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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은 조금만

질문은 조금만

: 자부심과 번민의 언어로 쓰인 11인의 이야기

리뷰 총점9.4 리뷰 30건 | 판매지수 2,8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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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02월 06일
쪽수, 무게, 크기 364쪽 | 410g | 128*188*30mm
ISBN13 9791160409451
ISBN10 1160409455

카드 뉴스로 보는 책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프롤로그 - 명백히 사적인 관점

지금의 노래, 최백호
마운드의 토르, 강백호
다름의 평등함, 법륜
마음속의 완구 공장, 강유미
파도 속의 영원, 정현채
최초의 이름, 강경화
백자의 마음, 진태옥
캠퍼스의 호로비츠, 김대진
소년의 심장, 장석주
얼음의 꽃, 차준환
죽음의 왈츠, 박정자

저자 소개 (1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아흔이 돼도 저는 〈입영전야〉를 부를 수 있거든요. 소리가 안 나올 때도 노래하는 방법이 있어요. 그래서 저는 나이 들어 여든이 되면 여든의 호흡으로 노래하면 된다고 생각해요. 젊었을 때 한 호흡으로 했다면 네 호흡으로 나눠서 해도 얼마든지 감정을 표현할 수 있어요. (중략) 제 호흡은 더 좋아졌어요.”(최백호)
--- p.34

“저도 긴장하고 떤 적 많아요. 지나고 나면 어떤 선택을 하든 어느 부분 후회하기 마련이라서. 어느 게 좀 더 현명한 선택인지 생각하다가, 기왕 그런 상황이 왔을 때 좀 더 즐기고 침착하게 하다 보면 후회하는 순간이 덜 오지 않을까.”(강백호)
--- p.57~58

“살아 있는 한 할 일은 끝이 없죠. 동시에 그게 안 된다고 안달복달할 일도 아니다. 어차피 다 할 수도 없다. 다만 그럴 수 없는 삶의 과제들을 매일 할 수 있는 만큼 해나가는 거다.”(법륜)
--- p.97

“제가 늘 마음속에 가지고 있는 건 ‘지금 출발이다’. 어제까지 연습이고, 지금 또 출발이고, 지나면 다시 연습이고, 지금 또 시작이고. 항상 그런 마음으로 살고 있어요.”(법륜)
--- p.99

“저는 모든 게 모순이거든요. 양가감정이 항상 있어요. 누군가에 대해 어떤 판단을 내렸다가도 아니야, 알고 보면 그렇지 않을 거야. 선입견을 안 가지려고 해요. 뒷면을 보려고 애를 쓰는 성향이라서 저 자신을 많이 괴롭혀요. 모든 것을 그렇게 바라보는 특이한 점이 제 콘텐츠를 이루는 것 같아요.”(강유미)
--- p.114

“4년 전엔 빛을 받아 광선 에너지로 저장했다가 동력 에너지로 바꾸는 시계를 샀어요. 수명이 12년에서 15년이라는데, 좀 낮게 보면 앞으로 8년쯤 남았구나. 내 삶의 종착역이 이 정도 남았구나, 그 생각이 위안이 돼요.”(정현채)
--- p.163

“2주 전에는 아침에 일어나서 보니까 풀에 햇살이 비쳐서 빛이 든 부분과 안 든 부분이 너무 아름다운 거죠. 곧바로 잠옷 바람으로 카메라 들고 나갔어요. 어물거리면 빛이 2, 3분 만에 금방 지나가니까요.”(정현채)
--- p.167

“저는 최초의 여성이 되고 싶어 했던 적이 없습니다. 그냥 저한테 기회들이 왔을 뿐이고, 이제는 그런 수식어가 필요 없는 세대가 빨리 왔으면 좋겠습니다.”(강경화)
--- p.186~187

“젊을 때는 디자인을 더 해야 디자인한 걸로 착각해요. 그렇지만 저는 늘 이야기해요. 바느질하는 사람은 바느질 앞에, 패턴 하는 사람은 패턴 앞에, 단추 하는 사람은 단추 앞에 정직해라. (중략) 내가 60년을 뒤돌아보니까 기본을 하기가 그렇게 힘들어요. 기본이 그렇게 어려울 수가 없어요.”(진태옥)
--- p.217

