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장메뉴
주요메뉴


소득공제 베스트셀러
미리보기 파트너샵보기 공유하기

유령의 마음으로

리뷰 총점9.4 리뷰 7건 | 판매지수 14,268
베스트
한국소설 40위 | 소설/시/희곡 top100 2주
[작가를 찾습니다] 미리 만나는 "한국 문학의 미래가 될 젊은 작가" - 김멜라
[YES24 단독] 최근담 오디오북 출시!
[2023년 문학 읽기] 새로운 문학을 읽을 결심 - 트레이 증정
2월의 굿즈 : 산리오캐릭터즈 독서대/데스크 매트/굿리더 더플백/펜 파우치/스터디 플래너
내 최애 작가의 신작 '최신작' 먼저 알림 서비스
소장가치 100% YES24 단독 판매 상품
월간 채널예스 2023년 2월호를 만나보세요!
쇼핑혜택
현대카드
1 2 3 4 5

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03월 25일
쪽수, 무게, 크기 284쪽 | 258g | 115*205*14mm
ISBN13 9788937442698
ISBN10 8937442698

이 상품의 태그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MD 한마디

[능청스러운 환상과 단단해진 마음들] 2019년 문학사상 신인상을 수상한 임선우의 첫 소설집. 능청스러운 환상을 매개로 삶을 단단하게 가꿔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모았다. 이상해질 대로 이상해진 세계에서 "한 치의 오차도 없는 완전한 이해"가 발생하는 기적같은 순간들을 만나본다. -소설 MD 김소정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유령의 마음으로 7
빛이 나지 않아요 33
여름은 물빛처럼 73
낯선 밤에 우리는 107
집에 가서 자야지 139
동면하는 남자 177
알래스카는 아니지만 205
커튼콜, 연장전, 라스트 팡 235

작가의 말 261
작품 해설
마음을 살려 내는 이야기_황예인(문학평론가) 264
추천의 글_박솔뫼(소설가) 279

저자 소개 (1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나는 유령의 우는 얼굴을 바라보았다. 나에게 도달하지 못한 감정들이 전부 그 안에 머무르고 있었다. 나는 손을 뻗어 유령의 두 눈에서 뚝뚝 떨어지는 눈물을 닦아 주었다. 손에 닿지는 않았지만 분명 따뜻했고, 너무나 따뜻해서, 나는 울 수 있었다. 대체 어떤 유령이 눈물까지 흘리는 거야. 내가 말했다. 나는 유령이 아니니까. 유령은 우는 와중에도 그렇게 말했다. 잠시 뒤에 유령이 나를 끌어안았는데, 그것은 내가 태어나서 처음으로 받아 보는, 한 치의 오차도 없는 완전한 이해였다. 여기까지인 것 같아. 안긴 채로 내가 말했을 때 유령은 그래, 라고 대답해 주었다.
--- 「유령의 마음으로」 중에서

그 뒤로도 라디오에서는 짧은 사연들이 지나갔다. 슬프지도 재밌지도 않은 사연들을 산과 나는 계속해서 들었다. 어느 순간에는 푸르른 냄새가 방 안을 가득 채웠는데 산을 쳐다봤을 때 산은 울고 있지 않았다. 산은 이제 울지 않고도 푸르른 냄새가 나는구나. 그 냄새를 맡고 있으니 수로 앞에 서 있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흐르는 물을 보지 않아도 시간이 지나가고 있다는 것을 알 것 같은 기분. 산과 나는 이제 슬픈 마음 없이도 누군가를 그리워할 수 있었다.
--- 「여름은 물빛처럼」 중에서

내가 처음으로 파견된 집은 삼대가 사는 아파트였다. ‘이경순, 82세, 병환으로 인한 고통에서 벗어나 바다로 가고 싶음.’ 고객 정보란에는 간략하게 적혀 있었다. 초인종을 누르자 이경순 씨 딸이 문을 열어 주었다. 그를 따라 안방으로 들어가 보니 전날 기사가 와서 설치하고 간 욕조 높이의 낮은 수조와 이경순 씨가 있었다. 내가 인사를 건네자 이경순 씨는 나에게 누구냐고 물었다. 도우미라고 대답하자 그는 또다시 내게 누구냐고 물었다. 할머니께서 해파리가 되실 수 있도록 도와드릴 거예요, 설명했지만 그는 계속해서 내가 누구인지 물었다.
--- 「빛이 나지 않아요」 중에서

