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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는 인간에 대하여
eBook

믿는 인간에 대하여

: 라틴어 수업, 두 번째 시간

[ EPUB ]
리뷰 총점8.0 리뷰 1건 | 판매지수 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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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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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21년 10월 2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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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기기 크레마,PC(윈도우 - 4K 모니터 미지원),아이폰,아이패드,안드로이드폰,안드로이드패드,전자책단말기(일부 기기 사용 불가),PC(Mac)
파일/용량 EPUB(DRM) | 39.74MB ?
ISBN13 9788965964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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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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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이야기를 시작하며

01 생각의 어른을 찾다
Quaerere sententiae adultos
02 같음을 찾고 차이를 만든다
Quaerere aequale, facere differentiam
03 신이 있다면 신의 큰 뜻은 ‘작은 것’에 있다
Si Deus est, sensus eius summus est in minimis rebus
04 예수를 배신한 두 사람, 베드로와 유다의 차이
Duo Iesu proditores: differentiae inter Petrum et Iudam
05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
Quod fieri potest et quod fieri non potest
06 함께 견디는 아픔, 함께 나누는 고통
Repugnare una dolori, communicare aegrimonias
07 페니키아인의 협상법
Phoenicum navigationis artes
08 시대를 건너는 길목에서
In itinere transeunte tempus
09 수도복이 수도승을 만들지 않는다
Habitus non facit monachum
10 종교의 절대적 자유 vs. 상대적 자유
Libertas religionis: absoluta contra relativam
11 신 앞에서 근심하는 존재
Hominis timor coram Deo
12 황제의 것은 황제에게, 신의 것은 신께 돌려 드려라
Reddite igitur quae sunt Caesaris Caesari et quae sunt Dei Deo
13 “사탄의 악과 간계에서 저희를 보호하소서”
“Defende nos in proelio, contra nequitiam et insidias diaboli esto præsidium”
14 혼돈 속에서도 나아가는 발걸음 : 종교에서 의학의 홀로서기
Etiam in confusione, gradum unum facere
15 나의 길잡이가 되어주는 별은 무엇인가? : 로마 시대 의사의 사회적 책무
Quae stella viam meam regit?
16 가난한 자, 부유한 자, 수도자의 식탁
Pauperis, divitis et monachi mensa
17 신이 우리를 필요로 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신을 필요로 한다
Deus non indiget nostri, sed nos indigemus Dei
18 천국과 지옥의 차이는 존재의 태도에서 온다
Paradisus et infernus: in hominis animo differentia est
19 인간은 지상 세계의 나그네일 뿐이다
Homo solum advena in terris est

- 믿는 인간 깊이 읽기
- 참고 문헌

저자 소개 (1명)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왜 지금 ‘종교’와 ‘믿는 인간’을 이야기하는가
신을 믿은 인간의 역사가 말해주는 오늘


30만 독자에게 울림을 주었던 《라틴어 수업》의 저자 한동일 작가의 신작 《믿는 인간에 대하여》는 종교를 가진 한 명의 신앙인이자 오랜 시간 법학을 공부해온 저자가 유럽의 역사 속에서 드러난 인간의 믿음과 종교에 대해 탐구하고 얻어낸 결과물이며, 불완전한 한 인간으로서 성찰하고 얻은 깨달음을 담은 책이다. 저자는 “인간의 유구한 역사에서 종교는 떼려야 뗄 수 없는 부분이다. 법과 정치가 종교와 분리된 것은 불과 몇 세기에 지나지 않았고, 10세기 초반 유럽의 혼란한 시대적 상황에 불안에 떨던 민중은 교회로 몰려와 신의 보호와 자비를 청하기도 했다”라고 말하며, 역사 속 종교와 인간이 걸어온 흔적은 오늘날에도 시사하는 바가 있다고 이야기한다.