“테크닉은 딱 두 가지 종류예요. 연습 몇 번 해서 되는 사람, 잘 안 되는 사람. 부족한 사람은 무조건 연습한다고 얻지 못해요. 노하우를 찾아야 돼요. 팔목을 높게 들어볼까, 내릴까, 팔을 더 붙여볼까…. 수도 없이 많은 과정이 있지만, 자신한테 맞는 방법을 찾아내는 건 자기일 거 아니에요.”(김대진)
--- p.251

“저는 소리에서 차이가 난다고 생각합니다. 경험을 통해 소리를 연출할 수 있겠지만 (중략) 그것이 발현될 때는 무의식의 세계에서 나온단 말이죠. 그러니까 속일 수가 없어요. 그 소리는 절대로 다른 사람이 만들 수 없고 나만 낼 수 있는 나만의 감정이거든요.”(김대진)
--- p.261

“시마(詩魔)라는 게 있어요. 시의 신과 접신하는 거죠. 그러나 나는 시마가 찾아온다고 해도 거절할 거라고 했어요. 당신 도움 필요 없다. 내 걸 쓰겠다.”(장석주)
--- p.280

“내 노동의 어떤 숭고함이 스스로 대견스러워요. 그 시간을 견뎌냈다는 게. 그 책 하나하나 쓸 때는 내 재능의 극한까지 나를 몰아서 쓴 거거든요. 시간이 지나고 나서 보면 그 재능이 사실 조금 미약한 것이었구나, 아직 창대함까지는 멀었구나 하는 느낌이 들지만 그때는 그게 최선이었어요. 그런 면에서 내 성실함과 견인력이 나 스스로 좀 대견스러워요.”(장석주)
--- p.282~283

“첫 번째 점프나 중간에 실수가 나왔다고 해도 거기서 끝이 아니에요. 실수에 사로잡혀버리면 나머지 것까지 다 망치는 거잖아요. 실수는 아무리 연습을 해도 나올 수 있어요. 실수가 나와도 그건 이미 지나간 거고요. 그 뒤에도 아직 남은 것이 많기 때문에 (중략) 오히려 남은 것을 다 해내는 게 제일 중요해요.”(차준환)
--- p.319~320

“저는 항상 대범한 편이에요. 뭔가 자신이 없을 때 소심해지지만 그래도 결국 대범해져요. 소심한 게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에.”(차준환)
--- p.320

“여자 이름에 ‘바를 정’ 자를 넣는 경우는 거의 없거든요. 그러나 나는 여기까지 오는 동안 평생 그 ‘바를 정’ 자가 나를 붙들어주었다고 생각해요.”(박정자)
--- p.344

“나는 극장 공간에 너무 감사해요. (중략) 무대에 대한 나의 경외심 같은 거예요. 무대는 나의 천국이자 지옥이니까요. 또 어느 날, 분장실에서 무대로 나 있는 계단을 올라갈 때 먼지가 싹 날리면 사람들 몰래 뭉쳐진 먼지를 주워요. 난 그 먼지조차 고마운 거예요.”(박정자)
--- p.355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어떤 세계 안에서 누군가를 알고 싶다면
그의 결핍을 들추어야 할 것이다”
깊은 내면을 섬세하게 들여다보는 ‘이충걸식 인터뷰’


인터뷰라는 장르는 말 그대로 ‘인터(inter)’, 서로의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 ‘뷰(view)’, 시선을 드러내는 것. 저자는 잡지 에디터로서 조르지오 아르마니, 필리프 스타르크 같은 세계적인 디자이너와 김광석, 최진실, 이문열 등 국내의 다양한 유명 인사들을 만나 인터뷰해온 만큼, 한평생 누군가를 들여다보며 살아왔다. 때로 인터뷰는 묻고 답하는 형식, 그 자체로 간단히 이해되기도 하지만 그는 인터뷰어로서 활동해온 수십 년간 인터뷰라는 장르가 가지는 본연의 가치를 가벼이 여긴 적이 없다. 그에게 인터뷰는 줄곧, 누군가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그 마음을 꺼내 사람들에게 보여주는 일, 즉 한 사람의 뒷마당을 기꺼이 거닐어보는 일이었다. 그 뒷마당에서 예상하지 못한 작고 아름다운 꽃을 발견해 경탄하거나 때로는 예상과 달리 사뭇 황량한 풍경에 실망을 할지라도.

