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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을 좋아하게 될 당신에게

미술관을 좋아하게 될 당신에게

: 미술전시 감상에서 아트 컬렉팅까지 예술과 가까워지는 방법

뉴노멀을 위한 문화·예술 인문서-04이동
리뷰 총점10.0 리뷰 24건 | 판매지수 6,012
베스트
예술 top20 1주
정가
20,000
판매가
18,000 (10% 할인)

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02월 10일
쪽수, 무게, 크기 292쪽 | 390g | 135*210*19mm
ISBN13 9791191266719
ISBN10 1191266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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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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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입구 Entrance

제1전시실. 익숙한 곳과 낯선 곳
-미술관과 미술관이 아닌 곳


미술관
갤러리
아트페어
비엔날레
대안공간
복합문화공간
공공미술
명품 브랜드 미술관

제2전시실. 보이는 사람과 보이지 않는 사람
-예술가와 미술전시를 둘러싼 사람들


예술가
큐레이터와 갤러리스트
에듀케이터와 도슨트
전시 공간 디자이너와 보존과학자

제3전시실. 익숙한 시선과 새로운 시선
-시간과 공간을 붙잡은 전시 자유롭게 보기


구상과 추상
그림이 아닌 것
종이
글자
건축
분위기
휴식

제4전시실. 예술적 경험
-당신 삶에 내밀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전시 연계 프로그램
온라인 전시
아트굿즈
미술 작품 컬렉팅
NFT 아트
리뷰 쓰기

출구 Exit

전시 공간 리스트
참고문헌
사진출처

저자 소개 (1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미술 작품과 전시에 관한 이야기를 책에 담았습니다. 문화와 예술에 관한 책은 줄곧 있었지만 어떤 책들은 거리가 꽤 먼 그러니까, 예술이 책 속에만 존재하는 세계처럼 느껴지게 하지요. 물론 그런 책도 필요하지만 지금의 저는 만들 수 없습니다. 제가 쓸 수 있는 범위는 미술관에 가고 싶지만 지극히 낯설고 두려운 누군가를 위한 글입니다. 또는 전시장을 찾을 때마다 좀 더 알고 싶은 욕심이 생기는 누군가를 위한 글입니다. 한 걸음 더 나아가 예술을 공부하는 학생이나 전문가가 봤을 때 새로운 맛 한 스푼 정도 느낄 수 있는 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전시기획론에서 세 사람이 있다고 배웠습니다. 기획자, 예술가 그리고 감상자입니다. 실무에 부딪혀보니 감상자를 더많이 생각하고 싶어졌습니다. 제 꿈 중 하나는 좋은 문화 예술 기획자가 되는 것이고, 그러려면 감상자의 마음이 어떨지 헤아려 보는 것이 가장 중요한 태도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어려운 말로 멋을 낸 예술은 사람들을 달아나게 합니다. 그렇다고 흥미로울 만한 쉬운 이야기만 편집해서 전달한다고 사람들이 예술과 가까워진다고도 생각하지 않습니다. 지금까지 만난 감상자들은 조금은 어렵더라도 분명한 표현을 원했고 모호한 담론에 의문을 제기할 줄 알았습니다. 사람들에게는 예술적 감성과 전시를 꿰뚫어 볼 지혜가 있다고 믿습니다. 당신이 어떤 인생을 살아왔더라도 삶을 관통하는 것이 있다면 그것이 예술의 본질이니까요.
---「입구 Entrance」중에서

청소년이 되자 다양한 예술 분야에 탐닉하기 시작했습니다. 명화 엽서를 사서 책상에 붙이고, 친구들과 영화를 보러 다니고, 음반을 사기도 했어요. 아 참, 음반 하니까 이소라의 〈바람이 분다〉라는 노래를 처음 들었을 때가 기억납니다. 눈물이 날 뻔했어요. 노래하는 사람이 몹시 슬퍼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면서 덩달아 슬퍼졌습니다. 노랫말을 천천히 읽으며 그림이나조각은 아니지만, 아름답다고 느꼈습니다. 음악과 글이 가진 아름다움을 알게 된 거죠. 그리곤 보라색이 감도는 잿빛 바탕에 초승달이 수놓아진 앨범 커버를 봤는데 아주 잘 어울렸습니다. 명확한 근거를 들어 설명할 수는 없지만 진심으로 그렇게 느껴졌습니다.미술전시회를, 미술 작품 감상 이야기를 한다면서 갑자기 다른 길로 샌 것 같죠? 그러나 이런 얘기는 필요합니다. 미술전시회에 흥미를 갖고 작품을 더 즐겁게 감상하려면 다채로운 창작물이 주는 감각과 경험이 필수이기 때문입니다. 미술전시회는 전시장에 덩그러니 작품만 놓여 있지 않습니다. 전시 서문이 있고 주제와 미적 유희, 때론 카타르시스도 있습니다. 전시회 포스터도 전시 작품과 연관 있습니다. 앨범아트가 음악과 잘 어울리는 것처럼요. 음악, 영화, 문학을 즐기는 풍성한 예술적 경험은 오래된 미술 작품은 물론 더없이 난해한 동시대 미술까지도 내 것으로 만드는 데 도움이 됩니다. 미술사를 알고 미학을 이해하는 폭이 넓은 감상자만큼 슬픈 노래를 듣고 울컥할 줄 아는 이도 훌륭한 감상자가 될 수 있다고 믿습니다.
---「제1전시실. 미술관과 미술관이 아닌 곳」중에서

아트페어에서 가장 먼저 이야기할 것은 1913년에 열린 미국 최초의 국제 현대 미술전 ‘아모리 쇼’입니다. 뉴욕의 한 무기 창고에서 진행된 아모리 쇼는 유럽에서 건너온 표현주의와 입체주의 같은 모더니즘 작품이 처음으로 미국에 소개되었는데요. 눈코입이 여기저기 붙어있고 신체가 조각난 모습을 보이는 큐비즘 작품에 당시 관람객은 큰 충격을 받았다고 합니다. 이때 소개된 마르셀 뒤샹Marcel Duchamp의 〈계단을 내려오는 누드 2〉는 익숙하던 부드러운 육체가 아닌 관절마다 뚝뚝 끊긴 듯한 신체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평면인데도 다양한 각도를 한 화면에 담아 입체적인 느낌을 주는 데다, 낮은 채도의 색은 인간과 기계의 이미지가 중첩된 듯 기괴한 구석마저 있죠. 전형적인 아름다움과는 거리가 멀었습니다. 시각 예술이 보여주는 주요 목적 중 하나는 ‘아름다움’이었는데, 전쟁과 자본주의가 도래한 모더니즘은 목적지가 바뀌었습니다. ‘새로움’과 ‘개성’인 것이죠. 평화로운 풍경화를 보다가 피카소Pablo Picasso의 〈아비뇽의 처녀들〉을 본 순간 소소한 충격을 받았던 어릴 적 기억을 떠올려본다면 세상에 없던 그림을 처음 본 그 당시 사람들의 충격은 아마 이보다 더 컸을 거예요.
---「제1전시실. 미술관과 미술관이 아닌 곳」중에서

예술가의 작품은 일관성이 있어야 한다고 그래야 유명해지고 위대한 업적을 이룬다고들 말하지만 작가만의 치밀한 통일성, 그 독창성을 갖기까지에는 많은 변화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가 잘 아는 대표작이 있기까지 작가는 수많은 시도와 변화를 겪어온 것입니다. 친구는 감상자로서 이를 직관적으로 느낀 것이고요. 앞서 말한 피카소는 어떤가요. 그는 〈아비뇽의 처녀들〉을 그리기까지 정교한 인물화에서 사실적 풍경화로, 청색 시대에서 장밋빛 시대로, 분석적 입체주의에서 종합적 입체주의로 끊임없이 변화했습니다. 이쯤 되면 자기만의 색을 찾기 위해서는 일관성을 추구하는 게 아니라 끊임없는 변화를 먼저 추구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어쩌면 예술가는 작업을 위해 하기 싫은 일을 더 많이 해야 하는, 세상과 소통하기 위해 표현하고 싶은 것이 많은, 생존을 위해 치열하게 변모해야 하는 존재일지 모릅니다. 예술가에 관한 세 가지 오해가 다 풀렸을까요? 우연히 예술가와 마주친다면 조금 더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봐주길, 인색하지 않은 박수를 보내주길!
---「제2전시실. 예술가와 미술전시를 둘러싼 사람들」중에서

