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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대에서 담배를 피우는 것은 위험하다

침대에서 담배를 피우는 것은 위험하다

[ 양장 ]
리뷰 총점9.1 리뷰 34건 | 판매지수 132
베스트
장르소설 top100 1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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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00
판매가
14,400 (10% 할인)

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1년 10월 01일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348쪽 | 398g | 125*195*20mm
ISBN13 9791191164947
ISBN10 1191164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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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D 한마디

라틴아메리카 환상문학의 새 지평을 열었다고 평가받는 마리아나 엔리케스 공포 소설집. 다양한 계급과 세대의 유령들이 여기저기 출몰하며 일어나는 정치적, 역사적, 실존적 차원의 두려움은 우리의 평온한 일상을 뿌리째 흔든다. 방심하지 말자. 엔리케스의 매혹적인 이야기에 홀리는 사이 내 주위를 배회하고 있던 공포가 틈입한다. - 소설 MD 김소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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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비아는 임대 아파트에 혼자 살았다. 그 집 발코니에는 키가 150센티미터나 되는 마리화나가 자라고 있었고, 커다란 방에는 매트리스만 깔려 있었다. 그녀는 교육청에 개인 사무실이 있었고 월급도 꼬박꼬박 받았다. 칠흑처럼 검게 염색한 머리에, 소매 폭이 손목 부분으로 갈수록 점점 넓어지고 햇빛을 받으면 반짝이는 은실로 수놓아진 인도산 셔츠만 입었다. 그녀는 올라바리아 출신인데, 멕시코를 여행하다가 감쪽같이 사라진 사촌도 있었다. 그녀는 우리의 어른스러운 친구였다. 하지만 우리는 그녀가 약해지고 망가져서 완전히 무너져 버리기를 바랐다. 그건 실비아가 언제나 우리보다 더 많은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 「호숫가의 성모상」 중에서

“다 이 빌어먹을 카트 때문이야. 그 망할 비렁뱅이의 카트 때문이라고.”
그는 몇 시간 동안 고래고래 악을 쓰다가, 또 몇 시간 동안 남의 집 대문과 창문을 주먹으로 치면서 돌아다녔다.
“그 카트 때문이야. 모든 게 그 늙은 거지 때문에 벌어진 일이란 말이야. 자, 어서 그놈을 찾으러 가야 해. 그 똥싸개 말이야. 빌어먹을 그놈이 우리한테 마쿰바의 저주를 내린 거라고.”
--- 「쇼핑카트」 중에서

“얘야, 그들은 자기들만 살려고 했던 거야. 네 언니도 마찬가지고.” 그녀는 마리엘라를 가리키며 말했다. “아주 어린아이였지만, 무서울 정도로 영악했지.” 호세피나는 숨을 참고 다리에 다시 힘을 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오래 버티지는 못할 거야. 그녀도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제발 저 우물로 달려가 그 안에 고인 빗물 속으로 몸을 던질 때까지만 버텨줘. 조금만 더 힘을 내. 그래서 끝도 없는 바닥으로 떨어져 사진과 배반을 품고 물에 빠져 죽으면 좋으련만.
--- 「우물」 중에서

“그건 마치…… 그러니까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은 일종의 망상이라는 거야. 아무튼 가끔 그 미치광이들이 실제로 존재하는 사람이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 어쩌면 도시의 광기가 인간의 형상을 하고 나타난 것인지도 몰라. 그러니까 도시의 안전판과 같은 존재인 셈이지. 만약 그들이 없었다면, 우리는 서로 물어뜯어 죽이거나 스트레스로 죽었을 거야.
--- 「슬픔에 젖은 람블라 거리」 중에서

보통의 남녀가 섹스할 때 쾌감의 절정에서 나오는 신음 소리를 듣고 느끼는 것을, 나는 망가진 심장이 뛰는 소리를 들을 때 느끼는 것이었다. 심장 박동 소리가 얼마나 다양한지 모를 것이다! 심장의 고동 소리는 사람마다 고유함이 있고 각각의 소리마다 다른 의미를 갖는다. 이 얼마나 아름다운가!
--- 「심장이여, 그대는 어디에 있는가」 중에서

이럴 줄 알았다면 시트에 구멍을 좀 더 많이 만드는 건데. 천장을 보자마자 그녀는 후회했다. 자기가 바라던 건 바로 총총하게 빛나는 별이 가득한 하늘이었다는 걸 깨달았기 때문이다. 그녀가 바라던 것은 오로지 그것뿐이었다.
--- 「침대에서 담배를 피우는 것은 위험하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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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마리아나 엔리케스라는 이야기의 심지에 다가가면 누구나 속절없이 타오를 수밖에 없다. 타는 냄새도 없고 불에 덴 자국과 잿더미도 남지 않는 아름다운 불길. 세계를 그은 자리에 출몰하는 기이한 존재들. 천연덕스러운 악의와 제정신으로 버티기 힘든 광기가 저지른 방화는, 실로 고독하고 환상적이다.
- 편혜영 (소설가)
사실 이 책은 작가가 마침표 뒤에 숨겨 둔 이야기들을 읽는 것으로 시작된다. 마리아나 엔리케스는 독자를 ‘읽는’ 자가 아닌 ‘몰래 듣는’ 자로 만든다. 고로 이 책을 펼쳐 버린 이상, 보통날 단 하나의 어긋난 사건으로 인생이 꼬여 버린 인물들을 수수방관하는, 절대적으로 나쁜 사람이 되어 버리는 것이다. 나는 그동안 이보다 더 생활과 판타지 사이에 불행을 밀착시켜 놓은 글을 본 적이 없었다. 그래서 주의 사항을 미리 적는다. 이 책의 모든 페이지에는 작가가 파 놓은 구렁텅이가 있다. 나처럼 당신도 그 깊은 여운에 허우적거리다 잠겨 보길 바란다.
- 이소호 (시인)
그녀가 만든 세계는 중심에서 몇 도 벗어난 느낌이다.
엔리케스의 이야기는 연기가 자욱하고 음란하고 눈부시다.
- 로런 그로프 (『운명과 분노』 작가)
썩어 가는 작은 유령, 심장 박동, 저주, 마녀, 고기.
이 이야기들은 모두 달콤하고 매혹적인 악몽 같다.
진짜 공포가 드러날 때까지 스산한 문장들은 꾸준하게 짜릿한 공포감을 쌓아 올린다.
- 커스티 로건 (『그레이스키퍼스 The Gracekeepers』 작가)
이 뒤틀린 이야기의 어둡고 탐욕스러운 속삭임이 좋았다.
이 글에는 분명 강력한 힘이 있다.
- 데이지 존슨 (『자매 Sisters』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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