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발행일 | 2018년 02월 09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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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224쪽 | 368g | 140*205*14mm |
ISBN13 | 9788954650212 |
ISBN10 | 895465021X |
발행일 | 2018년 02월 09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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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224쪽 | 368g | 140*205*14mm |
ISBN13 | 9788954650212 |
ISBN10 | 895465021X |
1. 나에게 2. 이상한 언니에게 3. 초딩에게 4. 다시 초딩에게 5. 언니에게 6. 과거에 사는 아이에게 7. 다시 과거에 사는 아이에게 8. 끔찍한 언니에게 9. 행운을 잡은 너에게 10. 믿기지 않는 곳에 있는 언니에게 11. 엄청난 일을 겪고 있는 너에게 12. 미래의 아이에게 13. 창피해하고 있을 친구에게 14. 엄청난 일을 해 줄 동생에게 15. 과거의 너에게 16. 은유에게 17. 과거에게 18. 미래의 은유에게 19. 이름 똑같은 ‘언니’에게 20. 고통과 시련을 준 은유에게 21. 정말정말 미안한 언니에게 22. 굳게 믿는 동생에게 23. 즐거운 하루를 보내고 있을 언니에게 24. 미래의 동생에게 25. 고마운 언니에게 26. 잘하고 있는 동생에게 27. 과거의 언니에게 28. 불쌍한 동생에게 29. 일백 퍼센트 믿는 언니에게 30. 날 걱정해 주는 고마운 동생에게 31. 또 미래 동생에게 32. 행복해하고 있을 언니에게 33. 은유에게 34. 우리 귀염둥이 은유에게 35. 이모 아닌 언니에게 36. 여전히 내 동생인 은유에게 37. 여전히 궁금해하고 있을 언니에게 38. 미래의 동생에게 39. 언니에게 40. 딸에게 41. 보내지 못한 편지_은유에게 작가의 편지 |
가슴 아리고 예쁜 이야기를 한 편 읽었다. 아름다운 구성으로 극적인 긴장감을 가질 수 있게 이끌어나간 멋진 화법을 사용하고 있었다. 시간을 거슬러 서로의 소식을 나누는 편지가 이야기의 끈으로 사용되고 있었다. 기이한 상상력이 아닌가 한다. 상상력의 폭이 대단하고, 그 상상력을 엮어나가는 솜씨가 뛰어나다. 마지막 반전은 가슴 뭉클하게 하는 연출로 이루어져 있었다. 이 이야기는 제 8회 문학동네청소년문학상 대상 작품이다. 충분히 마음에 공감으로 와 닿는다.
책은 은유가 은유에게 보내는 편지로 되어 있다. 1982년의 10살 먹는 은유와 2016년의 14살이 된 은유를 연결해 이야기를 전개하고 있다. 그 이야기 연결의 매체가 되는 것은 느리게 가는 우체통이다. 과거의 한 해가 현재엔 1달 정도로 흘러간다. 그러니 과거의 은유가 편지가 거듭됨에 따라 동생에서 언니로, 언니에서 이모로 그 호칭이 변해 간다. 그것은 다르게 흐르는 시간이 만들어 내는 결과다.
은유는 자신이 살고 있는 시간을 증명하기 위해 86년 아시안 게임, 87년 노태우 대통령 당선, 88년 올림픽 등을 과거의 은유에게 제시한다. 그리고 과거의 정보를 알려 줄 수 있음을 말한다. 그러면서 편지 때마다 과거의 정보를 준다. 그것으로 과거의 은유가 자신을 믿도록 한다. 이 편지들은 과거의 은유가 미래를 생각하면서 살도록 만든다. 미래의 얘기는 동시대를 사는 사람들에겐 비정상적으로 보이는 얘기들이다. 그래서 과거의 은유는 조금은 이상한 아이 취급을 받는다.