‘보존’의 사전적 의미를 살펴보면 ‘잘 보호하고 간수하여 남김’을 뜻합니다. 오래오래 남기고자 하는 목적을 가진 행위이죠. 여기에 앞뒤로 미술품과 과학을 붙이면 미술 작품을 오래도록 남기기 위하여 과학 지식을 활용하는 행위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복원’은 비슷한 듯 다른데요. ‘원래대로 회복하는 것’입니다. 이미 손상되었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죠. 그래서 유난히 오래된 작품 또는 문화재 뒤에 복원이란 용어가 붙습니다. 시간에 따라 어쩔 수 없이 훼손되기도 하고 전쟁 같은 사건에 의해 사라지기도 하니까요. 이렇게 사전적 의미로 보존과 복원을 구분 할 수도 있지만 한 가지 재밌는 점이 있습니다. 대상의 특성에 따라 보존과 복원의 결정이 달라지기도 한다는 거예요. 일반적으로 복원은 대상이 아예 부러지거나 사라졌을 때, 원래의 형태로 되돌려놓기 위해 진행합니다. 예를 들어 경복궁 같은 건축 문화재 또는 백자와 같은 유물 일부가 유실되었다면 복원을 통해 그 의미를 다시 찾아갈 수 있습니다. 반면 미술 작품에는 복원 행위가 적용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복원 후 작품의 가치가 완전히 달라져 버릴 수도 있고요. 왜냐하면 미술 작품은 색감이나 질감에 변화가 생기면 아무리 작은 변화라도 엄격히 말해 ‘손상’이기 때문입니다. 복원과정에서 작품이 처음과 달라지면 감상도 달라질 수 있습니다. 결국 다른 작품이 될 수도 있죠.
---「제2전시실. 예술가와 미술전시를 둘러싼 사람들」중에서

카메라와 튜브 물감의 등장으로 예술의 기준은 바뀌었습니다. 더 이상 똑같이 그릴 필요가 없게 되었고 정적인 모습이 아닌 운동하는 순간을 그릴 수 있게 된 것입니다. 보이는 대로 그리지 않아도 된다는 혁신은 표현주의와 입체주의로 이어집니다. 표현주의는 빈센트 반 고흐로부터 출발했어요. 그는 보이지 않는 감정을 표현했죠. 고흐 그림에서 보이는 특유의 소용돌이는 당시 작가의 혼란스러운 마음을 대변한다고 합니다. 에드바르트 뭉크의 〈절규〉도 마찬가지입니다. 표정과 분위기로만 짐작할 수 있는 절규를 그는 거친 붓 터치와 어두운 색채를 이용해 시각적으로 잘 나타내었습니다. 그런가 하면 피카소의 입체주의는 형태로부터의 해방을 도왔습니다. 표현주의가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보이게 했다면 입체주의는 눈에 보이는 것을 다각도에서 보게 했습니다. 반드시 눈에 보이는 형태로 그릴 필요가 없게 된 것이죠. 추상주의로 가기 위해 넘어야 하는 가장 큰 산을 넘은 것입니다.
---「제3전시실. 시간과 공간을 붙잡은 전시 자유롭게 보기」중에서

그렇다면 다다이스트들은 어떻게 작품을 만들까요. 우선 두 장의 색종이를 준비합니다. 색종이를 크기에 상관없이 대충 사각형 모양으로 찢은 후 빈 종이 위에 그대로 떨어뜨려 낙하한 지점에 붙입니다. 우연히 자리 잡은 색종이를 붙인 이것이 장 아르프Jean Arp의 〈우연의 법칙에 따라 배열한 사각형이 있는 콜라주Untitled (Squares ArrangedAccording to the Laws of Chance)〉라는 작품입니다. 또 조각 작품을 두어야 할 자리에 변기를 올려놓고 한쪽 귀퉁이에 사인을 남깁니다. 작품명은 〈샘Fountain〉. 맑은 물이 솟는 샘처럼 아름다운 작품이었을까요? 글쎄요. 변기 모양으로 빚은 도자기도 아니고 마르셀 뒤샹이 시중에서 구한 변기를 가져다가 사인을 한 게 다였습니다. 레디메이드는 본래 기능과 목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예술적 가치를 입히게 되면 작품이 되는 방식입니다. 이렇게 실제 변기 그대로 작품이 되었습니다. 이건 어떨까요? 정사각형 하나를 그려놓고 그 선을 따라 걷는 모습을 영상으로 남기는 겁니다. 이것은 예술일까요? 평론가들은 브루스 나우먼Bruce Nauman의 〈과장된 태도로 정사각형 둘레를 걷기Walking in an exaggerated manner around the premter of a square〉를 마치 루틴하게 살아가는 우리 삶 같다며 작품으로 인정했습니다. 작가의 아이디어가 곧 창작물이 되었습니다. 작품을 완성하기 위한 재료와 기술보다 개념, 즉 작품 안에 어떤 생각이 있는지가 더 중요해지죠. 마침내 ‘개념 미술’이 미술사에 자리 잡은 것입니다. 꿈보다 해몽이라고 개념 미술은 작품의 재료나 표현적 특징을 넘어 의미와 해석에 따라 감상도 달라지는 미술 사조입니다. 개념 미술의 탄생으로 오늘날 미술전시회에 가면 그림이 아닌 예술 작품을 볼 수 있습니다. 예술의 영역으로 완벽히 들어온 사진과 조각은 물론이고 기승전결 없는 영상도, 실을 정신없이 엮어 놓거나 먹을 것을 잔뜩 늘어놓은 설치물도 모두 미술 작품입니다.
---「제3전시실. 시간과 공간을 붙잡은 전시 자유롭게 보기」중에서

전시장 바닥에는 하나하나 까먹을 수 있는 진짜 사탕이 깔려있거나 쌓여있어요. 사탕의 총무게는 34kg. 알사탕 하나의 무게를 5g으로 잡으면 총개수는 약 7,000개는 족히 될 것입니다. 꽤 많지요. 그런데 이 무게가 성인 남성의 몸무게라면요? 이 작품을 만든 펠릭스 곤살레스 토레스에게는 사랑하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안타깝게도 연인은 에이즈에 걸려 서서히 죽어갔지요. 34kg는 1991년 그의 애인이 죽음과 매우 가까워졌을 때의 체중입니다. 〈무제Untitled〉(Rossmore II)는 34kg의 사탕으로 이루어진 설치 작품입니다. 이 작품이 강렬하게 느껴지는 건 우리가 작품을 먹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아니 정확히는 사탕을 먹을 수 있어요. 관람객은 완벽한 참여자가 되어 마음껏 사탕을 먹을 수 있습니다. 들고 나갈 수도 있고요. 작가의 애인은 죽음처럼 그렇게 사라져버립니다. 하지만 다음 날이 되면 사탕은 다시 채워지고 작품은 다시 설치됩니다. 사라졌던 연인이 다시 살아나죠. 존재의 피고 지고를 이렇게 표현할 수 있다니 저는 설치 미술의 매력에 빠져버렸습니다.
---「제3전시실. 시간과 공간을 붙잡은 전시 자유롭게 보기」중에서

서명은 이 작품이 완성작이라는 일종의 표시입니다. ‘내가 만들었고 완성했다고 인정한다’라는 의미를 함축하고 있죠. 따라서 이 서명은 진품을 감정하거나 미술사를 연구하는 학자들에게 중요한 글자가 됩니다. 2013년 암스테르담 반 고흐 미술관에서 〈해질녘 몽마르주에서Sunset at Montmajour〉란 작품을 처음 공개했는데요. 1908년 노르웨이의 한 컬렉터가 이 작품을 사들였지만 고흐의 서명이 없어서 모사품이라고 생각했다고 해요. 그러다 정식 감정을 받게 되었고, 이 그림에 대한 자세한 내용이 담겨 있는 1888년 7월 4일에 고흐가 동생 태오에게 보낸 편지를 토대로 진품임을 확인하게 되었습니다. 만약 고흐가 서명을 남겼다면 이 그림이 그토록 오랫동안 누군가의 다락방에 있었을까요? 서명은 새로운 미술 세계를 공표한 글자라고 생각합니다. ‘무엇’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누가’가 중요하고, ‘어떻게’가 아니라 ‘왜’가 중요해진 시대를 인정한 것이랄까요.
---「제3전시실. 시간과 공간을 붙잡은 전시 자유롭게 보기」중에서

