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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투하는 의사

타투하는 의사

: 타투가 합법화되지 못한 진짜 이유

BOOK JOURNALISM(북저널리즘) -071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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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02월 07일
쪽수, 무게, 크기 108쪽 | 136g | 128*188*20mm
ISBN13 9791191652499
ISBN10 11916524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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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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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천 건의 성형 수술을 한 의사로서 타투는 기계적 행위에 머물러 있던 삶으로부터의 일탈이었다. 무언가를 창작해 내는 예술가의 체취를 풍길 수 있다는 생각은 나를 더욱 들뜨게 했다. 자로 재듯 정형화되어 있는 성형 수술과 달리 모든 시술이 새로운 작품이 되는 타투의 세계는 순간마다 경이로웠다.
--- p.18

의료인만이 타투 및 반영구 화장 시술을 할 수 있다는 대법원의 판결이 난 1992년은 군사 정권의 분위기가 여전히 남아 있던 시기다. 사회적으로, 특히 의료계는 보수적 사고가 지배적이었다. 1990년대의 논리가 현재까지 유령처럼 사회를 지배한 결과 타투 업계 전체의 수요와 공급은 불행하게도 여전히 엇갈리고 있다.
--- p.23

백반증은 아프지 않다. 가렵지도 않다. 그러나 남에게 드러날 때 사회적 제약이 따르는 질환이다. 전염성이 없음에도 사람들이 환자 가까이 가는 것조차 꺼린다. 그래서 환자들은 몸보다 마음의 상처가 크다. 타투는 이런 환자들에게 치료가 아닌 영구적인 화장을 시도한다.
--- p.25

침습적인 시술 행위, 주입하는 잉크의 위험성 등에도 불구하고 타투 산업이 지속적으로 유지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별다른 문제가 없었다는 경험적 인식이 이미 대중들 사이에 폭넓게 쌓여 있다. 그래서 관성이 생긴다. 하던 것을 계속하는 관성은 정부가 막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물길을 돌릴 수는 있어도 막을 수 없고, 언젠가는 넘쳐서 걷잡을 수 없는 상황이 된다는 것을 정부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 p.39

인류에게 의학은 경험의 학문이고 많은 시행과 오류를 거쳐 오늘날 과학의 토대를 이루고 있다. 지금도 코로나 바이러스를 상대로 각종 의학적 시도와 실패가 반복되고 있지만 언젠가는 이 질병도 예방과 치료가 가능해질 것이다. 타투도 마찬가지다. 타투의 위험성은 관리 가능한 반면, 우리 사회에선 그 위험에 대한 과학적 연구 대신 추측과 불신만이 오랜 세월 몸집을 키워 왔다.
--- p.40

좋은 곡식을 얻기 위해서는 단지 좋은 토지와 종자만 필요한 게 아니다. 급격한 기후 변화와 병충해로부터 작물을 보호해 주는 관리가 필요하다. 그래야 일정 시간이 지났을 때 풍요로운 수확물을 얻을 수 있다. 타투도 같은 과정이 필요하다. 아무리 재능이 뛰어난 시술자라도 불법이라는 척박한 환경에서는 좋은 결과를 얻기 어렵다. 시술자들이 안심하고 일할 수 있는 투명한 환경을 만들어 줄 때야 비로소 더 섬세하고 안전한 결과물이 나온다.
--- p.80

상처는 누구나 가질 수 있다. 오늘 없다고 해도 내일 생길 수도 있다. 말과 행동에서 수많은 상처에 노출되는 게 일상인 현대 사회에선 더욱 그렇다. 그 상처를 모두 현대 의학으로 가릴 수는 없다. 타투를 바라보는 편견은, 이제 빛바랜 사진첩처럼 과거에 묻어 두었으면 한다.
--- p.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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