줄거리 줄거리 보이기/감추기

유령의 마음으로
▶ 어느 날, 일하던 빵집에 나와 똑같이 생긴 유령이 나타났다. 유령의 능력이라면 그저 나의 마음과 완벽히 똑같은 감정을 느낀다는 것. 유령과 모든 일과를 함께해 가며 나는 유령의 마음과, 그와 똑같이 생긴 나의 마음과 비로소 마주하게 된다.

빛이 나지 않아요
▶ 닿기만 해도 해파리로 변하게 만드는 변종 해파리가 나타났다. 변종 해파리는 바닷속에서도 환한 빛을 뿜는다. 그 빛은 사람을 홀려 해파리로 변하고 싶도록 만든다는 소문이 돈다. 자진해서 해파리가 되기를 원하는 사람들을 돕는 일자리를 갖게 된 나는 한 고객의 곁을 지키며 오래 이야기를 나눈다.

여름은 물빛처럼
▶ 어느 날 방 문을 열자 나무로 변해 가는 낯선 이가 내 방에 뿌리를 내리고 있었다. 그의 이름은 산. 나는 산의 부탁대로 일주일 동안만 그가 내 방에 머무는 것을 허락한다. 산이 불편하기만 하던 나는 이내 산의 뿌리에 물을 주고 그와 커피를 나누어 마시고 함께 라디오를 들으며 시간을 보낸다.

낯선 밤에 우리는
▶ 나는 난임 클리닉에 다니며 자주 지나던 신촌역 앞에서 중학교 때 친구 ‘금옥’을 만난다. 등에 커다란 십자가를 메고 전도 중인 금옥. 오래전 어색하게 멀어졌던 금옥은 나를 자신의 집에 데려가 음식을 해 준다. 그 이후 둘은 매주 따로 약속을 하지 않고도 신촌역 앞에서 만나 금옥의 집에서 함께 식사를 하고, 서로에 대해 천천히 다시 알아간다.

집에 가서 자야지
▶ 나는 ‘조’에게서 반려 도마뱀 ‘김재현’이 사라졌다는 연락을 받는다. 김재현을 찾기 위해 건물 배관을 모두 뒤지던 조는 윗집에서 도마뱀이 발견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그를 찾아가 청소를 해 주는 대신 도마뱀을 찾아봐도 괜찮겠느냐고 부탁한다. 몇 차례의 방문에도 김재현은 보이지 않고, 나와 조, 그리고 윗집 주인은 점점 친밀한 관계가 된다.

동면하는 남자
▶ 극단이 망하고, 대행 아르바이트를 하던 나는 어느 날 수상한 남자의 의뢰를 받는다. 자신이 변온동물이 되어 동면에 들어가야 하니, 땅에 묻히는 것을 도와주면 1천만 원을 주겠다는 의뢰였다. 나는 그의 부탁 앞에 고민에 빠진다.

알래스카는 아니지만
▶ 문득 발바닥이 따가워 바닥을 살펴보니 요구르트 빨대가 바닥을 뚫고 나와 있다. 빨대를 뽑아 버리고 며칠 뒤 아랫집 여자가 찾아와 혹시 빨대를 못 보았느냐고 묻는다. 자꾸만 천장에서 흰 가루가 떨어져 어쩔 수 없이 꽂아 둔 빨대라는 것. 나는 식탁에 마주 앉아 여자의 이야기를 듣는다.