지금 갤러리와 아트페어에 갈 때면 작품을 살 수 있다는 마음으로 들어갑니다. 완벽히 새로운 세계예요. ‘나도 살 수 있다’ 이 명제를 마음에 담고 갤러리에 들어서면 작품을 감상하는 세계관이 확장됩니다. 미술 작품을 감상하는 또 다른 눈이 생기는 거죠. (…) 작가는 이 작품을 몇 번째로 사랑할까, 작가는 어떤 사람일까, 내가 말을 걸면 좋아할까, 싫어할까. 이 과감한 터치 좀 봐, 이건 좀 끔찍한 느낌도 든다. 작가의 마음이 아주 아팠을 것 같다. 그렇지만 오래 보아도 우울해지지 않을 것 같다, 이런 무서운 그림을 그릴 줄 안다는 건 굉장히 용기 있는 사람일 테니까. 이렇게 온갖 상상을 하게 돼요. ‘나는 미술 작품을 소장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믿음을 가지고 바라보는 작품은 시간을 계산하게 합니다. ‘오래도록 함께할 수 있을까?’라는 물음에 작품은 많은 대답을 해줍니다. 그러니 여러분도 컬렉터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작품을 바라보세요. 아주 새로운 감상이 될 겁니다. 당신이 그러길 바라요. 나처럼 자기만의 공간이 없을지라도.
---「제4전시실. 당신 삶에 내밀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중에서

이런 장점이 있음에도 리뷰 쓰기는 역시 부담스러운 작업입니다. 전시 감상, 후기, 비평 등을 반드시 잘 정돈하여 쓸 필요는 없습니다. 육하원칙이나 기승전결 따위 없이 일기처럼 끄적이는 것부터 시작해도 좋아요. 저는 심지어 “내가 지금 무슨 말을 하는지 나도 잘 모르겠지만.”, “아, 맞다. 이 작품에서 슬픔도 느낌. 아, 그 감정에 대해서도 얘기해야 하는데…”와 같은 두서없는 혼잣말을 리뷰에 곁들이기도 합니다. 일기가 아니면 편지 형식도 괜찮아요. 작가나 작품 속 대상에게 전시를 보기 전과 후에 달라진 나에게 쓸 수도 있습니다. 글쓰기가 부담스럽다면 글은 쏙 뺀 리뷰를 남겨도 됩니다. 그림이나 한 컷 만화로 그려도 돼요. 이런 예시를 드는 건 전시 리뷰 작성에 있어 형식과 완벽함에 구애받지 않길 바라는 마음 때문이에요. 저는 시간이 없거나 피곤하면 색연필과 마카를 꺼내 전시를 보고 떠오르는 모양을 그리고 색을 칠해놔요. 전시 내용이 따뜻하고 희망적이라면 보통 곡선과 파스텔 톤이 많고요. 사회 문제를 고발하거나 비판적일 땐 원색과 직선이 많은 편이죠. 완벽하게 그리려 하지 않고 본능적으로 그립니다. 이런 리뷰 남기기는 지극히 주관적이고 직관적이에요. 누가 뭐래도 내가 알아볼 수 있으니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마인드맵도 좋아요. 가운데 전시 키워드를 넣고 사방으로 동사, 명사, 형용사, 부사 등으로 문장을 채워봅니다. 감상에 꼬리를 무는 일이 일어날지 몰라요.
---「제4전시실. 당신 삶에 내밀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중에서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미술관에 가고 싶지만 지극히 낯설고 두려운 당신에게
전시장을 찾을 때마다 좀 더 알고 싶은 욕심이 생기는 당신에게
일상과 예술을 동기화하는 미술전시 안내서


미술관은 어떤 곳이고 미술전시는 어떤 사람들이 만들까. 전시회에 걸려 있는 다양한 작품은 어떻게 이해할지, 전시회는 누가 기획하고 진행하는지, 〈미술관을 좋아하게 될 당신에게〉는 미술관과 미술전시에서 펼쳐놓지 않는 백스테이지를 관람하듯 미술 작품과 예술을 둘러싼 사람들, 전시를 구성하는 모든 요소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다. 또 일상에 예술을 걸어놓을 수 있는 다양한 예술적 경험을 공유하며 아트 컬렉팅과 NFT 아트 소개도 잊지 않았다.

예술 덕후이자 현업 문화예술 기획자인 저자는 미술관에 들어서기를 주저하는 당신에게 예술에 가까워지는 방법을 기꺼이 공유하고자 이 책을 썼다. 미술관과 전시회를 다니며 작품을 감상하고 예술가들을 만나 다양한 문화예술 전시 기획을 해오며 눈치챈 예술의 세계를 피카소의 입체적인 시선으로 고흐의 꾸덕한 붓질처럼 응축해 담았다. 자유롭게 미술관을 다녀보고 싶고, 깊이 있게 전시를 기억하고 싶은 당신에게 선물 같은 책이 될 것이다.

예술적 순간들로 채워질 당신의 일상을 위하여
미술관 구석구석, 전시회에서 미술 한 잔


피카소의 입체주의 그림과 몬드리안의 그림은 어떤 작품이 구상화이고 어떤 작품이 추상화일까? 미술관 한 구석에 쌓여있는 사탕은 먹어도 되는 걸까? 뒤집어 놓은 변기에 서명을 한 것이 작품이 되고 바닥에 그려놓은 사각형을 위를 걸어다니는 영상이 예술이 되는 ‘요즘’ 예술. 무엇을 그렸는지 알아볼 수 있는 그림이면 다행이련만 선과 색만 가득하거나 그림이 아닌 일상에서 보던 소품들이 쭉 나열되어있는 등 유명하고 값비싼 작품이라지만 도통 모르는 것투성이다.

이 책은 예술의 세계를 확장시킨 개념미술로부터 나타난 다양한 동시대 예술 작품 감상법부터 전시장에서 만나는 미술관 건축, 종이, 글자, 분위기, 휴식의 과정까지 미술전시를 아우르는 모든 요소를 다룬다. 저자가 예술의 본질은 삶을 관통하는 것이라고 말했듯, 미술전시를 자유롭게 감상하다보면 당신의 일상이 예술적 순간들로 채워지게 될 것이다. 다다이즘의 우연처럼, 추상회화의 자유로움처럼 저자의 예술적 경험이 짙게 녹아있는 이 책을 통해서 미술관이 낯선 당신의 일상이 예술과 한 발짝 더 가까워지길 바란다.

예술 덕후이자 현업 문화예술 기획자의 응축된 시선으로
난해한 ‘요즘 예술’과 미술전시의 문턱을 낮춰주는 책


제1전시실 : 익숙한 곳과 낯선 곳_ 미술관에서만 전시를 만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미술관을 시작으로 갤러리, 아트페어, 비엔날레, 대안공간 등 전시를 접할 수 있는 장소들을 찾아가 본다. 건물 앞에 놓인 공공미술 작품처럼 우리 곁에 다양한 모습으로 존재하고 있는 예술에 대해 이야기한다.

제2전시실 : 보이는 사람과 보이지 않는 사람_ 미술 작품은 예술가들이 만든다지만 전시는 어떤 사람들이 만들까? 미술전시장에서 감동을 선사하기 위한 전시를 준비하고 있는 큐레이터와 갤러리스트, 에듀케이터와 도슨트, 전시 공간 디자이너와 보존과학자까지, 관람객이 만날 수 있는 사람과 만날 수 없는 사람들을 소개한다.

제3전시실 : 익숙한 시선과 새로운 시선_ 미술전시장에 들어서면 만나는 미술 작품들, 그중에서 난해하다는 ‘요즘 예술’ 작품을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 알아보고 작품이 아닌 전시를 이루는 모든 요소를 살펴본다. 각자의 시간과 공간을 붙잡은 미술전시를 자유롭게 바라볼 수 있을 것이다.

제4전시실 : 예술적 경험_ 단순한 경험에 그치지 않고 일상에 예술적 경험이 쌓이도록, 그리하여 당신 삶이 예술에 내밀하게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을 이야기한다. 아트굿즈를 사고 리뷰를 쓰는 등 전시회를 기억하는 방법부터 요즘 주목받는 아트 컬렉팅, NFT 아트 이야기까지 담았다.

〈뉴노멀을 위한 문화·예술 인문서〉 시리즈
미술전시가 친근한 일상이 될 때, 일상이 전시회처럼 예술이 될 때


소소한 기쁨을 주기도 하고 때로는 토닥토닥 위로를 건네는 문화·예술, 하지만 특별한 지식이 있어야 제대로 감상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다가가기가 쉽지 않다. 어렵고 멀게 느껴지는 예술을 쉽고 재미있고 유쾌하게 읽을 수는 없을까? 초록비책공방의 〈뉴노멀을 위한 문화·예술 인문서〉 시리즈는 문턱을 낮추고 기꺼이 다가가 즐길 수 있는 다양한 문화·예술 안내서로 기획되었다. 건조한 일상을 말랑말랑하게 해줄 문화·예술 관련 책을 기대하는 독자라면 〈다정한 클래식〉, 〈힙하게 잇다 조선 판소리〉, 〈뮤지컬 익스프레스 슈퍼스타〉에 이은 〈미술관을 좋아하게 될 당신에게〉가 무척 반가울 것이다.

