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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은, 단 한 사람이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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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02월 13일
쪽수, 무게, 크기 136쪽 | 194g | 128*188*20mm
ISBN13 9788963195032
ISBN10 8963195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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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반에 교생 선생님이 오셨다.”
순식간에 교실 안에 환호가 터졌다. 아이들은 신이 나서 조잘거렸다. 은아는 울고 싶은 기분이었다. 교생 선생님은 대부분 친절하다. 처음 만난 아이들에게 관심을 많이 기울이는 선 생님이 되려 노력한다. 그중에 왕따가 있다면 어떨지는 뻔하다. 자신이 혼자라는 것을, 점심도 혼자 먹는 왕따라는 것을 알게 되는 사람이 한 명 더 생긴다는 사실이 은아는 끔찍했다.
--- p.16

“선생님은 어떻게 여기가 우리 집인 줄 알았지?”
차를 탄 이후 사는 데가 어디냐고 묻지도 않고 여기까지 왔다.
물론 교생 선생님이 학생들의 주소를 찾으려면 쉽게 알아볼 수 있을 터다. 그러나 전부 외우고 있는 것이 아니고서야 우연히 태운 학생의 주소를 어떻게 곧장 찾아올 수 있단 말인가. 차에 꽂혀 있던 음료수도 자신이 좋아하는 것이었다. 교생 선생님은 자신이 감자 알레르기가 있다는 것도 알고 있다.
그리고 오늘, 선생님은 은아가 아무도 몰래 올라간 옥상까지 찾아왔다. 그것도 이미 은아가 있다는 걸 알고 있다는 듯 김밥 2인분을 사서.
은아는 온몸이 선뜩해지는 것 같았다.
--- p.40

“그만!”
수진이 손을 들며 외쳤다. 등이나 배를 마구 걷어차던 발들이 순식간에 사라졌다. 수진이 바닥에 쓰러져 있는 은아의 앞에 쪼그려 앉았다.
“그러니까 앞으로 깝치지 마. 알았어?”
은아는 자신이 고개를 끄덕였는지 어쨌는지 잘 알 수 없었다. 온몸의 근육들이 전부 자신의 통제 밖으로 떨어져 나간 것 같았다. 하지만 의지만은 확고했다. 어떻게든 고개를 끄덕여서 수진의 마음에 들어야만 할 것 같았다. 다행히 수진은 헝클어진 은아의 앞머리를 넘겨 주며 말했다.
“말 잘 들으니까 얼마나 좋아. 서로 좀 조용히 살자. 응?”
--- p.49

“너에게 만약 소중한 친구가 있어. 그런데 그 친구가 나는 잘하는 것도 없고 한심하다고 너한테 고민 상담하면 너는 어떻게 할 거야?”
은아는 말문이 막혔다. 답은 당연하다. 위로해 줄 것이다. ‘그렇지 않아.’라고. 선생님이 왜 그런 질문을 했는지 단번에 알 것 같았다.
“남한테는 그렇게 하면서 왜 너한테는 못되게 굴어? 너를 그렇게 모질게 대하지 마. 너를 멀리 내치지 말고 가까이에 두고 애정과 관심을 줘. 그럼 나라는 사람은 뭘 좋아하는지, 그걸 잘하고 싶으면 어떻게 하면 되는지를 더 생각하게 되고 잘하게 될 거야. 자존감이란 그런 거야. 네가 널 사랑하는 것부터 해야 해.”
은아는 선생님의 말을 머리로는 이해했다. 하지만 가슴에서 ‘이렇게 못난 나를 어떻게 사랑하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생각을 알아챘을까? 선생님이 말을 이었다.
--- p.70

‘날 만나고 싶으면 앞으로는 그 집으로 찾아오면 돼.’
은아는 자신만의 비밀이 생긴 것 같아 왠지 좋았다.
교생 선생님의 인사가 끝나자 담임 선생님이 교단으로 올라왔다. 그리고는 또 다른 소식을 아이들에게 전했다.
“오늘 교생 선생님 떠나시는 날인데, 너희들 아쉬울까 봐 딱 맞춰 전학생이 왔구나.”
아이들이 술렁였다. 은아는 얼른 교생 선생님을 보았다. 눈이 마주치자 교생 선생님이 웃었다. 왠지 심장이 두근거리면서 은아는 뚫어지게 출입문을 보았다.
“자, 들어와라.”
지금껏 복도에서 기다리고 있었을 그 아이는 조심스럽게 문을 열고 들어왔다. 얼굴이 유난히 하얗고 동그란 아이였다. 키가 작은 편인데 아주 귀여운 인상이었다. 그래서인지 찰랑거리는 단발머리가 잘 어울렸다.
“채신화야. 앞으로 잘 부탁해.”
--- p.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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