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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 크리스하우스

메리 크리스하우스

안전가옥 오리지널-14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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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1년 12월 25일
쪽수, 무게, 크기 372쪽 | 350g | 128*195*19mm
ISBN13 9791191193336
ISBN10 1191193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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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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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은 다른 사람이 도움을 요청하면 거절하는 법이 없었다. 약간 오지랖이 섞인 성격 때문에 초중고등학교 내내 반장을 도맡아 했고 대학을 다니면서도 무슨 직책이든 마다하지 않고 맡았다. 나서기 좋아한다기보다는 그냥 천성이었다. 신발 끈이 풀린 같은 반 아이를 보면 이야기를 해 주는 성격. 그래서 호텔 내에서도 ‘도와줘요, 디테일 구’라는 말이 유행처럼 나돌았다. 절대 거절하지 않는 후배, 선배의 이미지였다. 물론 그 사건 이후로 그런 구이준은 사라지고 말았지만.
--- p.20

정신 차려. 침착해. 손님에게 실례하면 안 돼. 이준이 본분을 잊지 않고 일단 인사를 건넸다.
“저, 안녕하세요. 저는 크리스하우스 호스트, 크리스라고 합니다.”
이준의 목소리에 벽난로 앞 존재가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다행히도 일단 사람은 맞았다. 귤이 달린 트리, 아니 길리 슈트를 입고 있었다.
“자네…… 혹시 구이준이?”
2호실 손님은 이준의 본명을 알고 있었다. 뭐야. 아는 사람인가. 이준이 낯선 얼굴을 확인했다.
“누나가…… 왜 여기서 나와?”
알아보자마자 이 말부터 튀어나왔다.
“너야말로. 네가 왜 여길 들어와?”
어안이 벙벙한 건 상대방도 마찬가지였다.
“나 여기 호스튼데?”
“호스트? 그럼 구이준이가 크……리스?”
여자는 잠시 상황을 파악하는 듯 갸웃거리더니 이내 인디언 보조개가 보이게 환히 웃었다. 그 어렴풋하지만 익숙한 미소가 이준은 아주 불길했다. 역시. 크리스마스에는 결코 좋은 일이 일어나지 않는다. 이준은 또다시 다가온 징크스의 기운을 느꼈다.
--- p.42~43

전국의 미스터리한 일을 찾아다니는 〈미스터 미스터리〉의 리포터 미스터리입니다. 오늘은 제주도의 한 목장을 찾았는데요. 지난 3년간 제주도 산간에 위치한 이 목장에서 크리스마스마다 말이 죽었습니다.
2018년엔 은퇴한 경주마가 제초제 묻은 풀을 먹고 죽었고, 2019년엔 목장 밖으로 나온 말이 뺑소니 사고를 당해 죽었고, 지난 2020년엔 꽃마차를 끌던 말이 그 주인과 함께 칼에 찔려 죽었습니다. 어쩌면 아무 관련 없어 보이는 이 죽음들에 의문을 품은 소문이 돌기 시작한 건 바로 ‘산타’의 존재가 드러나면서부터입니다.
사건이 있던 날이면 이 목장 주변에서 빨간색 옷을 입은 사람의 모습이 이렇게 발견됩니다.
--- p.49~50

이 글을 읽고 있는 거기. 지금 이 말의 뜻이 뭔지 아는가?
나는 이제껏 크리스마스마다 이 목장에서 일어난 죽음을 모두 목격한 유일한 존재다.

사람들은 이제 산타가 없다고 말하지만 틀렸다.
이번 겨울에도 역시, 산타가 목장을 다녀갔고, 루돌프가 죽었다.
--- p.56

“근데. 이 사건은…….”
사뭇 진지해진 목소리에 이준이 고개를 틀어 제인을 봤다. 제인이 고심하는 표정으로 노트북 화면을 툭툭 쳤다.
“일단 알아보면 알아볼수록 앞뒤가 안 맞아. 다 말이 안 돼. 뭔가 다 수상하단 말이지.”
“그래서?”
“진실을 밝혀야지.”
“그걸 왜 경찰도 아니고 누나가 밝혀.”
“경찰이 할 일이 얼마나 많은데 이 사건을 밝히니. 이건 딱 소설가가 하는 게 맞아.”
“소설가라는 직업을 잘못 알고 있는 거 아니야?”
“피해자가 아니라 피해마잖아. 말은 말을 못해. 그렇다는 건 이 사건을 풀 수 있는 건. 오로지. 나의 이 타고난 상상력뿐이라는 거지.”
제인의 목소리에는 자신감에 확신까지 담겨 있었다.
“무고히 죽어 온 말들을 위해 내가 모든 사건의 범인을 찾아낼 거야.”
“무슨 수로.”
“너 내 촉 기억하지? 내가 공부도 못하고 노래도 못하지만 정말. 이 촉 하나만은 타고났거든.”
--- p.70

주절거리는 제인의 말이 이준은 하나도 들리지 않았다. 이 모든 상황이 꿈 같았다. 아니, 꿈이라고 절실히 믿고 싶었다.
“그래서…… 경하난 할머니가 갑자기 무밭의 귀신을 잡으라고…….”
“오호! 첫 의뢰가 들어왔구만! 서둘러!”
“뭘 서둘러. 내가 뭐라고. 그걸 어떻게 해결해.”
“걱정 마라. 구난. 누나가 있잖아. 히얼! 아이! 엠! 넌 삼해리 해결사로 귀신의 정체를 밝히고 나는 살마마 사건의 진상을 밝히고!”
자신만만한 표정의 제인이 아직 열지도 않은 노트북 위로 피아노 치듯 신나게 손가락을 움직였다.
“마을 일도 해결하고! 산타도 찾고! 누이 좋고! 매부 좋고! 구난 좋고! 이장 좋고!”
--- p.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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