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발행일 | 2021년 09월 30일 |
---|---|
쪽수, 무게, 크기 | 288쪽 | 494g | 145*225*20mm |
ISBN13 | 9788965964674 |
ISBN10 | 8965964679 |
발행일 | 2021년 09월 30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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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288쪽 | 494g | 145*225*20mm |
ISBN13 | 9788965964674 |
ISBN10 | 8965964679 |
MD 한마디
『라틴어 수업』 한동일 저자가 이번 책에서 말하는 건 인간의 믿음이다. 유럽 역사를 살펴보면 혼란한 시기에 믿음으로 답을 구하려 했던 사람이 있었다. 『믿는 인간에 대하여』는 그러한 사람을 소개하고, 믿음의 본질과 지금 종교가 맡아야 할 역할을 탐구한다. - 손민규 인문 MD
이야기를 시작하며 01 생각의 어른을 찾다 Quaerere sententiae adultos 02 같음을 찾고 차이를 만든다 Quaerere aequale, facere differentiam 03 신이 있다면 신의 큰 뜻은 ‘작은 것’에 있다 Si Deus est, sensus eius summus est in minimis rebus 04 예수를 배신한 두 사람, 베드로와 유다의 차이 Duo Iesu proditores: differentiae inter Petrum et Iudam 05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 Quod fieri potest et quod fieri non potest 06 함께 견디는 아픔, 함께 나누는 고통 Repugnare una dolori, communicare aegrimonias 07 페니키아인의 협상법 Phoenicum navigationis artes 08 시대를 건너는 길목에서 In itinere transeunte tempus 09 수도복이 수도승을 만들지 않는다 Habitus non facit monachum 10 종교의 절대적 자유 vs. 상대적 자유 Libertas religionis: absoluta contra relativam 11 신 앞에서 근심하는 존재 Hominis timor coram Deo 12 황제의 것은 황제에게, 신의 것은 신께 돌려 드려라 Reddite igitur quae sunt Caesaris Caesari et quae sunt Dei Deo 13 “사탄의 악과 간계에서 저희를 보호하소서” “Defende nos in proelio, contra nequitiam et insidias diaboli esto præsidium” 14 혼돈 속에서도 나아가는 발걸음 : 종교에서 의학의 홀로서기 Etiam in confusione, gradum unum facere 15 나의 길잡이가 되어주는 별은 무엇인가? : 로마 시대 의사의 사회적 책무 Quae stella viam meam regit? 16 가난한 자, 부유한 자, 수도자의 식탁 Pauperis, divitis et monachi mensa 17 신이 우리를 필요로 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신을 필요로 한다 Deus non indiget nostri, sed nos indigemus Dei 18 천국과 지옥의 차이는 존재의 태도에서 온다 Paradisus et infernus: in hominis animo differentia est 19 인간은 지상 세계의 나그네일 뿐이다 Homo solum advena in terris est - 믿는 인간 깊이 읽기 - 참고 문헌 |
믿는 인간은 신만을 위한 믿음뿐만이 아닌
인간 사이의 믿음, 즉 신뢰 또한 가져야 한다.
한동일 작가의 전작 『라틴어 수업』은 유한한 인간의 삶에서 우리가 가져야 할 삶의 자세를 깊이 생각하게 해준 지혜를 담은 책이었다. 이번 『믿는 인간에 대하여』는 코로나로 인한 어두운 현실이 지속하는 가운데에서도 우리는 삶의 방향을 바르게 잡고 살아가야 한다고 말한다. 어둠이 있어야 빛이 있기에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이 항상 어두울 수만은 없고 다가오는 빛을 더 환하게 밝힐 수 있는 각자의 바른 삶을 살아가야 함을 말한다.
