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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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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21년 11월 05일
쪽수, 무게, 크기 308쪽 | 128*200*30mm
ISBN13 9791191193251
ISBN10 119119325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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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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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은 새하얀 외벽과 파란색 지붕이 돋보이는 세련된 2층 양옥이었다. 아무렇게나 파헤쳐 붉게 드러난 산등성이와 울퉁불퉁한 비포장도로와는 사뭇 어울리지 않는 모습이었다. 마치 이 집만 동화 속에서 튀어나온 것 같았다. 그래서 더 아름다웠고 한편으로는 섬뜩하기도 했다. 적어도 명혜가 보기에는 그랬다.
명혜는 푸른 잔디밭을 가로질러 이삿짐이 속속 들어오는 모습을 바라보고 있었다. 아이들은 잔디밭과 집 안을 왔다 갔다 하며 들뜬 모습을 감추지 못했다. 서울의 낡고 좁은 아파트에서 이렇게 넓은 집으로 왔으니 그럴 만하다고 생각하면서도 명혜는 어딘지 모르게 그 모습이 거슬렸다. 아니, 거슬리는 건 그뿐만이 아니었다. --- p.23

“어디 있을까, 우리 지우?”
커튼을 향해 천천히 다가가며 명혜는 짐짓 모른 체 이야기했다. 키득키득. 커튼 안에서 또다시 숨죽인 웃음이 들렸다.
명혜는 빙그레 웃으며 커튼을 확 젖혔다.
“찾았다!”
아무도 없었다.
지우는커녕 사람의 흔적이라고는 보이지 않았다.
분명 커튼 아래로 작은 발이 나와 있었는데…….
그 순간, 악몽의 한 장면이 떠오르며 오싹해졌다. 명혜는 얼른 커튼에서 멀어져 원래 계획대로 세탁실로 향했다. 이제는 제발 누군가 한 사람이라도 찾길 바라는 마음뿐이었다. 이 넓은 집에 혼자 남겨진 것 같았다. 무섭기도 하고 불쾌하기도 했다. --- p.40

명혜는 희우의 눈을 가만히 들여다보며 다시 물었다.
“희우한테 새로운 친구가 생겼는데 그게 누군지 비밀이라는 거네?”
희우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그 친구가 이 집에는 무서운 게 산다고 그랬고?”
“그래서 빨리 도망가야 한댔어요.”
“그 친구는 지금 어디 있어?”
희우가 뭐라고 대답하려던 순간 거실에 걸어 놓은 가족 액자가 툭, 하는 소리와 함께 소파 위로 떨어졌다. --- p.49

가족들이 자신을 불편해한다는 사실은 이미 알고 있었다. 불면증에 시달려 온 지난 1년 동안 짜증 내고 화내고 쉽게 소리 지르는 사람이 되어 갔다. 아이들에게 불친절했고 이 모든 것의 원흉인 현민에게는 말할 것도 없었다. 결국 자신은 겉돌고 있었다. 필사적으로 가정을 이루었고 필사적으로 가족에 속하기 위해 애썼으나 결국 실패했다.
“아이들은…… 어디 있니?”
여자가 물었다.
아이들은, 위험하게도 가족이라는 이름 안에서 각자 뿔뿔이 흩어져 있었다. 그걸 모으는 것이, 그리하여 행복한 가정을 만드는 것이 자기가 해야 할 일이라고 명혜는 생각했다. --- p.76~77

고개를 돌리려다가 멈칫했다. 누군가가 뒤에 바싹 붙어 서 있었다. 현민보다 큰 사람이었다. 자신을 내려다보는 시선이 뒤통수에 그대로 느껴졌다. 악취가 풍겼다. 하아. 차디찬 숨을 내쉴 때마다 서늘한 기운이 목덜미에 닿았다. 다락방 온도가 급속도로 내려가고 있었다. 그럼에도 현민의 등허리는 금세 축축하게 젖었다. 땀이 비 오듯 흘렀다. 현민은 온 힘을 다해 입을 다물었다. 조금이라도 힘을 풀었다가는 비명이 터져 나올 것 같았다. 뒤에 선 정체불명의 존재는 자신이 비명을 지르기만을 기다리고 있다는 생각을, 현민은 문득 했다. 그 존재가 불명확한 발음으로 한마디를 중얼거렸다.
“아이…… 어디…… 있니?”
--- p.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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