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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의 문 세트

청춘의 문 세트

[ 특별구성, 전7권, 양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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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2년 04월 10일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3520쪽 | 4068g | 128*188*80m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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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권]
'강사람 기질'이라는 말이 있다. 지쿠호를 관통하여 흐르는 온가강의 강줄기에서 발생해 점차 그 주변으로 번진 탄광 지대 남자들의 독특한 기풍이다.
"이러쿵저러쿵 말하지 마라. 핑계를 대선 안 돼."
강의 남자들은 결단을 내려야 할 때 종종 그렇게 말하고 일어섰다. 남자뿐만 아니다. 지쿠호에서는 여자들 역시 남자 못지않은 기질을 가졌다.
이부키 신스케의 아버지인 주조도 자주 이 말을 입에 담았다.---p.17

조선인 남자아이는 콧물과 눈물과 피로 범벅이 된 얼굴을 일그러뜨리면서 잠시 고개를 숙였다. 그리고 땅에 무릎을 대어서 정좌를 하고 작은 목소리로 뭔가를 중얼거렸다.
"더 큰소리로 말 못해?" 누군가가 큰소리를 질렀다. 남자아이는 얼굴을 들고 외쳤다.
"일본인의 욕을 했습니다. 나는 비국민입니다."
"좋아, 일어서."
신스케는 남자아이를 일으키고 봉투에서 흘러나온 석탄을 주워서 상대방에게 주었다.
"그걸 가져가게 해선 안 되지." 아이들 중 하나가 말했다. 남자아이는 갑자기 잡아먹을 것 같은 눈으로 신스케를 노려봤다.---p.93

당시 신스케와 같은 어린아이들의 머릿속에 조선인이라는 이유로 그들을 경멸하려는 마음이 있었던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센진이나 조센진이라는 말을 하면서 얕잡아 봤던 이유는 어떻게 보면 그들의 생활수준이 일반적인 일본인들보다 더 낮았고 그들의 일본어에 독특한 억양이 있었던 데다가 주변 어른들이 그들을 한 단계 낮은 인간으로 보는 유치한 의식을 반영했기 때문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그것은 지배자와 피지배자 사이에 흐르는 정치적인 우월감과는 어딘가 조금 달랐다.
신스케는 그날, 학교에서 집단하교를 할 때 혼자 빠져나와서 그 강가의 길을 따라갔다. 그는 그때 한 가지 결심을 하고 있었다. 신스케는 어젯밤 엄마 다에에게 맞은 것이 상당히 마음에 걸렸다. 다에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단지 신스케를 때렸을 뿐이었다. 하지만 신스케는 다에가 마음속으로 무엇을 느끼고 있는지 직감적으로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아버지의 아들답게 굴어야지.'
다에의 눈은 이런 말을 하고 있었다고 생각한다.
'모두가 달려들어서 한 명을 상대로 괴롭히는 것은 남자가 할 일이 아니지. 아버지에게 부끄럽지 않니?'---p.97

"그때 침수된 북쪽 갱구에 갇혀 있었던 이들은 절반 이상이 조선에서 갓 온, 일에 익숙치 못한 노동자들뿐이었습니다. 큰소리로 말할 것은 못되지만, 회사 측에서는 그런 이유 때문에 만약의 경우 우리들의 목숨을 무시해도 좋다고 생각했겠지요. 그래서 소중한 제2신갱을 폭파해서 북쪽 갱구의 물을 그쪽으로 빼내는 일은 하려고 들지 않았던 겁니다. 댁의 남편께서는 그 사실을 알고 혼자서 다이너마이트를 들고 제2신갱으로 들어갔습니다. 군대와 회사의 귀중한 재산인 신갱을 폭파하는 이상 살아 돌아올 생각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저희들은 이부키 씨 덕분에 살아났고 이렇게 일도 하면서 살아가고 있습니다."---p.114

김주열과 신스케와 다에는 달콤한 주사액을 맛보면서 얼굴을 마주 보고 웃음을 터트렸다. 한 가족이 모인 것 같은 평화로운 기분이었다. ---p.155

약간 왼쪽 다리를 끌면서 걷는 오리에와 나란히 걷고 있으면 신스케는 뭔가 부드러운 것이 몸 안쪽을 상냥하게 어루만지는 느낌이 들었다. 일부러 약간 떨어져서 걸었지만 오리에는 가끔 손등으로 눈을 문지르면서 신스케를 완전히 신뢰하는 태도로 그 뒤를 따라온다.---p.58

먼 곳을 응시하는 아즈사 선생의 뺨이 석양으로 인해 장밋빛으로 물들어간다. 신스케의 눈에 그 모습이 무척이나 아름답게 느껴졌다.---p.288

'이게 마지막이야.'
신스케는 숨 막히는 자기혐오에 빠져서 마음속으로 속삭였다.
이 행위를 할 때마다 그렇게 결심했지만 오늘도 신스케는 다른 사람의 눈을 피해 도둑고양이처럼 특활실로 숨어들었다. 신스케는 눈을 감고서 머릿속에 아즈사 선생의 얼굴을 그렸다. 이번에는 아까의 생생한 이미지가 아니라 먼 풍경 속에서 5월의 바람처럼 시원시원한 아즈사 선생의 모습이 떠올랐다. ---p.312

'도쿄에 가면 아즈사 선생을 만날 수 있다…….'
그것도 어엿한 대학생으로서 아즈사 하타에라는 여성과 교류를 할 수가 있다.
그렇게 생각하자 신스케는 갑자기 눈앞에 구름의 틈 사이에서 강한 태양빛이 내리쬐는 느낌을 받았다. 신스케는 지금까지 자신이 대학에 진학해서 도쿄로 간다는 상상을 해본 적이 없었다. 설령 류고로가 그런 말을 했다고 해도 신스케는 그다지 진학에 매력을 느끼지 못했을 것이다.
신스케는 아버지 주조, 다에, 류고로, 김주열, 그리고 다가와의 뼈 후지산으로 불린 석탄산, 가와라다케, 가라스오 고개, 그리고 이들 전부를 하나로 묶은 지쿠호라는 세계에 강한 애착을 가지고 있었으며 자신은 아버지처럼 이곳에서 죽게 될 거라고 맨 돃음부터 아무런 의심 없이 믿고 있었기 때문이다.---p.335

