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격심리학》을 읽다 보면, 인간에 대한 아들러의 통찰이 매우 심오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사이사이에 마치 내 이야기 같아서 눈을 감고 싶어지는 내용이 있을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아들러의 글 속에서 나 자신을 찾아낸다면 스스로에 대한 이해가 깊어지고, 자기 자신을 다시 보게 될 것이며, 필요성을 깨달음으로써 성격을 바꿀 ‘용기’까지 얻을 수 있을 것이다.
---「프롤로그」중에서
“선생님은 심리학을 가르치는 사람이니까, 내가 지금 무슨 생각 중인지 아시겠죠?”
당연히 그런 것을 알 리가 없다. 심리학자라고 남의 마음을 읽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니까. 과연 그런 질문을 던진 학생의 목적은 무엇이었을까? 바로 상대방, 즉 나의 가치를 떨어뜨림으로써 상대적으로 자기의 가치를 높이는 데 있다. 아들러는 이것을 ‘가치 저감 경향’이라는 용어로 표현했다.
허영심이 있는 사람, 혹은 자기가 실제로 뛰어나지 못함을 알 고 있는 사람은 남의 가치를 떨어뜨림으로써 상대적으로 자기 가치를 높이고, 그럼으로써 우월감을 얻고자 한다. 아들러는 이런 경향을 ‘가치 저감 경향’이라고 표현했다.
---「1장 허영심·질투·미움」중에서
‘불안’이라는 감정을 만들어내는 사람에 관한 설명은 이렇게 시작된다. 이를테면 대인관계 같은 인생의 난제에서 도망치려 는 마음이 불안이라는 감정으로 이어지는데, 여기에서 한발 더 나아가 이 감정을 인생의 과제에서 도망치려는 결심의 버팀목으로 삼는다는 것이다. 타인과의 유대가 없으면 관계 때문에 생기는 마찰도 없으니 더 살기 쉽고 편하리라 생각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다른 사람과의 관계를 모두 끊어버리면 애당초 행복한 삶은 불가능해진다.
---「2장 소극적·불안함·두려움」중에서
범죄자를 검거해 엄벌을 내리고 갱생시키려 애쓴다 해도, 그 들이 다시 범죄에 손대지 않는다고 장담할 수는 없다. ‘이번에 는 실수로 들키고 말았지만, 다음번에는 잘해야지.’ 굳게 결심할 가능성도 있다. 아들러에 따르면, 이들은 겁쟁이다. “범죄자 가 겁쟁이”라는 아들러의 말에는 큰 의미가 깃들어 있다. 엄벌만으로는 소용없다. 엄벌만으로는 결코 갱생시킬 수 없다. 범죄 의 바탕에는 열등감의 이면인 우월 콤플렉스가 깔려 있기 때문 이다. 아들러는 열등감이 생기지 않도록 돕는 것이 범죄자 갱생에 유일한 효과를 발휘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2장 소극적·불안함·두려움」중에서
행복한 사람도 행복한 대로 또 불안해한다. 행복의 한가운데 있으면서도 ‘과연 이 행복이 언제까지 이어질까.’ 의심하기 때 문이다. 나는 손주들과 함께하는 지금의 생활이 정말 행복하다. 다만 혼자 있을 때 ‘현재 64살이니 앞으로 살날이 얼마 남지 않았겠지, 과연 손녀가 결혼할 때까지는 살 수 있을까?’ 생각하기 도 한다. 그러다 보면 지금의 행복이 언제까지고 이어질 리 없다는 불안에 휩싸여버린다. 이것이 바로 “인생의 그늘진 면을 들고” 나오는 예일 것이다.
---「3장 쾌활함·완고함·기분파」중에서
아들러는 지금까지 살펴본 성격과 마찬가지로, 정동에도 대인관계상의 목적이 있다고 보았다. 바로 “상황을 자기에게 유리하게 만들기 위해 변화를 야기하려고자 하는 인간의 목적”이다. 사람들은 보통 원인론적 관점으로 생각한다. 아이가 문제 행동을 일으켰기 때문에 화냈다고 생각하는 식이다. 반면 목적론적 관점을 지닌 아들러는 사람들이 ‘어떤 목적’을 위해 화의 정동 을 사용한다고 보았다. 상황을 자기에게 유리하게 만들기 위해 변화를 야기하고자 하는 목적이 있다고 보는 것이다.
---「4장 화·슬픔·수치심」중에서
누구든 첫 대면하는 사람과 이야기하는 중에 몇째냐고 질문하면, 그 사람의 성격이 비교적 어떨지 짐작할 수 있다. 같은 부모 밑에 태어났고, 다르지 않은 가정환경에서 자랐는데도 불구하고 왜 자녀들의 성격은 제각각 다를까? 《성격심리학》에서는 형제 관계(형제자매를 전부 포함해서 ‘형제’라고 쓰는 것이 심리학의 규칙 중 하나다.)에 대해 다루지 않았지만, 아들러는 사람이 자기 성격을 ‘선택할’ 때 ‘영향을 미치는 요인’ 중 하나로 ‘형제 관계’를 들었다. 여러 저서에서 그 영향이 부모 자식 관계보다 크다고 지적하기도 했으므로 지금부터 형제 순위가 성격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아들러의 문장을 인용하면서 살펴보겠다.
---「5장 첫째·둘째·막내·외동」중에서
소극적이라 다른 사람과 관계 맺는 것이 서툴다고 말하고, 게으른 성격이라 좀처럼 일을 시작할 수 없다며 도망치려 한다. 어느 경우든 성격이라 바꿀 수 없다고 주장하고 싶을 테지만, 성격을 바꿀 수 있다고 이해한 사람은 그 핑계로 과제에서 도망칠 수 없다.
대인관계에서 상처받고 싶지 않은 심정은 충분히 이해한다. 그러나 삶의 기쁨과 행복도 대인관계 속에서만 얻을 수 있는 것이다. 제대로 시작하면 어떤 결과가 나올지 두렵겠지만, 결과가 나온 후에 어떻게 할지 고민할 수밖에 없다. 실패를 두려워한 나머지 팔짱을 끼고 아무것도 안 하는 것보다는 과제에 돌입했으나 실패하는 것이 훨씬 낫다고 나는 생각한다.
---「마지막 장 성격이 바뀌면, 인생이 바뀐다」중에서
스스로의 얼굴을 보려면 거울이 필요하다. 이 책이 자기 자신 을 알고, 더 나아가 바꿔나갈 용기를 얻는 데 일조할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는 행복이겠다.
---「에필로그」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