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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색 찬란 실패담

: 만사에 고장이 잦은 뚝딱이의 정신 수양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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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02월 24일
쪽수, 무게, 크기 232쪽 | 294g | 128*185*20mm
ISBN13 9788925576930
ISBN10 8925576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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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_녹색 불이 켜졌습니다 건너가도 좋습니다

1 빨갛게 물든 수치심쯤이야

일취월장 요기니
명상하지 못하는 사람
불량하지만 성실한 환자
미친 건 너거든?
실수잖아, 실패도 아니고
Don’t Try!
시간 부자, 금전 거지
회피마저 실패하는 인간

2 덮으면 흑역사, 까보면 코미디

방치로 부과된 비만세
수모의 원나잇
음식 채무자의 지옥
억하심정의 화폐가치
힐러도 킬러도 아닌
계단에서 구르며 괜찮음을 배웠다
의적 임꺽정 지음
맞고 소녀의 사회생활

3 노란불이 없는 내 신호등

팀장님 죽이기
신흥 귀족 프리랜서
자기만의 방을 가진 사람
법 없이도 살 사람
나르시시스트로부터의 도망
결혼할 바엔 도토리를 줍겠습니다
멋진 반려자의 이사
전혀 우습지 않은 나잇값
사랑 시스템과 연애 회로

4 무지를 수호하는 백지 전략

뉴본 스쿨 입학 비하인드
우울할 땐 쉬운 책
불통으로 통하는 마음
3인칭 유튜브 시점
용감한 형사들과 용감하지 않은 시청자
동물농장에서의 혼술
매너 없는 극장 매너
바보 작가의 독서
다독, 다작, 다상량

저자 소개 (1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무엇이든 간에 나는 그만 석방되고 싶었다. 지칠 자격을 따지는 것에도 지쳐버린 나머지 ‘편안함’이 백화점에 있다면 샤넬 백만큼의 값을 주고서라도 구매하고 싶었다. 하지만 어떤 브랜드에서도 내 마음을 판매하진 않는다. 내 마음처럼 작고 고유한 것 따윈 그들에게 상품조차 되지 못한다. 역설이지만 세상에서 제일 바보 같은 나만이 최고의 나를 생산할 수 있다. 돌려 말하면, 너무 싫은 과거의 나 역시 당시의 내가 노력해서 일군 최선의 결과란 뜻이었다.
---「Don’t Try!」중에서

따지고 보면 맛있는 음식을 먹을 때마다 알 수 없는 죄책감에 휩싸였던 이유도 그것이었다. 아무것도 안 하고 게으르게 살았으니 자격이 없음에도, 당위를 앞질러 돈으로 행복을 구매해 즐겼다. 이상하게도 더 좋아지기 위해 운동한다고 생각할 땐 불만스럽기만 했는데, 미리 대출한 행복을 갚는다고 하니 불만이 사라졌다. 매일 카드값에 시달리다 가까스로 갚는 것을 낙으로 삼다 보니 채무자의 에티튜드가 나에게 배어버린 것인가 싶었다.
---「음식 채무자의 지옥」중에서

이쯤에서 나를 강철 솔로로 만들어 준 의인들을 소개해도 좋을 것이다. 그들은 또래 비혼 여성도 아니고 기혼 여성은 더더욱 아니요, 다만 내 전 애인들이다. 그 인간들을 생각하면 아직도 눈물 같은 식은땀이 줄줄 날 때가 있다. 왜 더 빨리 그 인간과 헤어지지 못했나? 아니, 살면서 영영 만나지 않았다면 좋았을 것을. 생각하다 보면 세계 최고의 과학자들에게 윽박질러서라도 타임머신을 갖고 싶어진다. 어쨌든 그들과 결혼하지 않은 현재, 난 천운을 타고난 사람이라 느낀다.
---「결혼할 바에야 도토리를 줍겠습니다」중에서

