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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픈 세상의 기쁜 말

: 당신을 살아 있게 하는 말은 무엇입니까

정혜윤 | 위고 | 2021년 08월 05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리뷰 총점9.5 리뷰 18건 | 판매지수 13,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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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1년 08월 05일
쪽수, 무게, 크기 264쪽 | 378g | 132*204*16mm
ISBN13 9791186602645
ISBN10 1186602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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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MD 한마디

[정혜윤, 슬픈 세상에서 건져 올린 기쁨의 말들] 회를 먹지 않는 어부, 인생 말년에 글을 배운 할머니, 자폐증 아들을 둔 아버지, 세월호에서 아들을 잃은 아빠. 정혜윤 작가가 살아온 인생은 다르지만 삶에서 중요한 단어가 무엇인지 찾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슬픈 세상에서 마음과 마음을 연결해주는 기쁨의 말들이 큰 위로가 된다. - 에세이 MD 김태희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프롤로그 자기 자신을 말하기

나의 단어, 이야기

자유, 약속, 품위
배지근해지다
눈맛, 무게 제로
하쿠나마타타
일기, 동화책, 컵
꽃이 폈어
달, B95
유리창
목소리, 이름, 우리, 인생의 전문가

나의 단어, 시와 운명
돌고래, 아더 사이드, 스틸 뷰티풀

에필로그 우리의 좋은 결말을 위해서

저자 소개 (1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이런 생각들을 하다가 나 자신에게 이런 질문을 자주 던졌다. ‘살아 있는데, 이 살아 있다는 것으로 무엇을 해야 할까? 무슨 말을 나눠야 할까?’ 그 질문을 중심으로 여러 생각들이 잔물결처럼 퍼져나갔다. 그때 칼비노의 이야기도 생각나곤 했다. 흔하디흔한 시장 한구석이 특별해지는 것은 우
리가 나 아닌 다른 누군가를 만났기 때문이고, 내가 아직 가보지 못한 곳이 있다는 것은 내가 아직 들어보지 못한 이야기가 있다는 뜻이 될 것이다. 나는 언어가 우리를 구해줄 수 있다고 믿고 있다. 새로운 생각, 새로운 말, 새로운 이야기가 있는 곳에서 새로운 사람이 태어난다고 믿고 있다. 수천 년 동안 인간 삶은 그렇게 변해왔다. 그러니 나에게서 어떤 새로운 말도, 이야기도 나오지 않는 것, 이것이야말로 오늘 내가 가장 슬퍼해야 할 일이다. 그럼 이제 뭘 해야 할까?
--- p.7

살아 있는 자들이 진정으로 알고 싶어 하는 유일한 것은 자신의 미래다. 진정으로 만나고 싶어 하는 것은 좋은 미래다. 언어 공동체에 속하는 우리가 이 좋은 미래를 만나는 방법은 좋은 미래에 대해 많이 이야기하는 것이다. 한 새로운 세계의 창조 앞에는 언제나 언어와 이야기가 있어왔다. 그러니 살아 있는 자의 심장에서 나온 살아 있는 이야기는 우리 모두를 살아 있게 하는 데 필수적이다. 한 사람의 좋은 이야기는 우리 모두의 이야기가 된다. 좋은 이야기는 우리의 내면 깊은 곳에 ‘부드럽게’ 각인되고 남아서 우리의 자아를 바꾼다.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부드러움 중 가장 믿을 수 없을 만큼 부드러운 것은 인간의 변화다.
--- p.15~16

나는 공부를 많이 못 하고 부산으로 갔어. 거기서 일을 하다가 할머니가 돌아가신 줄도 몰랐어. 고향에 돌아와서야 돌아가신 걸 알았지. 그 후론 쭉 고향서 살았어. 뱃사람이 될지도 모르겠다는 예감이 좀 있어서 뱃일을 배웠고 그 뒤로 바다와 고기 잡는 것에 푹 빠져 살았어. 밤에는 배에 누워서 라디오를 듣곤 했어. 그리고 커피를 많이 마셨어. 이상하게 배에서는 커피를 많이 마시게 돼. 그렇게 누워서 인간은 본질적으로 외로운 존재다, 이래 생각하고 살았지. 그래도 나 스스로 한 약속만은 친구처럼 어디든 같이 다녔어.
--- p.35

