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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썹을 펴지 못하고 떠난 당신에게 (큰글자도서)

눈썹을 펴지 못하고 떠난 당신에게 (큰글자도서)

: 아내를 잃고 띄우는 조선 선비들의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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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썹을 펴지 못하고 떠난 당신에게
[도서] 눈썹을 펴지 못하고 떠난 당신에게
박동욱 저 궁리출판
10% 15,120
눈썹을 펴지 못하고 떠난 당신에게

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10월 05일
쪽수, 무게, 크기 372쪽 | 176*279*30mm
ISBN13 9788958207900
ISBN10 8958207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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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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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대의 우리는 사랑의 시작과 끝을 유예하거나 인정하지 않으면서 불명확한 경계선을 넘나들며 살고 있다. 조강지처는 가장 미숙한 나이에 만나 가장 원대한 희망을 함께 키워가는 사람이다. 희망은 더디게 현실이 된다. 오랜 세월을 대가로 이룬 남편의 성취가 겨우 현실이 되었을 때, 아내의 부재만큼 쓰라린 일도 없을 것이다. 지금 자신이 누리는 호사가 생전의 아내 몫이 될 수 없었다는 자책이 가슴을 아프게 짓누른다. --- pp.15~16, 「채제공, 꿈속에서 살아온 내 아내」 중에서

새집을 짓는다는 것은 단순히 공간을 만드는 것만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꿈을 함께 만들어간다는 것을 의미한다. 집도 거의 다 완성이 되고 꽃과 나무를 심으려는 차에 아내는 병이 들고 말았다. ……파주로 이사 오는 날, 아내는 관에 실린 채 왔다. 이제 부부가 함께 있을 수 있는 공간은 새집이 아니라 새 무덤이 되어버렸다. 아내의 부재로 새집은 더 이상 살아 있는 공간이 아니지만, 새 무덤은 언제인가 자신의 생명이 끝난 뒤에 함께 영면할 수 있는 공간이 된다. --- pp.52~54, 「심노숭, 함께 살지 못한 집」 중에서

유세차 무자년(1708) 2월 무인삭 15일 임진일에 남포 현감 채팽윤이 삼가 비석을 세우고 조촐한 제수를 갖추어 올리며 아내 의인 청주 한씨의 영전에 고하오. 아아! 지난번 꿈에 환하게 나를 맞아주던 것은 당신이 아니었소? 대체 어디 아득한 곳, 볼 수도 없는 곳에 있으면서 나로 하여금 쓸쓸한 무덤에서 울게 하는 것이오. 당신이 죽은 지 3년이지만 황홀하게 아직도 살아 있는 듯하오. --- p.152, 「채팽윤, 그대 없는 빈집에서 눈물만」 중에서

생각하니 그대와 이별한 지 벌써 8년이 되었소. 당신의 모습은 점점 멀어져가는데, 시절의 경치는 예전과 똑같아 새벽 서리는 뜰에 가득하고 국화는 시들었으며 뽕나무 잎은 떨어지는구려. 아! 나는 점점 쇠해가는데 누구와 더불어 늙어갈 수 있겠소? 한없는 이 한은 저승에도 통할 것이고 당신은 반드시 알 것이니 나의 잔을 받기를 바라오. --- p.321, 「김진규, 바다 건너 유배지를 찾아온 아내」 중에서

남들이 모두 사람이 죽고 사는 것과 그 수명은 하늘에 달려 있다고들 하고 나도 진실로 하늘에 있는 줄을 알고 있소. 그러나 당신의 죽음은 내가 만든 것이지 하늘이 그렇게 만든 것이 아니라오. ……당신은 병들지 않았을 텐데 가난 때문에 병들었고, 당신은 죽지 않았을 텐데 가난 때문에 죽은 것이오. 아아! 누가 당신의 죽음을 천명이라고 하겠소? 내가 실로 그렇게 만든 것이오. 아아, 애통하다!
--- p.332, 「정범조, 당신의 빈자리」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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