커튼콜, 연장전, 라스트 팡
▶ 늦은 밤 편의점에 가다 돌풍에 떨어진 중국집 간판을 맞고 즉사한 나는 저승사자로부터 100시간의 유예 시간을 부여받고 이승을 떠돌게 된다. 마지막으로 들를 장소가 마땅히 떠오르지 않아 동네 카페에 자리를 잡은 나는 옆 테이블에서 오늘 저녁 콜드플레이 내한 공연이 열린다는 소식을 엿듣고 그리로 향한다.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우리가 사는 곳은 이미 이상하니까

삶에 어떤 일이 일어나도 임선우의 인물들은 기꺼이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다. 자신과 똑같이 생긴 유령이 빵집 카운터에 엎드려 자고 있을 때에도 ‘나’는 잠시 놀랄 뿐, 그날부터 유령과 모든 것을 함께한다.(「유령의 마음으로」) 변온동물로 변해 버린 자신이 겨울잠을 잘 수 있게 야산에 묻어 달라는 낯선 남자의 요청에도 ‘나’는 잠깐 고민에 빠질 뿐, 삽을 들고 남자와 함께 산을 오른다.(「동면하는 남자」) 무슨 일이 일어나도 곧장 수용하곤 하는 ‘나’의 모습에서 우리는 거꾸로 이미 이상해질 대로 이상해진 세계를 떠올리게 된다. 인물들이 어떻게 이렇게 아무렇지도 않을 수 있지 생각하다가도 우리가 현실 속에서 겪어 낸 보다 극악하고 충격적인 일들을 기억해 낸다. 이런 세계에서라면 작은 환상쯤, 믿지 않으리라는 법이 없는 것이다. 결국 우리는 인물들의 기꺼운 마음에도, 놀라운 적응력에도 이내 끄덕거리게 된다.

누군가를 골똘히 생각하는 이의 신중한 얼굴

『유령의 마음으로』의 인물들은 골똘한 얼굴을 하고 있다. 다만, 소설이 시작될 때에는 자신의 막막한 현실에 매몰되어 고민이 가득한 얼굴이었다면, 소설이 끝날 때쯤에는 누군가를 깊이 생각하느라 골똘해진 얼굴이 된다. 고된 삶에 치여 무거웠던 표정이 누군가를 사랑하고 위하는 데 열중하는 얼굴로 변해 가는 것. 인물들의 내면에 이렇듯 중대한 변화가 일어나는 미묘한 순간을, 임선우의 소설은 세밀하게 포착한다. 「커튼콜, 연장전, 라스트 팡」의 ‘나’는 돌풍에 떨어진 중국집 간판에 맞아 즉사한 뒤 이승에서 부여받은 마지막 100시간 동안 ‘나’의 염원 대신 처음 만난 유령의 꿈을 이뤄 주고자 분투한다. 아이돌이 꿈이었던 그 유령의 노래를 도시 구석구석 울려 퍼지게 하는 데 성공하자 ‘나’는 영영 모를 것 같던 자신의 꿈에 대해서도 비로소 짐작해 보게 된다. 「빛이 나지 않아요」의 ‘나’는 꿈을 포기하고 얻은 직장에서 만난, 해파리로 변해 가는 고객의 이야기를 들으며 그를 가장 인간답게 만드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에 잠긴다. “지선 씨가 보았을 빛, 단 한 번의 빛만을 생각할 것이다.”라는 마지막 문장의 다짐처럼, 그 생각은 ‘나’의 삶이 잃어버린 빛까지 밝혀 준다.

나의 삶을 튼튼히 가꾸려는 이의 단단한 얼굴
임선우의 인물들은 다른 이들에게 조심스레 곁을 내어주면서도 자신의 삶을 돌보는 일을 소홀히 하지 않는다. 상대가 겪었을 슬픔의 크기를 짐작하고, 자신도 그만큼의 슬픔을 내보일 수 있게 되었지만 그들은 서로에게 온전히 의지하기보다는 각자의 삶을 튼튼하게 가꾸기로 한다. “그들은 제힘으로 각자의 시간을 통과하고 있으며, 그 제힘 덕분에 상대를 적절한 거리에 둔 채 공존할 수 있는 것”이라는 평론가 황예인의 해설처럼 인물들은 변함없이 자기 삶의 자리를 지킨다. 「여름은 물빛처럼」의 두 인물, ‘나’와 ‘산’이 각자 사랑하는 사람이 죽거나 사라진 아픔을 안고도 서로 덤덤히 그날의 일과를 나누는 것처럼. 「낯선 밤에 우리는」의 두 친구가 자주 만나 함께 밥을 먹으면서도 말하기 어려운 서로의 어려움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는 것처럼. 임선우가 내보이는 적당한 온기의 관계는 현실의 어려움, 잔뜩 엉킨 관계 속에서 휘청거리는 이들에게 정답 같은 장면이 되어 준다. 그가 제시한 관계 안에서라면 우리는 쓰러지지 않고, 오랫동안 잘 서 있을 수 있다.

