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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손 2부 등 3부 눈 4부 사진 없음 5부 얼굴 |
저이강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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춥고, 기계도 많고, 보호자도 들어오지 못하는 공간이라, 할머니는 무서우셨는지 할아버지를 연신 찾으셨고 불안감과 두려움으로 인해 심박수는 더 높게 측정되었습니다. 담당 간호사가 수액을 주입해 혈압을 높인 뒤, 할머니 손을 꽉 잡아드리면서 금방 할아버지 볼 수 있게 해드리겠다고 말씀드렸더니, 할머니도 간호사의 손을 꼭 잡으셨습니다.
일터에서 사고가 나서 오는 일용직 노동자 환자들이 종종 있습니다. 그런 분들은 저희에게 ‘언제 일을 나갈 수 있을지’부터 먼저 물어보세요. 아무리 많이 다치셨어도 자기 몸 걱정보다는 내일 일 못 나갈 걱정부터 하시는 게 마음이 아팠습니다. 격리라는 것을 처음 겪는 환자들은 불만도 많고 요구사항도 많았습니다. 이곳에서 만난 20년 넘는 경력의 간호사 선생님이 이렇게 말씀하시더군요. “이 병이 우리한테도 낯선데, 잘 모르는 일반인 환자들한테는 얼마나 생소하겠어요? 이게 다 ‘불안’에서 나오는 방어기제니까 우리가 이해해야 해요. 최대한 안심시켜드립시다.” “환자분, 숨을 좀 편안하게 쉬게 해드리려고 하는데요. 이제 주무실 거예요. 그동안 고생 많으셨어요. 가족들에게 꼭 하셔야 할 말씀이나 정리하셔야 할 말씀 있으시면 지금 해주세요.” 그 요청이 갑작스럽기도 하고 당장 고통스럽기도 한 환자는 대부분 “없어요”라고 하십니다. 그러면 교수님은 한 말씀 꼭 덧붙이십니다. “사랑한다는 말이라도 해주세요!” 그러고는 가족들끼리 ‘사랑한다’ 한 마디 나눌 때까지 기다려드립니다. 저는 매번 그 장면을 볼 때마다, 나라면 무슨 말을 하게 될까, 미리 준비해둬야 하지 않을까, 생각하게 됩니다. 응급실 간호사로 일하다보니 주변 친구들이나 후배들이 늘 묻는 것들이 있습니다. 제일 힘든 게 뭐냐는 겁니다. 심정지 환자나 중증외상 환자, 새벽시간에 찾아오는 주취자들, 환자 보호자들과의 갈등 등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아무래도 가장 힘든 건 누군가의 가족의 죽음이 내 일상이 되고, 그와 관련된 나의 일을 아무렇지 않게 해나가야 하는 것입니다. 이를테면, 심정지 환자가 사망을 해서 환자의 보호자들은 그 옆에서 대성통곡을 하고 있는데, 그분들에게 “장례식장은 어디로 결정하셨어요?” 하고 물어봐야 하는 일이에요. --- 본문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