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一 광기의 정원 _전건우
二 단지_전혜진 三 수산진의 비밀_정명섭 四 딱 한 번의 삶_황모과 五 뱀무덤_김선민 六 영등_사마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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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교수, 그러니까 김동호는 학계에서는 기인으로 통했다. 대중성과는 거리가 먼 민속학이라는 학문, 그중에서도 비주류인 설화만을 전문으로 팠기 때문만은 아니었다. 그는 학부생 시절부터 광적인 면이 있었다. 하나에 몰두하면 끝을 보지 않고서는 물러서지 않았는데 그의 그런 기질이 종종 문제를 일으켰다. 자신만의 생각에 갇혀 지나칠 정도로 과감한 주장을 한다거나, 자기와 다른 의견을 제시하면 맹렬히 비난한다거나 해서 온갖 사람과 마찰을 빚었다. 심지어는 지도 교수님과 싸워 내가 중재했던 적도 있었다. 박사 학위를 따고 교수가 된 후에도 김동호의 이런 면은 전혀 나아지지 않았다. 오히려 더 심해져 문제적이라 부를 만한 논문을 속속 발표했고 그것에 대해 다른 학자들과 종종 설전을 벌였다. 5년 전, 홀연히 자취를 감추기 전까지는.
--- p.12 침대는 투명한 돔으로 덮여 있었고, 아무래도 그 안은 냉동 상태인 것처럼 보였다. 그리고 침대 위에는…. 군데군데 살점이 붙은 해골이 누워 있었다. 나는 무서움을 꾹 참고 두 개의 해골을 꼼꼼히 살펴봤다. 해골, 그러니까 뼈 자체는 부러진 곳 하나 없이 깨끗해 보였다. 다만 그런 상태로 움직이고 있다는 게 문제라면 문제였다. --- p.37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광활한 대지에 모양, 색깔, 크기가 모두 다른 꽃과 나무가 뿌리를 내리고 있었다. 이토록 넓고 평평한 땅이 존재할 수 있다는 사실에 한 번 놀라고, 형형색색의 식물이 땅 전체를 빽빽하게 메우고 있는 걸 보며 다시 놀랐다. 제주의 바다만큼이나 파란 하늘은 지면과 닿을 듯 낮았고 그 하늘 어딘가에서 찬란한 빛이 대지를 비추고 있었다. 땅은 전부 흙으로 덮였는데 그 색깔이 묘했다. 검다면 검고, 붉다면 붉은색이었다. 각도에 따라 색이 달리 보였다. 무엇보다 나를 놀라게 한 것은 꽃과 나무 그 자체였다. 어느 하나 평범한 식물이 없었다. 언뜻 해바라기를 닮은 꽃은 샛노란 꽃잎에 검은색 반점이 나 있었다. 게다가 거의 나무라 불러도 무리가 없을 정도로 키가 크고 잎도 넓었다. 파란색 꽃은 꽃술이 길게 뻗어 나와 바람에 나부끼며 그야말로 황홀한 춤을 선보였다. 일정한 간격으로 늘어선 나무 중 일부는 정확하게 세로로 나뉘어 한쪽은 흰색, 다른 쪽은 검은색이었다. 무엇보다 눈길을 끈 것은 하늘에 닿을 듯 높게 솟은 적갈색 나무와 그 나무를 타고 오른 넝쿨이었다. 고개를 아무리 젖혀도 나무의 끝이 보이지 않았다. --- p.54 그냥 그건 단지였다. 검은 유약을 발라 구워낸 거칠거칠한 단지. 어렸을 때 집에 한두 개씩은 있었고, 지금도 재래시장에 가면 찾아볼 수 있을 것 같은 그런 흔한 단지. 