오리에는 콤팩트를 꺼내서 화장을 고친다. 그리고 신스케를 올려다보고 빙그레 웃음을 지어보인다. 아주 예뻐졌구나, 하고 신스케는 생각했다.
사실은 그런 드레스를 입고, 입술을 빨갛게 칠하고, 뭔지 모를 좋은 냄새를 풍기는 오리에가 상당히 매력적으로 보였다.---p.446

신스케는 오리에를 안고서 오리에를 위해 함께 울어주고 싶은 슬픔과 애정을 느꼈다.
하지만 그러는 한편으로, 완전히 정반대의 무서운 감각도 그의 마음속 어두운 부분에서 눈을 뜨기 시작했다.
'나는 대체 어떻게 된 인간인 거야?' ---p.456

[2권]
신스케는 하카타에서 도쿄까지 올 수 있는 승차권을 손에 쥐고서 보스턴백을 안고 전철을 탔다. 도쿄역에서 거의 반 정도의 승객이 내렸기 때문에 차 안은 한산했다. 신스케는 전철 칸의 연결부에 가까운 좌석에 앉아서 건너편 창에 비치는 자신의 모습을 무심코 관찰하기 시작했다.---p.10

신스케는 자신이 너무나 부족하고 보잘것없는 인간처럼 느껴졌다. 그런 신스케의 기분을 눈치챘는지 오가타는 담뱃대를 문 채 말을 했다.
“책이라는 것은 장식해놓으라고 있는 거야. 어차피 지식만 앞세워봤자 제대로 된 연극은 나올 수가 없어. 스타시스템이다 뭐다 말해봤자 발성의 기초조차 충분하게 갖추지 못한 놈들에게는 돼지 목에 진주야. 우선 인간으로서 일을 하고, 연애를 하고, 투쟁을 하고, 괴로워하고, 고민을 해야 비로소 제대로 한 몫을 할 수 있는 배우가 되는 거지.”---p.34

“서민들 사는 동네의 작은 제본소 따위는 자본주의 사회의 버러지 같은 존재에 불과해. 대기업의 하청을 받는 제도 속에서 잠깐만 방심을 해도 금세 다른 동료가 그 틈을 파고들지. 아르바이트 학생을 동정하다가는 자기가 힘들어질 수밖에 없어. 그렇게 먹고 먹히는 세계에서 인정이 통용될 리가 만무하지.”---p.76

“하지만 아르바이트는 밥을 먹기 위해서 하는 일입니다. 인간은 우선 살아야만 합니다. 그쪽이 학생생활보다 우선하는 문제인 겁니다. 수업을 빼먹어서 뒤쳐진 부분은 나중에 열심히 해서 보충하겠습니다. 생계가 먼저고 그 다음이 수업입니다. 출석일수가 모자라서 학점을 따지 못한다면 그것은 어쩔 수 없는 일입니다. 하지만 아르바이트 때문에 수업을 빠졌다고 해서 비굴해질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뭐, 됐어.”
강사는 출석부를 좌우로 흔들어 신스케의 말을 가로막았다. ---p.139

신스케는 이 2주일 동안 있었던 이시이 강사의 훈련을 곰곰이 되새겨보고 고개를 갸웃거렸다. 탁구공에서 고무공으로, 그리고 연식야구공을 사용한 기괴한 연습도 계속되고 있다. 그뿐만이 아니다. 평소 걸을 때나 서 있을 때는 발꿈치를 사용하지 말고 발끝만으로 체중을 지탱하라는 명령을 받았기에 죽도록 괴롭지만 그 명령을 실행하고 있다. 그것은 다리의 탄력성을 키우는 트레이닝이라고 짐작할 수 있었다. 그러나 연습을 할 때뿐만이 아니라 하루 온종일 그런 식으로 발끝으로 서서 돌아다니는 것은 정말이지 고통스럽다. 마라톤도 계속되고 있다. 달리는 것, 발끝으로 서는 것, 눈을 감지 않고 공을 보는 것, 이 세 가지를 이시이 강사는 당면한 의무처럼 신스케에게 과제로 부여했다.---p.378

하마자키는 시험해보듯 가볍게 점프를 하고 신스케의 볼에 글러브를 댔다.
“이시이 선생님은 최근에 어떻게 지내시고 있어? 별로 기운이 없어 보이던데.”
“대학에 사표를 낸 것으로 알고 있어.”
“들었어. 묘한 스캔들에 휘말린 것 같더라고.”---p.471

이시이 강사는 양손을 벌리고 상체를 좌우로 흔들면서 호우 속에서 이상한 원시인 부족의 댄스 같은 춤을 추기 시작했다.
“야, 너도 같이 추자.”
“그럴까요?”
마음속의 정체를 알 수 없는 뜨거운 덩어리가 몸의 안쪽에서 그를 충동질하는 것 같았다. 신스케도 이시이 강사의 몸짓에 맞춰서 빗속에서 양손을 벌리고 춤을 추기 시작했다.
‘둘이서 대체 뭘 하고 있는 거야.’
자신이 하는 짓이 바보 같기도 했지만 그런 바보 같은 짓에는 일종의 상쾌함 비슷한 것이 있다.
“바보야!”
이시이 강사가 하늘을 향해 소리쳤다.
“바보야!”
신스케도 똑같이 외쳤다. 그것은 자신을 향해서 외치는 것이기도 하고 인간 전체, 세계 전체를 향해 외치는 것 같기도 했다. 정원의 해바라기를 짓밟고 빗물에 미끄러지면서 두 사람은 빗속에서 계속 춤을 추었다. 그러자 신스케의 몸속에서 왠지 힘이 세고 커다란 무언가가 자신과 세계를 연결해주는 느낌이 들었다.
“아버지!”
자신도 모르게 큰소리로 외쳤다.
“아버지, 나는 도쿄에 왔어요!”---p.249

그 여자가 고개를 돌려 신스케를 쳐다봤다. 피부색이 하얗고 얼굴이 긴, 어딘지 모르게 쓸쓸해 보이는 얼굴이었지만 입술만은 선명할 정도로 빨갰다. 시원스럽게 찢어진 쌍꺼풀 없는 눈에는 정체를 알 수 없는 빛이 감돌고 있었다. 정원의 신록의 반사를 받아서인지 하얀 얼굴이 창백하게까지 보였다.---p.67

