어디선가 자기 맘대로 꽃을 피우고 있을걸?”
---「네 번째 잎사귀-씨뿌리기」중에서

부드러우면서도 탄력 있는 털. 그리고 그 아래의 얇은 피부와 딱딱한 뼈가 느껴졌다. 따스한 생명체였다. 고양이는 거짓말을 모른다. 억지로 웃지도 않는다. 쓸데없이 눈치 보지도 않는다. 그리고 무엇보다 솔직하게 나에게 다가와줬다.
---「다섯 번째 잎사귀-한가운데」중에서

“도로 가장자리가 구석이라고 느끼는 건 사람밖에 없지 않을까? 이끼는 자기가 지구의 중심이라고 생각하며 살지도 모르잖아.”
---「다섯 번째 잎사귀-한가운데」중에서

그래, 정리하자. 꿈 따위 버려버리자. 가능성도 없으면서 펜대 같은 거 소중히 해봤자 소용없으니, 한시라도 빨리 싹 다 버려버리자. 그러면 사람들의 말에 일일이 상처받는 연약한 나 자신과도 영원히 작별할 수 있을 거야.
---「여섯 번째 잎사귀-스페이스」중에서

작은 신사에 모인 고민이 많아 방황하는 사람들의 이야기. 이상한 고양이. 통통한 궁사님. 어디에나 있을 법한, 하지만 실제로는 오직 한 곳에만 있는 우리. (……) 지금이라면 그릴 수 있는, 지금이니까 그릴 수 있는 이야기를 그리고 싶다. 아직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 이야기를.
---「여섯 번째 잎사귀-스페이스」중에서

그 안에는 타마키 씨가 누구에게도 들키고 싶지 않은 마음의 소리가 들어 있는 건가? 타마키 씨는 그 상자 속에 솔직한 감정을 토해놓고는 열쇠를 감가 가둬놓고 있는 거야. 정말이네, 신령님의 도움이라도 받지 않는 한 상자 안의 내용물을 꺼내는 일은 불가능하네.
---「일곱 번째 잎사귀-가끔, 우연히」중에서

일상생활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필요할 때 뚜껑을 열고 안에다 털어버리고, 기분이 개운해지면 열쇠로 잠그고 되돌아갈 수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그런 장소가 필요한 게 아닌가 생각했다. 그 사람이 천상의 목소리를 듣고 싶어 한다면 별이 이끄는 힘을 도구 삼아 (……) 어떤 형태로든 도움이 되는 힌트를 주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그 정도면 충분하다.
---「일곱 번째 잎사귀-가끔, 우연히」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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