“질문과 대답의 바다엔 흔한 감정들이 펼쳐져 있다. 질문은 받는 것, 대답은 주는 것. 어떤 질문은 흥미를 부르는 동시에 차단하며, 끌어들이는 동시에 쫓아낼 것이다. 다른 질문은 인터뷰이의 고통에 연민을 표하거나, 즐거움을 부추기거나, 실패를 면제해주거나, 업적을 승리라고 주장할 것이다. 그러나 인터뷰는 자기를 보호할 수 없는 장르라서 제대로 구사한다면 달려갈 곳도 숨을 곳도 없다.” _〈프롤로그 - 명백히 사적인 관점〉중에서

그래서 “어떤 때는 타인에게서 성숙한 관점을 기대하는 것 자체가 오류로 보였다”(5쪽), 그 자체로 완벽한 사람은 없으므로. 그렇게 숱한 이들을 대면하며 저자가 구축한 자신만의 인터뷰 방법은 기계적이고 피상적인 질문은 줄이고, 인터뷰이의 마음의 극단으로 다가가 저자 특유의 세밀한 관찰력과 풍부한 해석을 통해 상대의 내면을 이해해보는 것이었다. 만일 진정으로 어떤 사람을 이해하고자 한다면, 오히려 그의 “날 선 광대뼈가 아닌 불안을”(9쪽) 보는 편이 더 의미 있을 테니까. 숨길 것도 숨을 곳도 없는 ‘명백히 사적인’ 인터뷰 자리에서 저자는 이들의 내밀하고도 고유한 이야기를 조심스레 이끌어낸다. 다시 말해, 인터뷰이가 지닌 심연의 유약함을 끄집어냄으로써 반대로 독자에게 그들의 ‘성숙한 관점’을 전달한다.

질문과 대답의 바다에서 세밀히 건져낸,
삶을 정진하는 이들의 한 끗 차이 인생철학


이 책에는 20대부터 80대까지 다양한 연령·성별·직업의 인물들이 등장하지만 이들 중 단 한 명도 자신의 분야를 떠나거나 은퇴한 이는 없다. 이 다채로운 11명의 인터뷰이는 모두 현재까지 꾸준히 각자의 분야를 힘 있게 개척해온 이들로, 외로움과 불안의 시간을 견디고 일과 삶을 정진하며 쌓은 저마다의 고유한 인생철학을 들려준다.

우선, 야구 선수 ‘강백호’와 피겨스케이팅 선수 ‘차준환’의 인물 서사는 지금껏 이들을 따라다닌 시합의 결과와 점수 너머의 이야기를 들려준다는 점에서 그 자체로 새롭다. 두 선수는 종목이 다르지만 인터뷰 글에서는 각각 숱한 경기 시합과 지난한 연습 시간을 거치며 갖춘 담담함과 대범함 그리고 기백이 공통적으로 돋보인다. 숫자로 평가받는 스포츠의 세계와 달리, 문학과 음악의 세계에서는 1점이 만들어내는 뚜렷한 차이가 없다. 시인 ‘장석주’와 피아니스트 ‘김대진’은 그런 예술의 세계에서 대중은 물론 스스로 인정할 만한 궤도에 오를 때까지 자기 자신을 냉혹하게 단련해온 예술가들이다. 단어 하나나 음표 하나에 집중하는 동시에 작품이나 곡 하나를 초월하는 총체적인 시선으로 ‘나의 것’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노력해왔다. 그들의 이야기에서는 노력의 숭고함 그리고 치열한 자기 절제의 면모가 크게 다가온다. 다른 듯 닮아 있는 이들 네 명의 이야기는 외부의 시선이나 평가에도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 것을 반질반질하게 연마하는 태도를 일깨워준다.

