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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켈리 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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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이민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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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우린 여기 왜 왔어요? 미국에 왜 왔어요?”
엄마는 시선을 돌리고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밤하늘에 비행기가 지나가자 벽에 걸린 액자가 흔들렸다. 엄마가 나와 눈을 맞췄다. “여기에 공짜?가 더 많아서.” 마침내 엄마가 대답했지만, 이상한 말이었다. 이곳 미국에는 공짜가 별로 없었다. 모든 게 돈이 들었다. --- p.9 “다른 아이들은 거의 백인이겠지.” “그래서요?” “너보다 영어를 훨씬 잘하겠지.” 엄마는 태연하게 말했다. 내 시선이 땅에 박혔다. “다 그렇지는 않을걸요.” 내가 대꾸했다. 제이슨처럼 원어민은 아니어도, 내 영어 실력은 처음 왔을 때보다 훨씬 나아졌다. 내 생각에는. 게다가 나는 영어가 좋았다. 중국어에는 없는 ‘꼬리에 꼬리를 무는 생각(a train of thought)’이나 ‘담요처럼 덮인 눈(a blanket of snow)’ 같은 표현들이 좋았다. 하지만 내가 영어를 얼마나 좋아하는지와 상관없이 엄마는 이미 판단을 내렸다. “다 그럴걸.” --- p.27~28 그 공고문을 읽고 또 읽었다. 버몬트주에 사는 한 70대 부부가 오랫동안 운영하던 모텔을 무상으로 양도하려고 하는데, 양도받을 사람을 뽑기 위해 글짓기 대회를 연다고 했다. 신청 마감일은 추수감사절 이후였다. 다만 참가비가 있었고, 그리 싸지 않았다. 300달러. 하지만 글짓기 주제를 보시라. ‘만약 당신이 모텔의 주인이 된다면 어떻게 하겠습니까?’ 바로 이거야! 우리가 좋은 롤러코스터를 탈 수 있는 티켓! --- p.106~107 “잠깐, 흑인이라고?” 그가 버럭 외쳤다. “내가 위험한 사람은 받지 말라고 했잖냐!” 목구멍이 조여들었다. 내 숨소리가 거칠고 빨라지는 게 느껴졌다. “위험한 사람이라고 했지, 흑인이라고 하지는 않았잖아요.” “어떤 바보라도 알 거다. 흑인들은 위험해.” 야오 씨가 말했다. “아니거든요!” 어이가 없어서 쏘아붙였다. “행크는 위험하지 않아요.” 나는 야오 씨를 째려봤다. “사장님이야말로 위험한 사람이에요.” --- p.117 “왜 더 화내지 않아요?” 내가 물었다. 행크는 어깨를 으쓱했다. “익숙해졌나 봐. 나한테는 흔한 일이거든.” “정말요?” 행크는 고개를 끄덕였다. “이 나라의 모든 흑인에게, 여러 방식으로 말이야.” 그는 두 손에 얼굴을 묻었다. 나는 가만히 앉아 그 말을 곱씹었다. 희미하게 자동차 경적과 옆방에 묵는 부부의 웃음소리가 들렸다. 나는 버럭 외치고 싶었다. 그만! 그만 빵빵거려. 그만 웃어. 행크 같은 사람들에게 이런 일이 벌어지는데 세상이 어떻게 평소처럼 돌아가지? 행크는 일어나서 세수하러 갔다. 잠시 후 그는 오레오 쿠키 한 상자를 들고 와서 탁자 위에 내려놓았다. 나는 그 흑백 쿠키를 바라보며 두 색의 차이가 얼마나 큰지 생각했다. --- p.123 |
1990년대 초, 사회주의국가인 중국을 떠나 자유를 찾아 미국으로 이민 온 미아네 가족. 그 시절 이민자, 그것도 아시아인 이민자가 미국에서 할 수 있는 일은 식당 보조나 모텔 관리인 같은 일뿐이다. 미아 부모님 역시 안 좋은 일자리를 전전하며 햄버거 하나 제대로 사 먹지 못하는 생활을 하다가, 성공한 이민자의 삶을 살고 있는 중국인 야오가 운영하는 모텔의 관리 일을 하게 된다. 미아는 부모님을 도와 모텔의 프런트 데스크 일을 하며, 그곳에 투숙하는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새 학교에서 새 친구를 사귀게 된다. 그러나 늘 삶은 녹록지 않은 법. ‘중국은 일본 어디에 있냐’는 아이들의 해맑은 질문은 미아에게 오롯이 상처가 되고, 익숙하지 않은 영어는 작가라는 꿈의 걸림돌이 된다. 친하게 지내는 주간 투숙자인 행크는 흑인이라는 이유만으로 범죄자 취급을 당하며, 부모님은 온몸이 닳도록 일하지만 그건 결국 모텔 주인 야오의 배만 불려 준다. 그때 버몬트의 한 모텔을 무료로 양도한다는 광고 글을 발견한 미아. 모텔 인수자를 글짓기 대회로 뽑는다고 한다. 친절한 모텔 관리인과 작가를 동시에 꿈꾸는 미아에게 찾아온 절호의 기회. 과연 미아는 글짓기 대회에서 우승하고 모텔을 얻어 미아 자신과 모두의 삶을 구원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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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태평양 문학상 수상