믿음에는 여러 가지 종류가 있다. 그중 이 책의 믿음은 신에 대한 믿음 즉, 신앙인의 믿음에서 출발한다. 그 신에 대한 믿음에만 머문다면 종교 서적에 불과할 수 있지만, 이 책이 전하는 믿음은 우리 인간 사이의 믿음까지 깊게 파고든다. 신앙인이 아니라면 제목에서부터 거부감을 가질 수도 있겠으나 이 책은 그런 거부감 없이 신을 화두로 하지 않더라도 인간의 영역에서 우리 인간이 가져야 할 기본 덕목과 삶의 자세를 말한다.
인간은 유한한 삶을 살기에 영원한 존재인 신을 믿는 것이다. 우리가 영원히 살 수는 없지만 유한한 삶에서 좀 더 인간다운 생각과 행동으로 살아가는 것이 인간 본연의 자세이다. 자신의 삶은 어떤 별을 보고 앞으로 나아갈지 그리고 그 길에서 어떤 인생의 악보를 그려갈 것인지는 각자의 선택이다. 이 선택 하나하나가 내 개인의 삶은 물론 내 주변 사람들 그리고 사회에 영향을 주는 것을 생각한다면 우리가 가져야 할 기본자세는 서로에 대한 믿음이다.
더불어 코로나 시대 신앙인의 자세가 어떠해야 하는지에 대한 현명한 가르침도 빠지지 않는다. 종교의 자유는 침해받을 수 없지만, 부수적인 신앙의 행동이 공동체에 위협이 될 수 있다면 제재를 받을 수 있음을 그리고 그것을 지킴으로써 이웃의 사랑을 실천하는 것이라는 저자의 의견에 동의하지 않을 수 없다.
신앙의 여부, 믿는 신의 차이, 개인 역사의 차이 그리고 생각의 차이를 넘어서 우리는 더불어 이 세상을 살아가는 사회인의 한 사람이다. 이 사회는 그런 하나하나의 사람들이 이끌어 나아가는 것이기에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고 배척하지 않아야 한다. 분명 타인의 삶에서도 우리는 배움을 외면하지 말아야 한다. 『믿는 인간에 대하여』라는 한 권의 책 속에는 현명한 스승의 귀한 가르침이 담겨 있다. 현명한 스승의 가르침에 나의 과거와 오늘을 돌아볼 수 있었고 나의 미래에 대한 책임감도 더 깊이 새길 수 있었다. 나는 비종교인이지만 이 책에 담긴 기독교의 역사, 종교의 의미, 삶의 자세 등을 배워가는 시간은 너무나 소중했다. 이 책은 누구에게나 분명 좋은 가르침이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 책의 가르침을 요약해서 나는 이렇게 말하고 싶다.
각자의 자리에서 자신의 삶을 충실히 살아가라. 그리고 네 이웃과 함께하라.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라. 그 속에 삶의 지혜가 있을 것이다. 서로가 믿음을 바탕으로 사랑한다면 신께서 더 기뻐하실 것이다.