“고대 로마와 중세 시대는 비록 먼 과거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오늘날 인간 삶의 양식의 바탕이 된 큰 사건들이 많았던 시대였습니다. 종교, 정치, 경제, 생활 면에서 혼돈의 시대이자 지옥의 시간이었을 때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어떤 시대든 장점과 단점이 공존합니다. 어느 시대라고 특별히 거룩하거나 훌륭하지도 않습니다. (…) 역사는 똑같지는 않아도 조금씩 다르게 되풀이됩니다. 그런 점에서 우리가 과거를 돌아보는 것은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는 데 참조할 만한 가장 좋은 예가 되어줍니다.” (97-98쪽)

저자는 특히 흑사병과 기근 등으로 고통의 시기를 겪었던 중세의 모습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으로 혼란을 겪고 있는 오늘날을 비춰보며, 과거 인류가 중세를 거쳐 어떻게 오늘날에 이르렀고 그것이 우리에게 어떤 질문을 던지고 있는지 생각해보고자 한다. 예를 들어 흑사병으로 인해 유럽 인구의 3분의 1이 사라졌으나 그것을 계기로 의학이 어떻게 종교로부터 독립된 학문이 되었고, 역사 속에서 종교가 어떻게 정치적으로 이용되어 왔으며, 정치로부터 분리될 수 있었는지, 그것이 사회적으로 미친 영향은 무엇인지를 살핀다. 또한 그 과정 속에서 끊임없이 불거졌던 ‘종교의 자유’를 언급하며, 오늘날 팬데믹으로 인해 대면 종교 행사나 각종 집회가 금지되고 있는 중에 몇몇 종교 공동체가 내세운 ‘종교의 자유’는 과연 합당한가, 하는 문제를 법학자의 시선으로 짚어낸다. 로마 시대 의사의 특권과 책무를 살피며 오늘날에도 윤리적, 사회적 책무를 지닌 사람들이 추구하는 방향이 우리 삶에도 깊숙이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이야기하기도 한다.

신이 있다면 신의 뜻은 ‘작은 것’에 있다
신이 우리를 필요로 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신을 필요로 하는 것


이 책에는 저자가 그리스도교, 이슬람, 유대교의 성지가 모두 보여 있는 종교의 도시 예루살렘에서 한 달 간 머물렀던 경험이 담겨 있기도 하다. 저자는 그곳에서 각자의 종교와 신앙을 지키기 위해 분리장벽을 세우고 전쟁도 불사하는 인간의 모습을 마주하며 신의 존재와 신의 뜻이 어디에 있는지를 고민한다.

“마태오복음 18장 10절을 보면, 청년 예수는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너희는 이 보잘것없는 사람들 가운데 누구 하나라도 업신여기는 일이 없도록 조심하여라(Ne contemnatis unum ex his pusillis).’ 우리말이나 라틴어 성경으로는 한 번에 감이 오지 않지만, 그리스어 성경을 보면 ‘보잘것없는(작은)’을 ‘미크론(μικρ?ν?)’이라고 씁니다. 영어 ‘마이크론(micron)’의 어원이 되는 단어입니다. 예수의 말은 그처럼 보잘것없는 이조차 업신여기거나 무시하지 말라는 이야기입니다. (…) 작은 이’가 꼭 사람에게만 해당되지는 않을 겁니다. 자연계의 모든 ‘작은 것’을 함부로 업신여기는 인간의 마음이, 현재진행형의 시대적 암울함을 이어가게 만드는 것은 아닐까요. 엄마를 만나고자 하는 어린 형제의 소원이 그렇게 큰 소원인지 저는 여전히 잘 모르겠습니다. 아이들의 작은 바람 하나 이루어주지 못하는 정치 적, 종교적 신념에 얼마나 더 큰 신의 뜻이 있는 걸까요.”

베드로 회개 성당으로 알려진 ‘닭 울음 성당’을 방문한 저자는 스승 예수를 배반한 베드로와 유다가 한 사람은 살고 한 사람은 자결을 택한 이유에 대해 ‘실패’를 대하는 태도의 차이를 생각하고, 구시가지에 위치한 ‘십자가의 길’ 초입에 새겨진 “오, 길을 지나는 모든 사람들이여, 나의 고통과 같은 아픔이 있다면 주의를 기울여 보십시오”라는 문구를 되새기며 인간으로서 ‘같은 아픔’을 ‘어떻게’ 보아야 하는지 고민한다. 이처럼 예루살렘에서 시작된 저자의 고민과 성찰은 실패를 용납하지 않는 현대 사회를 비추고, 공존하기보다 개별적 삶을 우선하며 각박해져가는 현실을 생각하게 한다. 그밖에도 모든 종교가 천국과 지옥을 말하지만 그 둘을 가르는 차이는 인간 존재의 태도에 있지 않은가, 라는 물음이나, 인간의 고통은 신이 아닌 인간 사회가 만들어온 구조적인 문제에서 더 크게 비롯된다는 지적도 우리가 한 번쯤 생각해봐야 하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나선형을 그리며 앞으로 나아가는 인류의 역사
어김없이 다가올 내일을 위하여