하지만 그 단지를 꽁꽁 싸맨 새끼줄이 풀린 순간, 하린과 주연은 아득한 어둠을 본 것 같았다. 마치 그 작은 단지가 우주를 담고 있어, 그 안에서 무한한 어둠이 쏟아져 나온 것 같은 기분마저 들었다. --- p.112 표선에서는 보일 리 없는 서귀포 앞바다가, 한라산과 마주할 만큼 높이 솟구쳐 하늘의 절반을 가리고 있었다. 그리고 용궁의 따님아기가, 하늘에 닿을 듯 뻗어 올라간 파도 너머에서 꿈틀거리고 있었다. 이승과 저승을 뒤섞어, 이번에야말로 품어 안기 위해서. --- p.138 “저기가 제주도 사람들이 한라산이나 영주산이라고 부르는 곳이오. 저 왼쪽으로 구름이 잔뜩 끼고 눈이 오는 게 보이시오?” 그쪽을 바라본 박시혁이 고개를 끄덕거리자 김유양이 그 옆을 가리켰다. “산의 오른쪽은 햇볕이 내리쬐고 있소. 그러니까 산을 가운데 두고 한쪽은 눈이 쏟아지고, 다른 한쪽은 화창하다 이 말이오.” “괴이하군요.” “그 정도로는 설명할 수 없는 곳이오. 방금 전까지 바람이 불고 비가 내리다가도 갑자기 화창해지는 걸 보면 귀신의 장난이라고 생각될 거요. 거기다 섬이라서 그런지 괴담도 많고, 기이한 일도 벌어지고 말이오.” --- p.158 박시혁은 이곳이 한양에서 수천 리 떨어지고 바다로 가로막힌 제주도라는 사실과 자신이 유배 온 죄인이라는 신분을 깨달았다. 누군가의 도움이 없으면 집을 찾을 수조차 없는 어처구니없는 신세였다. 한숨을 쉰 박시혁은 걸음을 멈추고 고개를 돌렸다. 평상시라면 거들떠도 보지 않을 천한 여인의 말장난에 휘둘리는 상황에 가슴 속이 부글거렸지만 참아야 했다. 박시혁이 바라보자 은화는 까르르 웃으며 앞장섰다. 몇 걸음 걷던 박시혁은 고개를 돌려서 수산진을 바라봤다. 성벽에서 계속 바람 소리와 찌그러진 목소리 같은 괴성이 들려왔다. 수산진 성벽은 꼭 죽음을 가두는 비석처럼 보였다. 벽을 따라 뻗은 오래된 칡넝쿨은 마치 죽음을 옭아맨 그물 같았다. 온갖 불길한 상상에 식은땀을 흘린 박시혁은 멀어져가는 은화를 부리나케 따라가며 중얼거렸다. --- pp.175-176 두 평이 채 되지 않는 작은 공간이었다. 무슨 신을 모시는 곳인지 알 수 없었다. 내부의 작은 제단이 정갈하고 단아한 풍경을 만들었다. 문은 활짝 열려 있었는데 바깥의 비바람과 뜨거운 햇빛에도 아무런 영향을 받지 않은 듯 깔끔했다. 누군가가 매일 닦고 쓴 것처럼 한없이 아늑하고 따사로워 보였다. “계세요?” 나는 더러운 몸을 신중하게 털어내고 조심스레 문턱을 넘어 사당 안으로 들어섰다. 제단 위에는 투명하고 깨끗한 정안수와 함께 밥그릇이 놓여 있었다. 그릇 안에서는 작고 하얀 김이 모락모락 올라가고 있었다. 누군가 방금 지은 밥을 제사상에 올려놓은 것처럼 따끈한 흰 쌀밥 한 공기가. --- p.209 안타까운 사연을 들으며 주제넘게도 충고하고 싶은 마음에 사로잡혔다. 내가 항상 들어온 말 때문이었다. “복순 씨. 세상 사람들에게 당신이 살아온 삶을 다 말할 필요는 없어요. 할 수 있는 일이 없어 몸 파는 일을 제 발로 선택했다는 이야기는 동정받을 수 없어요. 주위 사람들이 모두 당신을 험하게 대했다는 말도 하지 않는 게 좋아요. 솔직하게 말할수록 사람들은 당신을 더욱 불편해할 거예요. 