◆책 속의 문장들◆
이제는 신에게 끊임없이 무엇을 해달라고 보채는 기도에서 벗어나 내가 누구인지, 나는 의롭게 잘 살아왔는지,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에 대한 성찰의 기도가 필요하지 않은가 하고요. 나의 이웃, 생각의 어른을 밖에서 찾고 바랄 것이 아니라 내가 그런 이웃이 어른이 되어줄 수 있는지를 되돌아봐야 할 때입니다. (p.30~31)
모든 것은 '바라봄visio'에서 시작됩니다. 개인의 고통도, 사회의 아픔과 괴로움도 그 해결을 위한 첫 단계는 '보는 것'에서 시작합니다. 여기가 모든 이해의 출발점입니다. 우리는 국적, 성별, 나 이, 종교를 비롯해 많은 부분에서 서로 다를 수 있지만, 인간이기에 분명히 '같은 아픔'을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가 주의를 기울여 바라봐야 하는 것은 '차이'가 아니라 '같음'입니다. (p.43)
이제 부모가 자식에게 물려주어야 할 유산은 한 번에 잃을 수도 있는 많은 돈이 아니라 실패의 시간을 버티고 살아갈 수 있는 건강한 태도와 정서일 것입니다. 실패를 마주할 수 있는 용기와 그것을 바라볼 수 있는 힘도 포함입니다. 그것을 해낸 사람은 자기가 약해졌을 때 오히려 강해질 수 있음을 멈춰 섰을 때 더 멀리 나아 갈 수 있음을 알게 될 것입니다. (p.65)
모든 옷은 그 옷에 합당한 무게를 요구합니다. 옷은 우리에게 그 무게를 지고 나갈 것을, 그 옷에 맞는 삶을 살아갈 것을 끊임없이 요구하지요. 인간의 본성은 늘 자기 문제를 합리화하고 싶어 합니다. 늘 깨어 의식하지 않으면 그 안에 갇히기 쉽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자기 삶 가운데에서 본인이 입은 옷이 무엇인지, 그 옷의 무게를 잘 견디며 살아가고 있는지 스스로 돌아봐야 합니다. (p.123)
모든 자유에는 책임이 따르는데 '자유'에만 큰 방점을 찍고 행동한다면 사회나 이웃과 불화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신을 믿고 그 뜻을 따라 살고자 한다면, 나와 내가 속한 종교 공동체의 행동이 이웃에게 고통을 주거나 이웃의 마음을 상하게 하거나 더 나아가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보아야 합니다. (p.137)
우리가 어떤 일을 할 때에 바라보는 것. 저는 그것이 아마도 사막에서 바라보는 별과 같지 않을까 합니다. 어떤 별을 바라보는가에 따라서 우리가 가는 걸음의 방향은 달라질 겁니다. 그 별은 사람마다 다를 수 있습니다. 이때 그 길잡이는 늘 부지런히 움직이는 '사람'일 수도 있지 않을까요? 지켜야 할 누군가 사랑하는 누군가 존경하는 누군가를 바라보며 우리는 인생의 방향을 찾아가기도 하니까요. (p.215)
흔히 전해지는 이야기 중에 천국이나 지옥에서 사용하는 숟가락은 모두 길이가 아주 길어서 밥을 떠먹기가 힘들다는 이야기에 귀 기울여봅니다. 이 이야기에 따르면 지옥에서는 그 긴 숟가락으로 음식을 떠서 자기 입에만 넣으려고 하고, 천국에서는 같은 숟가락으로 자기 앞에 있는 상대에게 음식을 떠 넣어준다고 합니다. 그 결과는 어떨까요? 지옥에서는 그 누구도 아무것도 먹을 수 없고 천국에서는 서로 배불리 먹을 수 있겠지요. 저는 천국과 지옥에 관한 이야기 중이 이야기가 가장 현실적으로 와닿았습니다. 천국과 지옥을 가르는 단 하나의 차이는 태도의 차이일지 모릅니다. (p.252)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작가의 전작 『라틴어 수업』은 유한한 인간의 삶에서 우리가 가져야 할 삶의 자세를 깊이 생각하게 해준 지혜를 담은 책이었다. 이번 『믿는 인간에 대하여』는 믿음의 본질에서부터 출발해 현재 이 코로나 위기 상황에서 어떤 마음가짐으로 살아야할지 말한다. 코로나로 인한 어두운 현실이 지속하는 가운데에서도 우리는 삶의 방향을 바르게 잡고 살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어둠이 있어야 빛이 있고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이 항상 어두울 수만은 없고 다가오는 빛을 더 환하게 밝힐 수 있는 각자의 바른 삶을 살아가야 함을 말한다.