“신스케 오빠, 나랑 만나서 반가운 거지?”
오리에는 눈에 눈물을 글썽이면서 손수건을 꺼내서 코를 풀었다. 옆으로 돌린 얼굴에 화장이 번져서 얼룩진 것을 신스케는 따뜻한 마음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이제 버스타고 신주쿠로 가자.”
“응.”
두 사람은 플라타너스 가로수 아래에서 나란히 버스 정류장을 향해 걷고 있다. 오리에의 어깨가 예전과 변함없이 걸을 때마다 흔들린다. 신스케는 삿리에의 그런 모습을 그리운 마음으로 바라보며 가슴에 먹먹해지는 것을 느꼈다. 오리에는 지금도 가볍게 한쪽 다리를 저는 것 같았다.---p.220

신스케는 아직까지도 모든 여자들이 남자와 그런 식으로 몸을 섞는다는 사실에 대해서 현실적으로 이해를 할 수가 없다. 그의 머릿속에서는 밤마다 레이코나 에이코, 그리고 가오루, 오리에, 그리고 가끔은 도쿄에 올라온 후로 여태껏 만나지 못한 아즈사 선생이나 이시이 강사의 애인인 리코 등 여자들의 군상이 뒤엉키듯이 등장하여 그의 욕망을 자극했다.
‘나는 어쩌면 변태적일 정도로 성적 관심이 강한 인간이 아닐까?’
신스케는 그런 생각을 하면서 격렬한 불안에 휩싸일 때가 있었다.
자기 이외의 청년들 역시 이런 식으로 삶 속의 커다란 부분을 학생운동, 프롤레타리아운동이나 문학이나 연극, 아니면 스포츠나, 학문, 그런 것에 열중하며 열정을 불태우는 학생들이 많은데 아직 자신은 무엇 하나 구체적으로 행동하고 있지 않다. ---p.244

도쿄에 올라온 다음부터 신스케는 규슈에서는 알지 못했던 지적인 여자의 매력에 눈을 뜨게 되었다. 머리가 좋고 감수성이 풍부하며, 기지에 찬 대응을 할 줄 알고 넓은 시야를 가진 젊은 여성과 이야기를 나누는 것은 성적인 호기심과 별도로 그 자체가 하나의 쾌락이 될 수 있다. 그것은 신스케가 지쿠호에서 친하게 지냈던 여자들인 엄마 다에나 오리에, 그리고 하나와 조직의 젊은 형들이 데리고 다니는 여자들한테서는 느낄 수 없었던 점이다. 그나마 학교를 뛰쳐나갔던 용감한 여교사, 아즈사 선생에게 그런 분위기가 있었을 뿐이다. ---p.356

[3권]
마음속으로 얼마간의 고민이나 주저함이 없었다고 한다면 거짓말일 것이다. 하지만 결국 그는 오가타와 함께 하기로 했다. 그리고 처음 보는 동료들과 함께 작년 가을부터 연말에 걸쳐서 몇 번 합숙 생활도 했다. ---p.8

'드디어 새로운 미지의 생활이 시작된다.'라고 신스케는 생각했다. 모르는 거리, 전혀 모르는 사람들 사이에서, 지금까지 체험한 적 없는 새로운 생활에 발을 들여놓는다. 그런 상상을 하니 갑자기 가벼운 전율이 신스케의 몸속을 스쳐 지나갔다. ---p.33

그런 음악은, 설령 없다고 한들 신스케가 세상을 살 수 없을 만큼의 의미를 가지지는 않는다. 더욱이 아르바이트로 피곤에 절어서 몸과 마음이 잿빛으로 그늘질 때면 그런 음악보다는 오히려 미소라 히바리 같은 가수가 부르는, 평범한 가사로 된 유행가에 푹 젖고 싶다는 욕망이 훨씬 강해진다. 그리고 그것은 자기만이 아니라 학생들이 민중이라는 말로 총괄하는 세상의 많은 인간들 역시 그럴 것 같다. ---p.76


'동물적이라는 건 맞는 말이 아닐 수도 있다. 사실은 인간적인 욕망이라고 해도 상관없을 것이다.'
신스케는 자기를 변호하려는 마음으로 그렇게 읊조렸다.
세상에는 남자가 있고 여자가 있다. 설령 혁명의 투쟁 속이건, 혁명 건설을 하는 도중이건, 그리고 새로운 삶의 방식을 추구하는 구도적 생활이건, 그곳에 남녀의 세계가 있어서는 안된다는 법칙은 없지 않은가? ---p.82

신스케는 더 이상 피하려고 하지 않았다. 모두가 보는 앞에서 확실하게 하나의 선언을 하기 위해서 그는 그 남자의 주먹을 그대로 받아들였다.---p.133

신스케가 보기에 그들의 생각은 너무나 유치하고 꿈같은 이야기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그런 그들이 부럽기도 하면서, 그런 세상 물정 모르는 이상주의야말로 젊은이의 특권인 것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그리고 그런 꿈을 꾸지 않는 자신이 문득 노인네 같은 비참한 존재처럼 여겨졌다. ---p.144

"바로 너희 자신을 위해서 해야 해. 너희 스스로가 좋아서 그 일을 하는 것 같은 태도를 보이면 괜찮을 거야. 그런데 자네들은 그렇지가 않아. 세상을 위해서, 다른 사람을 위해서, 그리고 정의와 이상을 위해서, 혁명을 위해서, 노동자의 미래를 위해서, 그런 멋들어진 목적을 위해서 사람들 앞에 나서서 싸운다는 느낌을 주는 얼굴들이야. 난 그 점이 마음에 들지 않아."
"그런 얼굴을 하진 않았습니다."
"아니, 그런 얼굴이야. 나한테는 그렇게 보여."
"얼굴 표정에까지 책임을 질 순 없지요."
"아니, 책임을 져야 해."---p.151

"어떻게 할지 지켜봐. 나는 젊지는 않지만 내 남은 인생을 먹고 사는 문제만을 위해서 살아갈 생각은 없어. 무엇을 할지가 문제지. 여기서는 말할 수는 없지만 언젠가 알게 된 날이 올 거야." ---p.170

"끝까지 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은 안 해. 그놈들이 박멸될 거라고도 생각하지 않아. 하지만 우리가 마음만 먹으면 항구의 폭력단에 정면으로 대항할 수가 있고, 그런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있다는 것만이라도 확실하게 보여준다면 언젠가는 반드시 싹이 자랄 거야. 그런 우리들의 생각이 어설프다는 건 알고 있어. 하지만 어설픈 생각에도 진심으로 목숨을 거는 것이 우리들의 장점이잖아."---p.183