회원리뷰 (24건) 리뷰 총점10.0

혜택 및 유의사항?
구매 주간우수작 미술(관)을 좋아하시나요?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YES마니아 : 로얄 팽* | 2023.03.31 | 추천29 | 댓글21 리뷰제목
'브람스를 좋아하시나요?' 에서 따온 제목이다. 취향을 묻는 것 같지만 사실은 그 반대다. 당신은 그림을 좋아하나요? 문화생활을 좋아하는 걸까요? 혹은 그냥 교양있어 보이는 취미생활 사진이 필요한 건 아니었을까요? 어쨌거나 관심이 있고 종종이라도 설레는 마음으로 전시장을 찾는다면 분명 흥미로운 대목이 있을 재미있는 책이었다.   미술을 업으로 삼는다는 것이 이래;
리뷰제목

'브람스를 좋아하시나요?' 에서 따온 제목이다.

취향을 묻는 것 같지만 사실은 그 반대다.

당신은 그림을 좋아하나요? 문화생활을 좋아하는 걸까요? 혹은 그냥 교양있어 보이는 취미생활 사진이 필요한 건 아니었을까요? 어쨌거나 관심이 있고 종종이라도 설레는 마음으로 전시장을 찾는다면 분명 흥미로운 대목이 있을 재미있는 책이었다.

 

미술을 업으로 삼는다는 것이 이래도 되나, 막막하고 무서울 때쯤 이 책을 만났다.

칭찬에 속절없이 춤추고 마는 나라서 인정욕구만으로 미술을 좋아하는 건 아닐까, 다듬어지지 않았다고 하기엔 다듬을 작품도 만들어보지 못한 게 아닐까 고민하던 찰나, 미술과 예술을 업으로 삼고싶다면 최소한 일주일에 전시 세 곳 이상은 가서 자기만의 방식으로 기록해보라는 김사월님을 만났다.

그 분이 추천한 책이라 망설임없이 샀다. (책이 예쁘기도 하다. 큐레이터의 다이어리 같아.)

그리고 영양학을 전공하셨으나 현재 미술을 업으로 삼아 이런 책을 내실 정도라니, 무척 반가웠다.

 

그림그리는 것이 세상에서 가장 재밌고 로맨틱하지만 그림은 나에게도 어렵다.

여전히 심미적인 의미로만 접근하게 되는 예술 문외한이기 때문이다.

그래도 김사월님의 쓴소리(?)에 잘못을 들킨 어린아이처럼 가슴 한 켠이 뜨거워져서 시간이 나는 대로 득달같이 전시에 갔다. 갈 때마다 내 마음이 풀어졌다. 새로운 전시, 또 뒤돌아서 다른 전시. 그렇게 '현장'에서만 느낄 수 있는 것들이 있었다.

나의 무지를, 여전히 존재하는 내 마음 속 벽을 직면할 수 있었다.

그래, 성장하고 싶다면 무서울수록 직면해야 한다. 그게 내 직업이라면 숙명이다 !

 

 

제1전시실 익숙한 곳과 낯선 곳

전시를 볼 수 있는 곳은 어디일까?

전시 소식을 찾다보면 얼리버드 할인티켓, 대규모 전시, 시립미술관 정도를 떠올릴텐데 우리 주변 곳곳에서 열리는 전시도 다 볼 수 없을 정도로 생각보다 많다. 송파구 집을 기준으로 본다면 롯데월드만 해도 롯데백화점 6층에 있는 롯데아트, 롯데아트홀(뮤지엄이랑 다르다), 프린트 베이커리 등등 6층 전체가 모두 전시로 가득 차있고, 롯데월드몰 1층 벽전시도 있다. 종합운동장역에 있는 하우스서울(@hows_seoul)은 1층엔 카페, 2층엔 서점이 있는 복합문화공간으로 지하1층 전면 전시공간도 있고, 2층엔 규모가 작은 전시들과 굿즈를 구매할 수 있다. 이 외에도 백화점 라운지, 호텔 로비, 공항, 부티크, 팝업스토어, 일반 상업 카페, 레스토랑, 와인바 공간을 빌려 전시를 하는 곳이 정말정말 많다. 청담동, 종로 골목 곳곳에 있는 갤러리는 말할 것도 없다. 마음먹고 전시를 보러 가는 것이 꼭 박물관, 미술관이 아니더라도 우리 생활 곳곳에 있는 전시관을 찾는 것만으로도 너무 재미있는 미술관 투어의 날들이었다.

화가는 직업이 아니라 상태라는 말처럼, 우리가 작품을 관람할 수 있는 곳은 모두 미술관으로 부를 수 있지 않을까? 관객이 마음의 장벽을 낮추고 편안하게, 더 많은 사람들이 관람할 수 있다면 반가워하지 않을 작가가 있을까.

갤러리, 아트페어복합문화공간, 공공미술, 명품 브랜드 미술관은 알고 있었지만 비엔날레와 대안공간은 차마(?) 도전해보지 못하고 지나치기만 했던 곳이라 망설여졌던 비엔날레 소개를 특히 재미있게 읽었다. 그리고 바로 검색해서 광주 비엔날레 티켓 겟! 광주 여행도 처음인 것 같은데 가는 김에 여행도 함께할 수 있으면 좋겠다. 책도 필요에 의해 자기계발서로 시작해 좋아하는 장르인 에세이와 문학을 거쳐 시대고발적인 정보성 책도 접하게 된 것처럼, 미술로 자유롭게 이야기하고 트렌디한 신진 작가들을 만날 수 있을 거라 기대한다.ㅎㅎ

* 비엔날레

말 그대로 2년마다 열리는 예술 축제라는 뜻이다. 동시대 미술을 만날 수 있다는 점이 특징.

* 대안공간

대안 있어? 대안 가져와! 할 때 그 대안이 맞다.

예술가들이 자유롭게 작업하고 이를 보고 싶은 다른 창작자들이 편하게 드나들 수 있는 곳이다. 

 

구입하지 않아도 예술이 공공문화 증진을 위해 대부분 모두에게 오픈마인드로 열려있다는 것을 다시한번 실감했다. 상업성을 띄는 곳도 결국 많은 사람들에게 보여져야 갤러리 전속 작가들을 홍보할 수 있고, 팔릴 기회도 더 생기는 것이니까 말이다. 그리고 아직 사람들이 잘 모르는 소규모 공간이 많아서 작가님, 큐레이터님을 직접 만나기에도 참 좋고 조용히 오랫동안 관람할 수 있어서 좋았다. 생각보다 많은 작가님이 본인 전시에 시간 되는만큼 찾아오셔서 관람객들과 소통하길 원하신다. 덕분에 일기장에 사인이 늘어가는 중.. 

 

 

제2전시실 보이는 사람과 보이지 않는 사람
'예술가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수많은 희생이 필요하다'고들 한다.
예술가 치고는 작가 본인이 직접 등판(?)하는 것은 아니라서 화가는 조금 간접적이고 내성적인 편인 것 같지만 내가 만나본 작가님들은 대부분 말씀도 잘하시고(심지어 강연가, 도슨트님만큼 잘 하시기도 한다.) 사람 만나는 것도 잘 하신다. 그 이유는 어쨌거나 화가도 하고싶은 말이 많은 사람이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그림을 좋아하는 이유도 '이 말을 하고 싶은데, 그림으로 표현해볼까?' 보다는 '하고싶은 말이 너무 많아서 이걸 어떻게든 쏟아내지 않으면 안 되겠어! 내가 제일 속 시원하게 털어놓을 수 있는 방법이 뭐가 있을까?'에 가깝기 때문이다. 게다가 '요즘' 직업들은 오프라인이든, 온라인이든 소통이 활발해지고 있고 불가결하기 때문에 더더욱 그 중요성이 커진 것 같다. 위대한 예술가가 돈을 많이 버는 게 아니라 돈 버는 법을 아는 예술가가 부자인 세상이니까.

