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발행일 | 2021년 06월 15일 |
---|---|
판형 | 양장? |
쪽수, 무게, 크기 | 512쪽 | 688g | 133*195*33mm |
ISBN13 | 9791164454969 |
ISBN10 | 116445496X |
발행일 | 2021년 06월 15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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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형 | 양장? |
쪽수, 무게, 크기 | 512쪽 | 688g | 133*195*33mm |
ISBN13 | 9791164454969 |
ISBN10 | 116445496X |
생활의 경제학 나는 어디서, 무엇을 위해 살았는가 독서 소리들 고독 방문객들 콩밭 마을 호수들 베이커 농장 더 높은 법칙 동물 친구들 난방 이전 거주민들과 겨울 방문객들 겨울 동물들 겨울의 호수 봄 맺는말 작품 해설 헨리 데이비드 소로 연보 |
'한국기행' 검색해보니 깊고 깊은 산골짝에, 그 여름의 추억, 마당풍경, 바람이 불어오는 곳, 산골밥집,
시골 로망스, 우린 여름을 살기로했다, 마음이 쉬어가는 자리 등 다양하게 검색된다.
곰곰히 생각해보니 마음이 잘 머물 수 있도록 평안에 닿는 지점의 언어들이다.
어디에도 구속되지 않은 여유와 거친 삶이 아닌 조금 불편하지만 소박함을 추구하고, 자연의 향내에
지친 몸과 마음이 곁을 내어주는 삶들을 은연중에 소망한다.
그러나, 이것은 어디까지 바램이다. 살아간다는 것은 현실이니까.
그럼에도 상상이 현실이 되는 순간을 마주하는 그 기분은 어떨까?!
자연철학자, 헨리 데이빗 소로의 2년 2개월 2일의 월든 호숫가에서의 삶을 들여다보면 알 수 있을 것 같다.
소로가 1817년이 아닌 지금 세상에서 태어났다면 어땠을까?
한국기행 뿐 아니라 나는 자연인이다, 세상에 이런 일이 등 다수의 프로그램에 등장할 수도 있겠지만
자칭 신비주의자, 극단적인 개인주의를 지향하는 소로의 성정상 출연을 거절할 수 있을 것 같기도 하다.
구체적인 사회 문제를 해결하거나 현존 사회 체제를 근본적으로 변혁하기 위하여 힘쓰는 사회 운동가가
되었을까? 적극적인 사회운동가가 되었다면 월든 호숫가에 들어가 오두막을 짓고 은둔 생활을 하지는
않았을 것 같다. 그리고, 신비주의자도 개인주의자도 아닌 모두를 위한 공동선을 추구하는 자리에 있지 않을까!
월든 호숫가에서 뿜어져나오는 소로의 지혜와 지식의 깊이와 넓이를 만나지 못할 수 있다.
『월든』(Walden)은 1845년 3월부터 월든 호숫가에 오두막집을 짓기 시작하여,
같은 해 7월부터 1847년 9월까지 그곳에서 홀로 지냈다.
'숲속의 생활'(Life in the Woods)이라는 제목으로 월든 호숫가에서 보낸 2년의 삶을 기록한 책이다.
월든 호숫가에서 소로와의 만남은 다른 버젼으로 나와도 항상 새롭다.
지금 여기 봄여름가을겨울과 200여년 전의 월든 호숫가의 봄여름가을겨울 느낌이 다르듯이.
소로를 만난다. 월든 호숫가를 거닐다. 고요함과 숲 속 친구들.....
아무리 숲 속 삶일지라도 부지런히 몸을 움직여야 살게 되는 현실적 환경 속에서 소로의 긍정과 성실을 배운다.
무엇보다 월든 호숫가는 반짝반짝 빛 나고, 아름다움이 숨어있다.
무심한 은둔자라면 밤과 낮과 계절이 빚어내는 아름다움을 굳이 찾으려고 하지 않을 터,
활짝 열린 마음의 소로라서 가능하지 않았을까?!