은유는 아버지와 둘이 살아가는데, 아버지와 소통이 이루어지지 않는다. 그리고 항상 독립을 얘기한다. 그의 독립은 1년 동안 지속해온 계획으로 집을 떠나서 살겠다는 것이다. 그것이 어느 아줌마와 결혼을 하겠다는 아버지의 이야기로 더욱 구체화 되어 간다. 은유는 그 독립을 과거의 은유에게 편지로 보낸다. 과거의 은유는 성장해 나가면서 15살이 되고, 16살이 되면서 은유와 관계가 변해 간다. 동생에서 언니가 되는 것이다. 그러면서 과거의 은유는 은유에게 가출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충고를 하는 관계가 되어 간다. 그것이 은유는 자신을 잘 알지 못하면서 간섭한다고 매우 못마땅해 한다. 편지가 오가면서 서로는 자신의 사정을 얘기하고 마음을 맞춰 나가는 모습도 보인다.
둘의 대화는 주로 가정의 얘기가 주류를 이룬다. 미래의 은유가 독립을 하겠다는 이유에는 엄마에 대해 전혀 언급을 하지 않은 아버지와의 거리, 그리고 아버지 곁으로 온 이상하게 여겨지는 아줌마 등이 있다. 은유는 아버지에 대해 앍기를 원하고 엄마에 대해 그리워한다. 그 사실을 안 과거의 은유가 알아보겠다고 하면서 정보를 요구하고, 은유는 아빠의 용모에 대해 그리고 다닌 대학에 대해 전해준다. 아버지가 과거의 언니 세대이기에 찾아볼 수 있겠다는 생각에서다. 과거의 은유도 성장해서 대학에 들어가게 되고, 은유 아버지의 과거와도 연결이 된다. 과거의 은유가 은유 아버지를 대학에서 수소문해 찾게 되고 둘의 관계가 자연스러워져 간다.
이 책은 과거의 시간들을 담고 있기에 시대적인 문제도 약간씩 언급되고 있다. 문제가 되었던 성수대교 붕괴 사건, IMF가 찾아왔던 일 등을 언급하면서 아팠던 시대적 상황을 생각해 보게 한다. 그리고 새 천 년의 출발점에 서서 당혹스러워 하던 사람들의 모습도 언급한다. 시대적 상황을 제시하는 것은 이 책의 양념에 해당하는 요소가 되리라 여겨진다. 아픈 기억들을 재생하면서 인물들의 새로운 관계를 암시하는 것으로 봐도 되지 않을까 생각해 볼 수도 있다.
편지는 과거의 은유가 성장하면서 은유 가족들을 찾는 얘기로 이루어져 간다. 결국 얘기는 종점에 가까워져 간다. 그러면서 은유가 주변의 사람들에 대해 적대적인 마음을 지워나가는 얘기들로 이루어져 간다. 아줌마에 대해서, 아버지에 대해서, 엄마에 대해서 등 가족들의 문제에 대해서 재인식을 해나가는 시간을 만들어 간다. 가출에 대해서도 다른 생각을 하는 기회가 설정된다.
마지막에 제시된 아버지의 편지는 모든 이야기가 종결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편지는 아버지의 마음과 딸에게 전해 주는 사연들이 곡진하게 들어 있다. 그것을 읽는 독자들은 가슴 아픈 사연에 눈시울을 붉히지 않을 수 없으리라. 가슴 아픈, 자식을 위해 자신의 몸까지 불태운 따뜻한 사랑이 그려진 글이다.