그런 면에서 예술가 주변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작품을 위해 일하는지 알 수 있었다. 정말 현직이 아니고서야 일반인은 존재도 알지 못해서 알아볼 생각조차 할 수 없는 직업도 있었다. 아직 나는 갈 길이 멀구나.. 아직은 우리나라도 점점 관련 직종이 세분화되고 전문화되어가는 단계인 것 같은데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책에서 언급된 일 정도는 알아두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큐레이터와 갤러리스트부터 에듀케이터, 도슨트, 전시 공간 디자이너 보존과학자에 대한 더 자세한 내용은 책 참조 ㅎㅎ

특히 재미있었던 부분은 큐레이터와 갤러리스트를 비교하듯 설명해주는 부분이었다. 대구미술관에서 도슨트 선생님께서 갤러리와 미술관의 차이에 대해 짧게 언급하고 지나가셨는데, 판매를 목적으로 하는 작품인지 아닌지에 따라 공간 디렉터와 스탭이 강조해야할 것들도 조금씩 달라지는 게 재미있었다. 미술 투자라는 말이 있지만 물건을 사고 파는 것과는 다른 느낌이라 다르면서도 비슷한 전략이 전직 영업 MD로서 공감되는 부분도 많았다.

나 또한 글쓰는 화가로서, 글을 잘 쓰는 것이 왜 중요한지도 재고할 수 있었다. 그리고 예술가와 가장 가까이 맞닿아있는 큐레이터(전시 기획자)의 역할도 예술가와 관객을 연결하는 매개자뿐만 아니라 글을 쓰는 자, 창작자로서의 시각으로 설명되는 것도 너무너무 흥미로웠다. 예술계에 종사하는 사람은 정도와 범위의 차이일 뿐, 창의적이고 말랑말랑한 예술적 융통성을 가져야 하는구나 싶었다. 

 

제3전시실 익숙한 시선과 새로운 시선

연말에 진행한 독독녀 연말 독서모임 때 추천받은 책이 생각났다.

미술관을 떠올려보면 작품만 있는가?

한 번이라도 가본 사람이라면 희미하게나마 그 주변의 것이 하나둘 떠오를 것이다. 질감을 느끼기 위해 가까이 다가갔을 때에 액자 유리에 가려져 있는지, 원본 그대로인지, 혹은 누운 테이블 안에 보관되어 있는지 등등. 작품이 걸려있는 벽의 색, 핀조명의 색과 방향, 작품의 간격까지.. 

대규모 전시를 가보면 회화그림 뿐만 아니라 조각, 사진, 설치미술 등 다양한 작품의 형태가 있고 전시 공간도 제각각이라 순서는 어디서부터고 어떻게 감상해야 할지 감을 잡지 못할 때가 있기 마련이다. 가까이서 질감, 마감, 디테일을 보는 것도 좋지만 멀리서 봤을 때에 공간과 어우러지며 보이는 형태, 그림자 보기까지 글을 읽었지만 미술관에 간 듯한 느낌을 받았다. 특히나 대형 미술관에 시간 여유를 가지고 간다면 더더욱 활용해보기 좋을 것 같다.

 

전시회에 가면 만나게 되는 종이 ; 포스터, 티켓, 팸플릿, 활동지

포스터도 예술이냐고 묻는다면 툴르즈 로트렉을 소개하고 싶다. 남부러울 것 없는 부유한 가정에서 미술교육도 받으며 화가가 되었지만 당시 사창가와 물랑루즈 등을 소재로 한 포스터로 이름을 알렸다. 그의 포스터를 보면 일단 예쁘고..! 지금 시대의 눈으로 보아도 재미있다. 언제 보아도 눈길을 끄는 그림이 어떤 것인지 공부하게 되는 그림들이다.

특히 전시장 구석에 있는 활동지는 대부분 어린이를 위한 활동지가 많은데, 지효랑 갔을 때에 빠짐없이 챙겨서 하는 것을 보고 챙겨보게 되었다. 저자도 어른을 위한 활동지보다 어린이용을 더 눈여겨본다고 했다. 꼭 봐야할 것을 쉽고 함축적으로 전달해야 하기 때문에 기획자의 의도를 더 잘 알 수 있다고 말이다. 다방면으로 해석할 수 있도록 도울 수도 있고 말이다.

 

전시회에서 볼 수 있는 글자 ; 제목, 서문, 작품 캡션, 안내 문구, 전시 도록, 서명

전시회를 다닐수록 다른 것들이 보인다. 똑같이 제목과 서문, 그림 옆에 캡션 등등..

제목은 작가 이름으로 간략하게 소개할 수도 있지만 여러 작가의 연합전이나 하나의 주제로 여러 작품을 모은 경우 단어나 문장으로 정하기도 한다. 이전에 북서울미술관에서 <빛> 전시에서 빛을 주제로 한 작품을 고대에서 현대 대형 설치미술까지 주르륵 보고 나니 시대별로 빛을 탐색하는 개념과 시선이 달라지는 시대상까지 볼 수 있어서 너무 흥미로웠던 기억이 있다. 포토존까지 실제 빛이 문틈 사이로 새어나오도록 꾸며놓고, 미술관 앞 정원에 마침 눈부시게 좋은 날씨에 알록달록한 대형 설치미술 작품들 사이로 아이들이 뛰어노는 분위기까지 더할나위 없이 잘 어울렸다.

서문작품 캡션도 전시 컨셉에 따라 간략하게 하거나 생략하기도 한다. 이 부분은 많은 관람객들이 부담을 가지는 부분인 것 같다. 도슨트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미술에 문외한이거나 공부처럼 빠짐없이 알아가고 싶은 야무진 관객이라면 더 그렇다. 하지만 이렇게 감상한다면 쉽게 지치고, 대규모 전시일수록 집중력은 흐려지고 늘어가는 자책감에(유료 도슨트이거나 시간맞춰 들은 도슨트라면 더욱 그렇겠다.) 역시 나는 전시와는 어울리지 않는 사람이야, 포기해버릴 지도 모른다. 사람도 한 번 만나고서 모든 걸 알아가겠다는 자세는 서로에게 부담인 것처럼 전시도 한 번에 모든 걸 알아가겠다는 욕심을 버리고 가벼운 마음으로 '경험'한다는 자세가 딱 좋은 것 같다. 공부는 궁금증이 생기면 그 때에 해도 늦지 않다. 작품을 잘 감상하기 위해서 배경지식이 있다면 물론 좋겠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관람객의 감상 그 자체다. 다른 예술 작품(음악, 연극 등)을 접할 때 처럼, 우리가 좋은 풍경을 보고 느끼는 감상은 어때야 하는 것이 없는 것처럼 일단 내가 느끼는 감정을 잘 들여다보고 미술작품 관람에 재미를 붙여서 여러 전시를 다니다보면 자연스레 긴 캡션도 술술 읽히는 순간이 올 것이다. 마음이 동하고 충분한 시간을 확보할 수 있어서 깊이있는 전시도 보게 된다면 이게 바로 미술 공부가 아닐까 싶다. 

무엇보다도 나는 서명을 눈여겨보는 편이라 이 대목이 제일 재밌었다. 질감과 색, 필기체인지 아닌지, 좋아하는 연예인의 사인은 어떻게 생겼는지 배시시 웃으며 찾아보는 느낌이랄까. 자유로운 그림체에 비해 반듯하게 이름 전체를 써놓은 작가도 있고, 대담하게 작품 중앙에 서명하는 작가가 있는가하면 작품이 완성되지 않으면 서명조차 하지 않아서 이 작품이 누가 그린 것인지 감정 논란이 생기기도 한다. 그도 그럴 것이 화가가 그림에 서명을 하게 된 것이 얼마 되지 않았다고 한다. 고대 미술에서 종교화를 그릴 때에는 작가가 아니라 신성한 그림을 얼마나 환상적이고 시각적으로 잘 표현해내냐가 중요했으므로 감히 상상도 할 수 없었다. 그러다 추상 미술의 시대가 왔을 때에 무엇을 그렸냐보다 누가, 어떻게 그렸는지가 중요해지면서 서명의 의미가 생긴 것이다. 그래서 서명이 화가 자신이 그렸고, 이 작품은 완성된 것임을 스스로 인정한다는 의미라는 표현이 너무 재미있었다. 이 대목은 서점에서 책을 둘러볼 때라도 꼭 읽어봤으면 좋겠다!!