“인류의 역사와 인간 사회는 다람쥐 쳇바퀴 돌 듯 제자리를 맴도는 것 같지만 아주 서서히 나선형 모양을 그리며 앞으로 나아간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을 인류의 진보라고 말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더딘 걸음에도 불구하고 인류는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믿으며 희망을 잃지 않으려고 합니다.” (145쪽)

저자는 이 책의 서문에 “오늘의 아픔과 절망을 바꿀 수 있는 내일이 있다면 인간은 그 아픔과 고통이 아무리 크더라도 그것을 견디고 넘어설 수 있는 힘을 얻게 됩니다. 마치 기록적 폭염을 맞고 있다고 해도 곧 아침저녁으로 선선한 바람과 함께 청명한 가을이 온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혹독하게 추운 겨울을 보내고 있다고 해도 봄은 어김없이 온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우리가 그 시간을 버티고 견딜 수 있는 것처럼 말입니다”라고 적어두었다. 이 같은 이야기로 문을 연《믿는 인간에 대하여》는 역사 속 종교와 신앙인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인간 삶의 이야기이며, 우리의 현재와 미래에 대한 이야기이다.

저자에 따르면 과거 한국 사회는 경제발전을 위해 나머지 가치들은 무시되었으며, 그 과정에서 다양한 가치가 불균형적으로 성장하면서 대화와 타협의 가능성이 차단되었다. 현재는 그때로부터 벗어나 많은 것이 풍요로워졌지만 이 상처만큼은 치유되지 않은 채로 남았고, 그 결과 성별간의 논쟁, 종교 간 마찰, 정치적 대립 등의 문제가 어느 때보다 격렬하게 드러나고 있다. 저자는 이 모든 것이 ‘어느 한쪽이 오랫동안 강하게 억눌려왔고, 침묵을 강요당해왔기 때문에 벌어지는 일’이라고 지적하며, 지금과 같은 마찰은 양쪽 모두 자기 목소리를 강력하게 내고 있다는 의미이기에, 그 속에서 ‘변화의 씨앗’을 보며 희망이 있다고 믿는다. 이 책《믿는 인간에 대하여》는 종교와 신을 믿은 인간이 보여준 갈등과 변화의 역사를 돌아보며 그 같은 믿음을 이야기하고 있다.

eBook 회원리뷰 (1건) 리뷰 총점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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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라틴어 수업 2부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YES마니아 : 로얄 b*****3 | 2022.09.17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책을 읽고 나면 뭔가 지식을 습득할 수 있어야 한다는 강박이 내게 있는 모양이다. 몇 년 전부터 리뷰를 쓰기 시작하면서 그런 강박은 더욱 심해졌고. 그래서 책을 읽으면서 책의 진경을 맛보는 일에서는 거리가 멀어지고 거기서 내가 무엇을 얻어야할 지에 매진했다.   저자의 전작인 <라틴어 수업>을 읽으면서 그리스 로마 시대의 문화ㆍ사회제도ㆍ법ㆍ종교를 이해하는 수단으;
리뷰제목

책을 읽고 나면 뭔가 지식을 습득할 수 있어야 한다는 강박이 내게 있는 모양이다. 몇 년 전부터 리뷰를 쓰기 시작하면서 그런 강박은 더욱 심해졌고. 그래서 책을 읽으면서 책의 진경을 맛보는 일에서는 거리가 멀어지고 거기서 내가 무엇을 얻어야할 지에 매진했다.