믿음에는 여러 가지 종류가 있다. 그중 이 책의 믿음은 신에 대한 믿음 즉, 신앙인의 믿음에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그 신에 대한 믿음에만 국한된다면 종교 서적에 불과할 수 있지만, 이 책이 전하는 믿음은 우리 인간 사이의 믿음까지 깊게 파고들어 자신을 돌아보며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할지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게 한다. 신앙인이 아니라면 책 제목에서부터 거부감을 가질 수도 있겠으나 이 책은 그런 거부감 없이 신을 화두로 하지 않더라도 인간의 영역에서 우리 인간이 가져야 할 기본 덕목과 삶의 자세를 말한다.
인간은 유한한 삶을 살기에 영원한 존재인 신을 믿는 것이다. 우리가 영원히 살 수는 없지만 유한한 삶에서 좀 더 인간다운 생각과 행동으로 살아가는 것이 인간 본연의 자세이다. 자신의 삶은 어떤 별을 보고 앞으로 나아갈지 그리고 그 길에서 어떤 인생의 악보를 그려갈 것인지는 각자의 선택이다. 이 선택 하나하나가 내 개인의 삶은 물론 내 주변 사람들 그리고 사회에 영향을 주는 것을 생각한다면 우리가 가져야 할 기본자세는 서로에 대한 믿음이다.
개인적으로 가장 눈여겨본 부분은 코로나 시대 종교인의 믿음에 대한 자세에 대한 언급이다. 종교의 자유는 침해받을 수 없지만, 부수적인 신앙의 행동이 만약 공동체에 위협이 될 수 있다면 국가의 제재를 받을 수 있음을 그리고 그것을 지킴으로써 이웃의 사랑을 실천하는 것이라 게 저자의 의견이다. 신께서는 말씀하신 '네 이웃을 사랑하라'의 실천이 바로 이러한 자세일 것이다. 진정한 믿음이라면 예배가 중심이 아닌 타인을 사랑하는 행동이 중심이 되어야 할 것이다. 우리는 신만이 아닌 이웃과도 더불어 살고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현재 우리는 나와 다른 것에 대한 거부감과 불신의 벽을 높게 쌓은 상태로 서로에 대한 마음의 문을 닫는 경우들이 많다. 신앙의 여부, 믿는 신의 차이, 개인 역사의 차이 그리고 생각의 차이를 넘어서 우리는 타인과 더불어 이 세상을 살아가는 사회인의 한 사람이다. 이 사회는 이런 다양성을 가진 개개인이 이끌어 나아가는 것이기에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고 배척하지 않아야 하고 우리는 그런 타인의 삶에서도 얻을 수 있는 배움을 외면하지 말아야 한다. 우리가 사는 세상이 천국 혹은 지옥이 되는 것은 타인을 위한 열린 마음의 자세이다. 『믿는 인간에 대하여』라는 한 권의 책 속에는 현명한 스승의 귀한 가르침이 담겨 있다. 그 스승의 가르침에 나의 과거와 오늘을 돌아볼 수 있었고 나의 미래에 대한 책임감도 더 깊이 고민해 볼 수 있었다. 나는 비종교인이지만 이 책에 담긴 기독교의 역사, 종교의 의미, 삶의 자세 등을 배워가는 시간은 너무나 소중했다. 이 책은 분명 종교를 넘어서 누구에게나 좋은 가르침이 될 것이다.
이 책은 신을 믿는 자에게 신이 대한 믿음을 더 경건하게 다질 수 있다면, 무신론자에게 믿음을 다양한 각도에서 이해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눈에 보이지 않는 신에 대한 믿음은 분명 내 곁에 내 눈에 보이는 인간에 대한 믿음과 사랑에서 출발하는 것이라고 말하고 싶다.
마지막으로 이 책이 전하는 메시지를 요약하고자 한다. 각자의 자리에서 자신의 삶을 충실히 살아가라. 그리고 네 이웃과 함께하라.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라. 그 속에 삶의 지혜가 있을 것이다. 서로가 믿음을 바탕으로 사랑한다면 신께서 더 기뻐하실 것이다. 믿는 인간은 신만을 위한 믿음뿐만이 아닌 인간 사이의 믿음, 즉 신뢰 또한 갖춰야 할 것이다.