 

 

제4전시실 예술적 경험

그림을 사는 것은 단순히 마음에 드는 그림을 집에 들이는 의미를 넘어서 그 작품을 보러 가는 길, 작품 앞에 서서 처음 느꼈던 감상, 누구와 함께 갔는지, 그 날 날씨가 어땠는지, 왜 그 작품을 데려오고 싶었는지, 어떤 고민 끝에 구매하게 되었는지 등 그 모든 경험을 사는 것이라고 했다. 이처럼 전시를 보는 것은 전시장에서 그림을 마주할 때만이 아니라 어떤 전시장에서 운영하는 것인지, 건축물과 어떤 조화를 이루는지(나는 인공조명보다 자연광 아래에 있는 작품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색감과 질감이 다르게 느껴지는 것을 좋아한다.), 내가 이 작품을 오래 간직할 수 있을지 생각해본다면 작품을 감상하는 새로운 관점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 외에도 다양한 전시 연계 프로그램과 굿즈샵으로 좋았던 작품을 기억하고 값싸게(?) 소장할 수도 있다. 최근에는 꼭 엄두가 나지 않을 정도의 비용이 아니더라도 작품을 구매할 수 있는 갤러리, 아트페어도 있으므로 미술 컬렉팅에도 관심을 가져보는 것도 좋겠다. 미술품이 장식품이라고만 생각할 수도 있지만 사람의 취향과 가치관이 담긴 교양, 때론 삶에 환기를 줄 수 있는 시각적인 이정표가 될 수 있는 생활예술품이라고 생각한다. 필요에 의해 사는 물건보다 그 의미를 느끼고 구매할 때, 좋은 경험을 줬을 때에 자주 사용하고 다시 찾게 되는 것처럼 말이다.

그리고 모두의 발걸음이 제각각 다르듯이 감상을 기록하다보면 감상 세계관이라는 지름길이 생긴다고 한다. 나는 원작을 마주했을 때, 전시장을 가는 수고를 무릅썼던 현장에서 바로 기록하는 것을 추천한다. 나도 여행처럼 많은 전시에서 가볍게 즐기기만 하고싶을 때도 있지만 정말 인상깊은 작품이나 슬로건을 발견한다면 사진을 찍어서 표시해두거나 메모장을 켠다. 그리고 그 때 연상되는 기억이나 감상도 꼭 메모하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여행처럼 다시 시간을 내어 이 작품 앞에 설 수 있는 기회는 정말 없고, 다시 보더라도 감상은 달라지기 마련이기 떄문이다. 그렇게 작품 앞에서 조금의 여유를 가지고 여러번 바라보고, 디테일을 발견하고, 기록한 후에는 똑같이 사진을 찍어도 더 잘 기억에 남는다. 작품 한 점을 봤지만 나만의 이야기가 또 생겼기 때문이 아닐까?

 

미술을 업으로 삼고싶은 내가 도저히 외면할 수 없는 책이었다. 딱 나같은 사람을 위한 책이 아니었나 싶을 정도로 미술관을 종종, 그리고 요즘은 자주 찾지만 이게 맞게 하고 있는 것인지 모르겠고 전문서적을 찾아보기에는 엄두가 나지 않을 때에 산뜻한 마음으로 읽기 너무 좋다. 어렵지 않지만 그렇다고 가볍지도 않다. 아마 미술관을 좋아하는, 혹은 좋아하게 될 귀여운 미래의 미술애호가 정도의 관심이라면 대부분은 들어본 단어일 테다.

아무래도 트렌드에 민감한 예술기획자 저자다보니 책 표지와 구성도 감각적이고 재미있다. 지루하게 사전적인 정의만 필요했다면 아마 이 책을 찾지도 않았을 테니 QR코드와 작가가 직접 찍은 사진으로 우리가 보거나 보지 못한 전시와 작품을 만나본다면 이미 이 책 한권만으로도 최소 수십번의 예술경험을 한 기분이 들 것이다. 언제 꺼내어 읽어보아도 맥락 상관없이 어딜 펼쳐도 흥미진진하고 이 책을 읽고 있는 내가 뿌듯해지는 책. 그리고 책 둘 곳이 없어서 책을 치워야 하는 순간이 오더라도 애정을 가지게 되는 책이다. 그래서 전시를 좋아(할 예정이더라도)한다면 이북보다도 책의 질감을 느끼며, 예쁜 표지와 인쇄된 사진들을 감상하며 실물로 소장하기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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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문화리뷰 미술관을 좋아하게 될 당신에게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YES마니아 : 로얄 스타블로거 : 수퍼스타 m***h | 2023.02.24 | 추천15 | 댓글12 리뷰제목
  저자는 생애 최초로 간 미술 전시회가 초등학교 입학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때였고, 그곳에서 로댕을 만난 것까지 선명하게 기억했다. 나는 아무리 생각해봐도 떠오르지 않았다. 두 아이를 낳고 키우면서 미술에 관심도 가지게 되었고, 전시회도 찾아다니기 시작했다. 이제는 미술관이 낯설지도 않고, 세계 유명 미술관 투어가 버킷리스트에도 포함되어 있을 정도이지만, 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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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자는 생애 최초로 간 미술 전시회가 초등학교 입학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때였고, 그곳에서 로댕을 만난 것까지 선명하게 기억했다. 나는 아무리 생각해봐도 떠오르지 않았다. 두 아이를 낳고 키우면서 미술에 관심도 가지게 되었고, 전시회도 찾아다니기 시작했다. 이제는 미술관이 낯설지도 않고, 세계 유명 미술관 투어가 버킷리스트에도 포함되어 있을 정도이지만, 미술관 자체의 의미에 대해서는 그다지 생각해보지 않았다. 하나의 전시회가 이루어지기까지 어떤 과정들이 고려되고, 어떤 사람들의 노력으로 관람객에게 작품이 전해지게 되는지, 어떻게 예술에 가까워질 수 있는지 등 알찬 정보들이 가득했다. 총 4개의 챕터로 나눠서 정리가 되어있었다. 

 

제1전시실 익숙한 곳과 낯선 곳

 

미술 전시를 즐기는 장소는 어디가 있을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곳은 당연히 미술관이다. 대부분 전시를 보러간다고 하면 미술관에 가는 것이지만 그 외에도 다양한 공간들이 있었다. '상업성'을 띠는 전시공간인 갤러리, 여러 갤러리가 한곳에 모여 미술 작품을 소개하고 거래할 수 있는 장인 아트페어, 2년마다 열리는 예술 축제로 동시대 미술을 만날 수 있는 비엔날레, 예술가들이 자유롭게 작업하고 이를 보고 싶은 다른 창작자들이 편하게 드나들 수 있는 대안공간, 두가지 이상의 문화 예술 콘텐츠를 한 곳에서 즐길 수 있는 시설인 '복합문화공간', 그리고, 어디에서나 편하게 볼 수 있는 공공미술. 명품 브랜드 미술관 등 미술을 즐길 수 있는 장소, 방법들은 정말 많았다. 각각이 가지고 있는 특징들에 대해서 자세한  정보들을 얻을 수 있었다. 구입하지 않으면 들어갈 갈 수 없을 것같은 부담감을 가지고 있던 갤러리에 대한 두려움도 조금 줄어들었고, 비엔날레에 대한 관심도 생겼다. 역시, 아는 것이 힘! 

 

제2전시실 보이는 사람과 보이지 않는 사람

 

작품을 만든 예술가에 대해서는 알고 있고, 생각도 하게되지만 그 전시가 이루어지기까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노력이 들어가는지에 대해서는 거의 생각하지 못했다. 그런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였다. 미술관 전시를 기획하는 사람을 지칭하는 큐레이터, 갤러리에서 전시 기획보다는 작품 판매와 고객 관리에 더 비중을 두어야하는 갤러리스트, 미술관에서 교육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진행하는 에듀케이터, 전시장에서 관람객에게 작가와 작품을 설명하는 도슨트, 전시 공간 디자이너와 보존과학자. 큐레이터로서 요구되는 능력 ( 글을 쓰는 자로서의 큐레이터, 매개자로서의 큐레이터, 창작자로서의 큐레이터), 갤러리스트가 되는데 필요한 능력 (스몰토크를 이어갈 수 있는 능력, 미술 지식, 안목) 을 보면서 미술관과 갤러리의 역할의 차이를 한 번 더 느낄 수 있었다. 장소를 불문하고 우리가 미술 작품을 만나기까지 많은 이들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제3전시실 익숙한 시선과 새로운 시선

 

회화, 조각, 사진, 설치미술등 전시 작품들은 어떻게 예술이 되고, 어떤 방법으로 보면 재미있을지를 알려주었다. 특히, 조각을 보는 방법을 기억해두고 싶었다. 멀리서 보면서 조각이 만들어내는 또 다른 조각, 그림자를 볼 것, 가까이에서 질감, 마감, 디테일을  관찰할 것, 마지막으로는 조각과 공간의 호흡을 볼 것. 이러한 원칙을 정해둔다면 전하고자 하는 메세지에 다가가기가 수월해질듯했다. 