이 글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인물로 아줌마가 있다. 아줌마는 과거와 현재에 모두 중요한 구실을 하고 있다. 과거엔 청년으로 은유 아버지 옆에 있었던 사람이고 현재는 문제 청소년 상담의 경찰관으로 은유 아버지 옆에 있는 사람이다. 그리고 현재 아버지의 결혼 대상자가 되어 은유에겐 애증의 대상이 되어 있는 인물이다. 이 글의 포인트가 되는 ‘느리게 가는 우체통’의 이야기는 은유를 위한 아줌마의 제안으로 이루어진 재료라고 얘기되고 있다. 그래서 현실감을 자아내게 만들고 있다. 이 얘기가 비현실적인 황당함으로만 흐르지 않게 하는 기능을 한다. 참 매력적인 소재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책은 청소년들이 가지는 문제를 제시하고 있다. 가족과의 불화, 소외, 가출 등의 문제를 근원적으로 살펴보고 있다. 그리고 그 치유의 한 방법을 멋진 조각으로 꾸며내고 있다. 얘기가 참 아름답다. 해피엔딩이라고 하긴 어렵지만, 아버지와의 화해가 따뜻하게 다가온다. 단지 어머니의 절절한 마음이 가슴 아리는 얘기가 되기는 하지만 그것도 딸에게는 재생의 화사한 마음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게 한다. 청소년 치유의 이야기라 마음에 온다.
<세계를 건너 너에게로 갈게> 이 제목은 딸 은유에게 항상 어디서나 함께 할 것이라는 엄마의 곡진한 마음이 들어 있는 글귀다. 비록 세상을 달리 하고 있지만 부모의 마음은 그렇게 다함이 없음을 나타내는 것이라 여겨진다. 사랑의 깊이를 담아볼 수 있는 말이 아닐까 한다. 이 이야기를 통해 가족이라는 귀한 존재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는 기회를 가졌고, 아이들과의 소통을 마음에 담게 되었다. 좋은, 멋진 이야기를 한 편 읽었다. 오래 여운이 남는 글이다.
사춘기 작은 아이를 보며 이 아이는 엄마라는 존재를 어떻게 생각할까? 궁금할 때가 있다. 누구보다 혹독한 사춘기를 보낸 난 그 당시 엄마가 싫었다. 바로 위의 오빠와 차별하는 것도 싫었고, 뭐든 용서가 되는 오빠와 달리 나는 용서가 되지 않았던 엄마가 미웠다. 아무렇지 않게 상처를 주는 엄마의 가시 같은 말이 나를 많이 울게 했고 그래서 엄마가 살고 있는 근처에선 살지 않겠다 다짐 했던 나다. 그런 내가 엄마가 되고 보니.. 엄마의 하얀 거짓말이 뭔지, 내 자식이라도 나와 궁합이 맞는 아이가 있다는 것도 처음 알았다. 고분고분하지 않고 뭐든 따지고 드는 나라는 아이가 엄마 입장에선 결코 사랑스러운 존재는 아니었겠지. 깊은 상처와는 다르게 같은 여자 입장에서, 울 엄마를 이해할 수는 있게 되었다. 꼴랑 둘 밖에 없는 녀석들 중 더 편안한 아이가 있으니까. 나와 힘겨루기를 했던 울 엄마. 그 당시엔 너무도 미웠지만 그만큼 사랑을 갈구했던 것 같다. 이젠 그 사랑을 내 아이에게 줘야하겠지만. 그래도 감사한 것은 울 엄마가 아직 내 곁에서 사랑을 주고 계시다는 것. 자주 찾아뵙지는 못하지만 존재 자체가 감사함이다.
어찌 보면 아무것도 아닌 것 같은 존재가 엄마이면서도, 너무도 소중하고 감사한 존재가 엄마다. ‘엄마’라고 부를 수 있는 울 엄마가 있다는 것. 그게 나는 눈물 나게 감사하고 고맙다.
재혼을 앞둔 은유의 아빠. 그래서 은유는 마음이 어수선하다. 엄마라고 불러 본 적 없는 존재. 그리고 자신의 생모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모른다. 그만큼 자신을 낳아준 엄마는 비밀이 싸인 존재다. 늘 바쁜 아빠를 대신해 새엄마가 될 그 여자를 은유는 좋아할 수 없다. 그런 은유에게 아빠는 1년 뒤의 자신에게 편지를 써보라고 말한다. 그렇게 투덜되면서 쓴 편지. 그 편지는 엉뚱하게도 34년의 시간을 거슬러 1982년에 사는 또 다른 은유에게 도착한다. 이상한 글로 쓴 은유의 편지를 받고 간첩이라 의심하는 과거의 은유와 현재의 은유. 둘은 ‘행운의 동전’을 시작으로 오해가 풀리고 고민과 비밀을 터놓는 사이가 된다. 과거의 은유는 현재의 은우 엄마를 찾아보기로 하는데...
