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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꾸로 소크라테스

거꾸로 소크라테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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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1년 11월 25일
쪽수, 무게, 크기 308쪽 | 384g | 135*195*20mm
ISBN13 9791138405638
ISBN10 1138405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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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D 한마디

[이 시대 어른들의 소크라테스] 어른들은 때로 기존의 상식과 선입견에 눈이 멀어 아이들이 볼 수 있는 걸 보지 못한다. 『골든 슬럼버』 이사카 고타로가 어린 아이를 주인공으로 어른들의 편견과 아집을 뒤집어놓는 한바탕 소동을 주제로 5편의 단편을 썼다. 순수함과 가능성을 지닌 아이들은 모든 어른들의 소크라테스다. - 소설 MD 김소정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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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 안자이는 그제야 사정을 이해했다는 것처럼 말했다.
“구루메 선생님은 그런 면이 있지.”
“그런 면이라니, 그게 뭔데?” 쓰치다가 열을 냈다.
“이런저런 일을 일방적으로 단정해.” 안자이의 말에 나는 “뭐?” 하고 되물었다. 일방적으로 단정한다니 무슨 뜻일까. 나는 그다음 말을 듣고 싶었지만 쓰치다가 바로 “야, 뭐야, 구루메 선생님을 무시하는 거야?” 하고 거품을 물고 따져서 이야기가 중단됐다.
“아니, 딱히 구루메 선생님을 욕하고 싶은 건 아니야. 다만.”
안자이가 말을 이었다.
“다만?” 내가 재촉했다.
“분홍색 옷을 입었다고 해서 여자 같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는 거지.”
“분홍색은 여자 색깔이야.” 쓰치다가 반박했다.
“그럼 홍학은? 그리고 여자 같다 해도 상관없잖아.”
“남자인데 여자 같으면 당연히 이상하지.”
“쓰치다, 네 생각은 그렇겠지. 하지만 난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 여자 같은 남자든, 남자 같은 여자든 이상할 것 없어. 지구에 인간이 몇 명이나 있을 것 같아? 다양한 사람이 있는 게 당연하잖아. 쓰치다, 너 같은 인간도 있는 거고.” 안자이는 알아듣게 설명하듯 한마디씩 또박또박 말했다. 나는,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않아.
--- p.22-23, 「거꾸로 소크라테스」 중에서

시부타니 아야는 발끈한 얼굴로 짐짓 한숨을 내쉬더니, “저기, 다카기. 왜 우리 학교로 전학 온 거야?” 하고 물었다.
대체 그게 무슨 질문인가 싶어 나는 조금 김이 샜다. 전학은 보통 부모의 전근 때문에 하는 걸로 알고 있었으므로, 물어볼 필요도 없는 일을 굳이 왜 묻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런 건 왜 물어봐?” 유타가 말했다.
전근 때문일 거라고 생각하며 나는 다카기 가렌에게 시선을 주었다. 그런데 다카기 가렌의 얼굴이 창백해서 깜짝 놀랐다.
빈혈로 쓰러지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였다. 누구나 알 수 있을 만큼 심하게 동요한 표정으로, 옆에 있는 무라타 하나의 눈치를 힐끔힐끔 살폈다.
큰 약점을 지적당한 듯한 반응이었는데, 실제로 시부타니 아야는 그 커다란 약점을 노린 것 같았다.
“도망친 거지?” 시부타니 아야가 말했다.
“뭐?” 무라타 하나가 작게 소리쳤다. 다카기 가렌은 더욱 창백해져서 땅에 올라온 물고기처럼 입을 뻐끔거렸다.
“왕따를 당해서 전학 온 거야, 맞지?”
“어, 진짜?” 원래 알고 있었는지, 아니면 처음으로 알았는지는 모르겠지만 시부타니 아야 옆에 있던 두 여자애가 놀라서 요란을 떨었다.
“나, 엄마한테 들었어. 학교에서 비밀로 한 이야기를 들었다나 봐.”
--- p.88-89, 「슬로하지 않다」 중에서