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어쩌면 임선우의 소설은 소박한 일상을 보내는 인물들이 환상적인 상황과 만나게 되는 이야기라고 읽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 설명도 맞겠지만 나는 거기에 섬세하게 쌓아 온 장면에서 순간적으로 못이 하나 빠지면서 혹은 물방울이 하나 떨어지면서 생기는 틈이 매력적인 소설이라고 덧붙여 말하고 싶다. 내가 좋아하는 장면들이 꼭 그랬으니까.
- 박솔뫼 (소설가)

어떻게 죽어 버린 마음이 다시 살아날 수 있을까? 아무것도 느끼지 못하고 무엇도 바라지 않는 그런 상태로부터. 이 세계에 머무르는 동안 우리에게는 그저 마음을 살리려는 데 전념하는 이야기가 필요하고, 이 작가는 어김없이 그런 이야기로 우리의 마음을 살려 낼 것이다.
- 황예인 (문학평론가)

회원리뷰 (7건) 리뷰 총점9.4

혜택 및 유의사항?
포토리뷰 잔잔해 보이지만 출렁대는 일상처럼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지*공 | 2023.02.03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나는 이제 슬픔이 자꾸만 사람들을 우스꽝스럽게 만든다는 걸 알아.“”왜 사람들은 슬픔을 자처하 는 걸까. 자처하지 않아도 세상에 슬픔은 넘쳐 나는데.“유령으로 시작해서 유령으로 끝나는, 소소하고 덤덤하고 희한(?)하지만 책 페이지 줄어드는 것이 아까웠던 작품. 내가 요즘 한국 문학을 좋아하는 이유가 이 작품같은 감성때문인듯.포근한 침대에 앉아 따뜻하게 이불을 덮고 읽;
리뷰제목
“나는 이제 슬픔이 자꾸만 사람들을 우스꽝스럽게 만든다는 걸 알아.“

”왜 사람들은 슬픔을 자처하 는 걸까. 자처하지 않아도 세상에 슬픔은 넘쳐 나는데.“



유령으로 시작해서 유령으로 끝나는, 소소하고 덤덤하고 희한(?)하지만 책 페이지 줄어드는 것이 아까웠던 작품. 내가 요즘 한국 문학을 좋아하는 이유가 이 작품같은 감성때문인듯.
포근한 침대에 앉아 따뜻하게 이불을 덮고 읽다가 스르르 잠들면 좋을 것 같은 안정감이 좋았다.



이 책의 특이한 점은 사물을 인물로 표현한 점이다. 어느날 나타난 유령은 나와 똑같이 생겼는데 유령이 아니란다, 갑자기 해파리가 되는 사람들 중 사람의 내면을 유지하는 해파리와 조우, 낯선 사람이 나의 원룸에서 뿌리를 내리고 굳어버려 나무가 되어버린 일, 개구리처럼 동면을 위해 자신을 묻어달라는 남자를 만난 일.

비일상적인 상황이 이질감 없이 일상적인 것 처럼 읽혔다. 그런면에서 저자의 뻔뻔함이 아주 매력적인 책이다. 중간 중간 저자의 위트에 웃음도 났다.
등장인물의 감정을 강조없이 그냥 썼을 뿐인데 책을 덮으면 그 감정이 밀려와서 여운을 진하게 느꼈다.

약간 환상소설 느낌도 있어서 지루함도 없고 그렇다고 너무 환상적인 느낌도 아니라서 깔끔했다.
얼른 다음 작품을 읽어보고싶다.