전시회에 가면 만나게 되는 종이들에 대한 이야기가 흥미로웠다. 전시 정보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포스터, 인스타에서 인증샷으로 들고 찍은 것을 자주 볼 수 있는 티켓, 전시 기획 의도와 작가 소개, 작품을 간략하게 설명하는 전시 팸플릿, 기획 의도대로 전시를 볼 수 있게 돕고, 작품을 다방면으로 해석할 수 있도록 독려하는 목적으로 만들어진 활동지. 전시회에서 볼 수 있는 글자들 (전시회 제목, 전시 서문, 작품 캡션, 안내 문구, 전시 도록, 예술가의 서명) 에 대한 설명도 상당히 흥미로웠다.  당연하게 있는 것이라 가벼이 여기고 지나쳤던 것들이었다. 그런 것들에 관심을 가지고 전시를 본다면 더욱 더 꼼꼼하게 전시를 보고,  오래도록 기억하는데 도움이 될것같았다. 

음식을 먹을때면 음식의 맛도 중요하지만, 음식을 담고있는 그릇이나 플레이팅도 분위기를 많이 좌우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처럼 전시회도 마찬가지이지 않을까? 작품들이 전시되는 미술관, 분위기를 좌우하는 조명, 색깔, 음악, 향기에 대해 이야기했다. 향기에 대해서는 생각해본 적이 없었기에 신선하게 다가왔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특별한 향기가 있을까 궁금해 코가 바빠지지 않을까?

 

제4전시실 예술적 경험

 

전시를 보는 것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전시 연계 프로그램에도 참여할 수가 있었다. 그만큼 시간을 투자해야하겠지만 전시의 의미를 더 깊게 알수 있는 계기가 될듯했다. 코로나바이러스때문에 활성화된 온라인 전시도 즐겨보고, 아트굿즈를 구입해 전시의 추억을 간직해보고, 미술 컬렉팅도 해보고. 이 장에서 특히 맘에 와닿았던 것은 갤러리나 아트페어에 갈때는 '나도 살 수 있다'라는 마음으로 들어선다는 것이었다. '오래도록 함께 할 수 있을까?' 라는 물음을 던지면서 보면 작품을 감상하는 세계관이 생긴다고 했는데, 왠지 공감이 되었다. 전시 리뷰 쓰는 저자의 노하우도 알려주었는데, 리뷰 쓰는 것도 도전해봐야겠다. 책을 읽고 리뷰를 써둔 책은 그렇지 않은 책보다도 생각도 정리가 되고 나중에 다시 읽었을 때 예전의 감흥이 살아난다. 전시 리뷰도 게을부리지 말고 짧게라도 남겨보는 습관을 들여야겠다. 

 

'미술 전시 감상에서 아트 컬렉팅까지 예술과 가까워지는 방법.'이라는 부제가 딱 맞아떨어지는 책이었다. 미술관을 좋아하지만 새로이 알게된 정보들로 인해 더욱 더 좋아졌고, 전시 감상에도 깊이를 더할 요소들도 찾을 수 있었다. 저자는 영양학을 공부하고 전시가 좋아 박물관 학예팀에 입사해서 다양한 공간에서 문화 예술 기획을 하고 있다고 했다. 무엇보다도 좋아하는 사람이 쓸 수 있는 책이라는 느낌이 들었는데, 그래서인지 더 공감할 수 있었다. QR코드를 이용해 저자의 설명에 부합한 영상들을 바로 바로 확인할 수 있고, 저자의 사진으로 시각적인 정보들을 얻을 수 있는 구성 또한 만족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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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문화리뷰 미술관을 좋아하게 될 당신에게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스타블로거 : 수퍼스타 산*람 | 2023.02.18 | 추천13 | 댓글4 리뷰제목
미술관을 좋아하게 될 당신에게 김진혁 초록비책공방/2023.2.10. sanbaram   미술에 관심이 많거나 미술 산업에 종사하는 사람이 아닌 일반인들에게 미술관은 쉽게 문턱을 넘을 수 있는 곳이 아니다. 그럼에도 우리 주변에는 알게 모르게 다양한 미술관이 생겨나고 있다. <미술관을 좋아하게 될 당신에게>는 이렇게 다양화 되고 있는 우리 주변의 미술관을 일반인들이 즐길;
리뷰제목

미술관을 좋아하게 될 당신에게

김진혁

초록비책공방/2023.2.10.

sanbaram

 

미술에 관심이 많거나 미술 산업에 종사하는 사람이 아닌 일반인들에게 미술관은 쉽게 문턱을 넘을 수 있는 곳이 아니다. 그럼에도 우리 주변에는 알게 모르게 다양한 미술관이 생겨나고 있다. 미술관을 좋아하게 될 당신에게는 이렇게 다양화 되고 있는 우리 주변의 미술관을 일반인들이 즐길 수 있는 문화공간으로 만들기 위해 이 책을 섰다고 한다. 저자는 들어가는 글에서 제가 쓸 수 있는 범위는 미술관에 가고 싶지만 지극히 낯설고 두려운 누군가를 위한 글입니다. 또는 전시장을 찾을 때마다 좀 더 알고 싶은 욕심이 생기는 누군가를 위한 글입니다. 한 걸음 더 나아가 예술을 공부하는 학생이나 전문가가 봤을 때 새로운 맛 한 스푼 정도 느낄 수 있는 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p.6)”라고 집필 의도를 밝히고 있다. 저자 김진혁은 영양학을 공부하고, 전시가 좋아 박물관 학예팀에 입사했다. 이후 다양한 공간에서 문화 예술 기획을, 현재는 조직 안팎에서 유연하게 일하며 큐레이터의 사생활에서 문화 예술 콘텐츠를 만든다.

 

미술관을 좋아하게 될 당신에게는 미술관에 대한 의미부터 미술관의 종류와 감상에 이르기까지 미술관을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종합적인 안내를 하고 있다. 1전시실 : 익숙한 곳과 낯선 곳에서는 미술품을 감상할 수 있는 곳을 소개하고 있다. 첫 번째로 방문할 곳은 미술 전시를 즐기기에 가장 익숙한 곳인 미술관이다. 그 다음 찾아갈 곳은 갤러리고, 갤러리 다음에는 아트페어와 비엔날레를 둘러보면 된다고 안내한다. 뒤이어 대안 공간, 복합 문화 공간 그리고 공공미술과 감상까지를 설명한다. 2전시실 : 보이는 사람과 보이지 않는 사람에서는 미술관에서 가장 잘 보이는 사람은 단연 예술가다. 찾아야만 보이는 이는 사람은 큐레이터와 전시 공간 디자이너, 에듀케이터와 도슨트를 떠올릴 수 있다고 관련자들을 소개 한다. 이들을 발견하는 순간 전시 감상은 한층 더 풍부해질 수 있다고 한다. 이어서 3전시실 : 익숙한 시선과 새로운 시선4전시실 : 예술적 경험에 대하여 독자들이 이해하기 쉽게 이야기 한다. 이들 내용 중 몇 가지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미술관이란 문화예술의 발전과 일반 공중의 문화 향유 및 평생교육 증진에 이바지하기 위하여 박물관 중에서 특히 서화조각 공예건축사진 등 미술에 관한 자료를 수집과 관리 보존 조사연구 전시, 교육하는 시설을 말한다.(p.21)”라고 미술관을 정의 하며, 미술 전시회는 전시장에는 작품만 놓여 있지 않다. 전시 서문이 있고 주제와 미적 유희, 때론 카타르시스도 있다. 전시회 포스터도 전시 작품과 연관 있다. 앨범 아트가 음악과 잘 어울리는 것처럼. 미술관이 여러 단계를 거쳐 수개월 단위의 전시를 연다. 갤러리 전시 주기는 길게는 한 달에서 짧게는 일주일 일 때도 있다. 회전이 빨라 더 많은 전시회에서 더 많은 작가와 작품을 볼 수 있다. 또 미술 시장 동향을 자연스레 파악할 수 있다. 자주 소개되는 해외 작가와 신진 작가의 작품과 가격도 파악할 수 있다. 당장 컬렉팅을 하지 않더라도 미리 알고 있으면 언젠가 필요할 때 도움이 된다고 강조한다.