★Parents' Choice Award 수상 ★미국 공영 라디오(NPR) 선정 올해 최고의 도서 ★[커커스 리뷰] 선정 올해 최고의 도서 ★[퍼블리셔스 위클리] 선정 올해 최고의 도서 ★[워싱턴 포스트] 선정 올해 최고의 도서 ★아마존 선정 올해 최고의 도서 ★[스쿨라이브러리 저널] 선정 올해 최고의 도서 ★북페이지 선정 올해 최고의 도서 ★뉴욕 공공도서관 선정 올해 최고의 도서 ★시카고 공공도서관 선정 올해 최고의 도서 “빠른 전개와 매력적인 주인공! 재미있는 소설에 필요한 모든 요소를 다 갖췄다!”_스쿨 라이브러리 저널 주인공 미아는 가족과 함께 중국에서 미국으로 이민 온 열 살 소녀이다. 주변 사람들 모두 “너 같은 어린아이는 밖에서 뛰어놀아야 한단다”라고 말하지만, 미아에겐 놀 시간이 없다. 부모님을 도와 모텔 일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미아는 누구보다 자신이 맡을 일을 진지하게 여기며 모텔의 관리인이자 프런트 데스크 책임자로서 최선을 다한다. 미아가 만나는 프런트 데스크 너머의 다양한 사람과 세상은 아름답지만은 않다. 취객이 찾아와 난동을 부리고, 차량 도난 사건이 일어나며, 이런 사건이 일어날 때마다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받는 건 어김없이 아프리카계 미국인이다. 아시아계 이민자들은 쓰레기통을 뒤져야 할 정도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그건 프런트 데스크 너머만의 일이 아닌 미아네 가족에게 해당하는 문제이기도 하다. 학교에 간다고 상황이 더 나아지진 않는다. 학교 친구들은 해맑은 얼굴로 “중국은 일본 어디에 있어?”라는 질문을 하고, 작가를 꿈꾸는 미아에게 돌아온 글쓰기 점수는 C마이너스다. 엄마에게 위로받고 싶지만 엄마는 이렇게 말할 뿐이다. “너는 말이야, 영어에 있어서는 자전거나 다름없어. 다른 애들은 자동차고.” 미아가 겪는 상황과 만나는 인물들은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온갖 문제의 집약체이다. 인종 차별이 만연한 사회에서 미아와 부모님, 부모님의 지인들(아시아계), 미아의 다정한 친구이자 모텔 투숙자인 행크(아프리카계), 그리고 미아의 학교 절친 루페(멕시코계)는 모두 인종은 다르지만 그 ‘다르다’는 이유로 공통의 차별 대상이 된다. 학교 친구들은 미아가 중국인이기 때문에 수학을 잘할 것이라는 편견을 갖고 있고, 엄마는 그렇기에 수학 공부를 더 열심히 해야 한다고 말하며 미아의 꿈을 부정하고 사회의 편견을 받아들인다. 사회에서 인종으로 차별당하며, 가족에게 의지와 꿈마저도 부정당하는 것이다. 이 모든 상황을 미아는 자기만의 방식으로 극복해 나간다. 바로 ‘글쓰기’이다. 자신을 괴롭히는 친구들에게, 이민자들에게 인종 차별과 가혹 행위를 일삼는 고용주들에게 미아는 편지를 쓴다. 아무 의미 없을 것만 같던 이 ‘편지 쓰기’는 이웃들의 삶을 구원할 뿐만 아니라 미아의 꿈을 포기하지 않게 함으로써 미아 자신의 삶까지도 지켜낸다. 『프런트 데스크』는 미아가 맞닥뜨리는 이 수많은 부조리한 상황들과 그를 헤쳐 나가는 미아의 긍정적인 해법들을 시종일관 속도감 있게 풀어낸다. 짧지 않은 분량임에도 각 사건의 전개와 해결이 유기적으로 얽혀 있어 책장을 넘기는 순간 미아라는 캐릭터와 이야기의 매력에 흠뻑 빠지게 된다. “독자들은 이 작품에서 자기 이야기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_커커스 리뷰 나와 이웃, 세상을 구원하는, 혐오와 차별의 사회를 향한 통쾌한 메시지 이야기의 재미에 더해 『프런트 데스크』는 주제적인 측면에서도 뛰어난 평가를 받는 작품이다. 『프런트 데스크』의 시간적 배경은 1990년대 초, 공간적 배경은 미국 캘리포니아주다. 지금의 우리와 전혀 상관없는 시공간을 다룬 이야기인 듯 보이지만, 미아가 겪는 모든 사건과 감정은 오늘날 우리에게 일어나는 일들이기도 하다. 우리는 인종, 성별, 나이, 성정체성, 장애의 유무 등으로 서로 선을 긋고 편을 나눈다. 그 선 너머에 있는 사람들을 쉽게 배척하고 혐오한다. 『프런트 데스크』가 2020년대, 한국에서 읽혀야 하는 이유는 이 작품이 다루고 있는 이야기의 본질이 어느 시공간에 한정된 것이 아니라 지금 우리 사회를 꿰뚫고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흑인들은 모두 위험해.”라는 모텔 사장 야오 씨의 발언은 ‘이주 노동자’를 바라보는 우리의 편견 어린 시선과 겹치며, 미아의 꽃무늬 바지를 놀리는 학교 친구들의 못된 단어들은 사는 곳에 따라 계급을 나누며 ‘빌라거지’와 같은 신조어를 만든 우리나라 학교 현장을 떠오르게 한다. 그렇다면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실마리도 이 작품 안에서 찾을 수 있지 않을까? 미아가 세상의 편견과 차별로부터 스스로와 이웃을 지켜낸 건 다정과 긍정의 힘이다. 결국 우리 사회에 필요한 것 역시 우정과 연대 그리고 서로를 포용하는 공동체가 아닐까. 작품에 등장하는 거의 모든 인물이 한자리에 모이게 된 『프런트 데스크』 결말의 한 장면은 그래서 더 의미심장하다. 서로 다른 이들이 한데 모여 즐겁게 어울려 놀 수 있는, 누구도 배척하지 않으며, 승자와 패자의 구분 없이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즐길 수 있는 사회. 