“갑자기 뭔 소리냐, 후쿠오.” 나이토가 실실 웃으면서 대꾸했다.
“착실하게 공부하고 싶은 아이들한테 방해가 되잖아.”
한순간 교실 안이 고요해졌고, 구보 선생님도 후쿠오를 빤히 바라보았다.
“너희 때문에 수업시간이 줄어들었으니까 돈 돌려줘.” 야스이 후쿠오는 고개를 설레설레 저으며 한숨을 섞어 말했다.
잠시 후에 여기저기서 “돈이라니 무슨 돈?” “급식비?” “초등학교에 돈을 내고 다니던가?” 하고 당혹스럽게 대화를 나누는 소리가 들렸다.
“뭐야, 후쿠오, 왜 그렇게 나대냐.”
“나대고 뭐고 간에 필통을 떨어뜨리고 싶으면 집에 가서 하든가.”
“일부러 그러는 거 아닌데? 떨어지는 걸 어쩌라고.”
둘 다 그만하라고 구보 선생님이 끼어들었지만, 감정이 실리지 않은 어벙한 말투라 부채로 살살 바람을 일으키는 힘 정도밖에 없었다. 말릴 생각이 없는 것 아닐까.
--- p.123, 「비옵티머스」 중에서

“그런 자기중심적인 플레이는 용납할 수 없어. 내가 하라는 대로 하면 돼.”
할아버지 코치는 그렇게 말했다. 선수를 장기말로 보는 느낌이라 화는 났지만, 도박에 나서는 행동이 위험하다는 건 이해했다.
이소켄도 비슷한 소리를 하기는 했다. “무리는 하지 않는 게 좋아. 화려한 플레이보다 수수한 움직임을 착실하게 반복하는 편이 훨씬 강하니까”라고. 다만 “그래도 만약” 하고 말을 이었다.
그래도 만약 경기 중에 자신의 플레이로 경기의 흐름이 바뀔 거라 믿는다면, 그때는 시도해봐. 그건 도박이 아니라 도전이니까. 경기는 나나 부모님 게 아니라 너희 거야. 인생을 살면서 도전하는 건 자신만의 특권이지.
“잘 안 되면 나중에 모두에게 사과하면 돼. 실패하면 코치인 내 탓이고 성공하면 너희 실력이니까.” 이소켄은 그렇게 덧붙이고 나서 “폼 잡고 한마디 하기는 했지만, 실패하면 내 탓이라는 말은 좀 심했나” 하고 쓴웃음을 지었다.
할 수 있다.
--- p.194-195, 「언스포츠맨라이크」 중에서

“야스시 아빠, 나중에 온 아빠잖아.”
나중에 왔다니 조금 묘한 설명이었지만, 한 핏줄이 아니라고 표현하기도 뭣하니까 도시히코 나름대로 고민한 표현인지도 모르겠다.
“그렇지.”
“얼마 전에 텔레비전에서 아동 학대 관련 뉴스를 봤어. 아빠가 가정교육을 한다면서 아이를 때리고, 차고, 막 심한 짓을 했대.”
“정말 못된 사람이네.”
“그때 해설하는 사람? 패널이라고 하나? 아무튼 그 사람이 그랬어. 새아빠가 학대하는 경우가 많다고.”
나는 그런 이야기를 들어본 적 없었으므로 “그렇게 단정하는 것도 무섭지만” 하고 바로 대꾸했다. 엄마가 자주 만사를 일방적으로 단정하는 건 무서운 일이라고 말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도시히코의 불안한 말투 때문인지 내 가슴속에도 걱정이 뭉게뭉게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전날 야스시 아빠와 만났을 때 느꼈던 위화감이 가시지 않았기 때문이다.
--- p.269-270, 「거꾸로 워싱턴」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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