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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꼬치의 기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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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닫혀 있는 방 
초신당 
양꼬치의 기쁨 
뒤로 가는 사람들 
상실형 
초대받은 손
흉터
기억의 꿈 
내 이름은 제니 
두 시간 후, 지구 멸망

작가의 말

저자 소개1

소설가. 일어나지 않은 일, 어쩌면 일어날 수도 있는 일에 대해 상상하기를 좋아한다. 꿈과 현실을 넘나드는 상상력과 예리한 시선으로 다양한 빛깔의 작품을 선보이며, 한국 장르문학의 주목할 만한 작가로 떠올랐다. 2018년 안전가옥에서 작가살롱 ‘로맨스 쓰는 호러 작가’를 열었으며, 호러 소설 창작 그룹 ‘괴이학회’의 창립 멤버이다. 「미래의 여자」로 제5회 과학소재 장르문학 단편소설 공모 우수상을, 「푸른 머리카락」으로 제5회 한낙원과학소설상을 받았으며, 지은 책으로는 소설집 『다이웰 주식회사』와 창작동화집 『나무가 된 아이』가 있다. 『다이웰 주식회사』에 수록된 단편 「국
소설가. 일어나지 않은 일, 어쩌면 일어날 수도 있는 일에 대해 상상하기를 좋아한다. 꿈과 현실을 넘나드는 상상력과 예리한 시선으로 다양한 빛깔의 작품을 선보이며, 한국 장르문학의 주목할 만한 작가로 떠올랐다. 2018년 안전가옥에서 작가살롱 ‘로맨스 쓰는 호러 작가’를 열었으며, 호러 소설 창작 그룹 ‘괴이학회’의 창립 멤버이다.

「미래의 여자」로 제5회 과학소재 장르문학 단편소설 공모 우수상을, 「푸른 머리카락」으로 제5회 한낙원과학소설상을 받았으며, 지은 책으로는 소설집 『다이웰 주식회사』와 창작동화집 『나무가 된 아이』가 있다. 『다이웰 주식회사』에 수록된 단편 「국립존엄보장센터」는 2019년 미국 SF 잡지 『클락스월드』 10월호에 번역, 소개되었다. 『우주의 집』 『일곱 번째 달 일곱 번째 밤』 등 여러 앤솔러지 작업에도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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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1년 12월 27일
쪽수, 무게, 크기
332쪽 | 326g | 128*195*17mm
ISBN13
9791191842098

책 속으로

뭘 망설이고 있어? 이야기가 어떻게 끝나야 하는지 알고 있잖아?
족자 속 여인이 쉰 목소리로 말했다. 나는 왼쪽 눈으로 손을 가져갔다. 눈꺼풀을 들어 올리고 손톱을 세웠다. 손끝에 전혀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몇 번이고 이를 악물었지만 불가능한 일이었다. 결국 무릎을 꿇고 주저앉아 버렸다. 남아 있는 왼쪽 눈에서 쉴 새 없이 눈물이 흘러내렸다. 족자 속의 손이, 뱀 대가리처럼 스멀스멀 비어져 나왔다. 눈을 감고 추한 구원의 손을 기다렸다. --- p.64 「초신당」 중에서

무작정 집을 뛰쳐나왔다. 누군가 내 귓구멍에 젓가락을 넣어 뇌를 휘저어 대는 기분이었다. 미지근한 밤공기가 몸을 조여 왔다. 멈춰 서면 토할 것 같았다. 그래서 달렸다. 빨간불을 무시하고 횡단보도를 건너자 차들이 급정거하며 경적을 울려 댔다. 나는 양재천으로 내려갔다. 한밤처럼 어두웠지만 산책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었다. 시계를 봤다. 8시 20분이었다. 사람들과 자전거를 피해 달렸다. 숨이 차올랐다. 목구멍 안쪽에서는 녹슨 못을 씹는 맛이 났다. 폐가 폭발할 것 같았다. 그래도 달려야 했다. 그렇지 않으면 미쳐 버릴 테니까. --- p.87 「뒤로 가는 사람들」 중에서

4개월 전 김은 아내를 죽였다. 그리고 4단계의 상실형(喪失刑)을 언도받았다. 상실형은 죄인의 신체 일부를 ‘상실’하도록 하는 형벌로, 살인이나 강간, 방화 등 중죄를 저지른 피고에게 선고된다. 상실형은 죄질에 따라 1에서 10단계로 구형되었다. 살인을 저지른 김은 생명에 지장이 없는 한도에서 네 가지를 잃어야 했다. 이제 그의 삶에는 소리가 존재하지 않게 되었다. --- p.131 「상실형」 중에서

그날 밤, 막 잠이 들 무렵 황인규의 방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렸다. 가위로 거친 삼베를 조각조각 써는 소리 같았다. 아니, 잔뜩 숨을 죽이고 속닥거리는 사람들의 목소리였다. 노인과 아이, 여자와 남자의 목소리가 뒤섞인 듯한 소리.
황인규가 방에 누군가를 들였나? 이 밤에?
무서우면서도 화가 났다. 그런데 가만히 듣고 있자니 황인규의 목소리밖에 들리지 않았다. --- p.189 「초대받은 손」 중에서