댓글 0 이 리뷰가 도움이 되었나요? 공감 0
구매 포토리뷰 유령의 마음으로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YES마니아 : 로얄 스타블로거 : 골드스타 컬**드 | 2022.11.13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빛이 나요. / p.70   자기 주장이 강했던 청소년기와 이십 대 초반 정도 무렵에는 인상이 안 좋게 각인이 된 사람이면 곧 죽어도 안 보고 인연을 끊었다. 어떻게 보면 사람에 대한 호불호가 강한 스타일이기도 하고, 또 다르게 보면 사람 사이의 관계에 미련이 없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이게 비단 사람뿐만 아니라 책에 대한 호불호도 그랬다. 내 성향과 맞지 않는;
리뷰제목

 

빛이 나요. / p.70

 

자기 주장이 강했던 청소년기와 이십 대 초반 정도 무렵에는 인상이 안 좋게 각인이 된 사람이면 곧 죽어도 안 보고 인연을 끊었다. 어떻게 보면 사람에 대한 호불호가 강한 스타일이기도 하고, 또 다르게 보면 사람 사이의 관계에 미련이 없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이게 비단 사람뿐만 아니라 책에 대한 호불호도 그랬다. 내 성향과 맞지 않는 작가나 장르는 곧 죽어도 보지 않았다. 남들은 왜 이렇게 음식처럼 책을 편독하냐고 말하기는 했지만 듣지도 않았던 것 같다. 그래서 어렸을 때부터 나의 선호 장르는 소설보다 비소설, 비소설 중에서도 철학과 심리학을 비롯한 인문사회 관련 도서들이었다.

 

시간이 지나 지금은 많이 달라졌다. 성격도 나름 유해져서 사람도 세 번 이상은 보고 판단해야 하며, 마음에 들지 않은 점이 있더라도 참는 습관이 생겼다. 사회생활을 하다 보니 언제나 마음 맞는 사람과 만날 수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된 탓이다. 또한, 독서 취향도 다양한 간접 경험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어 별로 내키지는 않지만 시간이 될 때마다 그동안 읽지 않았던 장르를 읽어가고 있다. 그게 대표적으로 SF 소설과 한국 현대 소설, 해외 고전 작품이 그렇다. 

 

이 책은 임선우 작가님의 단편 소설집이다. 관종이라는 주제로 읽었던 소설집 중 임선우 작가님의 한 작품이 실렸다. 전체적으로 좋게 기억에 남았지만 강렬하게 남은 작품들이 많다 보니 그 작품이 뇌리에 크게 남지는 않았었던 것 같다. 그래도 부정적인 감정보다는 상대적이고도 개인적인 감상이었기에 이번 기회에 다시 읽고 싶어 찾던 중 단편집을 보았다. 편독을 고치고자 같은 작가님의 작품 세 번 정도는 읽자는 생각이 들어서 이렇게 읽게 되었다.

 

이전에 읽었던 단편 소설 <빛이 나지 않아요>를 포함해 총 여덟 편의 작품이 실렸다. 반가운 마음으로 재독을 하기도 했고, 새로운 소설은 신선했다. 인물들의 상황 자체는 너무나 현실적이고도 절망스러워서 크게 공감이 되었지만 큰 틀 하나씩은 앞으로도 생기지 않을 비현실적인 전개여서 호기심을 가지고 후루룩 읽게 되었다. 특히, 소설 페이지 수 자체가 얇고, 책 자체가 작은 편이어서 부담 없이 가볍게 읽기에 너무 좋았다. 

 

개인적으로는 <집에 가서 자야지>와 <커튼 콜, 연장전, 라스트 팡>라는 작품이 가장 뇌리에 강하게 남았다. <집에 가서 자야지>는 애완 도마뱀을 매개로 친구가 된 세 남자의 이야기이다. 조와 화자는 친구이며, 조가 키우는 김재현이라는 이름의 도마뱀이 화장실 하수구로 사라지게 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조는 윗집의 정우라는 남자가 도마뱀을 보았으며, 이를 처리하기 위해 방역 업체를 부른다는 이야기를 듣게 된다. 청소 업체 직원으로 위장한 화자와 조는 정우의 집에서 김재현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를 하였으나, 도마뱀 김재현은 나타나지 않았다.