그 노쇠하고 영락한 노인의 몸 깊은 곳에 대체 어떤 불꽃이 타고 있는 것일까, 하고 그는 생각했다. 인간은 죽을 때까지 생활 이외의 다른 무언가를 추구하는 행위를 멈추지 않는 걸까? 평온한 생활보다도 우스꽝스럽고 비참한 만년이 과연 가치가 있다고 할 수 있을까?
나는 40년, 아니 50년 후에 대체 어떤 노인이 되어 있을까? 청춘은 반드시 지나간다. 앞으로 10년도 채 안 되는 그 시간을 나는 어떻게 살아가야 할 것인가? 그것이 지나간 후에 남는 것은 어떤 인생일까?---p.219

이부키 신스케는 지금 그 무겁고 단단한 철문에 그의 피와 살을 부딪치며 살아갈 용기와 에너지를 몸속에서 뜨겁게 느끼고 있다. 그러나 그러기 위해서는 그는 앞으로도 많은 실패와 절망의 여행을 반복해야만 한다. ---p.431

‘나는 살고 있다. 오리에도, 도미도, 그리고 오가타 선배도 마찬가지다. 나치나 시마 교코도 마찬가지다. 이와이와 미야하라 다미에도. 모두 각자 필사적으로 살고 있다…….’ ---p.431

[4권]
마음속으로 얼마간의 고민이나 주저함이 없었다고 한다면 거짓말일 것이다. 하지만 결국 그는 오가타와 함께 하기로 했다. 그리고 처음 보는 동료들과 함께 작년 가을부터 연말에 걸쳐서 몇 번 합숙 생활도 했다. ---p.8?
하지만 신스케는 자신의 미래는 역시 도쿄에서 시작될 것 같다는 생각이 뇌리에서 떠나지 않았다. 홋카이도에서 그냥저냥 생활하면서 살아갈 거면 대체 무엇 때문에 규슈에서 상경을 했는지 알 수가 없다. 쇠약해진 하나와 류고로를 남겨두고 지쿠호를 떠나 상경한 것은 역시 그 나름의 각오가 있어서였다. ---p.28?
"좋아요. 약속할게요."
오리에가 굳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 목소리가 신스케에게는 안녕이라고 말한 것처럼 들렸다. "바보같은 자식." 하고 신스케는 입속으로 중얼거렸다. 신스케는 오리에가 지금 자신의 진짜 고향에게, 진짜 친구에게, 그리고 진짜 자신에게 이별을 고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p.105

신스케는 '내 인생은 이것밖에 안 되는가?'라는 의심이 들 때도 있었다. '이것밖에'라고 말 한 이유는, 좀 더 특별하게 인생을 살아갈 방법이 자신에게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마음 한구석에서 들었기 때문이다. ---p.229

"누구라도 그런 때는 있어. 하지만 너무 고민에 틀어박혀 있지 마. 가만히 참고 기다리면 다른 길도 열리게 될 거야. 젊을 때에는, 물론 나도 그랬지만 아무 것도 아닌 일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거나 고민을 하게 되지. 나중에 돌이켜 생각하면 왜 내가 그런 일에 에너지를 쏟았는지 부끄러워질 때도 많이 있어. 이부키 군도 그렇게 자신을 한심하다고만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p.242

신스케는 현재를 살아가는 것에만 머무르길 원치 않았다. 과거와 오늘을 잇고, 오늘은 미래를 향한 역사라는 커다란 강물 속에 몸을 담그며 자신도 그 물결에 작은 파동을 일으킨다는, 그런 무거운 실감을 원했던 것이다. ---p.272

인간이란 언제까지고 과거에 묶여서 질질 끌려 다니지 않는다는 오리에의 말에는 거역하하기 힘든 진실 같은 것이 느껴져서 신스케의 마음에 자극이 되었다.---p.387

여자를 사러 온 것은 아니다. 그는 추억을 더듬어서 온 것이다. 그는 이 거리에서 가오루와 만났다. 그리고 이 거리에서 오가타와 함께 자유분방하지만 어딘가 봄날처럼 따뜻했던 날들을 보냈었다. ---p.400

[5권]

오리에는 그 소녀 가수의 노래를 들었을 때부터 괜스레 강한 라이벌 의식을 느꼈다. 그리고 그 소녀 가수가 연습을 하러 올 때마다 하던 일을 멈추고 레슨 받는 모습을 몰래 훔쳐보곤 했다. 오리에가 손에 든 악보는 그 신인 가수가 레슨실에 놓고 간 것이었다. 악보에는 노래 부를 때 주의해야 할 점들이 곳곳에 색연필로 메모되어 있었다. 오리에는 한밤중의 차 안에서 천천히 숨을 들이마시고 목소리를 가다듬었다.---p.14

신스케는 대학 구내를 걸으면서 은행잎 너머로 펼쳐진 하늘을 바라보며 생각했다. 나는 완전히 변해버렸다. 그 무렵의 젊은 정열과 기백이 지금의 나에게는 없다. 도쿄라는 곳에 익숙해지고, 생활에 익숙해지고, 그리고 산다는 것에 닳고 닳아서 교활해진 노인네 같은 남자가 여기 있을 뿐이다. 신스케는 이루 말할 수 없는 자기혐오감에 빠져서 발밑의 돌을 걷어찼다.---p.70

‘인간이란 무리를 벗어나서 살게 되면 모두 이런 식으로 성격이 꼬이게 되는 건가?’
신스케는 이런 생각이 들었다. 요 며칠간 아무와도 이야기다운 이야기를 한 적이 거의 없었다. 일을 하고 집에 돌아오면 자신 속에 틀어박혀서 멍하게 잡지를 읽거나 라디오를 읽...오리에는 그 소녀 가수의 노래를 들었을 때부터 괜스레 강한 라이벌 의식을 느꼈다. 그리고 그 소녀 가수가 연습을 하러 올 때마다 하던 일을 멈추고 레슨 받는 모습을 몰래 훔쳐보곤 했다. 오리에가 손에 든 악보는 그 신인 가수가 레슨실에 놓고 간 것이었다. 악보에는 노래 부를 때 주의해야 할 점들이 곳곳에 색연필로 메모되어 있었다. 오리에는 한밤중의 차 안에서 천천히 숨을 들이마시고 목소리를 가다듬었다.---p.14