자연은 인간이 사는 마을에서 멀리 떨어져 늘 홀로 그 빛을 발한다.
일상의 소중함을 기록해나간 월든 호숫가에서의 삶의 흔적 그 자체만으로도 귀하다.
생각의 틈을 허락하지않는 이 땅에서의 빠름이 유쾌하지는 않다.
느림의 미학과 묵상의 영롱함의 백미가 월든 호숫가 오두막 집 짓고 사는 소로에게 있다.
"이 나라에서 가장 흥미로운 집은 가난한 사람이 사는 젼혀 꾸밈없고 소박한 통나무집과 오두막이다.
그런 집을 한 폭의 그림처럼 보이게 만드는 것은 그 집을 등껍질 삼아 사는 거주민의 삶이지,
집 자체의 독특함이 아니다. 변두리 주민들의 상자 같은 집도, 그들이 나름대로 소박하고 유쾌한 삶을 살아갈 때,
또한 집의 건축 양식을 통해 어떤 효과를 내려 애쓰지 않을 때 더욱 우리의 흥미를 끈다." (72쪽)
'집은 그 곳에 사는 사람이다' 말이 왜 이렇게 끌림으로 다가올까.
집은 겉모양이 아니라 거기 살고 있는 사람의 온기로 지어져간다.
월든 호숫가 소로의 오두막 집도 소로의 철학과 사색,
성실한 땀의 노동과 온기로 지어졌음에 흥미로운거다.
누구나 자기만의 집을 꿈 꾼다. 살아내고 사랑하고 생각하는.
기찻길 옆 오막살이도 좋지만, 책과 노닐 수 있는 도서관 옆 능소화 꽃 핀 담장 집을 상상한다.
'상상이 현실로 되기를 꿈 꾸면서^^
시 한 줄을 장식하는 것이 나의 꿈이 아니다.
월든 호숫가에 살아가는 것보다 하느님과 천국에 더 가까이 다가갈 방법은 없다.
나는 돌이 많은 호수의 호반이며, 그 위를 지나는 미풍이다.
우묵한 내 손바닥에는 호수의 물과 모래가 담겨 있다.
그리고 월든의 가장 깊은 곳에는 내 심오한 생각이 놓여 있다. (286~287쪽)
얼마나 아끼는가. 소중한 것에 마음이 닿음 그 자체가 시와 노래이다.
자연 앞에서는 무용한 아주 작은 사람,
아낌없이 있는 모습 그대로 받아주는 자연에 경외감이 드는 것은 자연스럽다.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초판본 월든; 숲 속의 생활]을 읽으면서 이것저것 생각이 깊어졌다.
살아가는 것은 누구나 비슷하다. 잘 살아내는게 중요한데.....
그 연습은 지금 내가 살아가고 있는 여기에서 시작된다는 것.
여기가 바로 월든 호숫가의 오두막임을 잊지 말 것.
그러면 어디에서 어떤 환경에 처하든지 내가 꿈 꾸는 곳으로 만들어 갈 수 있을 것 같다.
그나저나 초판본『월든』 한정판 금장 에디션 참 멋지다.
이렇게 금빛 찬란한 책은 처음이고 나에게 온 그 자체로 행복이다.
아껴서 읽느라 많이 늦었다.
좋은 책 덕분에 홈캉스도 나름 의미있었다.
몸과 마음이 쉬어갔다.
미래의 살아갈 집에 대해 다시 생각하면서 마음이 붕~~ 떠올랐다.
고마워요, 월든~!!!
