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의 ‘골든 브레인’을 키우는 것은 최고의 하루를 만드는 일에서 시작됩니다. 그것은 건강하고, 행복하고, 아이다운 하루입니다. 이 책은 가장 좋은 뇌를 키우기 위해 하루 안에 꼭 갖추어야 할 6가지 사이클을 다룹니다. 이 사이클들은 크게 둘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하나는 아이들의 뇌가 건강하게 자라기 위한 기본 토대를 만드는 것들입니다. (...) 오늘 하루는 완벽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어쩌면 완벽한 날은 아예 없는 것인지도 몰라요. 다만 부모님들이 뇌 발달에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마음속에 알고 있고, 스스로 할 수 있는 선에서 최선을 다했다면 오늘 하루는 그것으로 충분하다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뇌는 복잡하다고 말씀드렸지요? 그 복잡한 세계는 작은 한두 가지로 만드는 것이 아닙니다. 오늘치의 최선이 오래오래 쌓여 만들어집니다.
---「들어가며」 중에서
ADHD 아이들은 수면 부족 문제나 수면 장애를 함께 갖고 있거나, 다른 아이들보다 낮에 더 졸음을 호소한다고 이야기하기도 합니다. 수면 부족의 증상은 ADHD 증상과 많은 부분 닮았고, 얼핏 그 둘을 구분하기 어려울 때가 많습니다. 수면 전문가이자 신경과의사인 크리스토퍼 윈터 박사는 ADHD와 수면 장애를 함께 가지고 있는 아이들이 수면무호흡증이나 하지불안증후군을 치료하자 ADHD 증상도 완화되거나, 증상의 수준이 ADHD 진단 기준을 완전히 벗어나 더 이상 ADHD가 아니라고 판단되는 경우들을 목격해 왔다고 해요. 이렇게 잠은 아이들의 인지 능력과 집중력에 영향을 미쳐 그들이 자라면서 필요한 것을 얼마나 잘 배울 수 있을지를 결정합니다.
---「ADHD 아이들은 수면 문제를 겪는다」 중에서
수면이 농사를 짓기 위해 땅을 고르는 과정이라면 식사는 물을 대는 것과 같습니다. 뿌리를 내린 식물이 자라나기 위해서는 충분한 물이 필수입니다. 사람의 몸도 마찬가지입니다. 몸의 어느 부분이든 자라나기 위해서는 영양분이 필요하지요. 건강한 식사는 키가 크고 몸무게가 증가하는 데 핵심이고, 건강 관련 문제가 생기는 것을 방지하도록 도와줍니다. 뇌에도 영양분이 필요합니다. 잘 기능하기 위해서도, 잘 자라기 위해서도요. 여기에서 ‘잘 먹는다’는 것은 채소 반찬을 골라내지 않고, 저지방 우유를 마시는 것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우리를 살아가게 하는 생존 능력인 음식을 먹는 방법을 잘 배운 것을 의미합니다.
---「아이가 먹는 것이 곧 아이의 미래」 중에서
배가 고프지 않은데도 정서적 이유로 음식을 먹는 ‘감정적 식사’입니다. 우리가 주의해야 할 감정적 식사의 종류는 부정적 감정을 해소하기 위해 음식을 먹는 것입니다. 아이들에게 가장 흔히 보이는 감정적 식사의 원인은 지루함과 스트레스라고 해요. (...) 2014년 미국에서 진행된 연구에 따르면 8세에서 12세 아이들의 감정적 식사에 가장 많은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아이가 기분이 안 좋을 때 먹을 것으로 달래는 부모의 행동이라고 합니다. 감정적으로 먹이는 부모가 감정적으로 먹는 아이를 만듭니다. 게다가 아이를 달래려고 먹이는 음식은 주로 사탕이나 초콜릿 같은 칼로리가 높은 음식일 가능성이 높고요. 감정적 식사 패턴은 이후 폭식증이나 비만 등의 2차적 문제를 낳기도 하는데, 이는 뇌와 몸이 긴밀하게 신호를 주고받으며 식사를 결정하는 일을 잘하지 못해서 생기는 일입니다.