이야기를 듣는 사람까지 당신의 불행을 완성시킨 가해자로 몰린 기분이 들 테니까요. 그러니 앞으론 이렇게 말하세요. 그동안 고생하면서 살았지만 앞으로는 착실히 아이 키우면서 궂은일 마다하지 않고 성실하게 살겠다고….” --- p.222 나는 교수와 함께 동굴에 들어가야 한다는 내 운명을 직감했다. 탐사대가 건넨 탐사복으로 갈아입은 뒤 교수가 잘 챙기라던 가방을 배낭 안에 집어넣었다. 상당히 두터운 탐사복은 일종의 방호복 같았는데 스태프들에게 왜 이런 걸 입어야 하냐고 물었더니 안쪽에 유해물질이 섞인 가스가 검출돼서 중독을 막기 위해 지급되는 것이라는 답을 들었다. 탐사복뿐만 아니라 유리로 된 헬멧까지 쓰니 동굴 탐사대가 아닌 외계의 우주인 같은 모습이었다. 탐사대 스태프들은 동굴 안에 들어가기 위해 방호복을 입은 사람들의 몸에 카메라를 비롯해 여러 가지 장치를 부착했다. 이런 장비들을 처음 써본 것은 아니었지만 평소의 답사와는 확실히 다른 느낌이 들었다. 나는 애써 긴장을 감추고 안 교수와 다른 탐사대원들과 함께 랜턴 빛에 의지해 동굴 안으로 들어갔다. 동굴 안에 들어가니 처음 느꼈던 것처럼 내부 역시 만장굴과 비슷했다. 전형적인 용암동굴의 형태였는데 놀라운 점은 세계적으로 규모가 크다 알려진 만장굴보다 훨씬 천장이 높고 폭이 넓다는 것이다. 만장굴 역시 현재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있는데 그보다 더 규모가 큰 이런 동굴이 아직 이름도 알려지지 않았다는 건 놀라운 일이었다. --- p.254 나는 피처럼 붉은 수액이 흐르는 나무뿌리를 보며 미지의 존재와 마주했을 때 느끼는 공포심에 사로잡혔다. 사방에서 불어오는 뱀의 숨소리 같은 바람 소리와 기묘한 냄새에 악마의 몸속에 들어온 듯한 혈관처럼 이리저리 뻗은 불길한 광경은 내 몸을 굳게 만들기 충분했다. 그런 내 심정을 교수가 알아챈 듯 나를 향해 따라오라며 손짓했다. 그에 대한 복종심이 미지의 풍경에 대한 공포심보다 컸기에 나는 배낭을 짊어지고 묵묵히 앞으로 걸었다. --- p.258 사과를 하니까 화도 낼 수 없어진 세미는 기분이 상했다. 별것도 아닌 일에 동네 사람들이 다들 몰려나와 세미를 찾으러 동네를 뒤지는 것도 이상한 일이었다. “편의점 잠깐 다녀온 것 갖고 왜들 호들갑이야? 현지 언니가 나 잡아먹는 줄 알았어.” “많이 놀랐구나. 우리 마을은 다른 곳이랑 많이 다르다고 했었잖아. 밤이 되면 그림자 없는 개가 나타나 사람을 공격하기도 하고, 인어한테 홀려서 물에 빠져 죽기도 해. 혼자 다니기엔 위험한 곳이다 보니 다들 걱정돼서 그런 거야. 다음부턴 어딜 가든 현지 누나한테 꼭 이야기하고 가는 게 좋겠어. 그래야 다신 이런 난리가 안 나지.” --- p.310 “이건 뭐야?” 세미가 세면대 위에 놓인 것을 자세히 보며 물었다. 팥알만큼 아주 작은 잿빛의 둥그런 금속이었다. 오래 입에 물고 있었는지 여기저기 닳았다. 지수는 입안의 치약 거품을 세면대에 뱉더니 심드렁하게 대답했다. “납이요.” “납? 그걸 왜 입에 넣고 다녀?” 지수는 그런 걸 왜 묻냐는 듯 이상한 표정을 지었다. “아파야 하니까요.” --- p.314 |
“설화 속 신들이 저 광활한 하늘을 가리며 내려오셨을 때….”