---♥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월든>, 숲속에서의 삶은 나에겐 비교적 친숙한 책이다. 전에도 읽은 적이 있고, 서평도 써보았던 책이다. 내용에서는 그렇게 낯선 이야기들이 아니라는 말이다. 또한 오랜 직장 생활을 마치고, 인생에서 내 삶을 다시 계획하면서 자연과의 친화를 모색하고 작은 땅이나마 곡물과 채소를 심어 스스로 먹을 것을 장만해 나가는 생활을 해본 입장에서 저자의 <월든>에서의 삶이 그렇게 거리감을 가지고 다가오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친숙한 입장이라면 이상할까
물론 지금 자급자족하는 삶을 살아가는 일은 쉽지 않다. 모든 우리들의 삶이 타인들의 노력과 그 산물로 살아가고 있기 때문에, 그 모든 것을 스스로 준비한다는 것은 힘들고 생소한 일이 될 게다. 무인도에 혼자 떨어졌다고 생각해 보라. 기존의 수월하게 생존을 해오게 만들었던 모든 것들이 사라진다. 모든 것들을 스스로 만들어가야 한다. 그렇게 살 수 있을까? 아마 많은 사람들이 고개를 옆으로 흔들지 않을까 생각된다. 지난한 일이라고 부딪혀 보지도 않고 포기를 하게 될 지도 모른다.
외진 곳에서 혼자, 문명의 이기가 많이 사라진 환경에서 살아가게 된다면 어떠한 삶이 될까? 상상하기도 힘이 드는 삶이다. 그런데 이 책은 그러한 삶의 모습을 그려보여 주고 있다. 그 삶이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지게 되고, 심지어 동경의 삶이 된다. 많은 사람들이 방문을 하게 되고, 그 경이로운 삶을 품게 된다. 그런 삶의 흔적을 언어로 채색해 놓고 있는 책이 바로 <월든>, 이 책이다.
고급스런 양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품격이 있는 모습으로 보여 진다. 꼭 성경책의 모양을 하고 있다고 해도 되겠다. 책을 들면 가지고 다니기가 참 편하단 인식을 하게 된다. 금박으로 처리된 책갈피 사이가 무척 우아하다. 책이 보기가 좋다. 서가에 꽂아두면 눈에 빨리 들어온다. 그만큼 시선을 사로잡는다는 말이다. 책의 외관만 봐도 이 책이 얼마나 정성을 드려 편집된 것인지를 알 수 있겠다. 귀한 책을 마음에 넣고 바라볼 수 있어 행복하다.
내가 말하는 삶의 필수품이란, 인간이 자신의 노력으로 얻는 것 중에서 맨 처음부터, 혹은 매우 오랫동안 사용해 와서 삶에서 지극히 중요해진 나머지 야만성, 가난, 철학 등의 이유를 불문하고 어느 누구도 그것 없이 살아갈 엄두조차 내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 축면에서 많은 생물들에게 삶의 필수품은 딱 하나, 음식이다. 평원의 들소는 입에 맞는 약간의 풀과 마실 물이면 충분하다. 숲이나 산그늘에 들어가 몸을 누일 장소를 찾지 않을 때 말이다. 다시 말해, 동물은 먹이와 잠자리 외에 더는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다. p21
생명체가 살아가는 가장 기본은 먹을 것이라 할 수 있다. 인간도 예외일 수가 없다. 인간이 혼자 살아갈 때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이 의식주 중에서도 <食>일 게다. 먹는 것이 해결되어야 살아간다고 할 수 있을 게다. 흔히 사람들은 고기를 먹어야 살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자연스러움은 고기와 상관없다. 소들은 풀만 뜯어 먹고서도 힘자랑을 하면서 살아간다. 인간도 그럴 수 있다. 채식을 통해 충분히 살아갈 수 있다. 이 책에서는 저자가 어떻게 살아가는가 하는 문제를 음식을 통해서 언급해 나가고 있다. 자신이 직접 가꾼 것들에서 먹을 것을 마련하고, 그것을 통해 삶의 깊은 맛을 느끼는 삶을 살아간다.