바로 그 장면이 혐오와 차별로 만연한 사회를 향해 던지는 『프런트 데스크』의 메시지이자 이 작품이 오늘날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는 또 다른 이유이기도 하다. 이제 우리가 칼리비스타 모텔 프런트 데스크에서 미아를 만나 볼 시간이다. 미아와 함께하는 여정 끝엔 어제와 조금 달라진, 변화한 세상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편집자 노트 『프런트 데스크』는 제겐 영화로 시작해 영화로 끝난 작품입니다. 처음 이 작품의 존재를 알게 되었을 땐, ‘모텔, 소녀’라는 설정에 영화 [플로리다 프로젝트]를 떠올렸습니다. 더운 지역이 배경이라는 공통점 때문에 더 그랬을 수도 있겠네요. 의도치 않게 특정한 작품이 떠올라 버린 상황에서 이 작품을 편집하기 시작했고, 곧 [플로리다 프로젝트]는 기억에서 잊혔습니다. 『프런트 데스크』만이 주는 강렬한 인상과 미아의 매력에 흠뻑 빠졌기 때문입니다. ‘와, 이거 정말 나 혼자만 알고 있기엔 너무 아까운 작품인데, 어서 빨리 세상에 내보내고 싶다’라는 들뜬 마음을 감출 수 없게 되었을 즈음, 미아가 살던 곳 바로 옆 동네인 LA에서 제95회 아카데미 시상식이 열렸습니다.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가 11개 부문에 이름을 올렸고, 그중 7개 부문에서 수상하며 이날의 주인공이 되었죠. 이 영화를 재미있게 본 관객의 한 사람으로서 수상 결과를 기쁘게 지켜봤지만, 이 작품으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양자경 배우의 수상 소감이 내내 머릿속에 남아 떠나질 않았습니다. 결국 이 책이 이야기하고자 하는 내용을 압축하면 그게 바로 양자경 배우의 수상 소감입니다. 이 수상 소감과 함께 작품을 마무리하며 세상에 내놓습니다. “오늘 밤, 이 모습을 지켜보고 있는 나와 비슷하게 생긴 모든 소년, 소녀에게. 이 상은 희망과 가능성의 불꽃입니다. 큰 꿈을 꾸면, 꿈을 크게 이룰 수 있다는 증거입니다. 큰 꿈을 꾸세요.” |
“독자들은 이 작품에서 자기 이야기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 [커커스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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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른 전개와 매력적인 주인공! 재미있는 소설에 필요한 모든 요소를 다 갖췄다.” - [스쿨 라이브러리 저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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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교실과 도서관에 반드시 있어야 하는 책.” - [북 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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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하고, 짜릿하고, 때로는 충격적이며, 진짜 감동이 있는 작품.” - [북 트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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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칠 줄 모르는 희망과 승리에 대한 이야기.” - [퍼블리셔스 위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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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요한 주제를 아주 좋은 방식으로 다루고 있다. 읽는 내내 눈시울이 뜨거워졌고, 한 번은 실제로 울기도 했다.” - 미국 아마존 독자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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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잡한 어른들 사회의 이면을 감추지 않으면서도 독립적인 한 어린이의 성장을 꿋꿋하게 그려내는 켈리 양의 문학적 선택을 경탄하며 읽었다. 미아는 아시아계 이민자의 얼굴을 한 삐삐 롱스타킹이다. 어린이가 설 수 없는 아슬아슬한 장소에 자신을 세운 것도 미아의 결정이며 터널 같은 암담한 나날을 돌파해 최선의 탈출을 도모한 것도 미아의 지혜다. 어린이에게 세계의 어둠을 더 이상 감출 수 없다면 어린이문학은 자신의 방식을 발견해야 하고 여기에 하나의 슬기로운 답변이 있다.” - 김지은 (어린이문학 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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