“만약 가산점이 좀 적다거나 어느 부분 판정이 좀 그렇다면, 제 안에서 문제점을 찾고 지적받은 부분들을 완벽하게 보완해서 다음 경기에 보여주고, 또 계속 보여주는 수밖에 없어요. (중략) 피겨는 평가를 받는 종목이고 제가 받은 점수표도 제 거기 때문에.”(차준환)

“음악은 피곤해지지, 진짜 싫어지진 않아요. 사랑하는 사람이라고 해서 365일 사랑하나요? 그렇지만 사랑이 변하는 건 아니죠.”(김대진)

한편, 코미디언 ‘강유미’와 서울대 의대 명예교수 ‘정현채’는 어린 시절부터 줄곧 이끌렸던 한 가지 주제(코미디와 죽음)에 평생토록 천착하되 시간의 흐름에 따라 대중에게 그 주제를 전하는 방식을 유연하게 변화시킨 이들이다. 지극히 개인적인 끌림으로 연구하기 시작한 것이 오히려 주변의 이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행사하게 된 셈이다. 이 둘의 인터뷰 글에서는 역설적이게도, 꺾이지 않는 집요함과 부드럽게 휘어지는 유연함이 동시에 엿보인다. 반대로 ‘법륜’ 스님과 전 외교부 장관 ‘강경화’는 모두 개인의 삶 속에서 대외적인 가치를 실현하는 인물들로, 복잡한 이해관계와 시시각각 변하는 사회 틈에서 잊지 말아야 할 평화와 존립의 의미를 강조한다. 인류애, 평등, 존엄성…. 시끄러운 사회 속에서 퇴색되기 쉬워지는 본질적인 가치에 대해 곱씹어볼 수 있도록 한다. 이렇듯 한없이 사적인 동기와 범인류적인 사명감 사이를 오가는 이야기들 속에서 내면의 혼란을 들여다보는 힘과 세상을 이해하는 거시적인 관점을 두루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다.

“사춘기 땐 (중략) 수단 방법 안 가리고 웃겼어요. 친구가 눈물을 흘려가면서 웃으면 세상을 다 얻은 것 같았어요.”(강유미)

“나는 이렇게 풍요롭고 안전한 데서 일하고 있다는 감사를 넘어서 한동안 정신적으로 좀 흔들려요. 똑같은 존엄성을 갖고 태어났지만 지금 현장에선 그렇지 못한 것에 대한 유대감이라고밖에 저는 설명이 안 되네요.”(강경화)

마지막으로 가수 ‘최백호’, 패션 디자이너 ‘진태옥’, 연극배우 ‘박정자’는 모두 생애사적 관점에서는 노년에 이르렀으나 여전히 노래를 부르고, 디자인을 하고, 연기를 하며 종횡무진하는 현역들이다. 세 인터뷰 글들에서는 자연스럽게 죽음과 늙어감에 대한 이야기가 녹아 있다. 하지만 “숨을 거두는 날까지 작업을 해야 되지 않을까”(225쪽)하고 말하는 여든여덞의 진태옥, “무대 위에서 죽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343쪽) 바라는 여든의 박정자, 무대에서 쓰러지는 순간 “이렇게 죽는 것도 괜찮겠다”(34쪽) 싶었다는 일흔둘의 보컬 최백호의 이야기는 어떤 불안과 두려움도 끝내 이들의 직업적 애정과 순수한 열망을 가리지 못했다는 사실을 또렷하게 들려주며, 나이가 들어가는 숙명 앞에 선 모든 이에게 큰 용기와 힘을 전해준다.

“제가 하는 모든 일에 순수하게 접근하려고 해요. (중략) 어떤 일이든 그만둘 때 마음속에 티끌을 하나도 안 남기자고.”(최백호)

“사실 절정이란 것은 언젠가는 내려와야 한다는 의미잖아요. 끝없이 낙하해야 하죠. 그 두려움은 없어요. 내가 여든까지 온 것만 해도 모든 것이 감사한데 이렇게도 절정이 있을 수 있다는 게. 나에게 또 어떤 절정이 기다리고 있을까.”(박정자)