내가 이런 말을 들으면 천국의 모습이 바뀔지도 궁금해. 내가 이제 살면 얼마나 더 살겠어. 한 2~3년 남았을까? 내가 지금 듣는 것은 다시는 못 듣겠지. 다시는 이야기도 못 나누겠지. 그런 걸 생각하면 아주 열성적으로 듣게 돼. 귀가 배지근해지지.
--- p.57

나를 좋아했던 사람이 준 찻잔을 손에 들고 그렇게 몇 그루 나무에 불과하지만 그래도 자연 속에 있으면 이상한 존재감이 생겨요. 누군가에게 좋은 사람이었던 나, 그런 게 조금씩 보여요. 우울증이란 게 사실은 자신의 존재감도 느끼지 못하고 자신을 좋아하기 힘들어서 생겨난 일이라고 하잖아요. 제가 멘토라고 하니까 이상하지만 우울증에서 벗어나게 된 이야기는 알려드리고 싶었어요.
--- p.122

형이 누구인지 말하려면 우리의 마지막 날, 9월 10일 밤을 말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 형은 죽기전날 늦게까지 히스토리 채널에서 세계대전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봤어요. 형은 역사에 관심이 많았어요. 하지만 형은 직장이 멀어서 일찍 자야 했어요. 제때 출근하려면 5시에는 일어나야 했거든요. 그래서 형은 저에게 20분 뒤에 논쟁적인 인물이 나오니까 꼭 녹화해달라고 했어요. 그게 형과 나눈 마지막 대화예요. 우리 형은 합기도 같은 동양무술을 배우고 바닷가를 달리고 자전거를 타기 좋아했던, 활기차게 자기 삶을 즐겼던 사람이에요. 우리 형, 그리고 그날 생을 떠난 2,977명은 모두 하나의 숫자가 아니에요. 모두 자기 인생 이야기가 있던 사람들이에요. 역사를 열정적으로 사랑했던 형은 이제 역사의 일부가 되고 있어요.
--- p.191

세상은 우릴 잊고 변하는데 우리는 그 일에 갇혀 있어요. 우리는 계속 악몽을 꾸고 계속 소리 지르고 울어요. 벗어나야 한다고 하지만 잘 안 돼요. 그런데 우리가 겪은 이야기들을 나누면서 우리는 외롭지 않았어요. 우리가 서로 이해받는다고 느꼈으니까요. 그렇게 각자 자신을 이해하는 과정이 있었어요. 트라우마는 우리의 일부분이에요. 우리가 받은 충격은 백 퍼센트 사라지지 않아요. 그냥 조금씩 앞으로 걸어 나갈 수 있을 뿐이에요. 사실 지금도 힘들지만 더 이상 몇 년 전처럼 끔찍한 상태로 머물러 있지는 않아요.
--- p.222