 

저자의 전작인 <라틴어 수업>을 읽으면서 그리스 로마 시대의 문화ㆍ사회제도ㆍ법ㆍ종교를 이해하는 수단으로서 라틴어의 실체를 살펴보고 싶었다. 하지만 기대만큼 새로 알게 된 것도 깨달은 것도 없었다. 생각해보니 세상에 어느 언어가 만만하겠으며 더구나 난해하기로 정평이 난 라틴어를 책 한 권으로 이해하려 든 것은 얼마나 어리석은가. 그래서 이번에는 저자가 말하려 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초점을 맞춰 읽기 시작했다. 생각을 바꾸고 나서야 비로소 저자가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천주교 사제이기도 한 저자는 인간을 구원하기 위해 자기를 희생하고 죽어간 신의 모습과 부활에 관한 이야기는 새로운 것이 아니라 지중해 지역 사람들에게 잘 알려진 익숙한 이야기였고, 그래서 당시 사람들이 기독교를 큰 거부감 없이 받아들였다고 말한다. 이집트에서도 삼위일체 신을 숭배하고 최후의 심판과 인간의 불멸성을 믿었으며 성스러운 모자를 숭앙했다는 것이다. 이 말은 자칫 기독교를 전파하기 위해 그들의 설화를 차용했다는 말로 이해할 여지도 있어서 사제의 발언이라고 하기엔 놀랍다.

 

저자는 이어서 “신이 인간을 필요로 하는 게 아니라 인간이 신을 필요로 할 뿐”이라며 “불의한 자가 호의호식하고 정의로운 자가 억압과 핍박을 받는 현실 속에서 정의롭고 평등한 사회를 지향하는 인간의 꿈이 번번이 미완으로 그칠 때” 그것을 극복하기 위해서라도 천국과 지옥, 그리고 그 심판을 주관하는 신이 있어야 하지 않겠느냐고 반문한다. 이 말 또한 신과 그의 심판으로 이루어지는 천국과 지옥 또한 인간의 필요에 의해 만들어졌다는 주장으로 비칠 수 있어 앞선 발언보다 더욱 놀랍다.

 

저자는 바티칸 변호사로서 가톨릭의 핵심에 머물면서 유럽 교회의 웅장함과 화려함 속에 종교적 거룩함 뿐 아니라 그에 못지않은, 아니 오히려 그보다 큰 인간의 세속적 야망이 들어있는 것을 읽어내며 과연 신을 예배하는 장소가 이토록 화려할 필요가 있을까 의문을 던진다. 저자는 결국 인간의 세속적 야망이 종교적 본질과 종교적 거룩함을 넘어선다면 창조주이자 세상을 운영하는 신이 실제로 존재한다 하더라도 그것은 인간의 필요에 의해 만들어진 것보다 나을 것이 없고 성경의 모든 기록은 지역 설화와 아무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는 말을 하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 싶다.

 

며칠 전 내로라하는 교회들이 모여 성가합창제를 벌인 영상을 보게 되었다. 합창단 수준이나 반주를 위한 오케스트라 규모가 어지간해서는 꿈도 꾸지 못할 정도로 화려했다. 교회마다 행사를 위해 전력투구한 것이 여실히 보였다. 예전 같았으면 그런 자리에 참석하는 것을 영예로 알고 최선을 다해 준비했을 것이고, 그것이 하나님을 위한 일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무엇이 그런 내 생각을 바꾸어놨는지는 모르겠지만, 그 영상을 보면서 그게 교회의 본질과 무슨 관계가 있는지 왜 저런 열정과 자원을 저런 곳에 낭비하는지 싶어 마음이 편치 않았다.

 

저자는 한 세기도 살지 못하는 인간이 밀라노 대성당을 5백년이나 걸려 지은 것을 풍자해 이탈리아에서는 ‘밀라노 대성당’이라는 말을 ‘끝이 보이지 않는 일을 비유적으로 표현하는 관용어’로 쓰인다고 소개한다. 이와 같이 웅장한 교회와 화려한 예배의식이 기독교문화의 우월성을 보여줄 수는 있겠다. 하지만 그것이 교회의 본질과 무슨 관계가 있는지 탄식하는 저자의 마음이 내 마음과 다르지 않다. 저자는 “수도복을 입었다고 수도자나 성직자가 되지 않는다. 종교는 평범한 사람에게 어떤 의미에서 사회적인 옷일 수 있다. 그러나 종교생활 자체가 그를 종교인으로 만드는 것은 아니며 그 자신을 거룩하게 만들지도 않는다”고 오금을 박는다. 그러니 사회가 교회와 멀어지게 된 것은 교회 스스로 그렇게 만든 결과라는 저자의 지적은 참으로 옳다.