『질문은 조금만』은 일과 삶, 구체적으로 직업적 성취와 고민, 개인의 외로움과 행복, 죽음을 향한 두려움과 생의 의미, 가족으로부터 얻고 잃었던 것들을 다룬다. 저자의 시선을 따라 책에 담긴 11명의 뒷마당을 거닐다 보면, 이들이 그 자체로 단숨에 완벽했기 때문이 아니라 안팎의 흔들림 속에서도 울퉁불퉁한 길을 끝까지 걸어갔기 때문에 저마다의 뒷마당에 아름다운 꽃이 만개했음을 알 수 있다. 인간의 존재적 불안을 헤치며 살아가는 이들을 향한 깊은 공감과 존경심을 느끼는 동시에, 자신을 잃지 않으며 우리 각자의 일과 삶의 문제를 꿋꿋하게 헤쳐 나갈 뜨거운 동력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회원리뷰 (30건) 리뷰 총점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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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리뷰 질문은 조금만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C****e | 2023.02.20 | 추천1 | 댓글0 리뷰제목
'‘인터(inter)’, 서로의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 ‘뷰(view)’, 시선을 드러내는 것'GQ KOREA의 편집장으로 18년 간 인터뷰어로 지내온 이충걸 의 인터뷰집이다.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 그들의 사이의 비집고 들어가 그들의 시선에 서보며, 생각의 행간을 읽어내려간 그의 이야기들이 상당히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이 책은 이 시대를 열심히 살아가며 자신의 자리를 당당히 지키고 있는 1;
리뷰제목

'‘인터(inter)’, 서로의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 ‘뷰(view)’, 시선을 드러내는 것'


GQ KOREA의 편집장으로 18년 간 인터뷰어로 지내온 이충걸 의 인터뷰집이다.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 그들의 사이의 비집고 들어가 그들의 시선에 서보며, 생각의 행간을 읽어내려간 그의 이야기들이 상당히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이 책은 이 시대를 열심히 살아가며 자신의 자리를 당당히 지키고 있는 11인의 이야기를 담아두었다.


인터뷰집이긴 하지만, 통상적인 질문, 답변의 형식에서 벗어나 반복되는 문답으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미처 다 전하지 못했던 그들의 생각들을 조금 더 깊이 있는 시선으로 담아두어, 인간으로서의 내적 번민도, 그들이 단단한 자아로 성장해 열정을 드러내는 것들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그들의 가치관, 태도 등을 읽어내려가며 인간적인 매력을 느낄 수 있다.


“어떤 세계 안에서 누군가를 알고 싶다면 그의 결핍을 들추어야 할 것이다”


단순한 질문과 대답을 끌어둔 형태가 아니라, 기나긴 모니터링과 외로운 의심 끝에 적힌 것이라 하니 더욱 그 깊이감이 남다른 느낌이다.


20대부터 80대까지 다양한 연령과 성별, 직업의 인물들. 야구선수 강백호, 피겨스케이팅 차준환, 시인 장석주, 피아니스 김대진, 코미디언, 강유미, 서울대 의대 명예교수 정현채, 법륜 스님, 전 외교부 장관 강경화, 가수 최백호, 패션 디자이너 진태옥, 연극배우 박정자 등 전 세대와 직업을 아우르며 그들의 인생을 간접경험할 수 있어, 인생의 조언을 듣는듯새로운 생각이 깃든다.


별다른 기대없었던 인터뷰집에서 깊은 사유를 할 수 있다니, 그들의 언어와 생각을 재해석한 이 책의 저자의 깊이감마저 드는 것 같다. 다양한 시선과 인생을 느껴보고 싶다면 이 책을 펼쳐보아도 좋다.


'여든이 되면 여든의 호흡으로 노래하면 된다고 생각해요. 젊었을 때 한 호흡으로 했다면 네 호흡으로 나눠서 해도 얼마든지 감정을 표현할 수 있어요.' <책 속에서... , 가수 최백호>


“사실 절정이란 것은 언젠가는 내려와야 한다는 의미잖아요. 끝없이 낙하해야 하죠. 그 두려움은 없어요. 내가 여든까지 온 것만 해도 모든 것이 감사한데 이렇게도 절정이 있을 수 있다는 게. 나에게 또 어떤 절정이 기다리고 있을까.” <책 속에서..., 연극배우 박정자>



#도서협찬 #질문은조금만 #이충걸 #한겨레출판 #에세이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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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오롯이 드러내는 인터뷰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책* | 2023.02.13 | 추천1 | 댓글0 리뷰제목
나이가 들어간다는 것은 무엇일까?  나이를 먹고 있다는 것은 자신이 지금까지 해 오던 일을 즐길 줄 안다는 것을 말한다. 즐긴다는 것은 다른 이의 평가에 좌우되지 않는 것을 말한다. 자신만의 목표를 설정하고 성취해 가는 과정 속에 경험하는 모든 것을 기쁨으로 때로는 슬픔을 이겨내며 참아내는 것을 말한다.    저자가 만난 11명의 인터뷰이 중에 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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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들어간다는 것은 무엇일까? 