우리가 곧잘 그 사실을 진지하게 여기지 않지만 세상은 이야기로 이루어져 있다. 언제나 가장 좋은 이야기로 힘을 내고, 가장 좋은 이야기와 함께 여러 가지 압력에 맞서 싸우면서 따뜻하면서도 깊게 대담하면서도 섬세하게 살 수 있게 된다면 기쁠 것이다. 현실을 살되 마음의 한쪽에 뭔가를 품고 현실의 일부분을 바꿀 수 있다면 기쁠 것이다. 저마다 이 문제 많은 현실의 ‘해결자의 목소리’가 된다면 기쁠 것이다. 우리가 가진 여러 모습 중 가장 좋은 모습이 우리의 미래가 된다면 정말 기쁠 것이다.
--- p.263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한 사람의 좋은 이야기는 우리 모두의 이야기가 된다
수년 전, 작가는 라디오 프로그램 하나를 기획했다.〈자기 자신을 말하기〉. 누구나 출연할 수 있지만, 출연자 모두 지켜야 할 엄격한 규칙이 하나 있다. 그 규칙은 자기 자신을 말하되 특정한 단어 몇 가지를 사용할 수 없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자신의 삶에 가장 중요한, 사랑하는 사람의 이름을 말하면 안 된다. 그리고 채식주의자들은 ‘채식’이라는 단어를, 서점 주인은 ‘서점’이라는 단어를 쓸 수 없다. 즉 그 단어 없이는 자기 자신을 말할 수 없는 단어가 금지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작가는 왜 이런 프로그램을 기획했을까?
자기 자신을 말하는 단어를 찾는 것은 쉬워 보여도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자신의 단어를 찾으려면 마음의 변화가 필요하다. 늘 보던 대로 자신을 보고, 늘 하던 이야기만 해서는 단어를 잘 찾아낼 수도, 설령 찾았다 해도 말할 방법을 알아내기가 쉽지 않다. 마음의 변화는 시간을 필요로 하고 제대로 말하기는 훈련을 필요로 한다. 하지만 일단 찾기만 하면, 그 이야기 안에서 우리는 저마다의 ‘고유한 기쁨’을 찾을 수 있다. 보르헤스가 ‘언어 공동체에서 우리의 의무는 우리의 말을 찾는 것’이라고 했다면 작가는 말한다. 단어를 찾는 것은 부적과도 같은 힘을 주고, 단어를 찾는 것이 곧 회복이라고. “새로운 세계의 창조 앞에는 언제나 언어와 이야기가 있어왔다. 그러니 살아 있는 자의 심장에서 나온 살아 있는 이야기는 우리 모두를 살아 있게 하는 데 필수적이다. 한 사람의 좋은 이야기는 우리 모두의 이야기가 된다. 좋은 이야기는 우리의 내면 깊은 곳에 ‘부드럽게’ 각인되고 남아서 우리의 자아를 바꾼다.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부드러움 중 가장 믿을 수 없을 만큼 부드러운 것은 인간의 변화다.”

●당신의 고유한 기쁨에 대해서도 말해달라. 나는 살아 있는 자의 귀로 듣겠다
『슬픈 세상의 기쁜 말』은 조용히 빛을 발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스스로 한 약속을 평생 친구처럼 데리고 다니는 어부, 인생 말년에 이르러 ‘귀가 배지근해지도록’ 열성적으로 이야기를 듣게 된 할머니, 눈맛을 아는 낚시꾼, 떡집 아줌마의 인생의 멘토 야채장수 언니, 세월호에서 아들을 잃은 아빠와 911 테러에서 형을 잃은 동생, 컬럼바인 총기사건의 생존자…. 이들의 삶은 같지 않다. 살아온 삶의 궤적도, 현재의 위치도, 자신 앞에 닥친 시련도. 하지만 이들은 같은 세계에 있다. 이들은 자신에게 중요한 단어가 무엇인지 알고 있었고 자신이 말하려고 하는 것을 정확히 말하는 기쁨을 누려봤다.
그렇다면 이들의 이야기는 우리에게 무엇을 말하는가. 온갖 동물들이 멸종되는 이 시기에, 인간이 저지른 끔찍한 일들의 여파가 속출하는 이 시기에 ‘인간’에 대한 이야기는 우리에게 어떤 의미가 있을까? 작가는 책의 끝에서 담담하게 말한다. “어떤 미래가 오든 미래는 결국 인간의 손으로 만들어진다. 나는 다른 것은 몰라도 인간이 인간일 때 얼마나 우아할 수 있는지는 알고 있다. 그래서 인간이 지금과 다르게 존재하는 것이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다. 우리가 인간으로 태어난 것을 낭비하지 않는 게 가능하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덧붙인다. 이 모든 이야기를 듣고 난 후에 당신을 당신으로 만든 이야기를 들려달라고. “당신이 멈추지 않기 위해 필요로 했던 이야기도 들려달라. 두꺼운 고독을 뚫고 나오게 했던 존재에 대해서도 이야기해달라. 당신의 고유한 기쁨에 대해서도 말해달라. 나는 살아 있는 자의 귀로 듣겠다.”