---「기분대로 주는 부모가 기분대로 먹는 아이를 만든다」 중에서
WHO가 146개 국가를 조사하고 2016년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청소년의 94퍼센트가 운동 부족으로 조사한 국가들 중 꼴찌를 기록했습니다. 움직이지 않는 아이들의 몸은 예전보다 튼튼하게 자라기 어려워졌어요. 영국 에섹스대학교의 연구에 따르면 현대의 아이들은 1998년의 아이들보다 더 약해졌습니다. 이 연구에서는 장기간 축적된 아이들의 신체 정보를 비교 분석해 보았습니다. 연구 책임자인 개빈 샌더콕 박사는 한 인터뷰에서 이렇게 이야기했어요. “오늘날 열 살 아이들은 6년, 16년 전의 아이들보다 더 키가 크고, 더 무겁습니다. 그래서 가장 건강하리라고 생각했지요. 하지만 점점 몸집이 커짐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은 오히려 약해지고 있었습니다.” 아이들의 체력과 근력은 점차 나빠지고 있습니다. 말하자면 과거보다 커진 몸에 비해 힘은 없다고 표현할 수 있겠네요.
---「몸이 약해지는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중에서
리처드 루브 박사의 자연에서 멀어진 아이들》이라는 책에는 자연 결핍 장애라는 단어가 등장합니다. 실제 의학적 진단명은 아니지만, 저자는 현대의 아이들이 겪는 다양한 문제들의 원인을 자연에서 멀어진 데에서 찾습니다. (...) 성인이 되어 감각적 민감성이 떨어지는 것은 어린 시절 그 감각을 사용할 기회가 없었기 때문에 잘 발달하지 못한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문제는 아이들이 잃어버린 이 능력들이 뇌 발달에 중요한 요소들이고, 나아가 살아가는 데에 중요한 능력이라는 점입니다. 뇌가 잘 기능하는 것은 바깥 환경을 잘 파악해서, 목표를 달성하기에 적합한 행동을 만들어 내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 기능을 잘하기 위해 아이들은 감각으로 세상을 배우도록 되어 있어요. 감각을 통해 환경을 받아들이고, 인지적, 정서적 처리 과정을 통해 최종 행동을 계획하고 만들어 내지요. 언어나 수학적 사고 능력 또한 여기에 포함됩니다.
---「행복한 아이로 키우는 자연의 마법」 중에서
2020년 캠브리지대학교와 레고재단이 함께한 연구에서는 40년간 발표된 78편의 논문들을 분석하여 0세에서 3세 아이들의 발달에 ‘아빠 놀이’가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았습니다. 아빠 놀이는 신체 활동이 많고 거친 몸놀이를 장려하기 때문에 이 과정에서 아이는 감정 조절과 자기조절능력을 키우고, 친구들과의 사회성도 기르게 됩니다. 거친 몸놀이는 신나고 재미있지만 자칫 너무 지나치게 과열될 우려가 있지요. 그러다 보니 울면서 끝나고요. 하지만 이 과정의 반복을 통해 아이들은 자기 몸과 마음의 한계를 깨닫고, 적당한 수준을 유지하기 위해 감정과 행동을 조절하는 법을 배웁니다. 아빠와의 놀이 시간이 많은 아이는 과행동성이나 분노발작과 같은 행동이 줄어든다고 합니다. 격렬하게 노는 것이 아이의 흥분과 감정을 분출하는 창구가 될 수 있기 때문이에요. 아빠의 거친 몸놀이를 적극 권장합니다.
---「자기조절능력을 키우는 몸놀이의 효과」 중에서
책 읽기를 통해 길러지는 공동 주의 능력은 다른 상황으로 확장될 수 있어요. 평소 이야기를 나누거나 함께 노는 시간에도 아이가 부모의 관심을 이해하고, 부모가 아이의 흥미를 따라가는 상호작용을 잘할 수 있게 되므로 아이의 발달에 좋은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그 예로 아일랜드 경제사회연구소의 애쉴링 머레이 박사의 연구를 들 수 있습니다. 0세부터 엄마가 책을 읽어 준 아이들은 상호작용 능력과 문제 해결 능력이 더 좋다는 연구예요. 하지만 그림만 보여 준 아이들에게서는 이런 효과를 기대할 수 없었지요. 오히려 책과 관계 없이 엄마가 아이에게 말을 많이 하는 것은 같은 효과를 보였습니다. 즉 아이에게 책에 그려진 그림이라는 시각적 자극이 노출되었기 때문에 아이들의 인지 능력이 좋았다기보다는 엄마가 아이와 상호작용을 하면서 공동 주의를 이끌어 내는 것, 그리고 그 과정에서 책을 통해 다양한 언어 자극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습니다. 언어 발달과 인지발달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은 이후 아이들의 학업 성취도나 성인이 되었을 때의 취업의 질과 높은 연봉 등으로 연결됩니다.