 

전대미문의 재난이 된 코로나는 사회의 모든 부분을 크게 흔들어 놓았다. 교회도 예외는 아니어서 비대면예배가 일상이 되면서 줄어든 교인이 좀처럼 회복되지 않고 있다. 일각에서는 최대로 회복해봐야 예전의 2/3에도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한다. 그러니 대면예배가 금지될 때 사활을 걸고 이에 맞선 교회의 심정을 이해 못할 바도 아니고 그들이 내세우는 ‘종교의 자유 억압’이라는 프레임을 벗겨낼 수 있는 뾰족한 대답도 찾기 어렵다.

 

종교의 자유에 대해 ‘바티칸에서 종교법을 전공한 바티칸 변호사’인 저자는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종교의 자유는 ‘신앙의 자유’와 ‘신앙실현의 자유’ 둘로 나뉜다. ‘신앙의 자유’는 절대적인 자유로서 신앙을 선택하거나 바꾸거나 포기할 수 있는 자유를 말하고 이에 더해 신앙을 갖지 않을 자유까지 포함한다. 반면 ‘신앙실현의 자유’는 상대적인 자유로서 종교의식, 종교교육, 종교집회 및 결사의 자유를 말한다. 다만 종교의 상대적인 자유는 다른 사람의 기본권이가 사회공동체 질서를 해치지 않는 조화로운 범위 안에서만 인정된다. 대한민국 헌법에 따르면 국민의 모든 자유는 필요한 경우 제한할 수 있는데 앞서 말한 절대적인 권리인 ‘신앙의 자유’를 제한한다기보다 ‘신앙실현의 자유’가 제한될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여호와의 증인 신도인 칸트웰은 행인이 오가는 거리에서 가톨릭을 부정하는 주장을 담은 녹음테이프를 틀어 치안방해죄로 기소되어 유죄판결을 받았고 연방대법원까지 갔다. 판결에서 판사는 “수정헌법 제1조 ‘종교의 자유로운 행사’ 조항은 믿는 자유(freedom to believe)와 행동의 자유(freedom to act)라는 두 가지 개념을 포함하고 있다. 믿는 자유는 절대적이지만 행동의 자유는 본질적으로 전혀 그렇지 않다. 모름지기 행동은 사회를 보호하기 위해 규제의 대상으로 남는다고 말했다. 이것은 종교행사의 권리가 절대적이지 않음을 의미한다. 교회와 국가의 관계를 다룬 유럽의 헌법학 서적에서도 감염병 상황에서는 국가권력에 의해 종교행사를 일시적으로 금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더 무슨 설명이 필요하겠는가.

 

저자는 행간을 통해 부모의 보살핌을 제대로 받지 못했을 뿐 아니라 부모와 가족의 존재가 고통이었다고 자신의 힘들었던 과거를 내비치고 있다. 저자는 한편으로는 그 문제가 자신이 어떻게 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라는 것을 인정하고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그 어려움에서 구해주시기를 기도했다고 고백한다.

 

“어쨌든 부모님은 내가 어떻게 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래서 그 문제에 불평하기보다는 내가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고등학교 졸업하고 대학에 가고 유학하던 중에도 내내 전장 속에 있는 것 같았지만 그때도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을 냉정하게 구분했다. 무엇보다 힘들었던 건 사람이었다. 가까운 친구라고 생각했던 이들이 실은 내 마음과 달랐고 고통스러운 시기에 기댈 가족이 없다는 사실이 참 마음 아팠다. 그러나 부모님을 비롯해 마음먹고 행동하는 사람을 변화시키는 일은 내가 할 수 없는 일에 속했다. 그 앞에서 나는 불평만 하는 사람으로 남을 것인가 자문하게 되었다. 그저 나의 일상을 살자, 불평과 탄식은 이 순간 내게 필요 없는 것이니 한숨과 함께 날려 보내자 하면서 그 탄식과 한숨이 기도가 되었다.”