회원리뷰 (18건) 리뷰 총점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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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너무 좋은 책입니다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q***d | 2023.01.07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당신은 타인을 볼 때 무엇을 보는가?"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타인이 무엇을 가졌는지, 무엇을 누리는지를 주로 볼 것이다. 우리는 타인이 잘 지내고 있다는 생각에, 내가 누리지 못하는 것을 누린다는 생각에 고통을 받는다.* 반면 타인을 볼 때 그 사람이 지고 있는 무게를 보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 자신의 고통으로 타인이 지고 있는 무게를 가늠해보는 사람 또한 드물다. 하지만 아주;
리뷰제목
"당신은 타인을 볼 때 무엇을 보는가?"
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타인이 무엇을 가졌는지, 무엇을 누리는지를 주로 볼 것이다. 우리는 타인이 잘 지내고 있다는 생각에, 내가 누리지 못하는 것을 누린다는 생각에 고통을 받는다.* 반면 타인을 볼 때 그 사람이 지고 있는 무게를 보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 자신의 고통으로 타인이 지고 있는 무게를 가늠해보는 사람 또한 드물다. 하지만 아주 큰 고통을 겪은 사람은 그렇게 할 수 있다. 그런 사람의 말은 다르다. 그는 영혼에 바다를 품고 있는 것이나 다름없다. 이런 사람이 너무나 드물기 때문에 그는 전설이다. 우리는 이 전설적인 인물과의 만남을 행복이라고 불러도 좋을 것이다. 문제는 이 행복이 행복인 줄 모르는 사람이 많다는 것이다. 남에게 무게를 싣지 않으려는 사람에게 거리낌 없이 무게를 실으려는 사람은 많다. 무시무시할 정도로 타인의 무게를 느낄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 그는 이렇게 대답할 것이다.
"바다로 가지요." (88-89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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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슬픈 세상의 기쁜 말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YES마니아 : 플래티넘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o***n | 2022.12.31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코로나로 여러 사람에게 위기감이 왔고 이런 때에 아름다운 글이 필요하다는 작가의 말에 공감했습니다. 서로 각박해지고 남을 탓하고 싶어질 때 우리는 타인의 온기가 더 필요한 게 아닐까 합니다. 이 책에 나오는 사람들은 진정한 슬픔과 외로움을 안다는 것 자체로 우리의 구루가 되기에 충분합니다. 자신을 되돌아보고 주변을 둘러볼 수 있게 하는 것 자체가 가르침이니까요. 대구 지;
리뷰제목
코로나로 여러 사람에게 위기감이 왔고 이런 때에 아름다운 글이 필요하다는 작가의 말에 공감했습니다. 서로 각박해지고 남을 탓하고 싶어질 때 우리는 타인의 온기가 더 필요한 게 아닐까 합니다. 이 책에 나오는 사람들은 진정한 슬픔과 외로움을 안다는 것 자체로 우리의 구루가 되기에 충분합니다. 자신을 되돌아보고 주변을 둘러볼 수 있게 하는 것 자체가 가르침이니까요. 대구 지하철 참사의 희생자 이야기가 기억에 남아요. 혼자 먹을 때도 차려 먹고 자신을 대접할 수 있는 사람이란 말이요. 인생이 뭔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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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리뷰 슬픈 세상의 기쁜 말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YES마니아 : 로얄 스타블로거 : 골드스타 컬**드 | 2022.10.16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현실을 변신의 장소인 것처럼 살고 싶다. / p.260   세상을 긍정적으로 바라볼 줄 아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원래 성향 자체가 비관적인 편인데 아무래도 사람들끼리 모이게 되면 긍정적인 이야기들보다는 서로의 상황을 한탄하는 말들을 나누다 보니 어떠한 상황이나 환경에 대해 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보다는 절망을 먼저 느끼게 된다. 그러다 보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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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을 변신의 장소인 것처럼 살고 싶다. / p.260

 

세상을 긍정적으로 바라볼 줄 아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원래 성향 자체가 비관적인 편인데 아무래도 사람들끼리 모이게 되면 긍정적인 이야기들보다는 서로의 상황을 한탄하는 말들을 나누다 보니 어떠한 상황이나 환경에 대해 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보다는 절망을 먼저 느끼게 된다. 그러다 보니 지레 겁을 먹고 포기하기에 이르기도 한다. 