신스케는 대학 구내를 걸으면서 은행잎 너머로 펼쳐진 하늘을 바라보며 생각했다. 나는 완전히 변해버렸다. 그 무렵의 젊은 정열과 기백이 지금의 나에게는 없다. 도쿄라는 곳에 익숙해지고, 생활에 익숙해지고, 그리고 산다는 것에 닳고 닳아서 교활해진 노인네 같은 남자가 여기 있을 뿐이다. 신스케는 이루 말할 수 없는 자기혐오감에 빠져서 발밑의 돌을 걷어찼다.---p.70

‘인간이란 무리를 벗어나서 살게 되면 모두 이런 식으로 성격이 꼬이게 되는 건가?’
신스케는 이런 생각이 들었다. 요 며칠간 아무와도 이야기다운 이야기를 한 적이 거의 없었다. 일을 하고 집에 돌아오면 자신 속에 틀어박혀서 멍하게 잡지를 읽거나 라디오를 읽으면서 시간을 흘려보냈다.---p.76

“지금이야 이렇게 르포라이터 일을 하며 살지만 조만간에 제대로 된 작품을 써낼 거야. 작가는 머리로 하는 일이 아니거든. 수많은 인생 체험을 켜켜이 쌓은 다음에 마흔이 돼서 신인으로 데뷔해도 아무런 상관이 없어.”
“그럼 야마시타 씨는 자신이 정식 작가로서 세상에 등장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갖고 계신 건가요?”
신스케는 약간 놀리는 말투로 물어봤다.
“물론 있지.”
야마시타는 대답했다. 신스케는 쓴웃음을 지으며 “자신감도 재능의 하나라는 말이 있긴 하지요.”하고 말했다.---p.111

“인생이란 분명히 어둡고, 혹독하고, 괴롭다. 하지만 그 세계에서 퇴장해야 할 만큼 가혹하지는 않다고 고리키가 조심스럽게 말을 하는 것만 같았어. 만약 인생은 멋지고, 인생은 살아갈 가치가 있고, 인생은 위대하다. 이런 식으로 말했다면 나는 반발을 했을 거야. 하지만 고리키의 최초의 자전적인 작품을 보면 인간이나 인생이 굉장히 어둡고 절망적이라는 것을 인정한 다음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역시 살아가는 편이 낫지 않겠느냐고 속삭이는 목소리가 들려. 그때까지 난 그런 소설을 만난 적이 없었거든. 그래서 나는 ‘좋아. 조금 더 힘을 내서 살아보자.’라고 생각했지. 나는 고리키의 작품 덕분에 물리적으로 구원을 받은 건지도 몰라.”---p.114

‘하나다 데츠조라는 사람은 대체 어떤 사람일까?’
신스케는 머릿속으로 자기 맘대로 하나다 데츠조라는 모르는 인물의 이미지를 그려보려고 애썼다. 하지만 전혀 그럴싸한 풍모가 떠오르지 않았다. 이윽고 복도에서 발소리가 들렸다. 느리고 무거운 발걸음이었다.
장지문이 열리고 남자의 모습이 보였다.
‘뭐야…….’
신스케는 실망을 했다. 그곳에 나타난 사람은 몸집이 왜소하고 얼굴이 하얀, 굳이 말하자면 유머러스한 생김새의 중년 남자였다. 그 남자는 신스케와 마주 보고 앉더니 주머니에서 손수건을 꺼내서 이마의 땀을 닦았다. 그리고 작은 눈을 민첩하게 움직이며 신스케를 쳐다봤다.
“자네는 어디서 왔다고?”
톤이 높고 경박한 목소리였다. 규슈의 사투리와는 조금 다른 말투다. ---p.213

“레코드 회사의 가수라고? 그 유명한 우자키 슈세이 선생님은 예전에 레코드 업계에서 일류 작사가로 명성을 떨치신 분이었지. 그 선을 통해 연결이 된 거군. 그런데 우자키 선생님의 이름을 내밀고 자네는 나한테 무슨 부탁을 하러 온 거지?”
“프로레슬링 대회를 지쿠호에서 개최하고 싶습니다.”
“프로레슬링?”
하나다 데츠조는 놀란 얼굴로 신스케를 바라봤다. 그는 관찰하듯이 신스케를 물끄러미 바라봤다. 그러더니 엷은 웃음을 띠며 담뱃불을 붙였다.---p.215

“살아 있어서 정말 다행이야.” 하고 가오루는 나직이 말했다.
“뭐라고?”
이시이가 돌아보며 물었다.
“아니, 아무것도 아니야.”
가오루는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이시이는 약간 얼굴이 벌게졌다. 나는 행복하다, 하고 가오루는 생각했다.
이시이는 강물을 바라보고 있다. 아이들이 물을 향해 동글고 평평한 돌을 있는 힘껏 던졌다. 돌이 물살을 가르며 튀어 오르는 모습을 이시이는 눈을 가늘게 뜨고 바라봤다.
---p.363쪽 ?
오리에는 머릿속에서 신스케와 재회하는 날을 상상하곤 했었다. 다음에 만나게 될 때는 차분한 마음으로 만날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했었는데 실제로는 그 반대였다. 오리에는 가만히 앉아 있기가 불편해서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차를 내올게요.” 하고 신스케의 곁을 지나 개수대 쪽으로 갔다.
“두 사람, 왜 그래?”
가오루는 기가 막힌 듯이 말했다.
“오랜만에 만났는데 좀 더 로맨틱한 인사를 나눠야지. 오리에는 아무것도 안 해도 돼. 자, 여기에 앉아.”
가오루는 오리에의 손을 붙잡아 방석 위에 앉혔다. 그리고 신스케를 그 옆자리에 앉도록 재촉했다.---p.376

신스케는 뭔가를 말하려고 했지만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밖에서 들리는 목소리는 신기할 정도로 잘 들렸다.
“머리를 강하게 부딪친 건 아닌지 그 점이 걱정이네.”
이번에는 다른 남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일단 뇌파 검사를 해보겠습니다. 가벼운 뇌진탕이 일어난 것 같은데 그다지 걱정할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괜찮습니다.”
“생각지도 못한 일이 벌어졌어.”
남자는 걱정스러운 목소리였다.
“이런 젊은 사람한테 만일의 사태가 벌어진다면 나는 평생 그 죄를 갚아야만 하겠지. 보아 하니 대학생인 것 같은데.”---p.421