내가 생각해도 충분히 그럴 수 있다고 생각되기는 한다. 텃밭을 가꾸면서 그곳에서 나는 채소류를 통해서 충분히 영양분을 공급받으면서 이 여름을 보내고 있으니까 말이다. 자연 속에서 먹을 것들을 충분히 확보하고, 그 속에서 삶의 건강성을 유지하면서 살아가기에 부족함이 없다고 생각한다. 소로의 윌든은 그러한 삶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는 게 아닌가 여겨진다. 자연 속에서의 치유와 건강, 자연스러움, 넉넉함의 삶이 이루어질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방문객들을 맞다 보면 그들의 기이한 특징을 알아차리지 않을 수 없었다. 어린애들이나 젊은 여성은 숲에 들어오는 것을 좋아하는 듯했다. 그들은 호수를 들여다보고 꽃들을 유심히 살피기도 하면서 시간을 유용하게 썼다. 그런데 장사치, 심지어 농부들조차 오직 고독한 삶이나 일거리, 그리고 이런저런 것에서 멀찍이 떨어져 사는 내 고독한 삶에만 관심이 있었다. 말로는 가끔 숲을 거니는 것도 좋아한다고 했지만, 결코 그렇지 않다는 건 불을 보듯 뻔했다. p226
<월든>은 알려지고 나서 많은 방문객들을 만나게 된다. 조용하고 여유가 넘치는 삶을 자연과 더불어 할 생각을 하고 실천에 옮겼으나 어쩔 수 없는 상황이 빚어진다.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숲을 그들의 삶의 공간에 넣어가기 시작하자 저자는 그들과 격리된 삶이 불가능하게 된다. 방문객들과 만나면서 그들의 삶을 지켜보는 삶도 어쩔 수가 없다. 이렇게 혼자의 숲속에서 삶이 몇 년 지속되면서 더욱 <월든>이 경이의 공간이 되고, 세인들에게 놀라움의 공간이 된다.
하지만 찾는 사람들의 모습도 다양하다. 똑같은 목적으로 숲을 찾는 것은 아니다. 숲을 순수하게 좋아하는 사람들도 있고, 내 삶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도 있다. 그들도 겉으로는 숲의 삶을 좋아한다고 해지만 그렇지는 않다. 편리와 여유를 다 가진 삶에서 부족함과 자급자족의 삶을 살라고 한다면 두 손을 들, 사람들이 많을 것이라 생각이 든다. 그렇게 <월든>은 꿈의 공간이지 현실적인 공간은 되지 못한다고 그들은 생각한다. 아마 우리들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랴. 일반 모든 사람들이 숲속에서의 삶, 동경은 하되 실제는 거리를 두는 삶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러기에 저자의 <월든>은 더욱 대단하게 우리들에게 다가온다.
탐구심이 강한 사람이라면 가끔 지평선의 야트막한 언덕에서 원시 시대의 호숫가 흔적을 발견할 지도 모른다. 평원이 융기했다고 해서 호수였던 역사가 숨겨지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로변에서 작업하는 사람이라면 잘 알겠지만, 소나기가 온 뒤에 길에 생긴 물웅덩이를 살펴보는 것이 땅이 파인 곳을 찾는 가장 쉬운 방법이다. 다시 말해, 약간의 상상력만 발휘해도, 우리는 자연보다 더 깊이 잠수하고, 더 높이 날아오를 수 있다. 그렇게만 한다면, 우리는 대양의 수심도 그 넓이와 비교해 보면 그리 대단하지 않음도 발견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p430
자연에서의 삶을 깊이 있게 그려나간다.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일은 모든 역사와 더불어 살아가는 일이다. 숱하게 이어온 땅의 역사, 그 속에서 면면히 이어온 자연의 삶을 현재의 입장에서 유추하며 바라볼 수 있음은 행복이다. 그것은 뿌리를 찾는 일이 되기도 하기에 복된 일이라 할 수 있다. 흙에서 나서 흙으로 돌아가는 것인 인생이라고 할 것인데, 흙, 자연과 나누는 삶은 근본적인 가치를 지닌 삶이 아닐까 생각도 된다.