 

세상을 긍정적으로 바라볼 수 있다면 스스로에 대한 자존감과 확신이 올라갈 것이고 주어진 일들을 치고 나갈 수 있는 원동력을 얻게 될 것이라는 생각에 지금부터라도 조금씩 다르게 생각하는 습관을 들이고 있기는 하지만 이게 쉽지는 않다. 그래도 어차피 대한민국에서 살아가는 것은 앞으로도 변함이 없기 때문에 조금 더 낙천적으로 생각하는 습관은 지속적으로 노력해야겠다는 다짐도 함께 자주 하게 된다.

 

이 책은 정혜윤 작가님의 에세이이다. 예전에 아무튼 메모라는 에세이를 읽었는데 개인적으로 좋았다. 사실 메모라는 주제에는 많이 벗어나는 듯했다. 보통 주제와 다르게 전개가 된다면 조금은 부정적으로 보게 되기 마련인데 삶을 바라보는 자세에서 깊은 인상을 받았다. 그래서 작가님의 다른 책을 찾던 도중 이 에세이를 보았다. 구매한 지는 꽤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그동안 다른 도서에 밀려 생각만 하다가 이번 기회에 읽게 되었다.

 

저자가 많은 사람들을 만나면서 인터뷰했거나 들은 말, 봤던 이야기들을 기록한 책이다. 어부와 낚시꾼, 야채가게 사장님 등 비교적 자주 보거나 들을 수 있었던 익숙한 사람들부터 9.11 테러에서 동생을 잃은 형, 대구 지하철 참사에서 딸을 잃은 어머니, 세월호 참사에서 아들을 잃은 아버지, 컬럼바인 사건의 생존자 등 조금은 아픈 역사라고 보여질 수 있는 사건들의 사람들까지 다양한 사람들을 살게 해 준 따뜻한 이야기가 담겨 있었다.

 

개인적으로 컬럼바인 사건의 생존자들의 이야기가 기억에 남았다. 컬럼바인은 미국에서 벌어진 사건인데 한 학교와 극장에서 불특정 다수에게 총기를 난사해 많은 사상자가 나왔던 사건이다. 학교에서 벌어진 첫 번째 사건으로는 총기를 맞아 생사의 순간에서도 아이들을 대피시키고자 안내했던 선생님과 사건을 일으킨 두 학생의 이야기가, 두 번째 사건에서는 생존자들에게 손을 내민 사람들의 따스함이 녹아 있는 내용이었다.

 

항상 사건에는 마음을 울리는 사연이 등장하는데 여기에서는 선생님의 희생에서 이러한 느낌을 받았다. 그러나 인상이 깊었던 부분은 두 번째 극장 사건에서의 손을 내민 사람들의 존재가 더욱 감동적으로 느껴졌다. 두 번째 사건 이후 일상에서는 크게 생각하지 않던 소리들이 트라우마가 되어 생존자들에게 큰 아픔을 주는데 도와주겠다고 나선 이들은 첫 번째 사건의 생존자들이었다. '우리는 컬럼바인 생존자입니다.'라는 이름으로 고통을 함께 이겨내고자 하는 모습들이 좋았다. 사랑이 부족해 사람을 죽이거나 스스로를 죽이려고 했던 두 범죄자의 이야기와 대비가 되어 더욱 와닿기도 했다.

 

그 외에도 자신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누구보다 노력하는 어부와 소중한 이를 잃은 가족들의 이야기를 보면서 뭔가 뭉클하면서도 삶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게 되었다. 최근에 많이 들었던 사랑이라는 단어의 힘에 대해 다시 느끼기도 했었는데 단순하게 사람과 관계를 형성하는 것뿐만 아니라 자신과 다른 사람을 사랑하면서 삶을 살아간다면 그것만큼 행복하고 아름다운 일이 아닐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삶의 이유 중 하나가 된 듯했다.

 

누군가는 절망적이거나 단조롭다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러나 이 에세이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그 슬픈 세상 속에서 살아가게 하는 단어와 생각으로 기쁘게 살아가려고 하는 이들에게서 안타까움과 부정적인 감정보다는 뭉클한 감동과 긍정적인 생각이 들었다. 인류애와 위로, 사랑과 연대 등 세상을 살아가면서 필요한 많은 감정을 다시금 받을 수 있어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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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평 (16건) 한줄평 총점 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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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마니아 : 골드 또* | 2023.0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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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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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마니아 : 로얄 q***d | 2023.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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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마니아 : 플래티넘 o***n | 2022.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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