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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위한 노래
이석원
마음산책 2022.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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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D 한마디

[‘나’로 살아가기 위하여] 『보통의 존재』 이석원이 관계, 선택, 창작을 주제로 진행한 강연을 책으로 엮었다. 작가는 세 가지 강연을 준비하면서 그 자신이 슬럼프에서 벗어나 새로운 사람이 되는 경험을 했다고 밝힌다. 그리고 그를 깨운 이야기들은 이제 모두의 ‘자신으로 살아가는 길’을 향한다. -에세이 PD 박형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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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관련 동영상

목차

프롤로그

1. 관계의 고통과 자유로움

행복보다 중요한 고통 / 사람 지옥 / 모든 것은 이해의 문제 / 누가 누굴 안다고 믿는 것에 대하여 / 너 때문에 이렇게 됐어 / 언제나 거리를 둔다 / 부부의 거리 / 기억 / 거절의 기술 / 아버지의 비밀 / 어머니의 사정 / 수정에 대하여 / 이해의 세계

질의응답

2.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한 선택들

모든 선택에는 이유가 있다 / 정보와 경험의 부재는 잘못된 선택을 부른다 / 내 마음속 채워지지 않는 동그라미 / 거짓말 같은 행운 / 삶의 변수로 작용하는 운과 우연들 / 정상적인 인간 / 나를 구한 선택 / 가장 솔직하다는 말을 듣는 나의 거짓말이 내 인생을 어떻게 바꿔놓았는지에 대해 / 선택에는 대가가 따른다 / 주먹 감자 / 선택지는 항상 넓게 가진다 / 사람에 대한 결론은 시간을 두고 내린다 / 선택은 남이 아닌 나를 위해서 하는 것 / 자유, 자유로움 / 한 사람을 살린 선택

질의응답

3. 나는 왜 쓰고 만드는가

debut / 해프닝을 현실로 / 나의 글쓰기 이력 / 양의 함정 / 나를 이루는 판단과 안목에 대해 / 스파링 / 구체성 / 어떤 불일치 / 내가 좋아했던 창작자들에 대해 / 취향趣向―하고 싶은 마음이 생기는 방향. 또는 그런 경향. 혹은 그저 내가 좋아하는 것들 / 내가 세상을 사랑하는 법 / 음악과 책을 만드는 일은 내게 어째서 다른 것이 아닌지 나는 왜 그 모든 일을 할 수 있는지 / 대체될 수 없는 존재가 되는 법 / 태어났으니까 사는 사람

질의응답

에필로그

저자 소개1

1971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서른여덟이 되던 해 첫 책을 낸 이후로 지금까지 모두 다섯 권의 책을 냈다. 『보통의 존재』 『언제 들어도 좋은 말』 등을 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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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11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184쪽 | 284g | 123*198*20mm
ISBN13
9788960907829

책 속으로

저는 그래서 사람은 변하지 않는다는 말을 쉽게 하는 사람들을 별로 신뢰하지 않습니다. 타인의 변화 가능성을 그렇게 쉽게 일축할 수 있는 사람이 자기 자신인들 더 나은 사람으로 변화시킬 수 있을까요? 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만들어갈 수 있을까요?
--- p.26

바이러스 때문에 하는 거리 두기 말고, 사람과 사람이 서로 건강하게 불필요한 오해나 갈등 없이 가능한 한 오래 관계를 유지할 수 있도록 물리적, 시간적, 그리고 심정적으로 거리를 두는 것. 이게 이 세상 모든 관계에 있어서 가장 중요하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 p.29

저도 아직은 세상이 나를 필요로 했으면 좋겠고, 나도 좋아하는 일 한번 하면서 살아보길 바랐지만 그게 잘 안 되니까 아무리 카드를 긁어도 마음속 허기는 메워지지 않았습니다. 동그라미는 채우는 게 아니라 그저 안고 살면 되는 건데. 동그라미는 누구에게나 언제나 있는 건데. 그땐 그걸 몰랐죠.
--- p.76

