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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 발행일 | 2022년 08월 20일 |
|---|---|
| 쪽수, 무게, 크기 | 232쪽 | 258g | 126*186*20mm |
| ISBN13 | 9791192421063 |
| ISBN10 | 119242106X |
- 원제이동
- e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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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이 너무 많은 어른들을 위한 심리학 (20만부 기념 리커버 에디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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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2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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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자들은 언제나 욕망을 참아내기 위해 그럴싸한 구실들을 만들어낸다. 먼 훗날 언젠가 그런 희생을 보상받을 수 있을 거라고 믿으면서. 그러나 어느 날 미래는 멈춰버리고 곧바로 계산이 이루어진다. 장담컨대, 그렇게 희생해봤자 남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 p.34
이곳에서 우리는 꿈을 꿀 수 없다. 우리는 자신의 상념이라는 감옥에서 영원히 나올 수 없는 종신형을 받은 죄인들이었다. 울 수 있었다면 그렇게 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 능력 역시 내게서 사라져버렸다.
--- p.81
“저희가 성심을 다해 선생님의 꿈을 실현해드렸잖아요. 그런데 아직도 불평을 하시는 건가요?”
“내 꿈, 내 꿈이라니, 대체 어떤 꿈을요? 저는 어떤 꿈도 없었어요! 저는 더없이 조용했고, 더없이 점잖았고, 때로 멍청하기도 했어요. 그래요, 그건 인정해요. 하지만 무언가 꿈을 꾼 적은 절대로 없었다고요.”
“음, 그럼 아주 잘됐네요. 이곳에는 더 이상 꿈이 없으니까요. 더 이상 아무런 꿈도. 영원히.”
엘리베이터 보이는 다시 콧수염을 쓰다듬기 시작했다. 나는 화내지 말자고 다짐했지만 오만하고 애매한 그의 대답에 그런 다짐은 금세 허물어지고 말았다. 이제 이판사판이었다.
“여기서 나가고 싶어요.”
“죄송합니다.” 그는 한탄스런 얼굴로 내게 말했다. “설계자들이 이곳에 출구를 만들어놓지 않았어요.”
“심사를 다시 받고 싶어요.”
“죄송합니다. 심사 코드는 변경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나는 지금까지 소중하게 간직했던 궁극의 말, 금기의 말을 내뱉기로 했다. 나는 그 존재를 단 한 번도 믿은 적이 없었지만 이런 상황에서는 어쩔 수 없었다. 나는 경제학자였고 당장 눈앞에 있는 현실을 고려해야 했다.
“신을 만나고 싶어요.”
“죄송합니다. 제가 신입니다. 바로 우리, 우리 모두가 신이죠.”
--- p.87
지옥이란 바로 타인이라고 말했던, 이제 죽음의 평안 속에 잠든 그 프랑스 철학자를 만날 수만 있다면! 지옥을 좀 겪어본 내가 생각할 때, 지옥은 바로 자기 자신이다. 타인이 우리의 관심 밖에서 사라져 잠시 스치는 대체 가능한 한낱 이미지가 되어버리면, 의식과 외부세계 사이에 보이지 않는 커튼이 드리워지듯, 우리는 어쩔 수 없이 홀로 남겨지기 때문이다.
--- p.98
나는 시스템이 내 기억 속에서 아들과의 만남을 지워버리려 한다는 것, 그리고 매우 희박한 확률로 아들과 마주칠 수 있었다는 것을 직감했다. 공항에서는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것이 좋았다(여행객에 제공되는 핸드북에 ‘모든 과도한 행동은 보안을 위협할 수 있다’고 쓰여 있다). 나는 몸부림을 쳤다. 다시는 테오를 잃지 않으리라.
--- p.151
나는 가죽 등산화도, 소렐허브를 곁들인 연어 요리도, 관능적 아름다움도, 심지어 내게서 멀지 않은 곳에 난 대기실 자리까지 모두 다 마다했다. 채워지지 않는 욕망으로 사위어버린 나는 차라리 지친 몸을 이끌고 서 있는 편이 나았다. 이렇게 지독하고 광기 어린 고집스러움이 어디서 비롯된 것인지는 알 수 없었다. 그것은 아마도 내가 영원한 체념에 빠져버리기 전에 나의 존엄을 지키고자 한 최후의 몸부림이었으리라.
--- p.158
그때 나는 캐리어 손잡이를 놓고 나의 삶, 나의 죽음, 나의 과거, 나의 희망까지 그 모든 것을 걸고 어마어마한 노력을 기울여 캐리어 바깥으로 튀어나와 컨베이어 벨트 위에 퍽 하고 엎어졌고, 회전력에 의해 그 위에 바싹 들러붙었다. 정강이뼈가 어떤 금속에 부딪힌 것 같았고 미칠 듯한 고통에 길게 비명 소리를 내지름과 동시에 브레이크의 요란한 끼익 소리가 들려왔다. 모든 것이 멈춘 것은 바로 그때였다. 적막이 단두대의 칼날처럼 툭 하고 내려와 세상을 덮쳤다.