한국 설화를 러브크래프트적 공포 문법으로 재해석하다. 코스믹 호러는 유명 소설가 H.P 러브크래프트를 필두로 창시된 공포 장르의 한 유형이다. 코스믹 호러는 ‘감당할 수 없는 우주적 존재'를 마주하게 되어 인간이 인식하기 힘든 저변의 아득한 공포를 느끼게 되는 과정을 그린다. H.P 러브크래프트는 ’크툴루 신화‘라는 악신들을 창조하여 그 공포를 구체적으로 형상화 했다. 크툴루 신화에서 묘사되는 신적인 존재들은 코스믹 호러 장르뿐만 아니라 《헬보이》 《디아블로》 《워해머》 등 유명 서브컬처 콘텐츠 전반에 커다란 공헌을 했다. 그러나 이렇게 유명한 크툴루 신화에 문제가 없는 건 아니다. 러브크래프트의 소설에서는 서구사회와 다른 이질적인 동양문화가 타자화되면서 ‘악’을 숭상하는 집단이나 야만의 대상으로 묘사되곤 했다. 이 앤솔로지는 오리엔탈리즘에 대한 편견적인 틀을 깨면서 동시에 한국 설화로도 충분히 코스믹 호러를 창조할 수 있다는 발상하에 시작되었다. 제주도 경우, 한국에서 지형적·기후적 특이성과 지정학적인 상징이 존재하는 곳이다. 한국의 대표적인 큰 섬이라는 것, 큰 섬이라는 이유로 나타나는 제주도만의 특유 지형과 기후 등이 그것이다. 또한 제주도에는 고유 설화의 흔적이 많이 남아 있는 지역이기도 하다. 역사적으로 살펴봤을 때도 다양한 사연이 존재하는 지역이다. 이 앤솔로지는 설화적인 존재와 그 신을 숭상하는 집단을 오로지 악의 대상으로 그려내는 서사가 아닌, 역사적 비극이나 인간의 욕망에 따른 결과, 사이비 종교 문제 등에 이르는 한국사회를 바라보는 다양한 주제의식과 결합하여 코스믹 호러의 새로운 면모를 보여주고자 했다. 장르소설 대가들이 그리는 6편의 우주적 공포! 광기의 정원_전건우 잠이 오지 않는 어느 새벽 두 시, 최에게 불안한 전화가 걸려온다. 수 년 전 행적을 감췄던 동료 민속학자 김동호 교수의 연락이다. 김동호는 사랑하는 딸과 아내가 사망한 뒤로 기괴한 인물이 되었다는 소문이 무성했는데…. 김동호가 걱정되어 제주도를 찾은 최 교수. 김동호는 설화 속에서나 나올 법한 장소인 ‘서천꽃밭’을 찾고 있다는, 아니 실제로 찾았다고 하는 어이 없는 이야기를 한다. 죽은 사람을 살린다던 ‘환생꽃’을 원한다고 하는 김동호. 과연 이계와 연결됐다던 서천꽃밭이 존재하는 걸까? 마침내 최 교수는 서천꽃밭을 찾아 김동호와 연구진들을 따라 깊은 산속 동굴로 들어선다. 그리고 예상과는 전혀 다른 지옥도가 펼쳐진다. 단지_전혜진 제주도 출신이자 제주도에서 학교 선생으로 일하고 있는 친구 세빈을 만나러 온 친구 둘, 하린과 주연. 세빈은 출근을 하고, 하린은 그림을 그리고, 주연은 문자 그대로 빈둥거리며 지낸다. 어느 날 하린과 주연이 산 쪽으로 산책을 하다가 연못을 발견하고 물장난을 친다. 그곳에서 새끼줄로 꽁꽁 싸매어져 있는, 단지 하나를 발견한다. 단지를 꽁꽁 싸맨 새끼줄이 풀린 순간, 하린과 주연은 아득한 어둠을 본다. 