요즘 가오루 언니와 이시이 선생님, 이 두 분이 사는 모습을 보고 정말로 부러웠습니다. 두 사람은 행복한 사람들입니다. 이시이 선생님은 신스케 오빠와 달리 가오루 언니만을 바라봐줍니다. 가오루 언니는 이시이 선생님만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아마도 이시이 선생님이 인생의 도중에서 좌절을 겪은 사람이기 때문에 그런 건지도 모릅니다. 신스케 오빠와는 그 점이 다릅니다. 신스케 오빠는 아직 진정으로 좌절을 맛보지 않았습니다. 자신이 목표로 하는 것에 도달하지 못해서 초조해진 것뿐입니다. 이시이 선생님은 어떤 포기를 통해 자신의 꿈을 전부 방향 전환했고, 자신의 모든 것을 가오루 언니와 함께 사는 인생에 걸었습니다. 남자한테 그런 식으로 살라고 말하는 것은 주제넘은 일일 수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저는 소소한 행복이라도 좋으니 서로 눈을 마주 보고 직접 손을 잡으며 살고 싶어요. ---p.489

[6권]

신스케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뭐가 있었더라?’하고 생각했다.
“이시이 선생님이라는 체육 선생님한테서 복싱의 기초를 배운 적이 있습니다. 그 정도입니다.”
“복싱이라.”
하야시 사부로는 아무래도 쓴웃음을 지은 것 같다.
“공부를 한다는 것 자체가 저한테는 원래 힘에 부칩니다. 당분간은 이대로 운전을 계속하고 싶습니다.”
“그래서 어떻게 할 생각인데?”하고 하야시 사부로가 물었다.
“평생 운전사로 살아가는 것도 인생을 사는 방법이 되겠지만 자네는 그거 가지고는 성에 차지 않을 사람이야. 스스로도 그렇게 느끼지 않나?” --- p.15

오가타에게서 편지가 온 적은 있었다. 하지만 신스케는 그 편지에 답장을 하지 않았다.
그는 모든 것을 다 잊어버리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자신이 길거리에 굴러다니는 돌부리 같은 존재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확실하게 자각하고, 그런 다음에 새 출발을 하고 싶었던 것이다. 쉽게 말해서, 자동차 레이스에 출장한 차가 경기를 기권하는 것처럼 모든 것을 다 내려놓는 일이 그에게는 필요했던 것 같다. --- p.15

“인간은 아무리 노력을 해도 일이 안 풀릴 때는 뭘 해도 안 돼요....신스케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뭐가 있었더라?’하고 생각했다.
“이시이 선생님이라는 체육 선생님한테서 복싱의 기초를 배운 적이 있습니다. 그 정도입니다.”
“복싱이라.”
하야시 사부로는 아무래도 쓴웃음을 지은 것 같다.
“공부를 한다는 것 자체가 저한테는 원래 힘에 부칩니다. 당분간은 이대로 운전을 계속하고 싶습니다.”
“그래서 어떻게 할 생각인데?”하고 하야시 사부로가 물었다.
“평생 운전사로 살아가는 것도 인생을 사는 방법이 되겠지만 자네는 그거 가지고는 성에 차지 않을 사람이야. 스스로도 그렇게 느끼지 않나?” --- p.15

오가타에게서 편지가 온 적은 있었다. 하지만 신스케는 그 편지에 답장을 하지 않았다.
그는 모든 것을 다 잊어버리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자신이 길거리에 굴러다니는 돌부리 같은 존재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확실하게 자각하고, 그런 다음에 새 출발을 하고 싶었던 것이다. 쉽게 말해서, 자동차 레이스에 출장한 차가 경기를 기권하는 것처럼 모든 것을 다 내려놓는 일이 그에게는 필요했던 것 같다. --- p.15

“인간은 아무리 노력을 해도 일이 안 풀릴 때는 뭘 해도 안 돼요. 그건 알고 있죠. 우리 아버지만 봐도 그렇거든요. 뼈 빠지도록 성실하게 일하면서 한평생을 산 사람이지만 쉰 살이 다 된 지금도 먹고사는 일로 허덕여요. 그에 비하면 이 집 주인 아저씨는 정말 엄청나죠. 이런 굉장한 차도 굴리고.”
그는 황홀한 표정으로 캐딜락의 호화로운 계기판 주위를 손으로 만지다가 한숨을 쉬었다. 하지만 그의 말투에는 전혀 배알이 뒤틀려하는 느낌은 없었다. 그 점이 신스케에게 아주 산뜻한 인상을 줬다.
“아주 불가능한 건 아니겠지. 내 앞날도 모르는 내가 너에 대해서 이러쿵저러쿵 말할 자격은 없어. 단지 인생이란, 목표를 향해 노력한다고 해서 반드시 보답받는 건 아니라는 말을 하고 싶었을 뿐이다.” --- p.36

‘나는 조바심이 났다…….’
신스케는 벌게진 눈으로 자신을 노려보는 세 명의 학생을 앞에 두고 그런 생각을 했다.
아마 예상도 못했던 오리에의 태도 때문인 것 같다. 신스케는 오리에에 대해서 만만하게 생각하고 있었지만 이미 오리에는 다카미자와 다에라는 가수로서 살아가고 있었다. 세월과 인생이란 변하기 쉽다는 지독한 현실을 오리에가 보란 듯이 알려준 것 같아서 신스케는 동요한 것이다.
평소에는 별로 하지도 않는 파친코에 손을 댄 것도 그런 초조함을 일시적으로나마 잊으려고 했던 것은 아닐까? --- p.64

“좋겠네, 신스케 오빠는.”
“뭐가 말이야?”
“자기 인생의 목적을 발견하는 과정이 나의 청춘이다, 라고 전에 말한 적이 있잖아. 그런 의미에서 보면 신스케 오빠는 지금 청춘의 한가운데 있다는 느낌이 들어. 나한테는 아주 머나먼 세계야.”
“비꼬는구나.”
“반은 그렇고, 반은 진심이야.”
오리에는 쓴웃음을 지으면서 담배에 불을 붙였다.
“하지만 이제는 신스케 오빠가 어떤 식으로 살아가든 나랑은 상관없어.”
“그런 식으로 말하지 마. 나와 너 사이는 그렇게 간단하지 않아.”
“그럼 어떤데?”
오리에는 담배 연기를 신스케의 얼굴에 내뿜으면서 빤히 쳐다봤다. 신스케는 말문이 막히고 화가 났지만 꾹 참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 p.80

