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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름은 리보 | 이상한 일요일 | 초록색 지붕 집의 앤 | 뒤로 뒤로 뒤로 | 대기 모드 | 시간을 보내는 방법 | 앤의 고민 상담소 | 돌아온 기념일 | 플루비아의 정체 | 아이가 떠난 후 | 그리운 밤에 | 문을 열어 | 심사평 |
"코로나 상황 속에서 찾은 연대와 연결"
어윤정의 <리보와 앤> 을 읽고
“그리움은 걷잡을 수 없는 재난, 만날 사람은 만나야 한다."
- 폐쇄된 도서관에 남겨진 두 대의 로봇과 그들을 걱정하고 그리워하는 한 아이와의
우정과 교감-
코로나19 종식되고 일상으로 회복이 시작되어 많은 사람들이 마스크를 벗고 코로나 이전 상황으로 돌아가고 있다. 어두운 터널같이 너무나 불투명하고 어두운 미래였는데, 이제는 터널 밖 밝은 세계에서 일상의 즐거움을 영위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분명히 코로나 19로 모든 것이 멈추어버린 일상을, 그 시간들을 기억하고 있다. 특히 학교에 갓 입학한 아이들은 학교생활의 즐거움도 느끼지 못한 채, 친구와 함께 즐겁게 이야기하며 밥을 먹는 기쁨도 느끼지 못한 채 그렇게 지난 3년을 보냈다. 입학식도, 졸업식도 줌으로 해야했던 사상 초유의 사태까지 벌어졌다. 아마 코로나는 지나갔지만, 우리 아이들의 기억 속에 코로나가 남긴 슬픔과 고통은 사라지지 않고 남아 있을지도 모른다.
코로나가 우리 아이들에게 남긴 상처와 고통은 무엇일까. 우리가 잃어버리고 찾아야할 것은 무엇일까. 이 책 『리보와 앤』을 통해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을 수 있을 듯하다. 이 책은 폐쇄된 도서관에 남겨진 두 대의 로봇과 그들을 걱정하고 그리워하는 한 소년과의 우정과 연대를 담았다.
도서관 안내 로봇인 리보는 도서관을 방문하는 사람들과 소통하며 그들에게 알맞은 책을 추천해준다. 그렇게 사람들과 교감을 나누고 안전을 책임지는 일을 한다.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이상한 안내 방송 후 평화롭던 일상은 깨지고 상황은 급변한다. 도서관에 확산된 플루비아 바이러스로 인해 도서관은 급기야 폐쇄가 되고 안내 로봇인 리보와 이야기로봇인 앤을 제외하고는 아무도 남아있지도 않다. 도서관이 폐쇄된 줄도 모르고 리보는 사람들이 예전처럼 도서관을 찾아오길 하염없이 기다린다.
"유리문에 부딪혀 몸이 뒤로 밀려났다. 나는 더 이상 앞으로 갈 수 없었다. 뒤로만 갈 수 있었다. 뒤로, 뒤로, 뒤로 가면 앤이 있다. 결국 도서관엔 앤과 나만 남았다.
-p. 41
코로나 상황 속에서 학교도 도서관도 모두 문을 닫고 사람들 모두가 집에서만 머물렀던 그 때가 생각이 난다. 그렇게 폐쇄된 도서관에 남겨진 리보와 앤처럼 우리는 그렇게 세상과 단절된 채 집에만 머물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렇게 사람들과의 만남과 소통도 모두 중단한 채, 우리는 그렇게 3년을 비대면으로 만나고 소통했던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진정한 만남, 연결, 연대가 아니었다.
"그리움은 걷잡을 수 없는 재난. 만날 사람은 만나야 한다.“
-p. 105
는 앤의 말처럼 만나야만 하는 우리는 직접 만나고 소통해야 하는 것이다. 이 책 속에서도 모두에게 잊혀지고 방치된 로봇 리보를 그리워하고 만나고 싶어하는 한 소년이 있었다. 폐쇄된 된 상황 속에서 책을 통해서 소통하고 서로의 안부를 확인한다. 코로나 상황 속 우리가 SNS를 통해 서로의 안부를 묻고 소통하던 모습이 연상된다.
서로를 너무나 보고 싶어하고 그리워 한 리보와 아무도 찾지 않는 도서관으로 리보를 찾으러온 도현 그들의 우정과 연결이 너무나 눈물겹고 감동적이었다. 특히 폐쇄된 유리창을 사이에 두고 두 개의 손이 포개지고 그 유리창을 보며 서로 안부를 확인하고 마음을 나누는 장면에서 가슴이 뭉클해진다. 그 유리 사이로 '하이 파이브' 하며 포개어진 그 손에서 전해지는 온기와 만날 수 없는 안타까움이 결합되어 가슴에서 '지르르'한 진동이 울리는 듯하다.
아마 우리가 3년간의 암울했던 코로나 상황을 이길 수 있었던 것도 사람과 사람과의 연대와 연결 때문이 아니었을까. 코로나 상황 속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관계가 단절되고 고독한 상황 속에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바로 이런 '연결'과 '사랑'이 아닐까.
작가는 그런 사랑과 연대를 이 책 속 주인공인 리보와 도현과의 특별한 우정과 연결을 통해 보여준다. 그리고 이런 코로나 상황도 관계의 연결과 연대로 인해 극복가능함을 이 책을 통해 말하고 있는 듯하다.
이야기의 마지막 부분에서 리보를 향해 달려오는 발소리처럼, 언젠가 코로나 상황이 종식되고 밝은 미래가 찾아올 것임을 작가는 열린 결말을 통해 우리에게 말하고 있다. 과연 그 발소리는 리보를 만나러 오는 도현의 발소리였을까. 리보와 도현은 결국 만나게 되고 폐쇄된 도서관은 다시 열리고 리보는 예전처럼 행복한 일상을 누리게 되었을까. 이야기로봇 앤은 예전처럼 아이들에게 즐겁게 이야기를 들려주게 되었을까. 이 모든 궁금증을 안긴 채, 따뜻하고 흐뭇한 미소를 띄운 채 책장을 덮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