나이를 먹고 있다는 것은 자신이 지금까지 해 오던 일을 즐길 줄 안다는 것을 말한다. 즐긴다는 것은 다른 이의 평가에 좌우되지 않는 것을 말한다. 자신만의 목표를 설정하고 성취해 가는 과정 속에 경험하는 모든 것을 기쁨으로 때로는 슬픔을 이겨내며 참아내는 것을 말한다. 

 

저자가 만난 11명의 인터뷰이 중에 대부분이 노년으로 향하고 있는 분들이고 자신의 일을 즐겨하는 분들이다. 물론 피겨 선수 차준환, 프로야구 강백호 선수 등은 한창 자신의 분야에서 새로운 길을 개척하고 있는 이들이지만 가수 최백호, 전 외교부 장관 강경화, '대추 한 알' 이라는 시로 뒤늦게 시인의 진가를 발휘하고 있는 장석주 시인, 아흔을 바라보고 있는 패션 디자이너 진태옥, 연극배우 박정자님은 나이 들어감을 후회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 나이에서 할 수 있는 일들을 즐겁게 찾아가며 살아가는 이들이다. 

 

세월 앞에 장사 없다는 말이 있다. 이 말은 흐르는 시간 앞에 어느 누구도 무릎을 꿇지 않는 사람이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유명하게 이름을 날렸던 이들도 대중의 머리 속에 소리 소문 없이 잊혀진다. 자랑했던 외모도 건강도 세월이 지나가면 변하는 것이 자연의 섭리다. 세월 흘러가는 것을 부정하거나 초라해진 자신의 모습을 보며 아쉬워하며 그저 그렇게 살아가는 사람도 있지만 저자가 만난 이들은 그렇지 않았다. 가수는 목소리가 생명일진대 일흔이면 어떻고 여든이면 어떠냐 나이에 맞게 소리를 내면 되지라는 생각으로 자신의 철학을 노랫말과 목소리에 담아내는 최백호님의 자신의 일에 대한 태도는 나이 들어감의 아름다움관시과 젊음 못지 않은 기백이 서려 있다. 아흔을 바라보고 있는 진태옥 디자이너는 자신만의 색깔을 포기하지 않고 패션의 종가라고 자부하는 유럽 파리에서도 위축되지 않고 자신이 생각하는 아름다움을 유감없이 보이며 지금껏 여백의 미를 완성해 가고 있다. 

 

장석주 시인이 살아온 삶을 돌아보면 기나긴 무명의 시절을 어떻게 버티며 살아왔을까 고개가 저절로 숙여진다. 문단의 주류에 편입하지 않고 자신만의 시의 세계를 만들기까지 그 얼마나 자신과의 싸움이 있었을까 싶다. 과연 밥이라도 먹고 살았을까? 한때  신춘문예 당선이 마치 훈장이라도 되어 많은 사람들에게 관심을 받았던 때가 있었지만 지금은 그 열기도 사그라져서 시인으로 살아가는 삶이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그럼에도 누가 알아주든 말든 줄기차게 성실함으로 글을 써 왔던 것이 '대추 한 알' 이라는 시가 사랑받게 된 이유였다고 겸손하게 말한다.

3만 권 이상의 책을 소장하고 있는 장서가이자 다양한 분야를 섭렵하고 있는 독서가였기에 시인이라는 삶을 버티며 살아왔지 않았을까 생각된다. 

 