“젊은 사람들은 부럽네.”
감독은 신스케를 바라보면서 말했다.
“많은 가능성이 앞에 펼쳐져 있으니 말일세. 그에 비하면 난 이미 인생의 코스가 정해졌다고 봐야지. 이제 앞으로는 내리막길만 남아 있는데 자네들이 부러워 죽겠네.”
“어이, 감독, 그런 말 하기야?”
우자키 노인은 어색하게 웃음을 지었다.
“아직 그런 말을 할 때는 아니지. 그럼 나 같은 건 이미 저승행 열차에 한 발을 태운 셈이잖아. 가사이 감독은 아직 인생의 절반도 쓰지 않았어. 앞길이 창창해. 힘을 내서 일해보자고. 그래서 상의를 하는 건데…….” --- p.182

‘사람은 모두 죽는다.’
그런 생각을 하니 창밖의 풍경이 흑백사진처럼 보인다.
‘나도 언젠가는 죽는다.’
그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태어난 그날부터 인간은 한 걸음, 한 걸음, 죽음을 향해서 걸어간다.
‘그렇다. 인생이란 잔혹하고 슬픈 것이다.’
지금의 신스케에게는 미래에 대한 희망도, 젊음의 환희도, 살아간다는 것에 대한 감사의 마음도 존재하지 않는다. --- p.351

“신스케 오빠는 이 세상에 뭔가를 남기고 죽고 싶다는 생각을 해?”
오리에는 흔들리는 전철 속에서 똑바로 앞을 보며 물어봤다.
“무슨 뜻이야?”
“예를 들면…….”
오리에는 머뭇거리다가 “예를 들면. 자식을 남기고 싶다거나.” 하고 말했다.
“자식이라니, 내 아이 말이야?”
“그야 당연하지. 남의 아이는 남겨두고 싶어도 남길 수가 없잖아.”
“음.”
신스케는 고개를 갸웃거리고 생각했다
“실감이 나지는 않는다. 내 아이라는 걸 지금껏 생각해본 적이 없어서.” --- p.352

[7권]
사람 냄새가 나는 자연과 친숙하게 자라온 이부키 신스케에게 이 북쪽 하늘과 바다의 모습은 전혀 상상도 못 할 정도로 황량한 풍경이었다. ---p.28

신스케는 소녀의 뒤를 쫓아 걷다가 문득 불안해졌다. 에사시에 온지 아직 하루도 지나지 않았는데 상당히 많은 사람과 얽히게 됐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p.87

‘스물다섯 살까지 내가 한 일은 대체 무엇인가?’
규슈에서 상경해서 오늘까지, 변화무쌍하고 기억에 강하게 남아 있는 일은 분명히 많았다. 사람과의 만남도 있었다. 헤어짐도 있었다.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 몸을 던졌다고 느낀 적도 있었고, 욕망이나 좌절감으로 중심을 잡지 못하고 초조함을 느꼈던 때도 있었다. ---p.96

“저는 제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를 전혀 알지 못합니다. 저는 지금까지는 되는대로 흘러가듯 시행착오를 반복하면서 살다 보면 언젠가 제가 해야 할 일이 눈앞에 나타날 거라고 막연하게 생각했었습니다. 하지만 아무래도 그건 아닌 것 같습니다. 우선 구체적인 목표를 세우고, 한 걸음이라도 그 목표에 가까이 다가서는 일이 인간에게는 필요하다고 봅니다.” ---p. 142

젊을 때에는 실패해도 괜찮습니다. 재기할 에너지와 시간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청년은 방황할 때 계속 움직여나가면 됩니다. 여기저기 부딪혀가면서 길을 발견하면 됩니다. ---p. 157

‘그것이 나의 청춘이다. 아니, 청춘이라는 말랑말랑한 단어는 좋아하지 않는다. 청춘이 아닌 ’처춘凄春‘이 맞을 것이다. 그렇다. 난 운명에 몸을 맡기면서도, 어떠한 실패도 두려워하지 않고 치열하게 이 시기를 헤쳐나갈 것이다.’ ---p. 309

‘틀림없이 무슨 일이 벌어질 것이다. 그런 예감이 든다.’
그리고 그래야만 한다고 신스케는 마음속으로 중얼거렸다. 오리에가 쓴 대로 바람이 불지 않으면 배는 움직이지 않는다. 그리고 지금 오리에뿐만 아니라 자신에게도 희미하게 바람의 예감이 느껴지는 것 같았다.
--- p. 579

줄거리 줄거리 보이기/감추기

[1권]
이부키 신스케는 탄광사고로 광산에 갇힌 징용 조선인 광부를 자신의 생명을 걸고 구해낸 지쿠호의 전설적인 인물 이부키 주조의 아들이다. 신스케의 아버지 주조는 강제징용되어 일하다 갱내에 갇혀버린 조선인들을 구하고 죽음을 맞는다. 주조에게 의협심과 정의감을 물려받은 신스케는 강인하고 아름다운 계모 다에와 함께 험난한 시대의 물결을 헤쳐나간다.
그러던 중 다에가 병을 앓게 되고, 하나와 류고로가 돌아와 모자를 돕는다. 젊은 시절 다에를 두고 주조와 대립했던 하나와 류고로는 주조가 죽기 전, 다에와 신스케를 돌봐주겠다고 의리로 맹세한 적이 있는데 그 약속을 지킨 것이다. 다에는 요양원에 입원하고 신스케는 하나와 조직의 사무소에 기거하며 학교를 다닌다. 하나와 류고로가 우두머리로 있는 하나와 조직은 야쿠자 조직으로 시작했지만 점차 운송업으로 사업을 확장한다. 신스케는 하나와 조직의 일을 도우며 조직의 형들과 어울린다.
그리고 도쿄에서 애인을 따라 지쿠호에 온 고등학교 음악선생님 아즈사와 친해지며 자신이 이제껏 거리감을 가졌던 도쿄라는 도시, 대학 등에 대해 점차 관심을 품게 된다.