마치 그 작은 단지가 우주를 담고 있어, 그 안에서 무한한 어둠이 쏟아져 나온 것처럼…. 그 단지는 한 무당이 제주도에 잠든 거신, 저승할망을 일깨우기 위한 도구였는데. 수산진의 비밀_정명섭 조선의 선비, 박시혁은 불의한 일로 제주도 수산진에 유배를 당한다. 사람의 얼굴을 한 물고기가 헤엄을 치고, 사람의 팔다리가 나온 뱀이 있다느니 온갖 불길한 소문이 많은 제주도. 심지어 양반으로써 자세를 낮추고 조용히 있으라는 이야기를 듣는다. 박시혁은 수산진이라는 마을로 향하게 된다. 수산진은 생활이나 기후, 언어가 육지와는 전혀 다르고, 이들은 감히 성리학을 비롯한 조선시대의 유교적 원리조차 이해하지 못한다. 세상에 혼자 남은 듯한 고독과 감시당하고 있다는 기분을 느끼는 박시혁. 어느 날 박시혁에게 은화라는 아이가 몰래 접선해오는데. 은화는 박시혁에게 수산진의 성벽 아래에서 기괴한 절규와 비명이 들린다고 한다. 수산진에 숨겨진 비밀, 그들이 믿는 신의 존재는 무엇일까. 딱 한 번의 삶_황모과 자살을 하기 위해 배에서 뛰어내린 ‘나’. 눈을 떠보니 외딴 섬이다. 섬에는 누구도 살았던 흔적은 보이지 않는다. 다만 정체불명의 여신 초상화가 그려진 사당 뿐. 제단에는 연기가 모락모락 올라오는 밥이 있다…. 정신없이 밥을 먹은 ‘나’는 이제 어찌해야할지 고민 중인데, 한 여자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바닷가로 나가니 임신한 여자가 울부짖고 있다. 겨우 여자를 달랜 ‘나’는 함께 이 섬이 전설의 섬 ‘이어도’라는 걸 알게 되고, 섬에서 살아나갈 방도를 획책해보려 한다. 그런데 이 여자, 뭔가 수상할 정도로 익숙하다. 뱀무덤_김선민 대학원 조교인 ‘나’는 급한 지도교수의 호출로 제주도의 작은 섬 중 하나로 떠난다. 뱀신을 숭배하던 석상과 제사상이 보이는 불길한 섬. 그리고 일반 유적지를 탐사 한다기에는 탐험대원들이 너무나 많다. 뭔가 이상하지만 만장굴처럼 새로운 유적을 찾아낸 줄로만 알고 지도교수를 따라 깊은 동굴로 들어가는 ‘나’. 그런데 동굴의 끝이 보이지 않는다. 지도교수 잘못만난 대학원생의 코스믹 호러 고군분투기! 영등_사마란 제주도 깊은 산자락에 존재하는 영등마을에 도착한 세미. 고아원에서 자란 세미가 의지할 사람이라고는 남편인 효승뿐이다. 영등마을은 남편의 고향으로 ‘영등님’을 모시며 살아가는, 아주 평화로운 마을 공동체다. 세미는 처음 받아보는 과한 친절과 부족함 없는 삶의 모습에 감명 받는다. 다만, 또래의 젊은 여성이 없고, 효승이 자꾸 사라지는 게 이상할 뿐이다. 세미는 마을에서 유일한 또래인 지수를 발견하는데. 감시라도 받는 것처럼 지수의 곁에는 사람이 떠날 생각을 하지 않는다. 세미는 지수가 ‘차기 영등’이었다는 말을 우연히 듣게 되는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