그 일은 내가 세 살 때 일어났다. 나랑 두 살 터울인 언니는 다섯 살이었다. 우리를 돌봐 주던 보모가 화장실에 간 사이, 언니가 잠든 내 얼굴에 가위를 떨어뜨렸다. 내가 숨이 넘어갈 듯 자지러지게 울자, 언니는 잔뜩 겁을 먹었고 내 얼굴에 꽂힌 가위를 빼내야겠다고, 그럼 모든 게 다시 말짱해질 거라고 생각했다. 언니가 가위를 잡아당기자 부드러운 내 피부는 익은 복숭아처럼 쉽게 잘려 나가 버렸다.
그렇게 내 얼굴에는 지워지지 않는 흉터가 생겼다. --- p.214 「흉터」 중에서

나는 걷는다.
목을 앞으로 내밀고 어깨를 움츠리며 어기적어기적 걷는다.
나는 좀비가 되기 전에도,
주눅 든 개처럼 고개를 숙이고 구부정하게 걸었다.
왜 그렇게 기죽은 채 살았을까?
남들은 들어가지 못해 안달인 직장에서 적응하지 못하고 반강제적으로 해고되어서?
남들 다 있는 여자 친구 한 명 제대로 사귄 적이 없어서?
평생 소처럼 일했지만 번번한 집 한 채 마련하지 못한 부모님 때문에?
남의 물건을 훔친 적도, 사람을 죽인 적도 없는데 도대체 왜? --- p.243 「기억의 꿈」 중에서

참 예쁜 아이구나. 엄마를 똑 닮았네.
그럴 때면 엄마는 내가 자신의 아바타인 양 앞에 내세우며 자랑스러워했어.
나는 엄마 뒤에 숨어 버리고 싶은 마음을 억누르며
사람들이 기대하는 ‘소녀의 미소’를 지어 보였어.
엄마의 인형이 되는 건 적성에 맞지 않았지만,
엄마가 웃는 모습은 보고 싶었거든. --- p.264 「내 이름은 제니」 중에서

물론 28년을 살면서 살인을 계획한 적이 없지는 않았다. 내가 보려고 했던 영화의 반전을 떠벌린 친구라던가, 지하철에서 발을 밟고도 사과하지 않는 인간을 볼 때면 진지하게 죽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한 번은 졸업 학기에 D 학점을 준 강사를 죽이기 위해 몰래 미행한 적도 있었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나는 부모님의 사랑을 생각하며 고비를 넘겼다. 지구는 멸망할 리가 없었고 살인은, 꿈에서나 할 수 있는 일이었다. 그런데,
두 시간 후면 지구가 멸망한다.

--- p.310 「두 시간 후, 지구 멸망」 중에서

출판사 리뷰

익숙해 보이는 세계가 호러 장르의 틀을 입고 입을 벌릴 때 우리는 그 안에서 낯선 짐승의 이빨을 본다. 현실은 찢어지고 그 틈으로 고유의 공포와 혐오, 살육의 욕망이 기어 올라온다. 그리고 아마도 여러분 중 일부는 이 책의 존재를 알기도 전에 그 순간의 카타르시스를 기다리고 있었으리라.
- 듀나(추천사)

벗어나려야 벗어날 수 없던 그‘녀’들의 두려움
여성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느껴보았을, 옴짝달싹도 못 하도록 얼어붙게 만드는 공포와 무력감이 있다. 밤길을 걸을 때 따라오는 발걸음 소리나 홀로 남은 집 창가에 어른거리는 그림자처럼, 낯선 타인의 기척 때문만은 아니다. 누구보다도 친근한 얼굴을 한, 벗어나려야 벗어날 수 없는 가까운 이들에게서 느껴지는 익숙한 위협감은 어떤가?
언니를 싫어하는 동생, 남편과 소원한 아내, 시어머니와 갈등을 겪는 며느리 등 지척 간인 가족관계에서, 일순간 엄습하는 혼란스러운 감정들. 속으로 눌러두는 것 외에는 어찌할 수 없어 쌓아온 이 감정과 욕망을 자유롭게 풀어놓는다면 우리는 무엇을 목격하게 될까. 억압된 것들의 내부에는 어떤 상상들이 춤추고 있을까.