인간의 삶에는 노력을 아무리 해도 닿을 수 없는 소위 말하는 운이 좌우하는 영역이 존재한다는 것이죠. 그걸 인정하지 않고 모든 것을, 심지어 운조차 내 노력의 소관으로 이해를 해버리면 결국 세상만사가 다 내 탓이 되어버립니다. 그것은 결코 세상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아니죠. 그런 식이라면 모든 실패는 결국 노력이 부족해서 오는 것이고, 내가 집이나 직업이 없는 것도 오로지 나라는 개인이 게으르고 무능한 탓이라고 해석이 될 수도 있는 거거든요. 그럼 우리가 사회적인 공정과 평등을 말할 필요가 뭐가 있겠습니까. 모든 게 내 탓이고 다 각자 하기 나름인데.
--- p.82

나를 믿는다고 해서 반드시 성공한다는 보장은 없지만 자신을 한 번이라도 믿어보면 어떤 식으로든 얻는 게 있다는 거죠.
--- p.89

사람은, 외롭고 때로는 각박하기까지 한 삶을 살면서 자기를 증명하느라 애를 써야 할 때도 많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를 의심하고 외면하고 불러주지 않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아요. 그럴 때 어느 한 명, 나보다 더 나를 믿어주는 사람을 만났을 때의 그 감동은 평생을 갑니다. 그때 그분이 저에게 그렇게 따뜻하게 손을 내밀어주지 않았더라면 저는 아마 저에게 필요한 온기를 다 채우지 못한 채로 너무 춥게 살아왔을지도 모릅니다.
--- pp.111~112

창작자로서 제가 생각하는 중요한 것들에 대해 말씀드리고 있는데요. 구체성을 잃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구체성이 뭐죠? ‘어떻게’가 실종되지 않은 상태. 이 어떻게가 없으면 세상의 어떤 말도 구호에 불과할 뿐 실제로 일이 진행될 수가 없습니다.
--- p.142

그래, 사랑을 하는 데에 방식이 한 가지만 있는 게 아닌데 나는 어째서 그렇게 오랫동안 자책을 했을까. 나는 내 식대로 내가 좋아하는 걸 대했을 뿐인데.
--- p.156

저는 창작자는 창작자로서의 자의식이 너무 비대해지는 것도 경계를 해야 하지만 그게 너무 없어도 자신을 지탱하기가 어렵거든요. 때문에 무엇을 보든, 남들이 비웃든 말든 나도 할 수 있어, 라는 생각을 의식적으로 할 필요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 p.178

글을 읽는 사람들이 하는 대표적인 착각, 쉽게 읽히면 쓰는 것도 쉽게 썼다고 생각하죠. 하지만 글을 쓰는 분들은 아실 거예요. 글을 쉽게 읽히도록 쓰려면 그 과정은 결코 쉽지 않다는 것을요.

--- p.180

출판사 리뷰

“누가 누굴 알고 이해한다는 건
어쩌면 평생이 걸릴 수도 있는 긴 여정”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한 관계와 선택


사람들에게 ‘관계’란 숙제와도 같다. 수많은 사람들이 관계로 인해 행복해하고 또 괴로워하곤 한다. 이석원은 관계에서의 상처나 고통은 타인과의 거리가 지나치게 가까울 때 발생한다고 강조하며, 누군가를 함부로 안다고 단정 짓는 태도의 위험함을 이야기한다. 당연한 듯 보이는 이 이야기는 이석원의 부모님과 지인의 예시를 통해 더욱 구체성을 띤다. 이석원은 적절한 거리를 유지하며 잘 지내던 지인과 급속도로 가까워졌을 때 겪었던 곤란한 일화나 완고한 가부장인 아버지와 어머니 사이에서 빚어진 갈등을 이야기하며, 관계에서 중요한 것은 ‘거리 두기’와 ‘잘 거절하기’라고 덧붙인다. 물론 세상은 단순하지 않기에, 이 해법들을 실천하기란 어렵다는 말도 빠뜨리지 않는다. 그럼에도 자신이 이해받고 싶은 만큼 타인을 이해하고자 노력하는 태도가 중요하며, 그것은 사람들과 어울려 살아가는 세상에서 지닐 수 있는 최소한의 윤리라 여기는 것이다.