인터뷰는 특정한 목적을 가지고 개인이나 집단을 만나 정보를 수집하고 이야기를 나누는 일이다. 이충걸 저자의 인터뷰집 <질문은 조금만>은 정보를 수집하기 위한 목적이기보다 인터뷰이와 삶을 나누는 일에 가까운 책이다. 인터뷰이의 삶의 결이 드러나도록 적절하게 질문을 던지고 이해하는 능력은 저자만이 가지고 있는 특징인 것 같다. 인터뷰이가 편안하게 자신의 삶을 솔직하게 이야기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만들어내고 주어진 시간 안에 인터뷰를 완성해 가는 것이 저자의 전문성인 것 같다. 결이 다른 11명의 사람들을 만나기 전에 그들에게 맞는 질문을 만들고 사전에 그들이 살아온 삶을 공부하지 않고서는 이 정도의 정제된 인터뷰집을 만들어 낼 수 없을 것이다. 평소에는 만날 수 없었던 이들을 책 한 권으로 만날 수 있어 감사했다. 나에게 생소한 이들도 있었지만 또 다른 공부라 생각하고 읽었다. 진솔한 삶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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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리뷰 질문은 조금만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YES마니아 : 로얄 까* | 2023.02.11 | 추천1 | 댓글0 리뷰제목
솔직히 여기에 나오는 분들을 잘 알지는 못한다. 다들 유명인인 것 같고 분명 들어 본 적은 있지만 크게 관심을 가지지는 않았던 분들이다. 이름조차 들어 보지 못한 분도 있다. 그런데 역설적으로 그래서 더 재미가 있었던 것 같다. 한 사람을 알아간다는 것은 새로운 세계를 알아간다는 것과 같다. 잘 모르는 분들이지만 그들의 이야기를 통해 내가 미처 알지 못했던 새로운 세계를 배;
리뷰제목

솔직히 여기에 나오는 분들을 잘 알지는 못한다. 다들 유명인인 것 같고 분명 들어 본 적은 있지만 크게 관심을 가지지는 않았던 분들이다. 이름조차 들어 보지 못한 분도 있다. 그런데 역설적으로 그래서 더 재미가 있었던 것 같다. 한 사람을 알아간다는 것은 새로운 세계를 알아간다는 것과 같다. 잘 모르는 분들이지만 그들의 이야기를 통해 내가 미처 알지 못했던 새로운 세계를 배운다는 매력이 있었다.

 

 

그리고 이 책의 또 다른 매력은 이 책에 있는 사람들이 완벽해 보이지 않는다는 데에 있다. 작가가 의도적으로 인터뷰할 때 그러한 점을 끌어내려고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다들 어딘가 불안정해 보이는 모습이 있다. 사람은 누구나 완벽하지 않다. 그 사람의 진솔한 모습이 나타나서 좋았다.

 

또 인터뷰 곳곳에 저자의 생각이 섞여서 나타난다. 어떨 때는 인터뷰하는 대상의 말인지 저자의 생각인지 모호한 부분도 있다. 이 부분이 이 책이 단순한 인터뷰 모음집이 되지 않게 만든다. 저자는 나름의 철학과 위트가 있다. 그것이 이 책에 잘 드러나서 더 매력적이다.

 

 

사실 이 책의 인물들은 다들 유명하고 대단한 분들이었다. 이런 분들 중에 내가 모르는 사람도 있다는 사실이 부끄러웠다. 난 어찌 보면 참 무지한 것이다. 이 책의 인터뷰를 통해 참 많이 배웠다. 강경화 전 장관님과의 인터뷰를 읽으면서는 내가 여성 장관에 가지고 있던 편견을 발견하여 부끄러워졌다. 또 당시 여러 언론을 접하면서 가졌던 잘못된 나의 시선이 거두어졌다. 기본의 중요성, 기본을 하기가 그렇게 어렵다는 한국 최고의 디지이너 진태옥님의 말씀도 인상적이었다. 내가 하는 일에서 얼마나 기본에 충실한지 돌아보게 되었다.

 

이처럼 이 책은 다양한 인물들을 통해 독자에게 많은 깨달음을 준다. 그것이 위에서 아래로 오는 일방적인 가르침이 아니라 자연스러운 대화 속에서 전달되는 가르침이라서 좋았다. 11명의 대단한 분들과 대화하면서 배운다는 느낌^^ 인터뷰를 진행하는 저자의 힘이 느껴지는 참 좋은 책이었다.

 

해당 게시물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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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평 (7건) 한줄평 총점 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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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점5점
단편적이고 표면적인 것에 불과한 인터뷰에 질리셨던 분들, 이 책은 전혀 다르니 걱정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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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리 | 2023.02.22
구매 평점5점
책장을 넘기면 열 하나의 우주가 펼쳐진다. 이 책, 들고만 다녀도 멋있어지는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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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키 | 2023.02.17
구매 평점5점
모든 세대에게, 시대가 바뀌어도 위압이 없는 이런 인터뷰어가 과연 또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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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 | 2023.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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