어느 도시, 어느 길에 서면 나는 타임머신을 타는 경향이 많다. 경주 어느 한적한 시냇가를 거닐다가 화랑들의 소리를 듣는다. 냇물에서는 빨래하는 여인들의 맑은 소리를 듣고, 거대한 건축물 앞에서는 목수들의 톱질을 본다. 땅과 숲속에서는 이런 일들이 더욱 잘 인지된다. 맑고 깨끗한 환경으로 우리의 머리를 씻어주기 때문이다. 그 깨끗한 머리 안에서 숱한 기억들이 재생되고, 타임머신은 멈출 줄을 모르고 곳곳을 헤집고 다닌다. <월든>의 숲은 태고의 신비한 흔적들이 가득한 공간이고, 많은 기억들을 떠올릴 수 있는 곳이다. <월든>을 만나고 있는 시간은 그렇게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는 체험을 한다. <월든>의 호수와 숲은 기억의 저장고라 할 수도 있을 듯하다.
고운 책을 리뷰어클럽의 배려로 가질 수 있게 되었다. 책을 받으면서 귀하단 생각부터 했다. 이렇게 단장도 하는구나! 성경책만 이렇게 만드는 줄 알았는데, 그런 가치가 있기에 이 책도 이렇게 금박까지 하면서 소장용의 가치를 더 높여주는 것이 아니랴 하는 생각을 했다. 마음에 쏙 드는 책이다. 책속에 들어 있는 언어들, 자연 환경들, 가치들은 손에 자주 잡힐 듯하다. 아마 서가에서도 쉽게 눈에 띄는, 집기 쉬운 가까이 두는 책이 되지 않을까 한다.
자연의 귀함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숲은 자연을 자연답게 만드는 공간이다. <월든>은 그런 공간이고, 그 가치는 무한하다. 우리가 <월든>을 읽을 수 있다는 것은 삶의 축복이라 할 수도 있겠다. 가장 사람을 사람답게 만들어주는 숲, 땅, 공기, 하늘.......<월든>에는 그것이 있다. 이 책을 다시 만나볼 수 있음에 감사하면서 오늘도 책장을 넘긴다. 책을 이루는 종이가 너무도 포근하게 잡힌다.
(예스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
지금은 고전의 반열에 올라선 소로의 저작 <월든>은 급속히 발전하는 기계문명을 거부하고, 자연에 거처하며 손수 오두막을 짓고 자급자족을 하며 살았던 자신의 경험을 소개하는 내용이다. 소로는 20대 후반인 1845년 친구인 에머슨이 소유한 월든 호숫가에 오두막을 짓고 약 2년 2개월 동안 생활하면서, 인간 사회와 최소한의 관계만 유지하면서 자급자족하며 지내는 자발적 고립을 택해 그 기간 동안의 생활과 성찰의 흔적을 담아 <월든>이라는 책으로 출간했다. 대학을 졸업한 후 친형과 함께 사립학교를 운영한 적도 있으나, 시간제로 일하고 지내면서 그의 삶은 대부분 산책과 독서 그리고 글쓰기로 소일했다고 한다.