 

처음에는 김재현을 도마뱀 이상의 가족으로 생각하는 조의 마음에 집중을 하면서 읽었다. 하지만 읽고 나니 다른 생각이 들어 깊이 남았던 작품이었다. 김재현을 찾기 위해 조와 화자가 정우의 집에 방문했을 때에는 그야말로 쓰레기장이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될 정도였는데 정우는 조와 화자를 만나면서 조금씩 인간으로서 다시 살아가게 된다. 비록 김재현의 행방은 찾지 못했지만 새로운 친구를 만나게 되고, 그 친구에게 다시 희망을 주었다는 점에서 어쩌면 조가 의도와 다르게 가족 김재현이 아닌 친구 정우를 살리게 했던 것은 아니었을까. 거기에 전혀 예상하지도 못했던 결말로 끝나게 되어서 그것도 뭔가 느낌이 묘하게 남았다.

 

<커튼 콜, 연장전, 라스트 팡>은 유령이 된 한 여자의 100 시간을 담은 이야기이다. 화자는 떨어지는 간판에 맞아 죽게 되고, 비둘기가 날라와 이승에서 머물 100 시간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다. 그러나 화자는 바로 저승으로 가게 해 달라고 요구하였으나 무조건 24 시간은 이승을 지켜야 한다는 규칙 아래 이승의 여기저기를 떠돈다. 그러다 아이돌 연습생이었던 이랑이라는 유령을 지하철 창고에서 만나게 된다. 이랑은 어처구니없게도 청소기 안으로 빨려들어갔고 거기에서 나올 방법도 없이 100 시간을 기다리는 중이라고 했다. 화자는 이랑을 어떻게든 구해 주고 싶은 마음에 노력하지만 결과는 좋지 못했고, 결국 창고 안에서 이랑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시간을 보낸다.

 

가장 좋아하는 류의 소설 내용이어서 공감하면서 읽었다. 어이없게 간판에 맞아 죽었지만 원래 삶에 큰 미련이 없었던 듯하다. 유서를 작성했었다는 점을 보면 죽음을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들었다. 오죽하면 저승에 빨리 가게 해 달라고 했을까. 그러던 화자가 이랑을 만나면서 조금 생각이 바뀌는 지점을 보면서 나 역시 화자에 대한 시각을 다르게 보았다. 어쩌면 화자는 시간을 함께 보내고 싶었던 사람이 없었기에 미련을 가질 일이 없지 않았을까. 마치 경험을 많이 해 본 사람이 시간의 소중함을 아는 것처럼 외로웠던 화자는 삶에 대한 소중함을 인지하지 못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부분이 안타까우면서도 와닿았던 것 같다. 

 

단편을 쭉 읽고 나니 프라푸치노를 마시고 다음에 핫초코를 먹는 느낌이 들었다. 상황뿐만 아니라 등장 인물들의 마음 역시도 냉탕과 온탕을 왔다갔다 이동하는 듯했다. <동면하는 남자>에서 화를 내는 남자에게 침을 뱉으면서도 그를 찾아가는 화자, <빛이 나지 않아요>에서 감정 소모 없이 자신의 업무를 하더라도 김지선 씨를 지키는 화자, <알래스카는 아니지만>에서 들개를 사냥할 생각을 하지만 결국에는 이를 실행시키지 못하는 화자 등 모든 인물들이 상황이나 배경으로 인해 조금은 폭력적이고도 잔인하게 행동하지만 자신들의 마음에 들어오는 사람들과 동물, 식물들에게는 한없이 따뜻한 시선을 보낸다는 점에서 인류애가 충전되는 듯했다. 불안하고도 좌절이 느껴지는 사람들의 삶 역시도 배경에서 만들어진다는 점에서 씁쓸함을 느끼기도 했다.

 

그냥 지나갔으면 몰랐을 작품을 이렇게 모아 다시 읽다 보니 그 매력이 한층 두텁게 와닿았다. 전에 읽었던 임선우 작가님의 단편 작품은 대진운의 문제였을지도 모르겠다. 충분히 좋은 작품이라는 사실을 이번 기회로 크게 깨닫게 되었다. 이렇게 놓칠 뻔한 이야기를 새로운 감동으로 읽을 수 있어서 좋았다.