우리가 타인과 갈등을 빚고, 타인 때문에 힘들어지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우리는 생각도 견해도 기준도 다 다른 개별적인 존재들이거든요. 그러니까 서로 엇갈릴 수밖에 없고 그 엇갈림에서 많은 문제들이 생길 수밖엔 없는 거죠. _18쪽

처음 창작을 시작했을 무렵, 이석원은 자신의 선택을 온전히 신뢰하지 못했다. 그래서 자신의 개성을 밀고 나가기보다는 작업에 대한 피드백을 적극 수용하는 쪽이었다. 그러나 서울 인사동에 자신의 가게를 연 경험을 계기로, 그는 조금 달라진다.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대신 ‘부족해도 내 힘으로 해보자’ 하는 생각으로 가게의 콘셉트와 세부적인 인테리어를 고안했고, 그 결과 곧 망할 것이라는 일부의 예상과는 다르게 붐비는 가게를 만들어냈다. 이석원은 자신의 선택을 믿고 밀어붙였던 그 경험을 계기로 창작에 있어서도 좀 더 자신의 선택을 믿어보게 되었다고 이야기한다. 세상이 정답처럼 정해놓은 방식을 무작정 좇지 않게 되었다는 것이다. 물론 자신을 믿는 선택이 늘 옳지만은 않겠지만, 어떤 방식으로든 남는 것이 있다. 이석원은 이를 통해 얻게 된 것은 타인의 시선에 구애받지 않는 자유로움이라고 언급한다.

선택은 남이 아닌 나를 위한 것이어야 하는데, 많은 사람들이 자신보다는 남을 위한 선택을 합니다. _105쪽

“창작자는 내가 무엇을 하고자 하는지를 스스로 분명하게 알고
그것을 타인에게 설명할 수 있어야 합니다”
26년 차 창작자가 이야기하는 취향과 안목의 중요성


이석원은 창작자가 모든 일을 다 잘해낼 필요는 없지만, 자신이 무엇을 하고자 하는지 방향은 명확히 알고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것이 바로 자신의 개성과 대체 불가능성을 키우고 창작자로서의 생명을 오래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이라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 안목과 판단력을 길러야 하며, 무엇이든 실제로 부딪혀보라는 현실적인 조언도 건넨다. 작가가 되고 싶으면 공개적인 곳에 글을 써서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반응을 살피는 등, 실전을 최대한 많이 치러보라고 권한다. 이는 창작이란 결국 반짝이는 영감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꾸준함과 성실함을 바탕으로 해내는 일이라는 뜻이다.

창작이란 결국 선택이라는 행위를 무한히 반복하는 일입니다. 작가는 평생 단어를 고르고 주제를 고르고 문장을 선택해야 하죠. 음악가나 디자이너라면 어떤 스타일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운명이 바뀔 수도 있겠죠. 어떤 분야가 됐든 창작자라면 수많은 선택지 중에 어느 것이 최선인지를 끊임없이 고민할 수밖엔 없고, 그 고민의 결과가 그 사람의 인생을 좌우하게 됩니다. 그 선택과 판단을 할 때 제일 중요하게 작용하는 안목과 판단력이 어떻게 중요하지 않을 수가 있겠어요. _138~139쪽

사람들이 관계와 선택에 대해 고민하고 창작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바로 어제보다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은 바람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그 바람에는 온전한 나 자신으로 살아가고 싶은 열망도 깃들어 있을 것이다. 관계와 선택, 창작은 결국 ‘나 자신으로 살아간다는 것’이라는 주제와 긴밀히 맞닿아 있다. 작가로서 이석원은 이 어려운 질문에 대한 명쾌한 답을 제시한다기보다는, 함께 고민하고 답을 찾아가는 이에 가깝다. 세 번의 이야기 마지막에는 강연 때 나누었던 질의응답을 선별해 실었는데, 고민을 듣고 함께 생각하며 사려 깊은 답변을 하는 이석원의 면모를 잘 볼 수 있다.

이석원(지은이)의 말

우리는 평생 세상에 어떤 답이 있어서 그걸 배우고 익히며 살아가는 것이 인생이라고 믿어왔다. 그래서 답이 존재하지 않거나 답을 발견하지 못하는 문제들에 직면하면 당황하고 어찌할 바를 모른다. 하지만 세상에는 오직 본인만이 답을 정하고 해결할 수 있는 일들이 있다. 그걸 스스로 정하고 깨우쳐가는 게 어쩌면 나 자신을 찾아가는 일인지도 모른다. 긴 기다림 끝에 내가 나 자신으로 살아가기 위해 깨달은 것이 있다면 그것 하나다.
-「에필로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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