나는 언젠가부터 진심이 능사라고는 생각하지 않게 되었다. 때로는 상대방이 건네는 묵직한 진심들이 정말로 무거워서 끔찍할 때도 있었다. 그 무게감에 몇 번 허덕여본 후에는 자연스럽게 내 진심을 감추는 법도 터득했다. 나이가 들수록 농담만 늘어가는 이유도, 주변인들에게 나라는 무거움을 선사하고 싶지 않아서였다. 의외로 누군가와 잘 지내는 데에 꼭 진심이 필요하지도 않았다. 인간관계를 지탱하는 요소는 그보다 단순하고 명료했다. 관계와 상황에 맞는 예의, 약간의 미소 정도면 누구와도 충분했다. 이것은 거짓이라기보다 또 다른 차원의 진심이었다. 단지 나에겐 상대에게 진심을 내보이고 싶지 않다는 의사가 최상위의 진심이라 그렇다.
---「불통으로 통하는 마음」중에서

나는 독서에는 실패했지만, 독서란 억지로 되는 것이 아니라는 교훈을 얻을 수는 있었다. 덕분에 내 책을 읽어주신 나의 독자님들께 진심으로 고마워졌다. 책 한 권을 전부 읽는 일이 만만치가 않다는 걸 새삼스레 깨달았기 때문이다. 이번에는 내 목적이 다소 불순했는지도 모르겠다. 책을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사냥하려 들었으니, 책이 내게 곁을 내어주지 않은 걸지도. 그러나 내가 아는 유일한 사실은, 책은 영원히 읽고자 하는 자를 배척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바보 작가의 독서」중에서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중요한 건 실패에 꺾이지 않는 마음!”
실패가 틔운 기회의 새싹을, 내 삶의 청신호로 여기는 방법


분명 당신도 간절히 원할 것이다. 노력 없이 밟는 성공 가도, 나만 잘되기를 바라는 요행, 난데없이 맞는 로또 같은 순간. 그러나 부러움에 젖어 천운을 고대하는 시간이란 얼마나 덧없던가! 세상 누구도 완전무결한 삶을 살 수 없고, 삶의 이력을 성공으로 만땅 채우는 일도 불가능한데 말이다. 이처럼 성공에 목매는 것보다, 덜 불행하게 사는 법을 찾는 게 더 유익하지 않을까? 여기 만사에 고장이 잦아 매 순간 뚝딱이며 살아가는 작가, 정지음의 인생 필승법을 소개한다. 그 방법이란 아직 기회가 있고 여지가 많은 실패들을 자세히 살핀 뒤, 팔레트에서 적절한 색을 찾아 덧입히는 것이다. 같은 실수 같지만 ‘전보다는 덜 치명적인 실수’, 내 잘못이긴 하지만 ‘전보다는 더 성장한 잘못’처럼. 작가는 일상의 숱한 실패들을 나쁜 기억으로 뭉뚱그리지 않고, 낙관이라는 프리즘을 대어 섬세한 결로 펼쳐 놓는다.

실패의 색이 진짜 잿빛 맞아? _실패의 퍼스널 컬러

성공한 사람들의 인터뷰에는 ‘어둡고 칙칙했던 순간’에 관한 고백이 자주 등장한다. 그들도 우리와 다를 바 없이, 수많은 실패와 옥신각신하며 어둡고 검은 길을 오랫동안 걸었노라고. 이에 작가는 반기를 든다. “아니, 실패의 색이 진짜 잿빛 맞아? 두려움을 걷어내고 진짜 실패의 색을 마주한 적이 있어?” 그는 직접 목격한 실패의 색은 절대 모노 톤이 아니었으며, 관점에 따라 다채로운 색을 갈아입을 수 있다고 덧붙인다. 우리는 성공이 아닌 경험을 모두 부정의 겉싸개로 덮어두는 바람에, 5K 초고화질인 실패의 순간들을 흑백영화 보듯 관람하고 있었던 것이다.