댓글 0 이 리뷰가 도움이 되었나요? 공감 0
파워문화리뷰 [유령의 마음으로] 살아도 사는 것 같지 않을 때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YES마니아 : 골드 스타블로거 : 골드스타 키* | 2022.10.07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인간이 아니라 차라리 유령으로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있을까. 유령 같은 초자연적 현상을 믿지 않기 때문에 유령이 되고 싶은 마음을 품어본 적은 없지만, 유령처럼 엄연히 그 공간에 있는데도 없는 것과 같은 취급을 당할 때 혹은 살아도 사는 것 같지 않고 그렇다고 죽을 용기는 없다는 사실을 자각할 때면 나 자신이 유령처럼 느껴지곤 한다.    임선우;
리뷰제목


 

인간이 아니라 차라리 유령으로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있을까. 유령 같은 초자연적 현상을 믿지 않기 때문에 유령이 되고 싶은 마음을 품어본 적은 없지만, 유령처럼 엄연히 그 공간에 있는데도 없는 것과 같은 취급을 당할 때 혹은 살아도 사는 것 같지 않고 그렇다고 죽을 용기는 없다는 사실을 자각할 때면 나 자신이 유령처럼 느껴지곤 한다. 

 

임선우의 첫 번째 소설집 <유령의 마음으로>에는 현실에서 유령처럼 살고 있거나 그러다 정말로 유령이 되어버린 사람들의 이야기가 나온다. 표제작 <유령의 마음으로>의 '나'는 빵집에서 일하던 중 자신과 똑같이 생긴 유령을 만나게 된다. 자신의 눈에만 보이는 유령과의 만남을 계기로 '나'는 그 전까지 무기력하게 반복했던 일상에 변화를 주기 시작한다. 대수롭지 않게 여겼던 손님들을 새롭게 인식하고, 지지부진한 남자친구와의 관계에 종지부를 찍는다. 어쩌면 그 유령은 나조차 몰랐던, 혹은 나도 알지만 인정하고 싶지 않았던 어떤 마음들이 발현된 총체가 아니었을까. 

 

이어지는 단편 <빛이 나지 않아요>는 가난한 뮤지션인 '나'와 남자친구가 생계를 위해 새로운 직장을 얻으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다. 몸에 닿으면 해파리로 변하는 변종 해파리가 출몰한 세상. 남자친구는 그 해파리들을 청소하는 일을 하고 '나'는 죽고 싶어 하는 사람들을 해파리로 만드는 일을 해서 그토록 원했던 경제적 안정을 얻는다. 하지만 '나'는 점점 자신이 하는 일에 회의감과 죄책감을 느끼고 그로 인해 남자친구와의 관계가 멀어진다. 살기 위해서 하는 일이 나를 살아도 사는 것 같지 않게 만드는 느낌이 무엇인지 너무 잘 알고, 그걸 안다는 게 슬프다. 

 

이 책에 실린 단편 중에 가장 오랫동안 마음에 남아있는 작품은 <낯선 밤에 우리는>이다. 난임 클리닉에 다니는 희애는 어느 날 지하철 역에서 우연히 어린 시절 친구인 금옥을 본다. 자기 몸보다 큰 십자가를 지고 전도 중인 금옥을 처음에는 외면하려 했지만, 어쩌다 보니 인사를 나누게 되었고 금옥의 집으로 초대받아 금옥이 해주는 음식을 먹게 된다. 이후 두 사람은 매주 금옥의 집에서 음식을 해먹으며 서로에 대해 알아간다. 나를 유령 아닌 인간의 존재로 만들어주는 것은 결국 타인이라는 사실을 새삼 확인하게 해준 소설이다.

댓글 0 이 리뷰가 도움이 되었나요? 공감 0

한줄평 (17건) 한줄평 총점 9.8

혜택 및 유의사항 ?
구매 평점5점
재밌어요!
이 한줄평이 도움이 되었나요? 공감 0
YES마니아 : 로얄 키* | 2023.02.03
구매 평점5점
너무 재밌고 아름다워요
이 한줄평이 도움이 되었나요? 공감 0
YES마니아 : 로얄 임*진 | 2023.01.10
구매 평점5점
싫지 않은 괴상함에 따스한 온기가 추가된 이야기.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으며 위로받았다.
이 한줄평이 도움이 되었나요? 공감 0
YES마니아 : 플래티넘 h*****n | 2023.01.07
  •  쿠폰은 결제 시 적용해 주세요.
1   11,700
뒤로 앞으로 맨위로 aniAlar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