엄마라고 부를 수 있는 울 엄마가 있고, 엄마라고 부르는 아이들이 있다는 게 얼마나 행복한 것인지. 고맙고 감사하다. 내 마음 같지 않고 때론 원수보다 더 원수 같기도 하지만 곁에 있어 고맙다. 울 엄마도 그런 마음이었을까 하는 생각을 하며. 부모와 자식 관계는 애증의 관계라 했던가? 애증의 관계든 뭐든 아이들이 있어 살아갈 이유가 있고, 삶에 대한 기대도 있는 것이겠지. 내 삶의 비타민 아이가 있어 나는 오늘도 웃는다.
읽기 전 [세계를 건너 너에게 갈게]는 뭐 외국 친구와 펜팔하는 이야기인가? 했다
읽은 후 [세계를 건너 너에게 갈게]는 어마어마한 이야기를 내포하고 있었다.
정말 간만에 소설 읽고 눈물을 흘렸다. 가을이라서 그런가?
가족이라는 의미가 요즘처럼 다가오는 때도 없다.
너도나도 집콕하다보니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고 가족과 어쩔수 없이 혹은 너무 기쁘게 붙어있게 된다. 그래서인지 아동폭력 신고건수가 많이 증가했다는 뉴스를 접해서 마음이 아팠다.
15살 은유는 아빠와 처음으로 바다라는 곳을 가고 그곳에서 1년 뒤에나 도착하는 늦은 편지를 서로 쓰게 된다. 웬 닭살이고 별스러운 일인지 여지껏 친한척 안하다가 새삼 뭔일인가 모르겠다.
더군다나 여직 없었던 엄마를 이제야 새로 집에 들이겠다고 한다.
암튼 편지를 무사히 넣고 얼마후 똑같은 이름의 은유에게서 편지가 왔다.
그런데 82년도 이고 초등학생이였다. 자신의 편지를 받았다고 했다.
이게 무슨 해괴망측한 일인가?
어의가 없어서 답장을 했는데 또 답장이 왔다.
그곳은 또 몇년이 지났다. 나는 몇주밖에 되지 않았는데 그렇게 그들은 시간을 거슬러 편지를 주고 받는다. 과거는 현재보다 빨리가고 이제 현재에 있는 은유를 추월하는 나이가 되었다.
그 사이사이 서로 주고 받는 편지로 이야기는 진행된다.
[응답하라]시리즈 처럼 그때 그시절 이야기들이 나오고 2002년 로또 번호를 알려주겠다고 약속했다.
2002년은 은유가 태어난 해이다.
그렇게 깊은 영혼의 친구가 되는 사이 새엄마와 결혼은 진행되고 아빠와의 관계도 개선이 되고
친엄마 찾기 프로젝트가 활발히 진행된다.
엄마의 부재에 대한 이유를 말할 수 없었던 마지막 아빠의 편지에서 눈물 한바닥 흘렸다.
"넌 가족이 뭐 엄청 특별한 건 줄 알지? 가족이니까 사랑해야 하고 이해해야 한다고 믿지? 웃기지마. 가족이니까 더 어려운 거야. 머리로 이해가 안 돼도 이해해야 하고...
어쩌면 가족이라는 존재는 더 많이, 더 자주 이해해야 하는 사람들일지도 모르지"
"내가 여태까지 알지 못했던 커다란 세계가 쿵쿵대며 다가오는 것 같아"
"그 먼 시간을 건너 네 편지가 나한테 도착한 이유를.
너와 내가 사는 세계의 시간들이. 그 모든 순간들이 모여, 있는 힘꼇 너와 나를 이어 주고 있었다는 걸.
참 신기하게도 . 참 고맙게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