읽고 나면 울림을 주는 책이 있다. 이 책이 그러하다.
저자의 전작 <라틴어 수업>이라는 책으로 서양 문화의 근간이 되는 라틴어를 통해 우리에게 서양의 근원문화, 철학, 종교 등을 넘나들었다면 이번 책 역시 비슷한 형식이지만 우리 시대에 이런 책, 이런 가르침을 줄 수 있는 사람이 있어야 된다는 생각을 더욱 많이 하게 됐다.
우리 사회의 모든 문제는 결국 제대로 된 철학과 교육의 부재로 말해 볼 수 있다.
활자보다 영상에 익숙한 시대, 긴 호흡으로 문장을 읽는 것에 불편을 느끼는 세대,
사회적으로 물질의 가치가 범람하면서 높은 부동산 가격, 가상화폐 등 투자 등을 통해 결국 육체적, 재무적인 부와 명예만 쫓는 시대가 된 오늘의 한국사회에 반드시 필요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
나 역시 평범한 직장인으로 일상에 치여 독서를 많이 못하기도 하고, 사회 정의나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 물음을 조금은 잊은 채 살아가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한 편으로는 우리 아이들이 자라서 나아갈 세상이 지금보다는 더욱 따뜻하고, 조금 더 사람과 사람사이에 철학과 신뢰가 있는 사회가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져본다. 그 역할과 믿음 사이에 종교나 철학같은 앞서 시대를 살아간 또는 오늘을 같이 살고 있는 어떤 인간의 지혜가 필요할 것이다.
우리 인류는 약한 존재다. 맹수같은 날카로운 무기도, 빠른 발도 없다. 하지만 인류는 지구상의 다른 생명체와 달리 존재하지 않는 것에 대한 고차원적 사고를 할 수 있고 이것을 학습하고 전달해 줄 수 있었다. 그 필사의 전략을 책에서는 '겸손'이라고 했다.
다른 사람의 나은 기술이나 생각을 전해 받으면서 그것을 계승·발전시켰기 때문이다.
'인류'라는 뜻의 '후밀리타스(humilitas)'는 비천하고 보잘 것 없는 상태를 말했다. 인류는 상대가 더 좋은 어떤 것을 가졌다고 생각하면 비굴하고, 비천하게 보일지라도 그것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며 배우려고 하는 자세를 통해 발전해 나간 것이다.
한 편 인류는 자신의 유한함을 느끼고 살아간다. 하지만 유한한 인간은 신이 인간에게 주신 최후의 지혜나 무기라고 할 수 있는 바로 '희망'을 통해 영원을 꿈꾸고 어떤 아픔과 절망의 순간도 벗어날 용기를 얻을 수 있다.
이 희망과 기대는 결국 현실에서는 고통스럽고 힘들었을지라도 미래, 사후 세계에서는 행복을 줄 수도 있다는 믿음을 만들게 된다.
인간에게 종교는 그렇게 만들어졌다.
한편으로 인간이 종교와 권위를 만들게 되는 것은 결국 따지고 보면 한 사람이, 또는 어떤 무리가 다른 사람을 정신적, 육체적으로 지배하거나 군림하기 위해 만들었을 수도 있다.
세계 최초의 신전인 지구라트는 제단을 높이 만들면서 결국 낮은 곳에 있는 인간과 차별을 통해 자신의 권위를 만들고 자신이 하늘과 더 가까이 닿은 사람이라는 믿음을 갖게 만들었다.
태초부터 인간은 누구를 다스리기 위해 끊임없이 도구를 만들고, 전쟁을 일으키고, 종교까지 만들게 된 것이다.
바야흐로 다시 대선의 계절이 다가왔다. 지금의 대선판은 결국 누가 더 흠결이 덜한 후보인가를 가리는 싸움처럼 되어버렸다. 자고 일어나면 나타나는 의혹, 실언, 비방 등을 보면서 어떤 수단을 쓰더라도 이겨야 하는 싸움이 정치고, 선거일 수 있지만 "우리 사회에 어른(제대로 된 지도자 또는 리더)이 없다"라는 탄식을 다시 한 번 절실히 느끼고 있다.