“집에 와서 책을 보는데 닫혀 있는 방에서 이상한 소리가 났다. 사각사각, 이빨로 뭔가를 긁는 것 같은 소리였다. 혹시 저 방 안에 쥐라도 있는 게 아닐까? 덜컥 무서워져서 문에 귀를 대고 소리를 들어 봤다.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 〈닫혀 있는 방〉 중에서

즐거운 악몽을 은밀히 공유하는 카타르시스
《양꼬치의 기쁨》에 실린 단편 속 인물들은 대체로 우리네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여성이다. 하지만 이들의 현실과 뒤엉켜 펼쳐지는 악몽은 예측을 훌쩍 뛰어넘는다. 그리고 독자들은 그 생경하고 기이한 장면을 마주한 순간, 내면에서 고개를 드는 짜릿한 감정이 낯설지 않음에 한 번 더 소름이 돋을지도 모르겠다.
남유하가 그려내는 세계는 사뭇 잔인하거나 불편하다. 그런데 그 잔혹한 괴롭힘이 가장 가까운 사람을 향하거나 심지어 주인공 본인을 향할 때, 독자는 어쩌면 그 끔찍함 어디쯤에서 차라리 카타르시스를 느끼는 자신을 발견할 것이다. 그리고 아마 작가는 살짝 미소를 지을 것이다. 자신이 ‘사랑하는 즐거운 악몽’을 공감하는 사람이, 참을 수 없던 분노와 감추고 싶던 두려움을 같이 달래고 추스를 사람이 생겼기 때문일 터다.
작가가 〈초신당〉을 언급하며 말했듯, 그 세계의 진짜 의미는 누구도 결코 알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 기괴한 미로 속에서 함께 슬픔을 처참하게 폭발시키는 것만으로도, 우리가 남유하의 호러를 선택한 의미는 은밀히 공유할 수 있을 것이다.

“현판에는 흘림체로 ‘초신당’이라는 세 글자가 쓰여 있었다. 한자가 없어 무슨 뜻인지는 알 수 없었지만, 단어가 주는 울림만으로도 섬뜩한 기분이 들었다. 평상시의 나라면 여기서 멈췄을 것이다. 담장 너머로 슬쩍 엿보고 일상으로 돌아갔을 것이다. 하지만 이제 내게는 돌아갈 일상이 없다.”
- 〈초신당〉 중에서

공포와 쾌감이 공존하는 남유하라는 새로운 장르
무탈하고 안온한 일상 너머에 도사린 공포의 끝자락, 그 블랙홀에 빠져들어 허우적거리는 독자를 구출(?)해주는 이야기들도 있다. 남유하만의 우스꽝스럽고 뒤틀린 유머가 살아 있는 〈양꼬치의 기쁨〉, 〈뒤로 가는 사람들〉, 〈두 시간 후, 지구 멸망〉 같은 작품들이다. 엉뚱한 주인공들의 엎치락뒤치락 해프닝이 처절하고도 명랑하게 ‘순삭’으로 펼쳐진다. 작가는 “밝은 기억에 어둠을 덧씌우는 상상”을 좋아한다지만, 오히려 암흑 같은 현실에 한 줄기 빛을 드리우고 싶은 소망 같은 게 느껴질 정도다. SF와 판타지와 블랙코미디가 호러와 절묘하게 어우러진 이 작품집이 엄혹하고 기나긴 겨울을 통과하고 있는 우리 인류에게 던지는 어떤 시그널은 아닐까, 마지막 작품 〈두 시간 후, 지구 멸망〉을 덮으며 감히 상상해본다.

“과연, 맛이 있었다. 아내는 할머니의 눈치를 보고 그것을 한 개 더 집어 먹었다. 음, 신음이 저절로 새어 나왔다. 아득한 옛날, 그것으로 인해 느꼈던 기쁨보다 훨씬 더 큰 기쁨이었다.”
- 〈양꼬치의 기쁨〉 중에서

추천평

객관적인 실제 세계를 다루는 소설은 존재하지 않는다. 모든 작가는 각자의 우주를 살고 소설들은 그 주관적인 우주를 반영한다. 얼핏 보면 남유하의 우주는 덜컹거리는 자본주의 사회 시스템 속에서 평범한 사람들이 부대끼며 살아가는 객관적 세계와 비슷해 보인다. 하지만 이 익숙해 보이는 세계가 호러 장르의 틀을 입고 입을 벌릴 때 우리는 그 안에서 낯선 짐승의 이빨을 본다. 현실은 찢어지고 그 틈으로 고유의 공포와 혐오, 살육의 욕망이 기어 올라온다. 그리고 아마도 여러분 중 일부는 이 책의 존재를 알기도 전에 그 순간의 카타르시스를 기다리고 있었으리라. - 듀나 (소설가, 영화평론가)
한밤에 집에서 책을 읽다가 몇 번이고 덮고 집 안을 둘러봐야 했다. 내 집에 낯선 존재가 있다는 감각. 《양꼬치의 기쁨》은 일상의 공간에 악몽이 스며들어 오는 공포를 강렬히 발산한다. 이 작품집에서 반복되는 모티브는 가장 편안해야 할 집이 낯설어지는 순간의 으스스함이다. 그렇지만 이런 두려움 또한 무척 익숙한 감정이다. 여성이라면, 약자라면 이 세계 어디에서도 안심할 수 없다는 경계심을 안고 살아왔을 테니까. 남유하 작가는 말한다. 진짜 공포는 이제껏 참아 왔던 이들이 더는 침묵하지 않고 일어설 때 펼쳐질 것이라고. 그 공포에는 슬픔이 배어 있지만, 승리감도 함께한다. - 박현주 (소설가, 번역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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