---「0세부터 시작하는 책 읽는 뇌」 중에서
책을 읽으며 주인공의 입장에 이입해 생각해 보고, 줄거리에 따라 정서적 경험을 하는 과정을 반복하다 보면 아이의 공감 능력도 함께 발달합니다. 2013년 하버드대학교 교육대학원의 데이비드 키드 교수와 이탈리아 베르가모대학교의 엠마누엘 카스타노 교수의 공동 연구에서는 문학 소설을 읽은 독자들이 비문학 글을 읽은 독자들보다 마음 이론 과제에서 더 좋은 점수를 얻은 것을 발견했습니다. (,..) 태도의 변화는 공감 행동을 이끌어 낼 수 있지요. 좋은 메시지를 담은 글, 세상에 대해 친절하고 다른 생명을 존중하는 마음을 담은 글을 읽는 것은 우리의 시선을 변화시킬 수 있어요. 하물며 세상에 대해 이제 막 알아 가기 시작하는 단계인 아이들에게는 긍정적인 메시지를 담은 책을 읽는 것이 더 중요하겠지요. 좋은 책을 읽으며 다른 사람의 입장을 이해하는 능력을 키운 아이는 세상을 더 사랑하게 될 거예요.
---「“책을 읽으면 공감 능력이 좋아지나요?”」 중에서
이 결과들은 디지털 미디어 이용으로 인해 아이들이 잃어버린 경험의 기회를 보여 줍니다. 이 시기 아이들은 주변 환경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언어의 뿌리가 생겨납니다. 아이들이 영상을 보고 있는 동안에도 노래나 대사가 끊임없이 나오지만 이는 아이와 ‘주고받는’ 상호작용이 아니죠. 디지털 미디어 이용 가이드라인이 이용 시간을 기준으로 하고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영유아기의 ‘시간’은 곧 발달을 위한 경험의 기회를 의미하기 때문이에요. 아이들이 혼자서 텔레비전 앞에 앉아 있는다면 그만큼 부모와 함께 놀고, 마주 보며 눈짓하고, 대화할 기회를 잃어버립니다. 아이가 아닌 부모가 디지털 미디어를 이용하는 것도 마찬가지의 결과를 초래합니다. 부모가 아이를 보지 않고 화면을 들여다 보는 동안 아이는 부모와의 상호작용 기회를 잃어버리게 되지요. 이것들은 이 시기의 언어 발달에 꼭 필요한 경험들입니다.
---「우리 아이의 말문이 늦은 원인」 중에서
아이들이 디지털 미디어를 많이 볼수록 어휘, 음소 처리, 초기 문해력 등의 능력이 저하된 것을 발견했어요. 아이들의 뇌 구조 역시 이러한 점을 반영합니다. 디지털 미디어를 하루 평균 2시간 이용하는 아이들의 뇌는 백질의 발달이 저하되고, 구조의 혼란이 생기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언어, 시각적 정보 처리, 집행 기능 등을 담당하는 뇌 영역들에서 뉴런 사이의 연결 수준이 떨어진다는 것을 발견했지요. 이 경향성은 특히 좌뇌에서 두드러지는데요. 좌뇌가 언어 기능에 중요하다는 것과 디지털 미디어를 많이 이용하는 아이들의 언어 능력이 저하된 것이 서로 맞닿아 있음을 확인할 수 있는 결과입니다. 이 결과는 어린 시절의 디지털 미디어 이용이 이후 읽기를 담당하는 뇌 회로 구조 발달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학습용 앱으로 공부한다는 착각」 중에서
세상에 완벽한 성장이란 없습니다. 우리도 늘 부족한 부모일 수밖에 없고요. 어떤 부모는 밖에 나가서 아이와 함께 뛰어놀 시간이 없고, 어떤 부모는 밤마다 책을 읽어 줄 여유가 없습니다. 아이의 질문에 모두 좋은 대답을 할 수 있는 부모도 없고, 아이에게 한 번도 화를 내지 않는 부모도 없습니다. 어제는 여기가 부족하고, 오늘은 또 다른 부분이 부족합니다. 우리는 모두 아이를 완벽하게 잘 키우지 못합니다. 아무리 부모가 잠이 뇌 발달에 중요하다는 것을 알았다 하더라도, 아이가 새벽 내내 깨어 우는 날이 반드시 있습니다. 하지만 아이는 밤새도록 자신을 업어 주는 따뜻한 등이 있어 아름답게 자라나게 됩니다. 아무리 바쁜 부모라도 짧은 시간 동안 눈을 맞추고 애정 어린 대화를 할 수 있다면 아이를 더 나은 사람으로 온전히 일으켜 세울 수 있습니다. 많이 안아 주고, 눈을 맞추고 이야기를 들어 주고, 아이를 있는 그대로 사랑해 주는 부모가 아이의 뇌를 피어나게 합니다.
---「뇌도 양육이 필요합니다」 중에서