스스로 "내 직업은, 그것을 직업이라고 불러도 좋다면, 자신을 가장 훌륭한 상태로 유지하고 하늘과 땅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해 언제나 준비를 갖추고 있는 것이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처럼 소로는 천성적으로 기술문명에 반하는 기질을 지니고 있었으며, 자연에 머물며 자연과 더불어 조화로운 삶을 사는 것을 추구했던 것이다. 그는 이 시기에 노예제도와 멕시코 전쟁에 반대하는 의미로 인두세 납두를 거부해, 체포되어 잠시 감옥에 갇히기도 했으며, 이 사건을 계기로 〈시민 불복종〉이라는 책을 집필하기도 했다고 한다. 솔직히 고백하건대 그동안 소로의 사상이나 경력 그리고 그의 자연주의적 삶에 대해 어느 정도 알고 있었지만, <월든>의 전문을 읽어본 적은 없다. 이번 기회에 그의 책을 읽으면서 비유와 고전의 인용이 적지 않은 내용을 이해하기는 쉽지 않았으나, 친절한 주석이 달려있어 내용 파악에 적지 않은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책에 수록된 각각의 항목들은 독립된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으면서도, 또 서로 긴밀하게 연결되어 하나의 체계를 이루고 있다고 여겨졌다. 서문조차도 없이, 곧바로 자신이 인간사회를 벗어나 월든 호숫가에 정착하며 살게 된 계기와 생각들을 정리한 '생활의 경제학'이라는 제목의 글이 가장 앞에 수록되어 있다. 당시 소로는 '매사추세스주 콩코드의 월든 호숫가 숲속에서 홀로 살았'으며, 그곳은 '가장 가까운 마을과 무려 1.6킬로미터나 떨어‘졌다는 사실을 밝히고 있다. 당시에도 그의 선택과 삶에 대해서 궁금하게 여기는 사람들이 많았던 모양인지, 소로는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자신의 사람에 관해서도 소박하고 진실한 글을 써야 한다'는 믿음에서 이 글을 썼다고 밝히고 있다.
무엇이든 여유롭게 갖춰놓고 사는 것을 추구하는 삶 대신에 '적은 것에 만족하는 법'을 전제하는 삶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때문에 이 항목에서는 비교적 상세한 내용으로 자신의 생각과 삶의 방식을 서술하고, 집을 짓는 과정과 그에 소요되었던 경비 내역을 자세히 소개하기도 한다. 월든 호숫가에 집을 짓는데 당시 학생들의 1년 기숙사비에 해당하는 정도의 경비가 소요되었으며, 농사를 짓고 작물을 팔아 생긴 수입이나 식량이나 종자를 구입하는데 든 비용 등에 대해서도 밝히고 있다. 이처럼 정착의 과정과 생활의 내역들을 상세하게 밝히는 것은 자급자족하는 생활만으로도 얼마든지 생존할 수 있으며, 비록 '자발적 고립'을 택해서 살고 있지만 그것 또한 '자기만의 삶의 방식'임을 밝히고 있는 것이라 이해된다.
책의 서두에서 이러한 내용을 상세히 밝힘으로써, 자신의 삶의 방식에 대해서 소개하면서 독자들의 궁금증을 해소하는데 목적을 두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후에는 각각의 항목에 걸맞은 주제에 초점을 맞추어, 월든 호숫가에서의 생활과 그 속에서 얻어진 자신의 철학을 하나씩 풀어내고 있는 것이다. 자신의 삶의 경험과 얻어진 성찰의 결과들을 소박하지만 진지하게 풀어낸 내용들이 인상적으로 다가왔다. 월든 호수를 바라보는 곳에 오두막을 짓고, 순수 농사를 지으며 간소한 생활을 영위한 소로의 삶을 기록한 <월든>은 '맺는 말'을 제외하고 모두 17개의 항목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들은 각자가 독립된 에세이이면서, 또한 그 내용은 기술문명을 거부하고 자연친화적인 삶을 다양한 방향에서 기록하여 서로 긴밀한 연관을 맺고 있다.