 

살아가노라면 고통은 줄어들지 않고 우리는 그 괴로움을 줄이고자 삶의 대소사부터 존재론적 문제에 이르기까지 많은 것을 두고 기도로 청한다. 하지만 저자는 기도에 앞서 자기가 무엇을 구해야 하는지 정확히 알지 못하면 올바른 기도에서 벗어나게 된다면서, 그것을 위해 끊임없이 스스로에게 되묻고 성찰하기를 권면한다.

 

물론 그렇게 되는 것이 바람직한 일이다. 그러나 막상 문제에 닥치게 되면 무엇을 기도해야 하는지 막막할 때가 대부분이다. 아니, 문제가 무엇인지조차 모를 때도 허다하다. 그래도 기도는 해야 하지 않겠는가. 그럴 때 나는 기도부터 시작했다. 내 기도가 벽에 대고 떠드는 독백에 지나지 않는다면 모를까 들어줄 상대가 있는 것이라면, 그리고 그 기도를 듣는 분이 하나님이시라면 무엇이 문제인지도 모르고 무엇을 구해야 하는지도 모르는 중구난방인 기도조차 바른 방향으로 인도해주신다는 것을 나는 체험을 통해 수없이 확인했다.

 

저자는 책의 첫머리에서 기독교 유적지를 처음 보게 되었을 때 글과 사진으로만 보던 유적지를 직접 볼 수 있다는 사실 그 자체에 마음이 설렜지만 20년쯤 지난 후 다시 찾았을 때는 건물이나 과거의 자취가 아닌 현재 그곳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의 얼굴과 살아가는 모습, 일상에 시선이 가기 시작했다고 말한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의 삶을 바라본다는 것은 단지 그들의 삶을 제삼자의 위치에서 보는 게 아니라 그들 삶 속에 투영된 내 삶을 보는 일이며, 그렇기 때문에 타인의 삶을 통해 내 삶에서 풀리지 않는 문제에 대한 해답을 찾거나 풀길이 없는 문제를 내려놓는 힘을 얻기도 한다고 고백한다.

 

신산한 젊은 시절을 보낸 사제로서 그의 고백은 인간적으로 신학적으로 많은 울림을 준다. 이전과 같이 책에서 어떤 지식을 얻어내겠다고 생각했다면 많은 부분을 그저 흘려보냈을 것이다. 강의록을 책으로 풀어낸 것이라는데 마치 직접 강의를 듣는 것처럼 저자의 온기가 전해져 온다. 잔잔하고 따듯하게 풀어내려간 그의 글만으로도 그의 성품을 짐작할 만하다. 분노와 격동으로 풀어낼 이슈도 적지 않았는데 말이다.

 

내용 중에 하나 바로잡을 것이 있다.

 

저자는 중동이라는 말이 유럽의 시선이 담겨 있다고 말한다. 유럽의 관점에서 본 극동과 근동의 중간지역을 의미하는 말이기 때문이다. 저자가 연구를 위해 그 지역에 한동안 머물면서 그런 관점에서 벗어나려고 노력했으며 그러면서 이슬람을 좀 더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저자는 “이슬람 달력이 음력을 기반으로 하다 보니 새해는 매해 달라지는데 이슬람은 대체로 8월에 새해를 맞는다”고 언급하고 있다.

 

이슬람에서 사용하는 헤지라력은 일 년이 354일로 그레고리력보다 열하루가 적다. 음력도 일수가 적지만 윤달이라는 장치를 마련해 이를 바로잡는다. 그러나 헤지라력에는 그런 보정 장치가 없다. 그래서 매년 새해 첫 날인 무하람 1일은 매년 열하루씩 당겨진다. 내가 사우디에 부임한 2009년에는 무하람 1일이 12월 18일이었고 올해인 2022년에는 7월 30일이었다. 2042년이 되면 다시 12월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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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난주간 읽으며 신앙인의 역시를 다시 배우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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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y | 2023.04.14
구매 평점5점
재밌습니다 역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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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마니아 : 골드 t********5 | 2022.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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