 

아트페어란 여러 갤러리가 한곳에 모여 미술 작품을 소개하고 거래할 수 있는 장입니다. 보통 코엑스나 킨텍스와 같은 대형 홀에서 진행되는데요. 질서 있게 열을 맞춘 칸막이가 주욱 늘어진 모습이 누운 아파트 같기도 합니다.(p.42)” 하얀 가벽은 각각의 독자적 공간을 만들고 참여 캘러리는 그 안을 자율적으로 채운다. 규모에 따라 따르지만 아트페어는 일반적으로 수십 개 안팎의 갤러리가 참여한다. 작품으로 가득한 현장에 들어서면 둘러볼 생각이 숨이 가빠질 정도다. 아트페어는 미술 세계에서 가장 많은 돈이 오가는 시장의 성격이 강하지만, 명확한 것은 돈의 흐름 속에 예술이 있다는 것이다.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예술 축제이기도 한 아트페어는 페어 동안 갤러리와 소통하고 작품을 만나는 것 이외에 시각 예술을 경험할 수 있는 퍼포먼스나 강연 등 행사가 마련되어있다. 아트페어에서는 눈 깜짝할 새 찜해둔 작품을 놓치기도 한다. 대신 어떤 미술 현장보다 많은 예술가를 마주칠 수 있으니 너무 아쉬워하진 말아야한다고 말한다.

 

이탈리아어로 ‘2년마다라는 의미의 비엔날레는 2년마다 열리는 예술 축제로 동시대 미술을 만날 수 있습니다. 어딘가에서 나와 같은 시간을 살아가는 예술가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것이 가장 큰 매력이에요.(p.54)” 동시대 미술은 세상의 중심에서 살짝 벗어나 아직은 우리에게 낯선 것들을 가리킨다. 그러니 아니 이게 뭐야?’라는 생각이 들더라도 누구나 한 번쯤은 비엔날레를 찾아갔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지금까지 비엔날레의 특징은 동시대성과 탈지역주의라고 이야기했다. 또 짚고 넘어갈 것이 비엔날레와 아트페어의 차이점이다. 먼저 비엔날레는 아트페어와 달리 현장에서 미술 작품을 사고팔 수 없다. 상업적 목적은 없지만 비엔날레가 미술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다고 말한다.

 

무작정 주류를 따르지 않는 사람들을 힙스터라 부르곤 합니다. 인스타그램 같은 SNS를 보면 #힙스타들의 성지, #요즘 힙스터들이 많이 가는 곳. 이런 해시태그를 많이 볼 수 있는데, 거기에 복합문화공간도 끼어있더라고요.(p.73)” 복합문화 공간은 두 가지 이상의 문화 예술 콘텐츠를 한 곳에서 질길 수 있는 시설을 말한다. 복합문화공간이 대안공간과 크게 구별되는 점은 적극적으로 영리를 추구한다는 점이다. 하지만 대안 공간이 대안의 대안으로 독립적인 경제력을 확보하기 위해 영리를 추구하면서 이 둘의 경계가 흐려졌다는 인상을 받는다고 설명한다.

 

창립 연도에 맞게 종종 브랜드 히스토리에 관한 전시가 열리긴 하지만 미술관이나 갤러리처럼 예술 작품을 감상할 수도 있습니다. 서울 청담동에는 명품 브랜드 쇼룸이 많이 모여 있는데요. 브랜드 정체성을 효과적으로 드러내어 잠재 고객을 모으기 위해 브랜드 쇼룸에 전시장을 함께 두는 경우가 있어요.(P.92)” 예를 들어 루이비통은 에스 파스 루이비통이란 지하 1층부터 지상 4층의 건물에 4층 전체를 전시장으로 운영한다. 루이비통이 유명 작가들의 컬랙션을 소개하며 브랜드 이미지를 어필했다면 에르메스는 2000년부터 에르메스 코리아 주관의 미술상을 만들어 한국 동시대 미술가를 발굴하고 성장할 수 있게 도움을 주고 있다. 브랜드가 설립한 예술 재단으로부터 운영되는 미술관이 그 주인공이다. 브랜드의 자본력을 빌린다는 점에서 일종의 기업 미술관으로 분류될 수 있다고 한다.

 

예술가는 자신의 작업에 대해 타인이 갖는 호기심을 절대 무시하지 않습니다. 진정어린 관심을 싫어할 사람은 아무도 없죠. 자신의 예술이 관심의 대상이라면 대부분 기뻐합니다. 그래서 작품에 호기심을 가지고 말을 거는 것. 이것이 그들과 친해지는 공략법이에요.(P.109)”라고 미술가와의 관계를 가까이 할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한다. 작품 평가에 대해서는 고유함과 개성적인 기법, 이 두 가지 조건을 기준으로 작품을 평가하는 사람들이 있다. 저자 역시 그것을 퍽 중요한 잣대로 작가와 작품을 판단했었다고 한다. 그러다 그 생각이 회고전을 보고 깨졌다고 고백한다.

 

큐레이터의 어원은 보살피다’, ‘관리하다라는 뜻이 있습니다. 귀족의 진귀한 수집품을 살피는 역할이자 17세기 무렴에는 런던 왕립협회 과학 실험을 위한 자료 조사와 관리, 감독하는 사람을 부르는 명칭이기도 했죠.(p.114)” 오늘날에는 일반적으로 미술관에서 전시를 기획하는 사람을 지칭한다. 큐레이터는 기획 업무만큼 연구자의 역할에도 초점이 맞춰져 있지만 갤러리스트는 기획업무와 실무에 적용할 수 있는 영업력과 미적 감각이 더 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미술관 방문객들은 감상뿐 아니라 경험을 하는 것이기에 황지영 에듀케이터는 미술관 경험을 설계하는 일역시 에듀케이터의 몫이라고 했습니다. 미술관은 단순히 작품 감상을 위한 장소에만 그치면 안 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런 경험을 만들어내는 것까지가 에듀케이터의 역할이라 정리할 수 있다. 도슨트는 전시장에서 관람객에게 작가와 작품을 설명하는 존재다. 중요한 능력 중 하나는 전달력이다. 어려운 이야기를 쉽게 때로는 진지하게 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아직까지 도슨트는 대부분 자원봉사자나 파트타이머로 운영되지만 앞서 언급했듯 독립된 직업인으로서 활동하는 전문 도슨트도 점점 늘고 있다. 전시공간 디자이너는 전시공간을 디자인 한다. 전시 공간 전체를 바라보는 눈이 생기면 작품 하나하나 그냥 지나칠 수 없다. 이 작품은 왜 다른 작품보다 먼저 볼 수 있게 했는지, 나란히 놓인 두 작품은 어떤 이유가 있는지, 작품을 앞에서 혹은 사선에서 보면 어떤 입체감이 느껴지는지 등 공간을 향해 관심을 두면 더 많은 것을 볼 수 있다고 말한다.

 

사람이 살아가는 데 필요한 것들은 무엇일까요? 돈과 집처럼 물질적인 것도 있고 열정과 사랑처럼 정서적인 것도 중요할 거에요.(p.250)” 여러 가지 원동력 중 추억도 꼽을 수 있다. 이 책도 미술관과 예술 작품에 관련된 다양한 추억이 있었기에 세상에 나올 수 있었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자기에게 맞는 미술작품 컬렉팅이란 온갖 상상을 통해 나는 미술 작품을 소장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믿음을 가지고 작품을 바라보라고 한다. 그리고 작품을 선택할 때는 시간을 계산하라고 한다. ‘오래도록 함께할 수 있을까?’라는 물음에 작품은 많은 대답을 준다고 말한다. 이 책을 통해 좀 더 많은 독자들이 미술관을 자주 찾을 수 있는 미술애호가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참고로 컬렉팅에 참고할 사항을 소개한다.

-작품은 내가 예산이 있다고 해도 살 수 있는 게 아니다.

-나의 취향과 귀신같이 일치하는 갤러리가 있다.

-갤러리에는 VIP 리스트가 존재하며 그들이 우선이다.

-불친절한 갤러리스트도 있지만 친절한 갤러리스트도 있다.

-돈으로 만날 수 있는 예술가도 있고 그럴 수 없는 예술가도 있다.

-돈이 최고인 것 같지만 그 위에는 늘 예술이 있다. (p.262)

 

(예스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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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평 (7건) 한줄평 총점 9.8

혜택 및 유의사항 ?
평점5점
미술 감상도 미술관 방문도 더더욱 재미있게 느껴지게 하는 길잡이.
1명이 이 한줄평을 추천합니다. 공감 1
YES마니아 : 로얄 m***h | 2023.02.26
평점5점
예술-미술에 대하여 다양한 시선으로 접근 할 수 있도록 도와줘서 재밌어요!!
1명이 이 한줄평을 추천합니다. 공감 1
a*****y | 2023.02.22
평점5점
예술을 향한 애정과 다정함을 장착한 큐레이터의 책
1명이 이 한줄평을 추천합니다. 공감 1
YES마니아 : 골드 오* | 2023.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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