--- p.34
이곳에서 우리는 꿈을 꿀 수 없다. 우리는 자신의 상념이라는 감옥에서 영원히 나올 수 없는 종신형을 받은 죄인들이었다. 울 수 있었다면 그렇게 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 능력 역시 내게서 사라져버렸다.
--- p.81
“저희가 성심을 다해 선생님의 꿈을 실현해드렸잖아요. 그런데 아직도 불평을 하시는 건가요?”
“내 꿈, 내 꿈이라니, 대체 어떤 꿈을요? 저는 어떤 꿈도 없었어요! 저는 더없이 조용했고, 더없이 점잖았고, 때로 멍청하기도 했어요. 그래요, 그건 인정해요. 하지만 무언가 꿈을 꾼 적은 절대로 없었다고요.”
“음, 그럼 아주 잘됐네요. 이곳에는 더 이상 꿈이 없으니까요. 더 이상 아무런 꿈도. 영원히.”
엘리베이터 보이는 다시 콧수염을 쓰다듬기 시작했다. 나는 화내지 말자고 다짐했지만 오만하고 애매한 그의 대답에 그런 다짐은 금세 허물어지고 말았다. 이제 이판사판이었다.
“여기서 나가고 싶어요.”
“죄송합니다.” 그는 한탄스런 얼굴로 내게 말했다. “설계자들이 이곳에 출구를 만들어놓지 않았어요.”
“심사를 다시 받고 싶어요.”
“죄송합니다. 심사 코드는 변경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나는 지금까지 소중하게 간직했던 궁극의 말, 금기의 말을 내뱉기로 했다. 나는 그 존재를 단 한 번도 믿은 적이 없었지만 이런 상황에서는 어쩔 수 없었다. 나는 경제학자였고 당장 눈앞에 있는 현실을 고려해야 했다.
“신을 만나고 싶어요.”
“죄송합니다. 제가 신입니다. 바로 우리, 우리 모두가 신이죠.”
--- p.87
지옥이란 바로 타인이라고 말했던, 이제 죽음의 평안 속에 잠든 그 프랑스 철학자를 만날 수만 있다면! 지옥을 좀 겪어본 내가 생각할 때, 지옥은 바로 자기 자신이다. 타인이 우리의 관심 밖에서 사라져 잠시 스치는 대체 가능한 한낱 이미지가 되어버리면, 의식과 외부세계 사이에 보이지 않는 커튼이 드리워지듯, 우리는 어쩔 수 없이 홀로 남겨지기 때문이다.
--- p.98
나는 시스템이 내 기억 속에서 아들과의 만남을 지워버리려 한다는 것, 그리고 매우 희박한 확률로 아들과 마주칠 수 있었다는 것을 직감했다. 공항에서는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것이 좋았다(여행객에 제공되는 핸드북에 ‘모든 과도한 행동은 보안을 위협할 수 있다’고 쓰여 있다). 나는 몸부림을 쳤다. 다시는 테오를 잃지 않으리라.
--- p.151
나는 가죽 등산화도, 소렐허브를 곁들인 연어 요리도, 관능적 아름다움도, 심지어 내게서 멀지 않은 곳에 난 대기실 자리까지 모두 다 마다했다. 채워지지 않는 욕망으로 사위어버린 나는 차라리 지친 몸을 이끌고 서 있는 편이 나았다. 이렇게 지독하고 광기 어린 고집스러움이 어디서 비롯된 것인지는 알 수 없었다. 그것은 아마도 내가 영원한 체념에 빠져버리기 전에 나의 존엄을 지키고자 한 최후의 몸부림이었으리라.
--- p.158
그때 나는 캐리어 손잡이를 놓고 나의 삶, 나의 죽음, 나의 과거, 나의 희망까지 그 모든 것을 걸고 어마어마한 노력을 기울여 캐리어 바깥으로 튀어나와 컨베이어 벨트 위에 퍽 하고 엎어졌고, 회전력에 의해 그 위에 바싹 들러붙었다. 정강이뼈가 어떤 금속에 부딪힌 것 같았고 미칠 듯한 고통에 길게 비명 소리를 내지름과 동시에 브레이크의 요란한 끼익 소리가 들려왔다. 모든 것이 멈춘 것은 바로 그때였다. 적막이 단두대의 칼날처럼 툭 하고 내려와 세상을 덮쳤다.
--- p.225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물질주의, 실용주의, 과도한 안정지향주의가 팽배한 이 시대를 날 선 시선으로 비판하는 흥미롭고도 철학적인 우화. 독자들은 이 소설을 통해 충격에 가까운 독서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 르피가로
소비사회, 가상현실, 고삐 풀린 신자유주의를 신랄하게 꼬집는 이 디스토피아 소설은 이 시대 가짜 자유의 민낯을 날카롭고도 유머러스하게 까발린다.
- 르프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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