물론 도산 안창호나 저자의 말처럼 어른(지도자)을 찾기보다 '내가 어른(지도자)이 될 생각을 하라'는 말도 맞다.
한사람, 한사람 모두가 어른이 되기 위해 행동하다보면 더 좋은 세상이 될 것이라는 믿음도 아직까지는 있다. 하지만 오늘의 정치판을, 크게는 우리사회를 보면 조금 안타까운 것도 사실이다.
솔직히 말하면, 나는 무신론자다. 신을 믿지 않는다. 그리고 저자도 말하고 있지만 신을 믿지 않는 사람이 점점 늘어가는 것도 사실이다. 또한 욕망을 위해 신을 파는 인간이 존재한다.(아니 많다)
인류사를 놓고 보면 결국 우리가 일으키는 갈등이 전쟁으로 표출된 원인을 크게 보면 정복 전쟁과 종교에 의한 전쟁으로 나눌 수 있을 것 같다.
특히 자신이 믿는 신앙을 다른 사람에게 믿게 하기 위해 인간은 신이 있다면 저질러서는 안 될 온갖 사악한 짓(신대륙 발견 후 그리스도교를 믿게 하기 위해 원주민을 학살한 일 등)을 저지른 것도 결국은 인간이다.
인간은 자기의 욕망을 위해서라면 신에 대해서조차 조작하기를 서슴지 않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은 이러한 모순된 상황을 신앙으로, 또 종교로 받아들이며 살아왔고, 살아가고 있다. ---p.52
그 부조리함 사이에서 인간은 또한 신앙의 신비를 믿고 살아간다.
법학자 출신의 최초의 라틴 신학자인 테르툴리아누스의 말이 이 상황을 잘 말해준다.
Credo quia absurdum est. (부조리하기 때문에 나는 믿는다)
라는 격언처럼 말이다.
책을 읽는 이유는 재미를 느끼기 위해서 또는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 삶에, 사회에 지혜를 얻기 위한 목적이 크다.
이 책을 읽으며 오늘의 우리 사회가 바로 저자도 책에서 말했지만 단테가 표현한 지옥과 천국의 이야기와 같다는 생각을 나 역시 많이 해보게 됐다.
지옥에서는 긴 숟가락으로 음식을 떠서 자기 입에만 넣으려 하다보니 그 누구도 아무것도 먹을 수 없고, 천국에서는 같은 숟가락으로 자기 앞에 있는 상대에게 음식을 떠 넣어주면서 모두가 배불리 먹을 수 있다. 천국과 지옥의 차이를 가르는 것은 결국 태도의 차이인데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시사한 바가 크다.
주위를 돌아볼 수 있는 여유가 점점 부족해지고 있는 사회 현상 못지 않게 우리 마음 역시 그렇게 각박하게 좁아지고 있는 것은 아닌지, 자신만의 안위와 영달만 생각하는 내가 되어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리 모두 돌아봐야 할 것 같다.
저자가 말한 상대방의 이야기에 귀 기울일 수 있는 마음을 포기하지 않는 자세, '나는 옳고, 너는 틀리다'라는 확고한 믿음 대신 어쩌면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라고 돌아볼 수 있는 내가, 우리가 되었으면 좋겠다.
우리가 함께 살아가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공통의 가치는 무엇이며, 서로 다른 우리가 어떻게 그 차이를 존중하며 살아갈 수 있을지 오늘을 사는 우리 모두가 꼭 생각해 봐야 할 질문이라 할 수 있겠다.
이 책은 결국 바쁘게 살아가며 주위를 잊어가는 우리에게 큰 질문을 던지고 있다.
지금 여기를 천국으로 만들기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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