[2권]
신스케는 고향 지쿠호를 떠나 홀로 도쿄로 올라와 대학에 입학한다. 같은 대학에 다니는 오가타 선배와 친해져 함께 하숙 생활을 하게 되고, 아르바이트를 해 생활을 꾸려간다. 하지만 생활비를 벌기에도 시간이 빠듯한 탓에 수업에도 제대로 참석하지 못하는 날들이 이어진다. 그렇게 아르바이트에 쫓기는 가운데 연극부 동아리에서 활동하는 오가타 선배를 통해 다양한 사상과 지식을 알게 되고, 하숙집과 아카센 사람들과 인연을 맺고 다양한 일들을 겪는다. 아르바이트 때문에 여러 번 빠지다가 참석한 체육 수업에서 언쟁이 붙게 된 이시이 강사의 뜻밖의 제안으로 그의 집에 기거하며 복싱을 배우기 시작한다.
그러던 어느 날, 어릴 적부터 오누이 혹은 연인처럼 서로를 보듬었던 오리에와 도쿄에서 재회한다. 반가운 기분도 잠시, 둘은 격렬하게 갈등하기도 하고 서로를 갈망하기도 하며 도쿄라는 미지의 세계에서 조금씩 성장해간다. 신스케는 인생을 걸 만한 꿈, 우정과 이성 등에 대해 고뇌하며 자신에게 주어진 길을 걸어간다.

[3권]
신스케는 지방을 여행하며 노동을 통해 현실에 참여하고 그것을 연극 활동으로 승화시키겠다는 포부를 품고 여행을 하려는 대학동아리 ' 극단 백야'에 참여하게 된다. 신스케는 오리에가 홋카이도의 삿포로에 있다는 소문을 듣고 혹시 그녀와 만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기대를 가지고 홋카이도의 하코다테로 떠나게 된다.
바다 향기가 가득한 항구 마을에서 항만 노동자로 살아가며 연극을 만들어나가던 극단 백야는 노동 알선을 맡은 야쿠자들이 항만 노동자들에게 자행하는 부정과 폭력을 알게 된다. 이에 신스케와 동료들은 연극을 통해 관객에게 분노의 소용돌이를 불러일으키고 사회에 폭로하고자 노력한다. 그 과정에서 마음씨 좋은 마루다마 식당 주인과 그 딸 도미를 알게 되고, 신문 기자인 니시자와의 도움을 받게 된다.
신스케는 북국의 하늘 아래에서 동료들과 조금씩 성장해가며 청춘의 한 페이지를 채워 넣는다.

[4권]
신스케는 아직 봄기운은 완연하지 않은 홋카이도를 뒤로 하고 다시 도쿄로 돌아오게 된다. 하지만 그곳에서 그를 기다리는 것은 무겁게 정체된 권태의 나날들. 함께 살던 오리에는 꿈을 좇아 신스케의 곁을 떠나고 친구들 역시 자신의 삶에 충실히 살고 있다. 하지만 자신에게는 꿈도, 도전할 무언가도, 아무 것도 없다고 생각하는 신스케. 이별의 슬픔과 깊은 굴욕감이라는 비를 맞으며 신스케는 인생의 허무함을 실감한다. 가혹한 운명에 대해 번뇌하고 청춘에 대해 고뇌하며 신스케는 조금씩 자신의 세계를 넓혀간다.

[5권]
적을 두고 있던 학생운동 조직에서 어이없게 낙오된 후, 굴욕감과 무력감에 괴로워하는 이부키 신스케. 그에게는 이제 마음을 툭 털어놓고 이야기를 나눌 친구도 없고 약한 소리를 하며 푸념을 늘어놓을 상대도 없다. 신스케는 황량한 잿빛 세상에서 괴로워하며 술을 마시고, 때로는 얼마 남지도 않은 돈까지 탈탈 털어서 경마장에 가는 등 우울한 나날을 보낸다. 그러던 중 고향의 은인 하나와 류고로가 중상을 입었다는 소식을 듣고 도망치듯이 고향으로 돌아간다. 신스케는 지쿠호에 머물며 류고로를 간호하는 한편, 경제적 어려움으로 와해의 위기에 처한 하나와 조직을 일으키기 위해 동분서주하며 노력한다. 그러던 중 르포라이터로부터 ‘프로레슬링 개최’로 돈을 벌 수 있다는 얘기를 듣고 류고로의 격려와 주변 사람들의 도움으로 대회 개최를 진행하기에 이른다.

[6권]
하야시 사부로는 자신의 차에 치인 신스케를 돌봐주고 운전을 배워 자신의 운전사로 일할 것을 권유한다. 신스케는 그 말을 따라 하야시 사부로의 운전사로 2년 반이라는 시간을 보낸다. 그동안 신스케는 이제껏 자신을 도와주던 이시이 선생, 가오루, 오가타, 에이지, 도미, 아즈사 선생, 그 밖에 많은 사람들과도 일절 연락하지 않은 채 지냈다. 그런데 어느 날 차 안에서 라디오를 통해 오리에의 목소리 같다고 생각되는 가수의 노래를 듣는다. 신스케는 그 가수를 찾아나선다. 드디어 오리에와 재회한 신스케는 오리에로부터 자신의 일을 도와달라는 부탁을 받는다. 신스케는 보장된 미래를 뿌리치고 무명 가수인 오리에의 매니저를 맡아, 재능이 넘치는 사람들과 함께 일을 시작한다. 그리고 갑자기 다가온 은인과의 이별. 신스케는 인생이란 잔혹하고 슬픈 것임을 깨닫는다.

[7권]
미지의 시대를 눈앞에 두고, 폭풍 전야의 적막이 일본을 엄습한 1960년. 이부키 신스케는 오가타와 도미의 부탁으로 매서운 폭풍이 미칠 듯이 불어닥치는 홋카이도 에사시에 오게 된다. 그곳에서 만난 호주인 친구 존이 던진 “당신은 한번 일본을 떠나볼 필요가 있어요.”라는 말에 마음이 흔들리는 신스케. 특공선과 소련과의 관계로 인해 요동치는 하코다테를 방문한 신스케의 등을 미는 따뜻한 봄바람이 분다. 반가운 옛 동료들과의 재회와 또 다른 헤어짐. 이부키 신스케는 되돌아갈 수 없는 미지의 세계에 대한 불안과 기대로 가득 찬 발걸음을 지금 내딛으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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