『오색 찬란 실패담』에서 작가는 우리가 마주하는 실패들을 다섯 빛깔로 나눈다. 부끄럽고 창피한 순간은 빨간색으로, 기억하기 싫은 흑역사는 검은색으로, 경고등도 없이 벌어진 실수는 노란색으로, 무지함과 순수함에서 비롯된 오작동은 흰색으로. 내 마음 텃밭에 잘 심어두면, 기회라는 새싹으로 돋아날 경험들에는 초록을 색칠한다. 거기에 더해 본인의 극복 비법까지 아낌없이 선사한다. 볼이 빨개지도록 부끄러운 순간에는 “어쩌겠어” 주문으로 현실을 잠깐 흐리게 보면 좋다. 읽지 않은 책이 너무 많아 민망할 땐, ‘그 정도로 무지하진 않을 거야’라는 사람들의 암묵적 호의로 수호받는다. 혹시 모를 TV 출연을 위해 살 빼러 간 헬스장에서의 에피소드는 블랙 코미디 원고로 승화해 낸다. 하나의 감정에 오래 집중하지 못하는 단점을 무기 삼아, 오히려 노란불로 주의를 보내던 우울을 유쾌히 지나친다. 이처럼 각자의 빛깔로 영롱하게 수놓아진 실패들을 바라보고 있으면 문득 궁금해진다. 내 실패는 무슨 색이었는지, 비슷한 실패가 내게도 있었는지. 처음 만난 실패의 무지갯빛 팔레트에 매료되고 나면 독자들은 자연스레 잿빛 우울에서 벗어날 시간을 갖게 될 것이다.

아직 빛을 발하지 못했을 뿐이야 _실패의 찬란한 반란

정지음 작가는 좌절을 숨기지 않는 것이 좌절에서 벗어나는 가장 쉬운 방법이었다고 말한다. 그래서일까? 책 속에는 ‘이렇게 처참해도 되나’ 싶을 만큼 작가가 실패로 겪은 우울과 열등의 순간들이 가감 없이 담겨 있다. 샤넬 백만큼의 값을 주고서라도 ‘편안함’을 사고 싶었으나 마음처럼 작고 고유한 것은 상품이 될 수 없음을 깨달은 순간도 있었고, 번거로운 일들로부터 회피하려다 타이밍을 놓쳐 도리어 직면하는 멍청함에 좌절하던 때도 있었다. 스타트업의 맹점을 비꼬는 소설을 써놓고 얼마 안 가 정작 스타트업에 입사하는 모순을 범했고, 작가들의 정통 글쓰기 비법인 다독·다작·다상량은 시도조차 어려웠다.

이처럼 갖은 실수와 실패를 겪어온 작가가 선택한 필승의 해결책은 반격이었다. 누군가는 이런 그의 삶을 30년간의 실패라고도 하겠으나, 오히려 자신에게는 30년간의 노력이자 만회의 기회였다고 항변하면서 말이다. 숱한 패배 속에서도 단단한 정신만은 기어코 승리하는 삶. 실패한 만큼 성공할 일이 많아 불행하지 않은 삶. 아직 빛나본 적이 없어 어떤 빛을 뿜을지 궁금한 삶. 이러한 기대를 만들어 주는 것이 바로 실패라며 한껏 처진 독자들의 등을 뚜덕인다. 앞으로 고꾸라질 듯하다가 힘차게 다시 일어서는 작가의 이야기에서 우리는 실패가 보여줄 찬란한 반란을 기대하게 된다.

원래 성공담보다 실패담이 먼저야 _실패라는 신호탄

칠전팔기에서 가장 중요한 점이 무엇인지 아는가? 일단 일곱 번 넘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실패가 성공의 어머니라고 말하면서, 성공을 낳은 주역에게 왜 이토록 불효막심하게 구는 것인가? 여덟 번 일어서게 만드는 힘은 넘어진 일곱 번의 순간이다. 아직 태어나지 않은 성공을 가장 애타게 기다리는 이는 다름 아닌 실패다. 어쨌거나 삶엔 실패가 우선임을 기억해야 한다. 그래야만 무채색으로 덮인 일상 속에서 길을 잃지 않고 미래를 상상할 수 있다고, 집착에 붙잡히지 않고 더욱 의연해질 수 있다고 책은 끊임없이 우리를 북돋는다.

어둡고 칙칙했던 기억들이 결코 삶 전체를 물들일 수는 없다. 작고 사소한 순간들이 우리 삶의 화소를 높인다는 사실을 우리는 자주 잊는다. 신기루 같은 성공에 눈이 멀어 코앞의 보석들을 놓치지 않았는가? 이를 찾을 마음만 있다면 그들은 빛바랜 존재가 되지 않을 것이다. 『오색 찬란 실패담』을 통해 당신의 실패가 제빛을 찾을 수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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