먼저 서두에서 월든 호숫가에서 정착하기까지의 과정과 자신의 자연친화적인 생각을 털어놓은 '생활의 경제학'이라는 항목은 일종의 총론이라고 할 수 있으며, 이어지는 '나는 어디서, 무엇을 위해 살았는가'에서는 자연에서 살아가기 위한 자세와 구체적인 방법을 서술하고 있다. 각각의 항목들은 그 제목에서부터 주제를 명료하게 제시하고 있다고 생각되는데, 예컨대 '독서'는 농사를 지으면서도 틈틈이 어떤 책들을 읽었는가를 보고하고 있다. 홀로 생활하면서 주변에서 들려오는 다양한 '소리들'에 대해 느낌을 토로하는가 하면, 방문객이 없는 생활속에서도 '고독'을 즐기는 방법이나 간간이 자신을 찾은 '방문객들'의 면면을 소개하기도 한다. 씨앗을 심고 자연농법으로 길러 자급자족으로 삼았던 '콩밭'의 상황도 드러나고, 인근 '마을'에 왕래하며 그곳의 주민들과 교류하던 내용들을 전하고 있다.
자신이 머물고 있는 월든 호수 이외에 플린트와 화이트라는 이름을 가진 '호수들'의 특징을 소개하는가 하면, 산책길에 자주 마주치는 '베이커 농장'의 농법을 소개하면서 자급자족하는 자신과 어떻게 다른지에 대해서도 서술하고 있다. '새로운 금욕을 실천하여, 정신이 다시 육체 속으로 내려가 타락한 몸을 구원하게 하는' 태도를 일컬어 '더 높은 법칙'으로 제시하기도 한다. 이밖에도 월든 호숫가에서 자주 마주치는 '동물 이웃들'과 겨울철을 지내려면 최소한의 '난방'을 준비해야 한다는 것을 보고하고, '이전 거주민들과 거울 방문객들'의 면모와 겨울철에 자주 볼 수 있는 '겨울 동물들'과 '겨울의 호수'를 관찰한 상세한 기록과 그에 대한 느낌을 털어놓고 있다.
마지막 월든 호숫가의 '봄'이 오는 모습을 제시하면서 소로가 '숲에서 보낸 첫 해의 삶'을 보고하고 있는데, 1년 동안의 삶의 모습을 기록하는데서 그친 것은 '두 번째 해도 이와 많이 다르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지금부터 약 180여 년 전에 물질문화를 거부하고 자연친화적인 삶을 택했던 소로의 방법은 아마도 21세기에는 가능하지 않을 것이라고 여겨진다. 소로의 경우처럼 누군가 자신의 땅을 무단 점유하고 자연친화적인 삶을 살아가겠다는 이를 그대로 두고 보지는 않을 것이고, 이미 기술문화에 익숙한 이들이 쉽게 선택할 수 있는 방법도 아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소로가 처음 월든 호숫가를 찾아서 자급자족하는 삶을 살고자 했던 것은 경제적 이익을 좇아 스스로의 삶에 만족하지 못하는 세속적인 삶에 대한 회의로부터 비롯되었고, 그 대안으로 '간소하게, 간소하게, 간소하게 살자!'라는 절실한 다짐을 실천하기 위한 방법이었던 것이다.
비록 2년 남짓의 대안적 삶에 그치고 말았지만, 소로우의 실험은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도 적지 않은 울림을 던져주고 있다고 할 것이다. 최근 한국 사회를 뒤흔들고 있는 부동산 문제나 가상화폐에 대한 집착은 결국 물질만능적인 인간의 욕망에 휘둘린 결과의 한 단면이라고 할 것이다. 돈을 위해서라면 악마와도 영혼을 바꿀 수 있다는 그릇된 신념을 버리고, 스스로의 삶에 대한 가치를 찾기 위한 자세를 정립하는 것이 우선되어야 할 태도인 것이다. 이것이 바로 월든 호숫가에서 자발적 고립을 택하며 살았던 소로의 자연친화적인 삶에서 배워야 하는 본질적인 의미라고 하겠다. 주어진 조건에 순응하며 자본의 욕망에 휘둘린 삶이 아닌, 자신의 삶의 태도를 정립하고 주체적으로 설계하고 선택한 삶을 이끌어 나가는 소로의 정신이 인상적으로 다가왔다.(차니)
*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